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동부그룹이 중소업체 골프장을 가로채려고 알박기 함.

순수한 남자 2010. 2. 3. 00:21

동부그룹 황태자 김남호씨 소송 휘말린 사연
'도련님' 이름으로 골프장 부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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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동부 회장(왼쪽)과 김남호 씨.

동부그룹을 이끌어 갈 황태자로 주목받고 있는 김남호 씨가 골프장 건설을 둘러싼 법정 공방전에 휘말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씨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외아들로 동부그룹 8개 계열사 지분(주식 평가 4300여 억원)을 확보하는 등 동부그룹 후계자 위치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김 씨가 골프장 분쟁에 휘말리게 된 것은 외국인 투자기업인 (주)자스타가 충북 음성군 생극면 차곡리 일대에 조성하려고 한 골프장 부지 일부를 매입하면서부터다. 자스타와 동부그룹 관계사인 동부하이텍이 차곡리 일대 옛 재정경제부 소유 국유지 매입을 조건으로 잇따라 음성군청에 골프장 조성을 위한 ‘군 관리계획 결정 변경 입안서’를 제출하면서 골프장 부지 확보 전쟁은 시작됐다. 특히 김 씨는 유학생 신분이었던 2006년과 2007년에 자스타가 매입을 추진했던 부지 3만여 평(시가 50억 원대)을 시가보다 2배 이상으로 매입한 사실이 <일요신문> 취재결과 드러났다.

차곡리 골프장 건설을 둘러싼 자스타와 동부의 분쟁은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넘어 이제 형사 고소로 비화되고 있다. 재계 순위 25위인 대기업 동부그룹과 황태자가 깊숙이 개입돼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차곡리 골프장 분쟁 속으로 들어가 봤다.

차곡리 골프장 사업을 둘러싼 자스타 측과 동부그룹의 분쟁은 음성군이 두 업체의 주민제안서를 받아들이면서 그 서막이 올랐다.

충청북도와 음성군 등 행정주체와 사업체 간에 오간 공문서 등을 보면 차곡리 국유지 매입을 조건으로 먼저 골프장 건립 입안서를 낸 곳은 자스타다. 자스타는 2004년 브라질을 국빈 방문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국 투자’ 권장에 따라 브라질 교민들이 뜻을 모아 한국에 설립한 외국인 투자기업이다. 회사 설립 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고자 개발사업에 대한 각종 용역을 진행해 온 자스타는 음성군 차곡리 일대에 골프장 개발 사업 가능성을 진단한 후 본격적인 사업 진행에 나섰다.

자스타는 이 과정에서 참여정부에 질의해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우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국유지를 살 수 있으며 도시계획관리시설을 변경하면 국유지에서 골프장도 지을 수 있다는 회신을 받았다. 정부 회신으로 사업 가능성을 확인한 자스타는 2005년 6월 음성군에 주민제안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했다. 300억여 원을 투자해 차곡리 일대 117만 5000여㎡(국유지 76만 8000여㎡)에 18홀 회원제 골프장을 짓기로 결정한 자스타는 2007년 12월 음성군에 입안서를 제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음성군은 자스타가 사업 대상 사유지의 80%를 사들이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듬해(2008년) 2월 13일 입안서를 반려 처분했다. 자스타 측은 문제의 토지와 관련해 상속인으로부터 ‘계약서 이행에 문제가 없다’는 매도 확약서까지 제출했는데도 음성군이 ‘입안서 반려’라는 극단적인 처분을 한 행정 조치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특히 자스타 측은 입안서가 반려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음날 동부 측이 자신들과 동일한 내용의 입안서를 음성군에 접수시켰다는 점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동부 측은 2008년 2월 14일 차곡리 일대 107만여㎡(국유지 53만 7000여㎡) 규모로 골프장을 조성하겠다며 음성군에 입안서를 접수시킨 바 있다. 이는 차곡리 골프장 사업을 놓고 자스타와 동부가 치열한 법적 분쟁으로 치닫는 뇌관 역할을 했다.

‘입안서 반려’ 처분에 이어 동부 측이 같은 내용의 입안서를 제출하자 발끈한 자스타 측은 보완 과정을 거쳐 2월 22일 입안서를 다시 접수했다. 하지만 음성군은 사업 부지인 국유지가 상당 부분 겹치는 입안서가 동부 측으로부터 제출돼 ‘중복 접수’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자스타 측은 5월 13일 충북도청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제기하기에 이르렀고, 도청으로부터 “군이 입안서를 받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인용 판정을 이끌어 냈다.

도청의 결정에 따라 어느 한 쪽 편을 들 수 없었던 음성군은 ‘쌍방이 합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같은해 9월 5일 동부 측의 입안서도 반려했다. 그러자 동부 측도 군의 결정에 불복해 도청에 행정심판을 제기하기에 이르렀고, 사유지를 매입하는 데 막대한 돈을 지출한 자스타 측은 행정심판 결과에 따라 다시 입안서를 제출하게 됐다. 도청 결정에 따라 양측의 입안서를 다시 제출받은 음성군은 사업의 타당성 등을 비교 교량해 2009년 4월 말 자스타의 입안서를 받아들이기로 최종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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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군 생극면 차곡리 골프장 부지 토지 현황도. 노란색 부분은 자스타가 사들인 골프장 부지, 빨간색 부분은 자스타 골프장 부지 내 동부하이텍에서 사들인 토지다.

