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사실들은 언제나 간과하기 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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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독고탁 / 2010-05-08) 그리고 구조에 나섰던 베테랑 UDT 요원이 목숨을 잃고, 수색업무에 자원했던 어선이 침몰하여 민간인 9명의 목숨도 앗아갔습니다. 이어진 링스헬기의 추락… 마치 ‘Misfortune never comes alone.’이라는 속담이 무슨 뜻인지 생생하게 보여 주려는 듯 불행한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습니다. 오로라와 산호바다, 요세미티와 사하라를 가진 지구의 모습은 신이 만든 걸작이지만, 지진과 쓰나미, 태풍과 홍수 등 대자연이 안겨주는 재해 앞에서 사람은 그저 한없이 초라한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만든 사람의 재해 앞에서 사람이 얼마나 무지하고 모자라는 존재인지 다시 깨닫게 됩니다. 사람 사는 곳에는 사건과 사고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일들이지만, 그 역시 사람 사는 세상의 구성인자이기에 다가오면 맞닥뜨려야 하고, 그것을 겪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그에 대응하고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고, 사전에 막아낼 수 있는 교훈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발전이라 합니다. 그리고 진보를 이루는 과정에서 반드시 한 번쯤은 겪어야 할 홍역인 것입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하거나, 대응과 극복을 위한 방법조차도 얻어내지 못한다면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동일한 사건과 사고가 다가왔을 때 또다시 생소한 모습으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입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펼쳐놓아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원인을 추론하고 진단해 낼 수 있습니다. 사실을 제대로 모른다 해도 지식과 경험과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으로 진실된 결론에 가까이 다가갈 수는 있지만, 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을 소진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정신과 영혼을 피폐하게 합니다. 거짓과 감춤으로 진실이 잠시 가려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영원히 묻어둘 수는 없습니다. 누구든 가슴 속에 악성종양과도 같은 거짓의 덩어리를 쥐고 평생을 산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고통이 될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또한, 누군가 먼저 그 고통의 짐을 벗어버렸을 때, 그로 인해 자신에게 닥칠 것에 대한 두려움 역시 또 하나의 고통입니다. 천안함 사태가 진실게임의 양상을 띠기 시작합니다. 천안함 진실의 핵(核) ‘2함대에서 브리핑한 작전상황도’에 대해 군의 공식입장은 ‘해군의 작전상황도를 유가족이 빼앗아갔고 유가족이 직접 메모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유가족은 ‘해군이 그 지도로 그렇게 설명을 한 것’이라며 해군 스스로 ‘최초 좌초’라는 말을 했다 증언합니다. 누가 진실을 가려줄까요. 모르겠습니다. ‘봐라, 저기에, 바로 저곳에 우리가 그토록 찾고자 하는 진실의 한 조각이 걸려 있는데, 저기를 봐라’ 하고 외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는 둥 마는 둥 합니다. 그러면 또 외칩니다. ‘저것이 진실의 한 조각이라는데 왜 안보는 거야’ 하고 외칩니다. 그러면 이제는 사람들이 보라는 곳은 안보고 외치는 사람을 봅니다. 아무것도 드러나 있지 않은 상태에서 곧 드러날 사실에 대해 유추해 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들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지식이든, 경험이든, 실무든 그 일을 겪어 본 사람들 입니다. 그래야 퍼즐처럼 흩어져 있는 편린들이 하나로 엮어져 진실의 모습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선체가 인양되기도 전부터 저는 두 번의 일련된 사건이 이어진 사고라고 규정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1차 사고는 좌초’라고 분명히 못을 박았습니다. 두 번의 일련된 사고로 분석한 이상 2차 사고에 대한 추론이 없지는 않았지만, 당시 2차 사고까지 주장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1차 사고만 입증해 내면 2차 사고는 저절로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천안함 함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그때까지 제가 주장했던 ‘1차 사고는 좌초’라는 것을 명백하게 입증해주는 증거가, 선체의 옆면 하부에 선명한 스크래치로 드러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천안함이 ‘나 좌초했어’라며 온몸으로 부르짖는 소리나 다름없는 것이었습니다. 국방부에서는 절단면을 ‘내부재의 유실 우려’ 명목으로 녹색그물로 가렸지만, 옆면에 박박 긁어놓은 스크래치조차 가리지 않은 것에 대해 ‘저것마저 가리지는 못했구나’ 하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증거자료가 소상하게 드러나게 해 줘서 그나마 다행이다’ 생각하며 ‘최초 좌초’는 입증된 것이나 다름없다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상한 일들이 발생합니다. 국방부는 ‘바닥이 깨끗하다’라고 발표하고 언론들은 그것을 받아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아니, 깨끗하다니, 저게 왜 깨끗해? 저게 바로 배가 좌초되었다는 증거야.’라고 외쳐도 아무도 듣지를 않습니다. 사진을 놓고 ‘이게 좌초야, 이게’라고 손가락으로 콕콕 찍어 주어도 그저 멍하게 바라봅니다. 왜, 저 사진을 들고 배를 아는 사람들에게 달려가서 ‘이 스크래치는 어떨 때 생기는 겁니까’ 하고 물어보고 ‘좌초 증거 나왔다’라는 기사를 쓰는 기자들은 없는 것일까…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사람들이 배는 많이 봤지만, 물 아래에 잠겨 있는 부분을 본 적이 없어서일까요? 그럴 수 있겠습니다. 아니면 혹시, 바닷가 모래사장에 올라와 있는 어선들 아랫부분이 긁혀 있는 것을 보고, ‘배란 원래 저렇게 지저분한 것’이라 생각한 탓일까요. 사실 저 어선이 현재 ‘좌초된 상태’이고, 저렇게 육지로 올라와서 아래가 긁히는 것인데, 그것이 바로 주변에 널려 있는 증거인데 말입니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서 외칠 밖에요…. 하나, 침몰의 원인이 무엇이냐. 어뢰냐? 좌초냐? 라는 관점에서 보면 안됩니다 ‘어뢰? 좌초?’ 이 두 가지가 메인이슈라는 측면에서(그나마 좌초가 이슈에 포함된 것만으로도 큰 발전입니다만) 그렇게 몰아가기 쉽고, 언론입장에서는 대비시키기 좋고 제목 따기 좋아 그런 관점에서 조명하지만, 적어도 심층분석을 하시는 서프앙께서는 ‘어뢰냐, 좌초냐’의 이분법에서 벗어나셔야 합니다.
