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아바타 조현오를 잡아라
이명박의 아바타 조현오를 잡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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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 천둥과 함께 장대비가 쏟아지던 주말. 경찰청장 내정자 조현오의 망언 뉴스를 우연히 접하고 평상심을 회복하기 어려웠다. 조현오는 청문회장에 가기도 전에 낙마할 것 같지만, 이명박의 막무가내 기질을 감안하면 낙관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일요일 오후.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경찰청장으로서의 인식과 직무수행과 직결되는 문제로 연결시킬 필요까지는 없다’며 지명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뉴스를 또 접했다. 역시나…. 조현오 같은 자가 경찰 수장이 되면 모두가 불행해진다. 그래서 결국 이 글을 감히 쓰기로 작정했다. 경찰청장 내정자 조현오와 그를 임명한 대통령 이명박을 상대로 하는 나의 글쓰기는 분명 무모한 짓이다. 겁 많고 소심한 白面書生으로 하여금 망설임과 공포를 넘어 무모한 글쓰기를 감행하게 하고 말았다. 이 글은 23일로 예정된 조현오 청문회를 향한 것이다. 거짓과 막말, 실정법위반(주민등록법위반, 명예훼손), 패륜(부관참시), 재산문제 등이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글은 조현오의 가장 약한 고리인 노무현 차명계좌 망언과 관련된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구해 보았다. 조현오는 청문회장에서 사과는 하되, 자기 발언이 ‘거짓’이라고 명시적으로 표현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들이 머리를 짜내어 마련할 모범답안은 대충 다음과 같은 문구를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경찰의 사기진작을 도모하려는 내부적 자리에서, 본의와 달리 ‘확증되지 않는 사실’을 근거로 경솔하게 발언하여, 이미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욕되게 한 점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 글은 이에 대한 필자의 궁리를 생각이 가는 대로 정리한 것이다. 글이 장문이고 감정적이고 거칠지만 취할 것이 있으리라 믿는다. ▲ 13일 밤 방송된 KBS <뉴스9> KBS(‘김비서’)가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망언들을 주도적으로 폭로했다는 점에 찝찝함이 남아 있었다. 현 국면은 인사청문회를 앞둔 시점이다. KBS가 조현오 망언 동영상을 취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청와대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KBS의 폭로가 기획된 꼼수일지도 모른다는 기우를 떨치기 어려웠다. 조현오 망언 파동은 여타의 문제들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사안이다. 저들의 성동격서 전략에 말려드는 우를 범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보기도 했다. 김인규로서도 이 폭로를 막고 싶었겠지만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증거(동영상)가 너무 분명했으므로, 그리고 보도를 억지로 막는 것이 이명박 정권을 더욱 곤경에 처하게 할 것이라고 판단했을지도… 김인규는 청와대 불려가서 쪼인트 좀 까였겠지만, 청와대로서도 김비서의 일탈을 용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13일 9시뉴스에 14번째 꼭지로 이 사건이 처음 폭로되었다. 약간의 감각만 있다면 이 망언이 빅뉴스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는데도, 의외로 뒤로 밀린 것은 타협되고 의도된 것이라고 직감했다. 관련 뉴스는 시간이 갈수록 그 순위가 올라가더니 14일 9시뉴스부터는 탑으로 배치되고 추가 폭로도 감행했다. 그 이후 KBS는 뉴스 때마다 조현오 망언이 특종임을 널리 선전하고 있다. KBS 시청료 인상 건이 현안이니 이건 한 방에 ‘김비서’라는 오명을 만회하고자 하는 전략의 일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 의도와 과정이 어떠하건 KBS의 폭로로 사단은 벌어졌다. 