하지만 동부는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았다. 동부 측은 2009년 6월 “음성군의 입안서 반려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음성군을 상대로 청주지법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자스타 측도 같은해 8월 22일 “동부 측이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며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외아들 남호 씨 등 4명을 업무방해 및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청주지검 충주지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이 건에 대해 지난해 12월 중순경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자스타 측은 동부 측의 불법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가 확보되는대로 조만간 추가 고소를 계획하고 있다.

양측의 분쟁이 결국 형사 사건으로 확전되고 있는 가운데 김남호 씨가 자스타 측이 매입을 추진했던 골프장 부지를 편법으로 사들인 것으로 확인돼 또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취재결과 김 씨는 2006년 12월부터 2007년 5월 사이에 골프장 부지로 예정된 차곡리 일대 토지를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신문>이 확보한 차곡리 일대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김 씨는 2006년 12월 8일 차곡리 산62번지 3만 1339㎡(9480평)를 12억 3000만여 원에 사들였다. 또 같은 달 21일에는 차곡리 산61번지 6만 694㎡(1만 8360평)를 32억 원에 매입했다.

차곡리 산 61·62번지는 자스타 측이 골프장을 건립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부지였다. 이 땅으로 인해 자스타 측은 토지 매입 및 주민동의 80%를 채우지 못했고, 그에 따라 음성군에 제출한 입안서도 통과되지 못했다. 특히 김 씨는 이 부지를 시세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사들여 자스타 측이 기존에 맺은 매매 계약을 파기시키기도 했다. 대기업의 물량 공세가 자금력이 약한 중소업체의 부지 확보 계획을 무력화 시킨 셈이다.

김 씨의 편법적인 토지 매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2007년 5월 11일 차곡리 625·626·627·628지번의 4필지에 해당하는 과수원을 일시에 매입했다. 이 부지는 자스타 측이 골프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토지인데 김 씨는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 부지 확보에 성공했다.

김 씨는 또 동부그룹이 2008년 3월 개장한 ‘레인보우힐스’ 골프장 인근인 생극면 생리 산11-1, 산12, 산13 번지 46만 5000여㎡(14만여 평)를 자신과 가족 명의로 매입했다. 김 씨가 생극면 차곡리 일대와 생리 일대 부지를 사들이기 위해 투입한 돈은 대략 1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김 씨가 생극면 일대 토지를 집중적으로 매입한 시기(2006~2007년)에 그는 유학생 신분으로 특정한 직업이 없었을뿐더러 해외에 체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자금 출처 등과 관련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 1월 21일 기자와 통화한 자스타 측의 핵심 관계자 A 씨는 “동부 측의 생극면 일대 골프장 부지 매입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고 차명계좌로 수십억 원을 들여 김준기 회장 아들 앞으로 땅을 매입한 사실 또한 의심스럽다”며 “동부 측은 우리가 시공사 선정 문제로 협의하는 과정에서 정보를 취득해 2차례에 걸쳐 세칭 ‘알박기’를 시도해 사업을 방해했고, 음성군은 위법적인 행정절차로 동부를 도왔다. 자금력과 조직력이 막강한 동부는 시간 끌기 작전으로 힘없는 자스타를 고사시키려 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A 씨는 또 “자스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브라질 국빈 방문시 교민들에게 고국에 투자하라는 권유에 따라 설립된 외국인 투자기업이다. 현지 브라질 교민들은 동부그룹의 횡포에 심한 분노를 느끼고 있을뿐더러 정부의 신뢰감마저 의심하고 있다”며 “교민들 사이에서 한국에 사기를 당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대통령과 관계기관에 청원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달라는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스타 측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동부 측은 “차곡리 골프장 사업은 동부가 3~4년 전부터 추진해 왔던 사업이고 토지 매입 또한 합법적으로 진행해 법적인 하자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1월 22일 기자와 통화한 동부 측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자스타가 사업을 추진하기 이전부터 레인보우힐스CC를 중심으로 한 복합레저 단지를 만들기 위해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계획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동부 측이 확보한 토지는 복합레저 단지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부지로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매입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자스타 측이 제기한 고소건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린 만큼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행정소송 건도 조만간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최종 법적 판단이 나오면 양측 간의 분쟁도 사그라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사업주체인 동부하이텍 등 법인이 아닌 김남호 씨 개인 명의로 토지를 매입한 이유는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사업예정 부지를 법인 명의로 사들일 경우 엄청난 개발 이익에 따른 기대감으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게 된다”며 “알박기 등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대형 사업을 추진할 때 대부분 개인 명의로 토지나 부지를 매입하는 게 업계 관행”이라고 답했다.

차곡리 골프장 사업을 둘러싼 자스타와 동부 측의 분쟁은 행정기관이나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매듭지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쟁에 휘말린 재계 서열 25위인 동부그룹과 후계자로 지목받고 있는 김남호 씨는 법적인 판단을 떠나 부지 매입을 둘러싼 편법 논란 및 도덕성 시비에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 씨를 비롯한 동부 측이 매입한 부지는 골프장 건설 인허가가 반려되더라도 향후 토지계획 변경 등으로 대규모 건설을 추진할 여지가 남아 있어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주변 부동산 업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

https://www.ilyo.co.kr/article/sub.asp?ca=3&seq=4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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