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쥐의 땅 - 빼앗긴 강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강이 맞붙은 곳으로
굽이도는 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노 저어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강아
내 맘에는 나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니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순간도 섰지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무지개는 먼 산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갈대들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강을 안고 도는 착한 물줄기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을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플라나리아 산천어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고기 잡던 그 강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노를 쥐어다오
두 뺨에 흐르는 눈물같이 서러운 이 물을
손목이 시리도록 저어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닿은 내 혼아
무엇을 찿는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손목을 비틀어 하루를 젓는다
아마도 봄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 강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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