글을 대충 작성해 놓고 뉴스를 검색해보니 역시 예상한 대로 특종이 생산되기까지 KBS 내부의 복잡한 내막이 있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816181333§ion=03) 그 기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추적 60분’ 제작진이 6월 말경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동영상을 입수하고 18일 방송 예정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13일 시사제작국장 이화섭에게 이 아이템을 보고했더니, 그는 ‘추적 60분’은 노무현 차명계좌가 실제 있었는지 여부를 밝히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며 그 동영상을 ‘뉴스9’에 넘기라고 했다. 그리고 KBS 보도국 사회팀에서 동영상(‘추적 60분’과 다른 통로로 입수한 동영상인가?)을 입수하여 그날 밤 9시뉴스에 내보냈다. 결국 13일자 특종 보도는 급조된 것이다. 18일 ‘추적 60분’에서 방송될 것이 간부진의 개입이 작용하여 13일 ‘뉴스9’에서 방송되었다. 간부진은 PD의 ‘추적 60분’보다는 기자의 ‘뉴스9’ 편을 선택했던 것이다. 물론 그 간부진의 배후에는 김인규 사장이 있었을 것이고 또 방통위는 물론 청와대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13일 몇 시간 동안 KBS 내외부에서 전개된 극적인 드라마가 정말 궁금하다. 하여튼 김비서의 일탈은 오래전부터 준비되고 의도된 각본에 따른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의 해명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발언 내용의 사실 여부에 대해서 분명히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허위사실을 말했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았던 것이다. ‘주간지인지 인터넷 언론기사인지를 보고’ 그런 발언을 했다고 해명하는 기사도 있었다. 그가 ‘허위사실이었다’고 용감하게 인정했다면 필자는 구태여 이 글을 힘들여 쓰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조현오류의 인간에게 그런 솔직함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편 그런 솔직함은 그의 낙마로 곧장 귀결되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현오는 진실하지는 않지만 이명박을 읽을 줄 하는 지혜만은 있는 듯하다. 필자는 조현오의 망언과 유사한 기사를 발견하지 못했다. 15만 경찰을 동원하여 샅샅이 근거 자료를 찾아보길 권한다. 노무현이 사망하기 전 달인 2009년 4월에 정상문(총무비서관)의 ‘차명계좌’ 기사들만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조현오류의 군상들이 끼리끼리 모여 노무현 험담하며 주고받던 말들을 마치 중대한 비밀이나 알고 있는 것처럼 능청스레 지껄인 것이 아닐까. 그의 망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필자는 그렇게 직감했다. 조현오가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면서 ‘내부적으로’ 한 말이었다는 표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끼리끼리 술 처먹고 오입질하면서 ‘놈현이 기껏 수억만 해처먹었을 리가 없어. 놈현이 잘 뒈졌어. 맞아 맞아’ 라는 식으로 술기운에 망언했다면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망언이 있었던 자리는 그런 內部의 그리고 私的 자리가 아니었다. 치안정감의 꽃이라는 서울지방경찰청장이라는 公人이, 3월 31일에 1천여 명의 기동부대 지휘요원 앞에서 행한 公的 발언이었다. 게다가 강연 동영상을 CD로 만들어 수천 장이나 뿌렸다고 하지 않던가. 그 CD를 회수했다고 하지만 수많은 경찰들이 그 동영상을 보았을 것이다. 자기 내부 똘만이 앞에서는 좋은 목적(시위진압 의지 고취)을 위해 거짓 불법 패륜적 망언을 공공연하게 해도 되는가. 그런 논리라면 일국의 대통령인 이명박은 좋은 목적(애국 안보 단결 등)을 위해 전 국민을 상대로 유사한 망언을 해도 인정되나. 실제로 최근 국방부장관과 외교부장관의 극언에서 엿볼 수 있듯이, 대통령과 정권의 발표를 그대로 믿지 못하는 자는 ‘비국민’이며 ‘적의 편’이라는 논리가 횡횡하는 시대로 퇴행하고 말았지만…. 당시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담당했던 大檢(대검) 고위 관계자는 “차명계좌 관련 발언은 사실무근이며, 조현오가 검찰의 수사 상황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KBS 보도). 의외로 검찰은 분명히 선을 그었다.
