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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이 춘천으로 간 까닭은?

순수한 남자 2010. 9. 2. 19:50

엄기영이 춘천으로 간 까닭은?
번호 196989  글쓴이 뜻대로 (mkhksss)  조회 3149  누리 591 (596-5, 24:85:1)  등록일 2010-9-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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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이 춘천으로 간 까닭은?
(서프라이즈 / 뜻대로 / 2010-09-01)


지난 7/28 재보궐 선거 때에 엄기영이 한나라당 선거캠프를 찾아 논란을 빚은 사실이 있었다. 그러더니 급기야 이번엔 주소지를 강원도로 옮겼다고 한다. 뭔가 자꾸 이상한 방향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다. 속단할 수는 없겠으나, 엄기영의 행보가 왠지 이광재 강원지사의 행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엄기영이 주소지를 옮긴 사실 자체만으로 그를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뭔가 찜찜하다.

나는 엄기영의 MBC 사장 시절을 지켜보며 그를 결코 진보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됐다. 그는 광우병과 관련된 ‘PD수첩’ 논란 때에도 시종일관 미지근한 태도를 보여 왔었고, 그 밖에 정치적 현황에 대해서도 줄곧 조심모드를 유지해왔다. 특별히 진보적이라거나 혹은 보수적이라는 느낌이 없는, 그저 전형적인 월급사장의 역할만 충실히 행해왔을 뿐이다. 그렇기에 그는 딱히 비난할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지지해주어야 할 이유도 없는 그저 그런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를 그나마 우리 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그가 MB의 독단으로 인하여 MBC에서 쫓겨나게 된 사건 때문이었다. 나는 그때 그에게서 감동 비슷한 느낌을 조금 받았던 것 같다. TV에 방영되지는 않았으나, 지난 2월 그가 MBC 사장직에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후 MBC 노조원들 앞에서 미소를 지으며 함께 주먹을 불끈 쥐고 힘찬 구호를 외치며 투쟁을 벌이는 동료들을 격려해주었던 모습을 사진으로 본 적이 있었다. 그 모습을 통해서 어렴풋이 그가 처한 입장과 우리가 처한 입장에 자의든 타의든 일정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간다는 일종의 기쁨 어린 감동을 느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엄기영의 행보를 지켜보면 왠지 그 사진 자체가 에니메이션과 같은 공허함으로 귀결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손문상의 그림세상

그럴 리는 없다고 스스로 수백 번 되뇌어 보지만, 만에 하나라도 엄기영이 딴나라당의 타이틀을 달고 강원도지사에 출마하게 된다면, 그는 온 국민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엄기영은 가만히 생각해보기 바란다. 본인을 MBC에서 내 쫓은 당사자는 다름 아닌 딴나라당이었다. 그런 딴나라당을 성토하고 비판해도 모자란 판에 무슨 생각으로 갑작스럽게 춘천행이란 말인가!

만약, 엄기영의 생각이 이광재가 물러나자마자 그 자리를 꿰차려는 것이라면, 모든 것은 명확해진다. MBC에서 정치적 현황에 대해서 미지근했던 이유가 무엇 때문이었는지…. 엄기영은 MB에게 오더를 받은 것이다.

‘너 MBC에서 물러나면 다음번에 큰 자리 하나 주마!’라고…….

그것에 엄기영은 ‘얼씨구나!’ 하며 얼른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그리고는 표정 관리하기 위해서 노조원들 앞에서 마치 그들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듯한 구호를 외치며 이중적인 행동을 한 것이다. MBC의 동료들을 도대체 무슨 낯으로 보려고 그런 무모한 짓을 한단 말인가!

엄기영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으나, 적어도 그가 딴나라당에 비비고 들어갈 것이라고는 상상조차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아주 담담하게 차곡차곡 자신의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세상 참 더럽고 치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허기사, 김문수나 이재오의 꼴을 보면 엄기영이라고 해서 딴나라당에서 장관 하지 말란 법 없다. 어떻게 되어가는지 한 번 지켜보련다.

마지막으로 엄기영에게 경고한다. 당신이 춘천으로 간 이유는 막국수와 닭갈비를 실컷 먹기 위함이어야 한다. 만약 그것이 그 간단하고도 소박한 이유를 넘어선 것이라면 그 순간 당신의 인생은 나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나는 저주할 것이다. 당신의 모든 것에 대하여…….

 

뜻대로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96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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