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반도 지도

순수한 남자 2010. 1. 25. 22:48

 한반도 지형.

 

< 영월 선암 마을 >

 

 

< 독도 >

 

< 정성 덕송리 >

 

 

< 흑산도 지도바위 >

 

 

앞발을 쳐들고 만주를 향해 포효하는 호랑이 형상의 한반도. 의외로 한반도에는 한반도 형상을 닮은 지형들이 육지와 섬 곳곳에 숨어 있다. 널리 알려진 영월 선암마을을 비롯해 정선 상정바위산 정상에서 만나는 한반도,국토의 막내인 독도에서 보는 한반도,심지어 흑산도의 바위구멍까지 보는 위치에 따라 한반도를 닮는 지형들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한반도 속의 한반도로 이색 국토여행을 떠나본다.

◇영월 선암마을

한반도 지도를 닮은 강원도 영월 선암마을은 서강 지류인 평창강 푸른 물줄기가 휘돌아 만든 독특한 지형이다.

깎아지른 강변 바위절벽이 신선처럼 멋있다고 해서 선암(仙巖)으로 이름 지어진 한반도 지형은 요즘은 호젓한 강마을과 더불어 선암마을로 불린다.

한반도 속의 한반도는 오랜 옛날부터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하지만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은 지난 1999년. 몇 해 전 작고한 선암마을 이종만씨가 우연히 마을 뒷산에 올랐다 경이로운 지형을 발견했다.

선암마을을 한 눈에 보려면 마을 인삼밭을 가로지르고 강변 은사시나무길을 걸어 가파른 산을 올라야 했다. 그러나 요즘은 마을 뒷산으로 도로가 뚫려 손쉽게 전망대에 설 수 있다.

선암마을 뒷산 전망대에서 보는 선암은 마치 인공위성에서 보듯 한반도를 쏙 빼닮았다. 선암을 U자로 흐르는 평창강은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 지도처럼 보인다. 협곡을 달려온 평창강은 강릉쯤에서 강폭을 넓히며 검푸른 동해로 둔갑한다. 강물은 남해에서 뒷산에 막히며 서해로 물줄기를 튼다. 그리고 신의주쯤에서 압록강 격인 주천강을 만나 영월의 젖줄인 서강이 된다.

오른쪽은 경사가 급하고 왼쪽은 완만한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도 우리 국토와 너무 닮았다. 특히 갈대밭으로 이루어진 서쪽의 백사장은 군산과 부안쯤에서 툭 튀어나와 마치 새만금 방조제로 인해 태어날 거대한 간척지를 예고한다. 갈수기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작은 바위도 울릉도와 독도쯤에 자리 잡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백두산에서 뻗어 내린 듯 송림으로 우거진 산줄기가 마치 백두대간처럼 선암의 등줄기를 달린다. 신의주쯤에는 중국과 한반도를 연결하는 압록강 철교처럼 다리도 놓여 있다.

한반도와 너무나 닮은 한반도 지형은 닮지 말아야 할 것도 닮았다. 신의주 너머에서 연기를 뿜어내는 시멘트공장은 중국 단둥의 공장지대를 방불케 한다. 중국의 오염물질로 인해 한반도가 고통 받듯 영월 주민들도 시멘트공장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로 고생하기는 마찬가지. 최근에는 백두산쯤에 건물들이 들어서 가슴을 아프게 한다.

한반도 지형이 한반도처럼 분단될 뻔한 적도 있었다. 선암마을이 매스컴을 타면서 한반도 지형의 허리를 관통하는 관광도로가 추진됐던 것이다. 다행히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관광도로는 선암마을 입구까지만 건설된 채 한반도를 관통하지는 못했다.

솔바람 소리가 시원한 선암마을 뒷산의 전망대는 굳이 한반도로 해석하면 제주도의 한라산 정상쯤 되는 위치다. 하루에도 수백 명의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이 찾는 이곳엔 얼마 전 전망대가 설치됐다. 덕분에 절벽처럼 가파른 9부 능선에서 소나무에 의지해 셔터를 누르고 감탄사를 지르던 아슬아슬한 장면은 사라졌다.

계절 따라 바뀌는 선암마을의 풍경은 한반도의 계절을 그대로 대변한다. 남도에서 꽃소식이 전해오면 솔숲에 둥지를 튼 산새가 먼저 화답하고 녹음이 짙어지면 초록빛으로 물든 평창강에 뭉게구름이 둥둥 떠다닌다. 어디 그 뿐이랴. 단풍이 남하하기 시작하면 한반도 지형은 새색시 얼굴처럼 수줍음을 타고 겨울이 오면 선암마을엔 어김없이 눈꽃이 활짝 핀다.

전망대에서 선암을 내려다보면 무언가 신비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영월 토박이 사진작가인 고주서(52)씨는 이를 한국인의 뿌리의식 때문이라고 말한다. 계절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한반도 지형을 필름에 담기 위해 2000년부터 수백 번 전망대를 올랐다는 고씨가 지금까지 찍은 필름은 모두 7만여 컷.

