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

[초계함] 사건 설정의 치명적 오류 - '두 번의 사고' 가능성

순수한 남자 2010. 4. 6. 16:11

[초계함] 사건 설정의 치명적 오류 - '두 번의 사고' 가능성
번호 129648  글쓴이 독고탁 (dokkotak)  조회 18  누리 0 (0-0, 0:0:0)  등록일 2010-4-6 16:08
대문추천 0


[초계함] 사건 설정의 치명적 오류 - '두 번의 사고' 가능성

  • 제1지점 - 제1사고 : 외부충격요인 조우로 인한 파손
  • 전속력 질주 : 해수가 급속 유입되게 한 치명적 실수
  • 제2지점 - 제2사고 : 전단응력 감당하지 못하고 절단

(서프라이즈 / 독고탁/ 2010-04-06)


모든 범죄(사고)는 흔적을 남긴다.

법의(法醫)곤충학자 마르케 베네케는 그의 저서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일마. 2008. 7. 30)에서 사건현장에 남겨진 증거나 단서들, 특히 곤충과 벌레들의 존재를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추적하는 과학적 수사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사건 현장(특히 살인사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패하고, 악취가 나고, 다양한 벌레들이 들끓기 마련이라 일반인들은 상상만으로도 속이 메스꺼움을 느끼겠지만, 마르케 메네케와 같은 법의학자들에게는 그러한 장면이 상황을 설명해주고 시간, 장소, 방법 등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현장인 셈이다.

주말 늦은 시간 공중파 방송 혹은 케이블TV를 통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CSI 범죄과학수사 시리즈의 단골 메뉴 중 하나가 된지 이미 오래라 식상한 느낌도 있지만,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놓지지 않으려고 바닥을 훑는 현장감식요원이나 심야 연구실에서 현미경과 씨름하는 법의학자들의 모습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느끼게 한다.

이미 드러나 있는 흔적들

한 사람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서도 그럴진대, 46명의 희생자가 발생하게 될 지도 모를 중대한 사건 앞에서, 이미 명백하게 드러나 있는 단서 조차도 ‘군사기밀’이라는 미명하에 감추고 왜곡하기에 급급한 자들을 보면 분노를 넘어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렇게 무모한 일을 벌이나’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명백한 범죄 행위다.

천안함이 어떤 일을 하다가, 어느 지점에서, 어떤 일을 당하고, 어떻게 조치를 한 후, 어떤 선택을 하여, 어느 지점으로 이동한 후, 어떻게 되었는지.. 그 모두를 밝혀 줄 수 있는 명백한 과학적 증거들이 자료로 존재하는 것이 분명함에도 ‘두 동강 나서 침몰했다’는 결과 하나만 덜렁 남아있고, 그 이전의 내용들을 추론하기 위한 ‘국민적 퀴즈 놀이’를 하고 있다.

함선의 최초위치, 이동 경로, 이동 속도, 1차 사고발생 시각과 지점, 후속 조치, 이동 속도와 경로, 2차 사고발생 시각과 지점. 그 모든 것이 기록(Log)으로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긴박한 교신내용 역시 온전히 존재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군대이기를 포기해야 하니까. 그리고 첨단군사장비 사느라 세금낸 국민들이 헛일을 한 것이니까.

솔직히 톡 까놓고 말해보자. 천안함이 사고지점까지 이르게 된 경로가 무슨 군사기밀 축에나 끼는 일인가. 북한 애들도 산꼭대기에서 레이다 돌리고 있을 것이고, 한.미 연합훈련까지 하고 있는 마당이면 상황판 만들어 놓고 각 함선 이동경로 하나하나 모니터링 했을 터인데,  소위 적도 다 알고 있을 내용조차 국민들에게 감추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 일이다.

흩어진 조각들을 찾아서

우리는 아직도 이 사태의 진실을 찾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이미 그 흔적들은 우리 주변에 널려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저들이 펼쳐 놓은 수많은 말 바꾸기 속에는 모든 것을 혼돈으로 몰아넣고, ‘진상조사를 철저히 한다’는 미명하에 시간만 끌다가 결국은 아무도 책임질 일 없는 몇 가지 추론만 덜렁 남겨 놓은 채, 대강 수습하고 봉합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미 수구 메이저 찌라시들은 아무 근거도 자료도 증거도 없이 ‘첨단기뢰’들을 종류별로 나열하며 그 쪽으로 몰아가자고 MB를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고, 그에 굴복이라도 한 듯 VIP의 의견이라는 꼬리표까지 달아가면서 국방장관에게 진실을 호도할 것을 지시하기에 이르니, 진실은 온데간데 없고 거짓 책략만 난무하는 지경에 이른다.

