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도 우리경제가 "튼튼한" 이유
- 보낸이
- 대전충남참평포럼
- 07-10-30 10:38
- 세부정보
고유가에도 우리 경제가 '튼튼한' 이유
분기별 경제성적표라 할 수 있는 GDP(국내총생산)와 GDI(국내총소득) 속보치가 지난주 발표되었다. 그러나 언론의 반응은 사뭇 차분하기만 하다. 통계치가 발표될 때마다, GDP와 GDI의 격차에 초점을 맞추어 단골메뉴를 장식하곤 했던 체감경기 얘기도 찾아볼 수가 없다. 3/4분기 들어서도 국제유가가 최고치 갱신 행진을 계속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실제로 3/4분기 중 GDI 증가율은 5.1%로서 GDP 증가율 5.2%와 거의 근접해 있다.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 전체로는 무역손실액 증가가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작년도에 우리 경제가 5% 성장했지만 실질국민총소득 증가가 2.3%에 그쳤음을 감안해 보면 가히 괄목할 만한 변화다. 최근의 유가 급등세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왜 그럴까? 물론 최근의 유가급등세가 아직 우리 수입가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 현물시장에서 유가가 오르더라도 장기계약 비중이 높은 우리의 원유수입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약간의 시차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올해 2/4분기 이후 가파르게 올라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분명히 유가상승으로 인해 우리 경제가 불가항력적으로 입게 되는 무역손실을 보충해 주는 다른 요인이 있을 것이다.
그 첫 번째 요인은 수출단가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입단가가 상승하고는 있지만 최근 들어 수출단가도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1~2년간 수출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던 것과는 매우 다른 양상이다. 우리 수출품이 달러표시 가격을 올리더라도 수출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경쟁국 수출품의 달러표시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으므로, 우리 수출품도 달러표시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의 환율절상에 대한 업계의 우려 목소리는 예상보다 크지 않은 듯하다.
또 다른 요인은 수입단가 상승이 수입물량 감소를 수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원유이다. 지난 3/4분기 중 전년에 비해 원유도입 단가가 5.3% 상승하였지만, 그 기간 중 원유 도입물량은 6.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원유 수입금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1.3% 감소하였다. 앞으로 동절기에 가까워지면서 원유 도입물량이 추가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지 않기는 하지만, 가격이 높아지면 수요도 줄어드는 시장원리가 우리 경제 전체로는 어느 정도 작동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상에 비추어 볼 때,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유류세 인하 주장에는 생각해 볼 대목이 있다. 바로 비록 유류세 인하로 인해 가계 기업 등 개별 경제주체의 부담은 다소 완화될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유류 소비가 줄지 않으면 우리 경제 전체로는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원유 도입단가는 높아지고 있는데 우리 경제 전체로는 원유소비가 줄지 않음에 따라, 결국 경제 전체로는 무역손실이 많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가·환율 등 대외환경 변화로 인한 교역조건 악화는 우리 경제가 통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율시장 개입, 유류세 인하 등의 대증요법은 오히려 우리 경제의 대외 교역조건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대증요법의 유혹이 달콤하기는 하나, 전 미국 FRB 의장인 그린스펀이 회고록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90년대 이후 미국경제의 장기호황이 고통스러웠던 생산성 제고노력과 엄격한 거시경제 관리의 산물이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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