선암이 애국가 배경화면으로 채택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고씨는 지난해부터 뜻을 같이하는 사진작가들과 함께 전망대 앞에 무궁화를 심고 있다. 올해부터는 광복 햇수에 따라 같은 숫자의 무궁화를 심기로 했단다.

무궁화 꽃이 핀 한반도. 선암마을의 소나무는 모진 겨울날에도 그날을 기다리며 푸름을 잃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영월=글·사진 박강섭 기자 kspark@kmib.co.kr

◇정선 덕송리 반도

강원도 정선의 덕송리 반도는 상정바위산(1006m) 정상에 서야 한반도처럼 보인다.

덕송리 반도는 땅덩어리 크기와 닮은꼴의 정교함이 영월 선암마을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상정바위산이 워낙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 한반도 속의 한반도는 강원도의 평범한 오지로 남아 있었다.

문곡리 주차장에서 상정바위산 정상까지는 1시간30분. 경사가 급한 작은골로 올라 큰골로 내려와야 한다. 인적이 드문 길이라 등산로가 따로 없다. 소문 듣고 먼저 다녀간 산사람들이 잡목가지에 달아놓은 리본이 유일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정상에서 보는 덕송리 반도는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한반도와 너무나 흡사하다. 조양강이 바다처럼 한반도를 감싸고 42번 국도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국경선 역할을 자처한다. 산세도 백두대간을 빼닮아 동해 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해발 450m의 반점치 고개는 백두산쯤에 해당하고,송오리는 해주와 평양쯤에 해당한다. 조양강 물을 이용한 소수력발전소는 당진 화력발전소를 연상시키고,'달의 뜰'이라는 고운 이름을 가진 월천은 한반도의 땅끝마을 해남과 위치가 같다.

더욱 신기한 것은 조양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생기기 전에 사람들이 다녔다는 험준한 산길이 휴전선처럼 덕송리를 반분한다는 것이다.

◇독도 동도 초지

독도가 우리 땅인 증거는?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사실은 동도의 암벽 경사면에 형성된 한반도 모양의 초지가 말해준다. 인위적으로 만든 것도 아닌데 국토의 동쪽 끝에서 일본을 향해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외치는 한반도 형상의 초지는 경이롭다 못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여행객들에 의해 입소문으로 나돌던 동도의 한반도 모양 초지는 지난해 봄 본지에 의해 최초로 지면에 공개되면서 독도의 새로운 명물로 부상했다.

울릉도에서 89.5㎞ 떨어진 독도는 바위섬인 동도와 서도,그리고 약 78개의 크고 작은 바위와 암초로 이루어져 있다. 행정구역은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산 1∼37번지. 면적은 5만6000평에 불과하지만 수면 아래까지 합하면 울릉도의 2배나 된다니 빙산의 일각만 물 위에 솟은 셈이다.

폭 110∼160m의 얕은 물길을 사이에 두고 서도를 마주보는 동도는 정상이 비교적 평탄해 독도경비대가 생활하는 막사와 헬기장 등의 군사시설은 물론 1954년 광복절에 처음으로 불을 밝힌 독도등대,1954년 독도의용수비대원들이 새긴 '한국령'이란 표시도 이곳에 몰려 있다.

한반도 지도를 닮은 초지는 동도의 암벽 경사면에 걸개그림처럼 걸려 있다. 초지 사이로 독도수비대가 사용하던 돌계단이 지그재그로 나 있다. 지금은 갈매기들의 둥지로 이용되고 있다.

◇흑산도 지도바위

흑산도의 지도바위는 신기하게도 바위구멍이 한반도 지도를 닮았다.

오랜 세월 파도에 의해 깎인 바위구멍(해식동)은 보는 위치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다가 정면에서 바라볼 때 한반도 형태가 확연히 드러난다. 마치 큰 바위에 지도를 조각해 놓은 듯 선명해 멀리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목포에서 뱃길로 1시간 50분 거리에 있는 전남 신안의 흑산도는 홍도 가는 길에 잠깐 들르는 섬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다산 정약용의 둘째형인 정약전의 유배지로도 유명한 흑산도는 홍도보다 크고 볼거리도 많은 섬이다.

흑산도 관광은 갤로퍼 택시 등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섬을 일주하는 육로관광 코스가 제격. 포장도로와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따라 해안을 달리다보면 아름다운 해안선 속에 숨어 있는 비경들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파도가 바위 가운데를 통과하는 구멍바위,사람 얼굴 모양의 얼굴바위,일곱 형제의 전설이 깃든 칠형제바위 등 기기묘묘한 형상의 해안 바위들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S자로 10굽이를 돌고 도는 일주도로를 달려 상라봉 정상에 서면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가 반긴다. 지도바위는 상라봉에서 비리 가는 길에 있다. 해질녘 지도바위를 배경으로 떨어지는 낙조는 한 폭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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