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분석] ‘북한 이용하면 여권 필패’ 확인돼 |
| ||||||||||||||||||
(내일신문 / 진병기 / 2010-06-21)
이같은 공식은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한국리서치가 공동기획한 ‘지방선거 후 투표자 여론조사’ 결과 분석에서 확인됐다. 국민들은 천안함 사건의 처리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매우 컸다(26.8%)’거나 ‘어느 정도 의도가 있었다(29.9%)’고 보았다. 의심하지 않는 유권자는 38.9%에 불과했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의 사건발표, 이어진 대통령 담화, 한나라당 지도부의 ‘전쟁불사’ 주장을 선거이용 의도라고 본 유권자들은 투표 적극참여 방향으로 움직였다. ‘기권할 생각이었으나 투표에 참여했다’는 유권자가 9.7%였다. 15년만에 가장 높아진 지방선거 투표율의 비밀이 여기에 있었다. 천안함 역풍은 기초단체장과 시의원 영역에서 민주당 압승요인이 됐다. 여당에서 야당으로 지지후보를 바꾼 사람이 1000명 중 161명, 지지후보를 못 정하고 있다가 야당으로 기운 사람이 40명이나 됐다. 반면 여당은 각각 32명과 28명의 지지를 더 얻는 데 그쳤다. 5% 이내로 당락이 갈리는 선거에서 13.9%의 유권자가 야당으로 쏠린 역풍은 한나라당에 시의원 106명 가운데 29명, 구청장 25명 가운데 4명만 당선시킨 참패를 안겨주었다. 시장선거에서도 역풍은 거셌다. 지지층 결집, 기권층·부동층 흡수, 상대방 지지층 공략을 합산해 한명숙(57.6%)은 오세훈(42.4%)보다 큰 효과를 보았다.<표1> 한 후보는 고정지지자가 아닌 층에서 유권자 11.8%를 더 흡수해 오 후보(4.6%)보다 새로 7.2%를 더했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의 10%차 당선이라는 분석을 믿었던 오세훈 후보는 0.6%차까지 추격당해 ‘사실상 패배’를 시인했는데, 이는 한 후보가 7.2%의 역풍효과를 봤기때문이다. ‘안보쟁점은 보수층을 결집시킨다’는 미신도 깨졌다. 지지후보 결집도에서 오 후보는 단지 1.6%밖에 덕을 보지 못했다.
이번 조사에서 ‘북한문제 선거이용=집권세력 필패’를 관철시킨 민심의 흐름도 규명됐다. 민심은 정부공세가 거셀 때 잠복했다가 소강국면에 접어들면 야권지지 의사를 분출했다.<표2> 투표일 2주일~1주일 기간에는 오세훈 후보를 찍겠다고 결심한 유권자가 크게 늘었다(11.3%p 증가). 정부의 천안함사건 조사결과 발표와 대통령 담화 기간이다. 반면 투표일 1주일~이틀 전에는 한명숙 후보를 찍기로 결심한 유권자가 급증했다(5.8%p 증가). 이는 증시에서 하루만에 28조원이 증발하고 민주당이 ‘전쟁 대 평화’ 캠페인을 벌인 기간과 일치한다. 6월 3일 아침 오세훈 당선자는 “제 생애 가장 긴 밤이 아니었던가 싶다”며 “정치인이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늘 큰 소리를 내지만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움직이는 여론이 아니라, 좀처럼 소리를 내지 않지만 한번 소리를 내면 천지가 진동하는 민심이라는 말을 다시 새겨본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집권세력과 보수언론은 천안함 사건에 대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큰 소리를 냈다’. 그러나 ‘천지가 진동하는 민심’은 ‘북한문제 선거이용=집권세력 필패’의 공식을 만들어냈다. 이 공식은 2000년 김대중 정부가 총선 4일전 6·15정상회담을 발표했다가 민주당이 역풍을 맞은 데서 시작됐다. 당시 내일신문 조사결과 야당인 한나라당 지지자는 민주당보다 6.5%p 더 결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이지호 교수는 “이제 안보이슈는 집권당 후보를 무조건 당선시키는 만능 제조기가 아니라는 것을 정치 지도자들은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
![]() | ||||||||||||||||||
|
'서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진파, 천안함 어뢰폭발 아니라고 말한다 (0) | 2010.06.22 |
---|---|
7.28 재보선, 후보 단일화 관련하여 (0) | 2010.06.22 |
[ 특급비밀 ] 전시작전권이 미국에 넘어간 이유 (0) | 2010.06.21 |
미국 국방부가 작성한 천안함 비밀보고서 (0) | 2010.06.21 |
[기사펌] “와보니 더욱 짠하네요”…봉하마을을 찾아 (0) | 2010.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