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방송 류로 북한을 들을 때

자유방송 류로 북한을 들을 때

번호 190586  글쓴이 초모룽마  조회 855  누리 289 (294-5, 19:30:1)  등록일 2010-8-7 01:03 대문 21

‘자유방송’류로 북한을 들을 때 (서프라이즈 / 초모룽마 / 2010-08-07) 나치 치하의 피점령국 사람들에게 <BBC 라디오>는 진실에 유일하게 접근할 수 있던 창구였다. 사람들은 지하에 숨어 BBC를 듣고 뭐가 어찌 돌아가는지 알아냈다. 심지어 독일사람들마저 그랬다. 전쟁 말기, 독일군이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는 총통의 말을 베를린사람들은 믿지 않게 되었다. BBC가 반대로 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BBC는 아직도 팍스 브리태니커를 상징한다. 보도는 깔끔하고 정제되어 있으며 누가 뭐라던 진실을 우선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그 바탕에는 분명 대영제국의 절정기 – 팍스 로마나도 그랬지만 - 에 보여줬던, 아무리 위험천만한 혁명이론가라도 충분히 흡수할 수 있고, 히틀러와 혼자 싸울 때마저 전투에서 지고 있으면 지고 있다고 솔직히 말할 수 있는 어떤 확신 같은 것이 깔려있다. 방송이라면 자고로 제2의 BBC를 꿈꾼다. 2차 대전 때의 전설은 모두가 BBC를 흉내 내도록 만들었다. 대표적인 게 <미국의 소리(VOA)>다. CNN도 있겠고 아… 그리고 우리의 호프 KBS도… 하지만 그 누구도 제2의 BBC가 되지 못했다. “모든 기사와 프로그램은 정확하고 공정하며 균형잡혀야 한다. 차분하고 감정에 치우침 없는 보도 자세를 유지하고 논쟁의 소지가 있거나 선전 선동, 그리고 특정 개인이나 단체, 정부에 대한 비난을 삼간다. 소문에 불과하거나 입증되지 않은 정보에 근거해 작성된 기사가 게재되지 않도록 한다.”  이 강령은 누구의 것일까? BBC? 좆선? 틀렸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라는 듣보잡의 것이다. 강령을 보자니, RFA도 분명… 나치 점령지에 희망을 줬던 BBC처럼 “압제에 시달리는” 아시아에 “진실만을 전해” 주려고 했었나 보다…. 강령만 보자면 BBC가 ‘깨갱’ 할 정도다. BBC도 저렇게 요란하게 강령을 내세우지 않았다. 뭔 얘기냐? 이런 섹시한 강령을 내세우는 자,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한다는 거다. 거 뭐냐, 좆선도 ‘민족정론지’라고 우기고 있지 않나. 텍사스 깡패 부시는 그렇다 치고, ‘새로운 희망’이라는 불리는 오바마의 미국은 9.11 트라우마의 광기를 극복하고 그 압도적 국력에 아깝지 않을 어떤 확신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는가? 아니면, 갈수록 자기 말이 안 통한다고 땡깡만 놓고 신경질 부리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RFA를, 특히 북한에 대한 RFA의 보도행위를 보면 금방 나온다. 다시 말하면, RFA를 통해 현재 미국의 수준과 북한을 바라보는 새로운 희망(!) 오바마의 시각을 알 수 있다. RFA은 미국 의회가 발의하고 대통령이 서명하여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국제방송이기 때문이다. RFA에 들어가 보라. 한마디로 자기들 마음에 안 드는 나라 - 미국 말 듣지 않는 중국, 북한, 미얀마 등 - 를 주로 ‘인권’(체제문제 건들면 내정간섭이라는 얘기를 들으니깐 쫄아서)을 가지고 사사건건 시비 걸며, 이를 위해선 3류 작가 노릇도 마다하지 않는 찌라시 정론 방송이란 걸 알 수 있다. 말하자면, 탈북자들이 만든 한국의 <자유북한방송>의 미국 공인 판인 셈인데, 아주 획기적이게도 북한에 대한 기사의 주요 소스는 ‘관계자’ ‘소식통’ ‘탈북자’ 내지 좆선들이다. 아, 미국 잘못 없다. 정의 수호에 열심이다 보니 이 지경이 된 것뿐이다. 미 의회에 에드 로이스(공화당)이라는 자가 있다. 이 자는 “RFA가 그동안 전제주의 체제를 약화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자뻑했는데 이것만 봐도 “선전선동과 특정 정부에 대한 비난을 삼가는” RFA 강령의 진실됨을 알 수 있다. 로이스가 최근 미국 하원에 RFA를 영구적으로 지원하기로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1994년부터 시한이 다가올 때마다 연장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왔던 걸 아예 영구 존속키로 한 거다. 지난달 30일 발의된 이 개정안에 미국의 희망 오바마께서 곧 서명할 거란다. 거참 시점 절묘하고~ 천안함, 동해 무력시위 직후다. 아무튼. 지금까지 그랬듯이, 영생을 얻은 아시아자유방송의 씹을 거리는 ‘인권’이 될 거다. 대체 ‘인권’이 뭐길래?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 티끌만 탓하는 이 자들이 대관절 북한의 ‘인권’을 뒤져 뭘 얻을라고? 최근 7.26일에 뉴스가 하나 떴다. 