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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전남 진도와 해남 사이의 울돌목에 아파트 10층 높이 1000t 규모의 시험 조류발전소 철구조물을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수중에 설치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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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설치된 철골 구조물은 가로 16m, 세로 36m, 높이 48m에 총중량이 1000여t에 달한다. 조류발전소의 핵심 설비인 수차가 설치되는 이 구조물은 지난 2006년과 2007년 두차례에 걸쳐 설치를 시도했지만 거센 물살 때문에 실패하기도 했다.
국내기술로 개발된 조류발전 시설을 바탕으로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 억제와 신에너지 개발에 진일보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연안에는 조력 650만㎾, 조류 100만㎾, 파력 650만㎾ 등 총 1400만㎾의 해양에너지 자원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발전량 100만㎾인 원자력발전소 14기가 생산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이번의 울돌목 시험 조류발전소 외에도 이미 시화호에 조력발전소가 건설 중에 있고 파력에너지를 이용한 발전도 실험이 진행 중이다. 해양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은 궁극적으로는 태양으로부터 온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으로 한국해양연구원에서는 조류, 조력 등 해양에너지 실용화기술 개발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류발전 최적 입지 울돌목
울돌목은 1597년 충무공 이순신이 12척의 배로 적함 130여척과 싸워 궤멸시킨 명량대첩의 역사적 현장이다. 이미 그때 울돌목의 빠른 조류를 이용해 적선을 함정에 빠트린데서 알 수 있듯 울돌목은 조류발전에서는 국내 최고의 입지를 가진 곳이다.
해남과 진도를 가르는 명량수도의 남단과 서단 사이에서는 최대 2m의 수위차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울돌목의 좁은 수로에는 국내에서 가장 빠른 초속 5.5m의 강한 조류가 발생한다. 또 수로 중심부의 평균수심이 약 20m로 조류발전에 필요한 수심을 갖추고 있다. 울돌목은 조류 발전에 중요한 요소인 조류의 유속, 수심 확보와 함께 접근성도 뛰어나 조류발전소 건설에 최적지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는 이곳 외에 울돌목 인근의 장죽수도, 맹골수도 등이 조류발전 적지로 꼽히고 있다.
이번에 울돌목에 설치된 철골 구조물 내에는 발전기와 전기설비 등이 갖춰지며 올해 말 시험 발전시설이 완공되면 400가구가 1년간 소비할 수 있는 전력량인 1000㎾의 전기를 생산한다. 실증실험을 거쳐 기술적 경제적 타당성이 입증되면 5만~9만㎾ 규모의 상용 조류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울돌목에서만 청정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으로 최대 원자로 1기 발전용량(100만㎾)의 1/10에 해당하는 전기를 생산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조류가 빠른 곳에 수차를 설치,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조류발전은 세계적으로 상용화 사례가 없다. 영국이 시젠(SeaGen) 프로젝트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단계로 실용화 연구를 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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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를 이용한 발전이 아직 상용화를 앞둔 시험단계에 있다면 조석 간만의 차이를 이용하는 조력발전은 이미 실용화에 접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담수호에서 해수호로 전환된 시화호에서 조력발전소 건설에 들어가 내년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2만5400㎾급 발전기 10기로 총 25만4000㎾의 발전 용량을 가져 세계 최대 규모다. 이는 1967년 완공돼 현재 유일한 상업용인 프랑스의 랑스 조력발전소의 용량 20만㎾를 뛰어넘는 것이다.
현재 전력생산이 가능한 조력자원을 가진 나라는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이들 나라에서는 조력자원을 중요한 대체에너지 자원의 하나로 활발한 연구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의 랑스 외에 캐나다 아나폴리스에 2만㎾ 용량의 조력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해양연구원에서는 2005년까지 수행된 1단계 연구에서 시화호와 가로림만을 대상으로 조석변화 예측모델과 조력발전 수차 및 수문 구조물 설계 등 기반기술 확보를 마쳤다. 또 인천만에 친환경 조력발전 시스템 건설과 함께 조력발전이 갯벌지형과 생태계에 미치는 환경영향 예측기술 등을 연구하는 등 국내 조력발전 후보지를 대상으로 기초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외에도 천수만, 새만금, 강화 등이 조력발전 적지로 꼽힌다.
제주·동해에선 파력발전
조력발전과 조류발전이 조석간만의 차가 크고 조류의 유속이 빠른 서해안에서 집중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반면 파도를 이용한 파력발전은 제주도와 동해안 지역이 유력하다. 해양연구원에서는 500㎾급 시험 파력발전장치의 설계를 마치고 2011년에 실제 바다에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파력발전은 영국(Wave Dragon), 포르투갈(OPD·Ocean Power Delivery) 등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기술개발 단계에 머물고 있다.
해양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은 대규모 구조물로 해양환경에 크든작든 영향을 미치게 된다. 조력발전의 경우 대규모 방조제를 조성하기 때문에 갯벌생태계 등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하다. 해양연구원에서는 조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해양환경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대규모 조력발전을 하고 있는 프랑스 랑스의 경우 조사 결과 건설 중에는 종 다양성에 약간 변화가 있었지만 건설 이후 다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류 및 파력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의 경우 조력발전에 비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