당시 국면을 돌이켜보면, 또 다른 차명계좌가 있었다면 발설되지 않았을 리 없다. 노무현재단도 조현오의 망언은 터무니없는 내용이고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조현오에게 어떤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형법 308조(사자의 명예훼손)는 물론 권양숙이 민주당에게 특검을 못하게 했다고 거짓말했으니 권양숙과 민주당도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동영상이 CD로 제작되어 수천 장이 배포되었다니 미네르바에게 적용했던 전기통신기본법상의 허위사실유포죄(47조, 황당한 조항이지만)를 적용할 수 있다. 공권력이 멋대로 휘두르던 傳家의 寶刀에 경찰 총수가 도리어 베이게 된 꼴이다. 실정법상의 범죄혐의자(주민등록법위반죄, 명예훼손죄, 허위사실유포죄)가 공권력 집행을 담당하는 경찰의 수장에 오르는 아이러니가 연출될 국면에 처했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될 수도 있는 이 사건이 위력을 발휘하는 지점은 국민정서상의 문제이다. 조현오의 망언은 부관참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노무현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다시 그의 주검을 난도질하는 패륜적인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死者에 대한 명예훼손죄는 산자의 명예훼손죄에 비해 실정법상 형량이 낮지만 정서법상 더 중요한 범죄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 현대사에서 중요한 변혁에는 시대적 죽음이 있었다. 그것은 시대적 죽음을 목도하며 숨죽이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권력에 폭압에 대한 공포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노무현의 죽음이란 시대적 죽음은 필자 같은 書生마저도 이렇게 무모한 짓을 하게 한다. 설혹 근거가 있다 하더라도 죽은 자를 다시 능욕하는 것을 망설이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도리다. 죽은 자를 앞에 두고 대놓고 잘 죽었다고 칭송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완용의 경우만은 예외이다. 1926년 이완용이 죽었을 적에 당시 지면에서는 ‘잘 죽었다’고 대놓고 표현했다. 더구나 한참 후에 그의 후손에 의해 무덤이 파헤쳐 화장당하는 수모까지 당했다. 조현오와 이명박은 易地思之해 보기 바란다. 아래에서 살펴볼 조의금 1억 7천여만 원에 대해, 조현오 어머니가 부정한 짓을 하여 은닉해둔 장물이라고 말한다면 조현오는 과연 어떤 기분일까? 이명박도 일본여자 소생이라는 소문에 아파하지 않았던가. 자신을 매도하는 것보다 부모를 더구나 이미 사망한 부모를 부당하게 능욕하는 것에 더 심각한 분노를 느끼는 것은 인지상정이리라. 예전부터 묏자리를 둘러싼 싸움에서 살인사건이 적지 않게 일어났다(山訟事件). 이명박과 조현오에게 노무현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해 줄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노무현의 죽음에 대한 사과와 반성도 기대하지도 않는다. 다만 死者에 다시 칼질하는 패륜만은 그만두기를 애절하게 바랄 뿐이다. 패륜을 공공연하게 범한 조현오를 경찰의 수장으로 임명하는 것 역시 또 다른 형태의 패륜이다. 패륜은 또 하나의 패륜적인 보복을 초래하기 쉽다.
조현오는 위장전입에 대해서만은 신속하게 사과했다. 이명박 정권 들어 위장전입(주민등록법위반)에 죄의식조차 느끼지 않는 듯하다. 조현오가 경찰청 경비국장이던 시절 모친 부의금 문제가 추가 제기되고 있다. 이것은 관보에 실린 2008년 공직자 재산등록 기록물을 근거로 한 것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1억 7천4백만 원이 그것이다(그 부의금으로 재테크한 것이나 현금이 의외로 많은 자체는 문제가 안 된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그 액수가 한 사람의 조의금이라는 것이다. 조의금을 낸 사람이 천성관 낙마사건에서 문제가 되었던 스폰서일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니 두고 보자. 해명할수록 의심이 더해갔던 천성관 사례에서 교훈을 얻은 탓일까.