거의 모든 언론들이 외면하듯, ‘진실을 말하라’는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는 순간, 진실은 물건너 가는구나 짐작했고, ‘인명구조를 조속히 하라’ 발언 나오는 순간, 인명구조는 어렵겠구나 생각했지만, 이제 ‘조속한 진상조사’를 약속하는 것으로 보아 장기전으로 몰고 갈 심산인 것 같다.  

하여, 이미 나와 펼쳐져 있는 수많은 정보들 가운데, 단서가 될만한 유의미한 정보들을 찾아서 그 조각조각들을 연결하여 이 초미의 사건을 재구성 해보려 한다. 작업을 하는 가운데, 이 정권과 당국이 극구 부인하거나 신경을 곤두세워 부인하는 것일수록 신빙성이 높다는 것은 참으로 묘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건의 재구성

1. 사건 발생시 첫 보도의 중요성

사고가 발생한 후 첫 보도는 10시 45분에 나왔다. 조선일보는 첫 보도에서 사고가 난 시각은 3월 26일 밤 9시 45분, 사고 지검은 백령도 남서쪽 1.4km지점으로 보도하고 있으며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빌어 “천안함이 침몰한 지점은 NLL에서 남쪽으로 상당히 떨어진 곳으로, 북한 함정 출몰 해역이 아니다”며 “북한의 공격가능성은 현재로서 희박하다”고 밝혔다.

곧 이어 밤 11시부터 미확인 선박 발견 및 포사격(2신 23:25) 이 나왔으나 16분 후, 미확인 물체가 새 떼일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온다 (3신 23:45) 그러나, 해작사(해군작전사령부)는 ‘유사시 북한함대에 발포명령을 하달’함으로써 북한의 공격 가능성을 열어놓았다(4신 23:54)

2. 사고 발생 시각

사고발생 후 해군참모본부에서 발표한 사고발생 시각은 밤 9시 45분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후 하나씩 밝혀진 사실에 의하면, 사고(선체가 두 동강이 난 사건)의 발생시각은 백령도 해안초소에서 촬영한 TOD에 의하여 9시 22분으로 밝혀졌고, 이후 대원들의 휴대폰 통화 및 메시지를 통하여 9시 16분경 비상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선체가 절단된 사건 이전의 비상상황이 무엇인가 하는 부분과, 첫 비상상황 발생 이후 6분간 어떤 일이 있었는가에 대한 초미의 관심이 집중된다.

3. 사고 발생 지점

사건 초기만 해도 문제의 그 지점(함체가 두 동강 난 지점)에서 천안함 관련 사고가 처음으로 발생한 것으로 모두가 알고 있었으나, MBC에서 입수한 상황보고서에 의하면 함체 절단사고가 발생한 6분 전 보고된 위치가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비상상황 발생한 지점으로부터 함체가 절단되는 사고지점까지 천안함은 전속력으로 달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4. 두 번의 연속된 사고 가능성

두 번째 사고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밝혀졌다. 절단된 함미부가 가라앉기 시작한 지점도 알고, 이후 조류에 떠밀려 해저에 착지한 지점도 안다. 그러나, 절단사고 이전 비상상황에 돌입한 6분 전의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당시 어떤 사고를 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첫 번째 비상상황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천안함 침몰의 원인은 어뢰든, 기뢰든, 암초든 제2지점(현 위치)에서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 제1지점(비상상황 발생지점)에서 치명적인 사고를 당한 후, 전속력으로 달려와 결국 제2지점(현 위치)에서 견디지 못하고 절단되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

5. 제1사고 - 전속력 질주 - 제2사고

(1) 제1사고(제1지점)

제1지점에서의 제1사고가 무엇이었을까 유추해 본다면 첫째, (정부나 군이 주장하듯이) 어뢰나 기뢰에 조우하여 함미의 일부가 파괴 혹은 파공되었을 가능성, 둘째, 수면하 암초에 부딛쳤을 가능성 두 가지 경우 외엔 생각키 어려울 것이다.

어뢰든, 기뢰든, 암초든 그 세 가지 중 어느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후 과학자들이 과학적으로 밝혀내어야만 할 것이기에 현 시점에서는 잠시 논의를 보류하고, 어쨌든 외부충격요인(어뢰, 기뢰, 암초)으로 인하여 선체 하부가 손상을 입었다면 바로 이 첫 번째 지점에서 사고를 당했다고 보는 것이 설득력이 높다.

