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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보고

순수한 남자 2010. 8. 26. 19:49

청문회보고
번호 195297  글쓴이 변호사의 아내  조회 2719  누리 688 (688-0, 36:88:0)  등록일 2010-8-26 15:32
대문 48


부창부수
(서프라이즈 / 변호사의 아내 / 2010-08-26)


현관문을 열자마자 퇴근한 남편은 청문회 어찌 되었냐고 물었다. 열불날 것 알기에 시원한 팥빙수 만들어주고 청문회 보고를 했다.

“내각 후보자들 완전 범죄집단이야, 위장전입, 탈세, 투기는 기본…. 어떻게 군대 가서 학업을 병행하냐?”

“…………”

“도청직원을 가사도우미로 부려 먹질 않나. 아니, 자기 신랑이 도지사지 지가 도지사냐? 기사 딸린 관용차를 자기부인 자가용처럼 썼단다. 또…”

“와! 40대에 뭐 저런 새끼가 다 있냐!”

“총리 자격 없지?”

“당연하지! 어떻게 그런 OO가 총리가 돼.”

내각 후보자 청문회가 열리는 요즘, 가정에서 부부들이 이런 대화를 나눌 것 같다. 후보자들의 살아온 행적을 보고 있자니 찜통더위는 차라리 시원한 얼음이다. 이번 청문회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아내, 부모, 장모, 장인, 처형, 친구, 자식 등등 전 가족이 범죄 공동체를 이루었다. 법을 어길 때는 합작해 놓고 증인출석에는 말도 안 되는 핑계로 회피한다.
 
50대 초반 신재민은 나이 먹은 만큼 삶의 때도 짙다. 60대, 70대에 후보가 되었다면 얼마나 엄청났을까. 비리가 통하던 시대를 살아오면서 양심의 가책이 없어지고 자신을 더러운 물속에 적시며 살아왔다.
 
총리 후보는 40대다. 40대는 민주화를 이끌어낸 세대들이며 지금 우리 사회에서 중추역할을 하고 있다. 구세대의 구태를 끝내고 후세대의 귀감이 되어 바람직한 사회를 이끌어가고 또 가야 할 세대다. 그들이 부르짖었던 민주화는 단지 독재종식만이 아니라, 정치적, 문화적, 인적, 즉 사회 전반적인 변화와 개혁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금 40대가 된 젊은이들이 기수가 되었다.
 
국민이 OO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김태호의 비리가 많고 적음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40대가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이다. 40대 김태호는 권력과 높은 지위를 이용해 온갖 비열한 짓을 일삼던 구세대들과 별로 다를 바가 없는… 그런 데서 오는 실망감의 표출이다.

김태호 도지사님,

(살아온 삶이 총리 후보와 어울리지 않아 도지사로 칭합니다.)

참신하고 능력 있는 40대 총리가 나온다면 대한민국 주력세대인 40대들이 얼마나 대견스러워했을까요. 청문회에서 아무리 캐내도 밝혀질 비리가 없었다면 도지사님은 참신하고 능력 있는 40대의 첫 기수가 되었을 것입니다.

국민들은 이제부터 희망이 있다는 기대를 걸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밝혀진 비리 의혹은 구세대의 작태보다 더 심각한 것이었습니다. 국민들에게 희망은커녕, 뭔가 다를 줄 알았던 민주화 세대 40대도 별수 없다는 절망만 주었습니다. 실로 개인의 욕망이 세대 간의 연결을 끊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절망을 사퇴로써 갚아주시기 바랍니다.
 
대학 다닐 때, 짱돌은 던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분위기는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학우, 친구들을 보면서 적어도 그 세대들이 원했던 사회가 어떤 사회가 되어야 하고 장차 어떤 사회인이 되어야 하는지 그 좋은 머리로 느꼈을 겁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도 읊는다고 하는데 어찌 그 서당개보다도 못하십니까. 도지사님은 40대 세대의 첫 실패작이십니다. 더 이상 40대 세대를 욕 먹이지 말고 후세대를 위해 조용히 사퇴하세요.
 
도지사 사모님,

도우미를 불러도 돈으로 사람 부리는 것 같아 부담스러운 것이 우리 주부들입니다. 사모님은 무슨 권한으로 국가공무원인 도청직원을 가사도우미로 부렸습니까? 도지사 사모님 살림 도와주라고 국민이 세금 내서 공무원 월급 준 줄 아십니까? 도지사 사모님이면 웬만큼 배운 사람일 텐데 그만한 상식도 없는지요. 사모님 남편은 아내를 그런 식으로 사랑합니까. 남편이 그런 일 도모하더라도 말려야 하는 것이 아내의 도리이거늘 좋아서 맞장구 치다니요.
 
비리와 의혹 유무를 떠나, 도지사가 직원을 사사로이 부렸다는 것은 인격의 문제입니다. 이런 사고방식 하나만 보더라도 총리가 될 수 있는 바탕은 못 됩니다. 도지사 사모님이 이럴진대 총리 사모님질은 얼마나 하겠습니까.
 
사모님은 나라의 녹을 먹고 살면서 남편의 지위를 남용하여 남편과 합작으로 나라의 재물을 개인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이거 쉽게 말하면 도둑질입니다. 개인의 재물을 탈취한 것이 아닌, 도민 즉 국민의 혈세를 훔친 것이란 말입니다. 인제 와서 유류비를 환급한다고 도둑질을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이런 논리라면, 전 국민이 도둑질하고 몇 년 후에 다시 갚아주면 되겠네요.

의혹 때문에 억울해서 밤새 우셨다고 하셨죠. 그렇게 억울하십니까. 도둑질 한 사람이 억울합니까, 도적질 당한 국민이 억울합니까. 호박에 줄 그어 수박으로 쓰고 싶어도 적어도 호박이 썩지는 말아야지요. 어따 대고! 감히 공무원을 사적으로 부리고 도민의 혈세로 산 관용차를 사사롭게 사용했습니까.

당장! 대국민 사과하고 남편 후보 사퇴시키세요.

 

변호사의 아내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95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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