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물고기’는 무슨 돈으로 만든겨!
(서프라이즈 / 명덕 / 2010-06-19)
1. 강 지킴이 ‘로봇 물고기’는 어디 갔는가? (2010/3/11)
이 글을 쓴 것이 3월 11일 경이었다. 3월 2일에 전자신문의 정진욱 기자(coolj@etnews.co.kr)의 기사를 정리하는 형식이었다. 먼저 그 내용을 다시 더듬어 보자.
이명박이 작년 11월 27일 대통령과의 대화에 나와 4대강 살리기를 주창하면서 들고 나왔던 것이 ‘강 지킴이, 환경 지킴이’ 구실을 하는 이른바 <로봇 물고기>라는 것이었다. 요컨대 IT 강국인 대한민국의 정보기술로 4대강 토목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파괴를 막아낼 수 있다는 엄청난 구라가 낀 광고였다.
발표 당시에 직접 TV에 나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아직 그 기술조차 검증 안 된 정체불명의 ‘로봇’을 들고 나와 전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는 얘기다. 이명박의 이름에 걸맞게 아주 뻔뻔하게 노가리를 깠는데, 그 ‘노가리’ 새끼 하나 건지지 못하게 됐다는 보도가 잇달아 이어지고 있다.
얘기인즉슨,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최근 1,150억 원 규모의 4대강 정보기술(IT) 접목 사업을 발표했으나, 예산이 26% 정도 부풀려졌다는 것이고, 또 이명박을 앞세워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로봇 물고기 연구개발 사업과 LED 트리 사업 자체의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는 것이다.
이명박이 이 사실을 모르는지 아는지 알 수 없으나, 분명한 사실은 국토부와 이명박이 대국민 사기극을 펼쳤다 점은 부인하지 못할 명백한 사실로 굳어지고 말았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토부가 지난달 20일 1,150억 원 규모의 4대강 정보화 사업계획을 발표했으나 이 사업 가운데 ‘4대강 지킴이 수중 물고기 로봇 연구개발 사업(250억 원)’과 ‘4대강 유역 친환경 감성 솔라(Solar) LED 트리사업(60억 원)’은 지난해 재정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전자신문;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1003010099)
이 사기판을 막은 것은 재정부라는 것인데, 재정부가 지식경제부가 4대강 IT 접목사업으로 예산을 책정했던 전체 예산의 26%를 사실상 삭감했다는 것이다.
이명박과 국토부는 시급하고 긴요한 예산이라고 생각했지만, 재정부는 시급히 추진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판단해 이 같이 결정했다는 것이다.
도둑질과 사기도 하는 놈들의 손발이 맞아야 하는 법인데, 손발이 따로 놀았다는 얘기다. 뭔가 긴요하지도 않고, 아직 그 효용성도 불분한 사업에 국가 돈을 쓸 수 없어서 삭감했다는 것이 되고 만다.
그런 측면에서 재정부가 수질검사용 ‘수중 물고기 로봇연구개발 사업’ 예산을 삭감한 일은 잘한 일이다.
이 방면에 전문가도 “4대강이 최첨단 IT기반의 스마트리버(Smart River)라고 홍보해 막대한 IT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 홍보했으나 상당 부문 ‘뻥튀기’한 것으로 드러나 사실상 토목 공사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또 그는 “사람들의 관심을 모아온 물고기 로봇 사업들이 빠지면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을 받을 것을 의식해 일부러 포함시키지 않았느냐는 의혹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사실은 국토부가 예산이 삭감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전자신문’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이를 시인했다는 것이 전자신문이 전하는 내용이다.
그럼 왜 “솔라 LED 트리 사업과 로봇 물고기 사업이 지난해 기재부에서 반려”되었을까?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이명박의 구라와 사기가 농후한 떠벌리는 광고와는 무관하게 그 사업의 타당성이 없으며, 실현불가능한 사업이었기에 그 사업 자체 예산마저 없애버린 게 아닌가 추정한다.
하여튼 이 사업을 비롯해서 다른 여러 실패한 정책을 통해 볼 때, 총괄해서 평가하자면, 이명박 정부는 허황된 거짓말을 잘하고, 미덥지 못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고, 특이한 이벤트만을 좋아하고, 사기 치는 광고가 넘실대는 정부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2. 그럼 깎인 예산은 어디에서 ‘쌔비’쳤을까?
정작 문제는 이제부터다. 최근 보도는 이명박이 ‘로봇물고기’ 크기 축소를 지시하고, 편대 유영하는 ‘로봇 물고기’(방송 캡처 사진)를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인즉슨 로봇 물고기가 “너무 커서 다른 물고기들이 놀란다.”는 것이란다. 첨단기술이 들어가야 하므로 크기를 줄이는 게 불가능하다고 하자, “그러면 그 기능을 나눠서 여러 마리가 같이 다니게 하면 되지 않으냐”며 ‘편대 유영’ 기술개발을 제의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에 감동한 참모가 역시 우리 꼰대는 ‘감각이 뛰어나다’고 감격해 하면서, 청와대는 연구진과 협의해 편대유영 기술 연구에 착수했고, 최근 개발 완료단계에까지 도달했다는 것이다.
“로봇 물고기의 크기를 45㎝로 줄이고 대신 3~5마리가 편대를 이뤄 서로 통신하고 기능을 보완하면서 함께 유영하도록 했다는 것이고, 내년 10~11월쯤에는 4대강에 로봇 물고기를 풀어 넣을 계획이며, 또 양산 체제가 갖춰지면 수출도 추진할 방침”이라는 것이 청와대 소식이다.
전문가들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안”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위대한 각하 충고 ‘한 마디’에 닌텐도 기술을 만들어내고, 아직 어느 나라도 만들지 않은 - 아니 전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라는 것이 더 정확한 지적이지만, - 로봇 물고기를 만들어 세계에 내놓다니 놀라운 은혜가 날마다 공덕으로 쌓여가는구나.
앞서 1번에서 보았지만, “2010년 예산 심사 과정에서 로봇 물고기 관련 예산안은 삭제”됐는데, 어떻게 없는 예산으로 물고기 개발이 완료됐다니, 없는 예산을 만들어내는 청와대 능력이 놀랍다. ‘금 나와라 뚝딱 하는’ 청와대 신공이 참으로 놀랍다.
이건 내 지적이 아니라, 환경운동 연합의 지적 사항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대한 환경운동 연합에 대한 지적에 청와대는 무슨 답변을 내놓을지 기대가 된다. 여전히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테지만 말이다.
이명박 손녀에게 줄 쌈짓돈에서 개발비 끌어댔다고 말하지 않을지 몰라.
※ 덤으로 전하는 뉴스거리 한 가지
“환경연합은 또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청와대에서 단양쑥부쟁이를 직접 기르고 있다는 <연합> 보도와 관련해서도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단양쑥부쟁이’를 직접 기르고 있다는 것은 현행법상 ‘멸종위기 2급 동식물을 채취ㆍ포획ㆍ훼손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2천만 원 이하 벌금형’으로 제정돼 있으므로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라고 위법성을 지적했다.” (뷰스엔 뉴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64376)
명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