(2) 전속력 질주

사실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어쩌면, 이번 사고의 단초는 외부충격요인(어뢰, 기뢰, 암초)일 수 있으나, 천안함이 침몰에 이른 직접적 원인은 바로 이 ‘전속력 질주’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외부충격요인(어뢰, 기뢰, 암초)에 의하여 함미쪽 선체 하부가 손상을 입었다면, 바로 함미부에는 바닷물이 들어왔을 것이고, 바닥에 물이 차는 것을 감지한 센서가 알람을 작동하여 함교 및 기관부에 경고시그널을 울렸을 것이다.

기관부 대원을 중심으로 그 즉시 후타실로 달려갔을 것은 뻔한 일이며(비상발생 메시지와 일치) 상황이 예사롭지 않음을 함교에 알렸을 것인데, 이 상황에서 함교(함장)는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가가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수습가능할 정도였을지 아니면 수습불가능할 정도였는지 그 판단은 후타실로 달려간 선임이 함교에 어떻게 보고했는가에 달려있을 것이다.

그러나, 함장이 백령도 모래사장 쪽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던 점을 감안해 본다면 후타부에 물이 차오르는 속도가 수습불가능할 정도로 힘든 상황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이런 상황이 된다면 함장은 세 가지 고민에 빠질 것이다. 첫째, 즉각 상부에 보고하고 다른 함선이 다가와 모두를 구출해 주도록 요청할 것인가. 둘째, 함내 방송을 통해 이함(離艦. Abandon Ship)을 명령하고 라이프자켓입고 구명정을 내려야 할 것인가, 아니면 육지와 가까운 쪽을 향해 달려 갈 것인가.

이 정도 상황이라면 함장은 즉각 상부에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그렇게 하기엔 너무나 긴급한 상황이라는 판단이 든다면 함장 스스로 세 가지 대처방안 중 하나를 선택해서 결심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함의 운명은 함장의 고유 권한이고, 함장의 판단에 의한 결심은 어느 누구로부터 강제되지 않기 때문에..

그러나, 지시에 의해서든, 독자적인 판단이든 손상된 함을 이끌고 전속력으로 달렸던 것, 그것이 치명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만약 그렇게 했다면 말이다.

정지상태에서 손상된 부위로 침투하는 해수의 속도와 양과, 함이 전속력으로 달렸을 때 침투하는 해수의 속도와 양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가 날 것이다. 물론 함의 속도에 비례하여 늘어날 것이고. 그럴 경우엔 어떤 방법으로도 사람의 힘으로 막아내기 힘든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그로인해 함미부에는 전혀 설계상 고려하지 않았던 수십톤~수백톤의 해수가 들어와 차오르게 되고, 그 해수는 함내 골고루 퍼져 스며드는 것이 아니라 격벽이 있고 없고를 기준으로 함미부를 가득채우게 되어 결국 선체 구조상 가장 취약한 부분에 치명적인 전단응력을 가하는 상황을 유발시키게 된다.

(3) 제2사고(제2지점) 

문제의 제2지점에 다달았을 때, 함미부에 가득찬 해수의 무게까지 합쳐 작용하는 전단응력을 견디지 못하고 취약부가 갈라지기 시작하면서 칼로 무자르듯 선체가 찢어지게 된다.

전투함은 수송선이나 상선과는 달리 전투목적으로 건조가 되어 수송선이나 상선처럼 배의 균형(전후, 좌우)을 잡는 발라스트탱크(Ballast Tank)등의 조절기능 Capa가 매우 적다. 탑재될 내용이 뻔하므로. 따라서 이미 건조당시부터 함은 함수쪽 함포의 무게와 함미쪽 함포(어뢰.미사일등) 및 엔진의 무게가 균형을 이룬 상태로 건조되었으며 중앙부는 함교등 거주 및 작전구역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 상황에서 급격히 함미부분에 하중이 집중됨으로 인해 함체 중앙부위는 상갑판에서부터 엄청난 전단응력에 직면하게 되고, 거친 파도에 함체가 롤링(Rolling)과 핏칭(Pitching)을 반복하는 동안 하중으로 인한 모멘트는 더 크게 작용하여 결국 부러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번의 사건은 현재의 위치에서 무언가에 의해 충격을 받고 그로인해 절단되어 침몰했을 것이라 보는 시각을 걷어내고 접근해야 함이 옳다고 본다.

이것도, 정부당국과 군이 사실을 사실대로 밝히면 더 빨리 진실에 접근할 수 있을 터인데, 이런 노력까지도 국민에게 맡기는 그들은 어느 나라 관료며 군인인지 참으로 모를 일이다. 

독고탁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29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