필자는 조현오의 재산 문제를 살피면서 또 하나의 의아한 문제를 발견했다(바쁜 독자는 이 부분을 건너뛰어도 좋다). 2008년 관보를 캡쳐한 위 그림에서 보듯이, 상암동 월드컵파크아파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도 그 집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의아한 것은 그 면적이 193.45m2로 기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수치는 58.6평에 해당하는데, 이 수치는 일반적으로 전용면적이므로 실제로 70평형 이상이다. 그런데 ‘현재가격’이 2008년 8억(2009년 784천, 2010년 736천)정도에 불과하다. 면적에 비해 가격이 너무 적다. 면적이 잘된 기재된 것인가 가격을 축소 신고한 것인가. 오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어 확인해보니 3개년도 모두 193.45m2로 동일하다. 또한 월드컵파크아파트를 검색해보니 그렇게 큰 평수의 아파트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조현오의 현주소인 606동을 검색해보면 132.23m2(전용면적 104.3m2) 즉 소위 40평형으로 현시가로 10억 정도이다. 이런 의문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필자로서는 알 수 없다. 추정컨대 3년치 관보 상의 수치(193.45m2)가 모두 오기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오기가 신고자(조현오)와 관보제작실무자 둘 중 누구 탓인지도 알 수 없다. 청문회에 제출된 문건에는 이러한 오류가 시정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부분을 유심히 확인해보기 바란다. (관보에 등재된 3년치 재산 관련 기록을 글 아래에 첨부하니 관심 있는 이들은 참고하기 바란다)
조현오는 제2의 천성관이 될까? 이명박은 조현오 내정을 쉽게 철회하지 않을 것 같다. 그렇게 여기는 이유 중 하나는 조현오가 이명박의 또 하나의 아바타이기 때문이다. 경박하고 천박한 말버릇마저 닮았다. 심지어 둘은 생긴 것마저 닮은 듯하다(나만 그런가?). 조현오는 경찰 진급을 위해 ‘실세인 이재오 이상득에 줄대야’라고 발언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3120259305&code=940100) 천안함 유족들이 ‘소 돼지처럼 울부짖는다고 표현했다. 이러한 사례들에서 조현오의 경박하게 막말하는 버릇을 엿볼 수 있다. 목적과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도 닮았다. 조현오는 경기지방경찰청장으로서 쌍용자동차 파업을 강경 진압했고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서 무리한 실적주의를 앞세워 경찰을 고문과 불법 사찰로 내몰았고 항명파동까지 자아냈다. 물론 조현오의 그런 점이 바로 그가 경찰 수장으로 간택된 이유이기도 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경찰청장으로서의 인식과 직무수행과 직결되는 문제로 연결시킬 필요까지는 없다’고 했다.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 패륜도 심각한 범죄행위인데 하물며 그것이 전직 대통령과 관련된 것이라면… 私人도 용서받기 어려운 범죄행위인데 법을 엄정 집행해야 할 15만 경찰 총수인 公人이 그런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면… 그것들이 ‘직무수행과 관련이 없다’는 말에는 정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목적과 성과(직무수행)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거짓 불법 패륜 폭력 등등)을 가리지 않는 자기 본질을 스스로 폭로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한 생각을 차마 노골적으로 내뱉다니 정말 가관이다. 무섭고 부끄럽고 참담하다.
