유시민

봉하에서 유시민

순수한 남자 2010. 5. 24. 13:03

5월 23일 봉하.

 

*유시민 서울광장 노무현 대통령 추도행사 발언 전문

노무현 대통령님 자서전을 정리하면서 수도 없이 그 분께 여쭤 보았습니다. 진보의 미래가 어디에 있습니까. 그 분의 대답은 두 마디였습니다. 배려, 그리고 연대. 서로 조금씩 다른 그대로 친구가 되고 모두가 각자 부족한 그대로 동지가 돼라. 그 분의 대답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보고 계십니까. 저희 지금 잘하고 있죠. 저들은 말합니다. 6월 2일에 참여정부를 다시 심판하겠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이미 세 번이나 국민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4년 전 이 맘 때, 3년 전 겨울, 2년 전 봄에 냉엄한 국민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 때마다 성찰하는 자세, 송구스런 마음으로 국민들께 무릎을 꿇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은 심판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정치보복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은 오늘 우리가 이명박 정권 아래서 날마다 목격하고 있는 거짓과 위선과 몰상식과 억압의 압축이자 상징이었습니다.

저들은 먼저 노무현 대통령의 사회적 생명을 빼앗고 정치적 생명을 빼앗았습니다. 인격살인, 명예살인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치 보복의 악순환을 막아야 합니다. 이 악순환을 막지 못하면 이 대통령 역시 같은 운명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다시 집권한다고 해서 그들에게 그들이 우리에게 했던 것처럼 똑같이 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6월 2일 저들은 자기가 원하는 결과를 손에 넣으면 노대통령의 맏상주, 장녀 한명숙을 덮쳐서 감옥으로 끌고 갈 것입니다. 지금 1심 무죄판결에 대해 복수의 칼을 갈고 있는 이명박 검찰은 선거에서 야당이 패배하는 즉시 한명숙 총리를 감옥에 끌고 갈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들이 지금 참여정부를 다시 심판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무덤을 다시 파헤치겠다는 선언 밖에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이 막아주셔야 합니다. 저 무도한 대통령을 막아주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정치 보복의 악순환이라는 구렁텅이로 깊게 깊게 떨어질 것이라고 저는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민 여러분, 부산시민 여러분 저는 믿습니다. 우리가 배려하고 연대하면서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국민이 우리를 보살펴 주실 것입니다. 오늘 1주기를 맞아서 저의 마음을 담아 마지막으로 그 분의 이름을 불러보겠습니다. 노무현대통령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