한-미 기독교계의 알흠다운 로맨스야 예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이니, 아래 기사에서 주목할 것은 에드 로이스, 그리고 주성하라는 이름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주최하는 워싱턴 횃불대회(촛불이 아닌 것을 주목하라. 귀엽지 않나? - 필자 주)에서… 미 전역에서 인턴으로 참여한 청소년들이… 목회자들과 함께 탈북고아입양법안 통과를 호소했다… 횃불대회에는… 한국 교계 지도자들과 미 주류 교회 대표단 등이 참여했으며,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 김일성대학 출신인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 등이 연설자로 나섰다.” 역설적이지만 교회는 예수의 진짜 말씀 - 진리, 지혜 - 이 퍼지는 걸 막았다. 비판적 이성의 시대가 열리자마자, 즉 예수가 옳게 해석되자마자 교회를 떠나는 자가 부지기수라는 것 자체가 이의 방증이다. 하지만 한-미에서만 유독 교회는 갈수록 기승을 부린다. 가카와 부시(그리고 미국의 희망 오바마 시대의 미국 주류)의 마음속에는 나라를 통째로 봉헌하겠다는 마음 간절하다. 저들의 그 신실함을 절대 의심하면 안 된다! 이런 자들은, 자기들이 믿는 게 절대적 진리라고 여기며 남에게 그걸 강요하는 것도 절대적 진리라 본다. 그게 바로 한-미의 꼴통들께서 북한에 하는 짓이다. 넘쳐나는 ‘자유’방송류를 통해, 것두 진짜 ‘인권’ 때문이 아니라? 평양은 ‘극동의 예루살렘’이었다. 일제시대 평양에만 270개, 북한 전역엔 약 3천 개의 교회가 있었다. RFA에 따르면, 아직도 40만 명이 초기 기독교도들이 로마황제들에 당했듯이 북한당국의 악랄한 탄압을 받으며 지하에서 신앙 활동 중이란다. 아… 얼마나 감동적인가! 십자군들이여, 이교도들 치하에서 신음하는 평양을 회복하라!… 월남한 기독교계는 한국 교계의 핵심이며 이는 다시 미국 정계에 똬리 틀고 있는 근본주의 기독교와 끈적하게 연결된다. 이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면, RFA류들이 거품 무는 ‘인권’ 얘기들의 행간을 읽을 수 없다. 심심풀이로, 미 정부 공인 RFA 등 ‘자유’ 방송들이 쏟아내는 북한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확대 재생산 되는지 예를 들어 보자. 앞서 언급한 것들이 서로 엉겨붙어 빨아주면서 스토리가 만들어진다는 걸 대뜸 알 수 있다.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북한대표팀의 ‘대접’에 대한 보도는 6.24일 처음 나왔다. 물론 미 정부 공인 방송 RFA를 통해서다. 2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가 끝난 후 불과 이틀 뒤다. 마지막 경기는 아직 치르지도 않는 때다. RFA는 예의 ‘탈북자’를 인용, 1966년 8강에 올랐던 북한대표팀도 탄광으로 보내졌으니, 0-7으로 대패한 이번 대표팀에 ‘처벌’ 이외에 다른 대우가 있을 수 있겠느냐고 쓴다. 슬쩍 떠보기와 군불 때기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탈북출신 주성하류다. 1966년에 북한대표팀이 어떻게 처절히 대접받았는지 그럴싸하게 써낸 자들이기 때문이다. (주성하류의 글을 믿는지, 아니면 <천리마 축구단>을 찍은 영국의 다큐 감독 고든이 더 믿기는지는 필자의 옛 글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ports&uid=3610 참고) 북한대표팀의 ‘대우’에 대한 RFA의 후속기사가 나온 것은 7.27일이다. 스토리를 좀 더 실감 나게 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이번에는 ‘북한소식에 정통한 중국인 사업가 ×씨’라는 신뢰도가 무쟈게 높으신, 긴 출처까지 덧붙였다. 차마 ‘아오지 탄광 행’을 쓰기에는 지들도 너무했다 싶었던지 “사상비판”으로 수위를 낮췄다. 절묘한 조율! 이 기사에 대한 두 가지 반응이 흥미를 끈다. 축구에 대한 정치계의 간섭에 관한 한 엄격하기로 이름난 피파에서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반면, BBC를 꿈꾸는 우리 KBS는, 아차, 냄새가 나는 이 소식을 과감하게도 9시 뉴스에 보도한 거다. (언제? 7.28일, 즉 재보선 투표 전날이다.) ▲ ‘김정훈 강제노역설’을 가장 먼저 지면에 올린 2010년 7월 28일자 <조선> 만물상 칼럼 ‘공영’ 방송이신 KBS에서마저 전파를 타자 노친들, ‘거봐라. 그런 대접 받을 줄 알았다’ 하며 즐거워하면서도… 뭔가 허전한 기라. 그래서 좆선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 솜씨를 발휘하여 화끈하게 나섰다. 사상비판이 뭐냐, 최소한 강제노역 정도는 돼야 장사가 되지, 하면서 말이다. 좆선이 카더라를 썼고 이걸 영국의 대표 찌라시 <더 선>이 받아썼고 이것을 이쪽의 연합뉴스, 스포츠좆선 등 각종 정론찌라시들이 ‘영어 쓰는 신문이 보도한 거라네’하며 신이 나서 다시 받아쓴다. 이런 걸 두고 전문용어로 ‘쌍으로 지랄 옆차기’라고 한다. 북한에 대한 소식은 이렇듯 요지경으로 만들어진다.   초모룽마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90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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