조현오 망언 동영상을 보면서 BBK 동영상을 떠올렸다. 조현오는 또한 거짓말을 참으로 천연덕스럽게 한다. 동영상에서 그가 내뱉은 내용들은 너무나 구체적이다. ‘뛰어내리기 전날 이 계좌’ ‘거액의 차명계좌 발견’ ‘10만 원짜리 수표’, ‘권양숙 여사가 특검 못하게’ 등이 그러한 표현들이다. 이러한 구체적 표현, 최고위 경찰이라는 지위, 발언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루어졌다는 점 등이 그의 발언에 신뢰도를 더해준다. 조현오의 이 망언은 두고두고 후과를 미칠 것이다. 조갑제류는 수시로 이 발언을 들먹일 것이다. 그래서 고위공직자의 거짓말에 엄격해야 하는 것이다.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을 철회할 적에, 천성관의 거짓말 때문에 내정을 철회했다고 말하고 노블리스 오블리제까지 들먹이는 대변인실 논평을 보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은 지난날 자기 말과 글을 꼼꼼히 살펴보기 바란다. 공사다망할 터이니, 조현오 내정을 철회하며 논평을 새로 작성하는 번거로운 수고를 들어주기 위해 필자가 대신 작성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2009년 7월 15일자 청와대 논평에서 몇 가지 문구만 아래와 같이 바꾸었다(바꾼 것은 괄호 속에 넣음).
조현오는 자진사퇴설을 일축하며 ‘청문회에 가서 모든 것을 사과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무엇에 대해 사과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촛불 정국에서 이명박은 ‘소통의 부재’라는 궤변으로 두 차례나 머리를 숙이더니 곧 촛불을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그 후에는 노무현 죽음과 천안함 침몰 등 사과할 경우가 많았으나 일언반구의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을 경험하면서 필자는 사람을 보는 기준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거짓과 위선’이란 항목이 사람을 판단하는 우선 순위가 되었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거짓말하는 사람을 절대 기피 인물로 지목하게 되었다. 그런데 조현오는 공적인 자리에서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지껄였다. 청문회에서 조현오가 자신의 발언에 근거가 있다고 해명하는지 아니면 그것이 거짓이었다고 솔직히 인정하는지를 주목할 것이다. 청와대의 이 논평에 따르면, 천성관의 경우 수많은 약점들이 제기되었지만 막상 그를 낙마시킨 근거는 거짓말했다는 점이었다. 그 거짓말이 정부에 대한 신뢰와 집결(직결?, 원문에 그렇게 되어 있다)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천성관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수세적으로 거짓말했으니 정상 참작이라도 된다. 그런데 조현오는 전직 대통령, 더구나 이미 고인이 된 이를 향해 공세적이고 공공연하게 능청스레 거짓말했다. 조현오는 천성관의 경우보다 훨씬 악질적인 거짓말을 했다. 실재가 이러하다면 이명박은 구태여 청문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만약 조현오 내정자를 그대로 임명한다면, 이명박 말대로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추락시킬 것이며 또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일관성마저 없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청문회에 나설 이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할 것을 제안한다. 조현오의 과오 중에서 역시 핵심은 거짓말이다. 더구나 앞서 천성관의 경우에서 살펴본 대로 낙마 사유가 명목상은 거짓말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 거짓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조현오 망언 폭로는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최근의 민간인 사찰과 조현오 망언 국면에서도 살필 수 있듯이 내부 제보가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 레임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이명박은 그 레임덕을 막기 위해 강공 드라이브를 구사할 것이다. 이번 개각에서도 그러한 의도를 잘 읽을 수 있다. 