저는 분명히 21:02~21:22 사이에 발생한 1차 사고와 21:22분에 발생한 2차 사고로 구분하여 논지를 펼치고 있습니다. 1차 사고에 대해 국방부는 사고의 발생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1차 사고도 좌초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지요. 그러면서 1차 사고를 입증할 KNTDS 정보, 교신기록, TOD 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만 공개하면 1차 사고가 명확히 밝혀지는 데 말입니다. 저는 1차 사고를 분명하게 ‘좌초’라 보고 있으며 관련 증거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천안함을 반 토막 내고 가라앉게 한 21:22분의 2차 사고에 대해 국방부는 ‘어뢰공격’으로 규정하고 관련 증거 찾기를 하고 있는 중이며, 저는 분명하게 2차 사고는 ‘충돌’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천안함이 좌초된 상태에서 배를 후진으로 빼낸 후, 강한 충격으로 반파되었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국방부가 21:22 사고 원인을 ‘어뢰’로 보는 이유는 앞으로 하나씩 밝혀질 것이니 언급을 미루기로 하고, 제가 ‘충돌’로 보는 이유는 폭발의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방부가 제시하는 ‘3mm 알루미늄’ 혹은 ‘화약’ 등은, 그보다 훨씬 상식적인 것조차 충족시키지 못하므로 신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어뢰가 선저 하부 3m에서 폭발했다면, 버블이 형성되기도 전에 수많은 어뢰 파편들이 선체 하부를 뚫고 선내 여기저기 수백 군데 박혀 있어야 합니다. 선저 하부는 겨우 11.5mm 알루미늄 합금판입니다. 그러면 3mm 파편이 아니라 손가락만 한 파편들이 바닥을 숭숭 뚫어놓고 내부에 박혀야 합니다. 국방과학연구소에 공개 실험을 의뢰해야 할 사항입니다. 화약성분에 대해서는 나노입자보다 적은 화약성분이 증거 의미를 갖는지 여부를 떠나서, 툭하면 포를 발사하는 군함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과 백령도 사격훈련 구역 내라는 사실만으로 설득력을 갖지 못합니다. 그나마 천안함 포대나 포신에서 발견했다는 말이 나오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둘, “자신의 소행을 감추기 위해 우리가 쓰고 있는 독일제 어뢰 사용했을 가능성” 이렇게 몰아가는 행위가 얼마나 무서운 행위인지 잘 모르시는 것 같아 상기시켜 드리려고 합니다. 저 표현은 바로 앞으로 무조건 ‘백지수표’를 발급하겠다는 의미합니다. 백지 위에 사인만 하면 바로 현금이 될 수 있는 ‘백지수표’ 말입니다. 3mm 알루미늄 조각이 독일제였나 본데, ‘자신들의 소행을 감추기 위해 독일제를 썼을 것’ 코멘트 하나로 그냥 증거로 채택됩니다. 이제 화약성분이 국산이 나오든, 미제가 나오든. 일제가 나오든, ‘자신들의 소행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는 딱지를 붙이기만 하면 되니 문제없습니다. 서해 바닥에 있는 모든 금속들이 마음만 먹으면 증거로 변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셋, 많은 분들이 간과하셨지만, 어제 매우 중요한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 5월 7일 2부에 합조단 고위관계자의 인터뷰 내용이 소개되었었습니다. ‘인터뷰 내용’ 뿐만 아니라 그 배경에 있어 매우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어 부분 발췌합니다. 별도의 코멘트는 달지 않겠습니다.
독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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