특히 경찰력은 후반기 이명박 정권에게 최후의 보루와 같은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명박은 조현오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 영악한 검찰지도부는 이미 이명박과 운명공동체가 되기를 거부함은 물론 일정한 거리를 두려 할 것이다. 어쩌면 이명박이 소환될 날을 대비하여 그 준비작업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관료들과 여당 인사들은 난파선의 쥐새끼들처럼 제 살길을 찾아 분주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과 운명을 같이할 수밖에 없는 신뢰할 수 있는 소수에 대한 의존도는 더해질 것이다. 4대 감찰기관의 장들을 자기 심복으로 교체하여 조직 장악력을 유지하려 하겠지만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경찰이 장악하기 쉬운 편이다. 임기를 수개월 앞둔 강희락을 경찰청장으로 전격 경질했던 것도 그런 상황을 고려한 변칙이다. 경찰을 확실히 장악하는데 경찰의 수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물론 천성관처럼 조현오도 낙마할 수 있다. 강성의 천성관 대신 연성의 김준규 검찰총장으로 대체하는 것이 재연되면 그나마 다행이다. 현재 치안총감(경찰청장)에 오를 수 있는 우선 순위인 치안정감은 윤재옥(경기청장), 모강인(경찰차장), 김정식(경찰대학장) 등 셋뿐이다. 윤재옥은 고향이 경남 합천, 경찰대 출신의 선두주자이다. 모강인은 전남 함평, 경찰간부 후보 출신이다. 김정식은 충남 예산, 행정고시 출신이다. 모강인은 호남 출신이라 1차적으로 배제되고, 출신지역 등에서 윤재옥이 유력하지만 경찰대 출신이라는 점이 오히려 결격 사유가 될지도 모른다. 경찰대 출신들이 조현오의 낙마에 관련되었다고 지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의외로 김정식이 구원투수로 급히 투입될지도 모르겠다. 그 구원투수가 누구든 확실한 마무리투수 즉 이강덕(부산청장, 영포회)에게 최종 바톤이 넘어갈 것이다. 이강덕은 누구나 아는 비장(?)의 카드이다. 이와 같이 이명박은 이강덕이란 최후의 카드를 예비해둠으로써 경찰조직의 확실한 충성을 임기 마지막 날까지 강제하려 할 것이다.
콤플렉스는 정상적이고 합리적 판단력에 장애를 초래한다. 이명박과 그 주변 인물들은 노무현콤플렉스가 지나치다. 노무현의 그 모두를 부정하고 지우고 싶어하는 듯하다. 그 콤플렉스가 지나친 나머지 이미 죽은 노무현을 다시 능욕하는 패륜을 저지르고 있다. 3당합당 이전까지만 해도 김영삼은 정치적 감각이나 반듯함에서 김대중에 뒤지지 않았다. 1990년 3당합당에 참여하여 좀 망가지긴 했지만 그에 대한 필자의 기대는 대통령재직시기까지 완전히 불식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김영삼의 입에서는 수준 이하의 말들만 들려왔다. 돌이켜보니 김대중이 대통령이 된 시점 이후부터였던 것 같다. 김영삼이 형편없이 추락하게 된 것은 김대중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의 정신병이 대통령 퇴임 후에 악화되었기에 그 여파가 제한적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김영삼이 김대중 콤플렉스병을 앓았다면 이명박은 노무현콤플렉스병을 앓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 두 정신병 환자들이 최근 잘 어울리고 있는 것 같다. 박근혜를 견제 고립시키고 재집권을 위해 최근 적극 활용되는 것이 소위 PK 세력이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김무성과 총리내정자 김태호 등의 인선도 그런 전략의 일환이다. 그리고 부산 출신의 조현오를 경찰청장에 등용한 것도 고대 후배이기도 하지만 위의 전략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하여튼 앞으로 이명박과 PK 세력의 결합은 가속화될 것이다. 그런데 이 PK 세력의 대부격 존재가 바로 김영삼이다. 앞으로 둘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것이다. 콤플렉스 환자들끼리 어울리면 코드는 잘 맞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신병 환자들이 국가지도자인 것은 엄청난 재앙이다. 이명박이 (죽은) 노무현에게 집착하는 그 고질병에서 속히 벗어나기를 기대한다. 왜 자신에게는 노무현처럼 충실한 후예들이 없는가를 한탄하지 말고 敵 노무현에게서도 배울 것은 배우고 취할 것은 취해야 한다. 그것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났다는 증좌이리라. 그것이 이명박이 즐겨 말하는 실용이고 또한 합리성이 아니겠는가.
폴라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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