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상사화라 불리우는 꽃무릇은 9월중순부터 약1주일간 남도의 산하에 피는 꽃이다.
남도 산하 중에서 고창 선운사, 함평 용천사 그리고 영광 불갑사의 꽃무릇이 유명하다.
정말 오래 전부터 이 상사화를 보고 싶었으나 항상 빠르거나 늦거나해서 볼 수 없었다.
이번에는 시간이 맞을 것 같다. 고창과 함평은 두번씩 가 보았다.
영광을 가서 아름답다는 불갑산 산행도 하고 꽃무릇도 실컷 보자.
아침 10시경에 불갑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벌써 인산인해다.
불갑사 절 입구로 진입하는 길목 낮은 산 밑에 오솔길로 들어 섰다.
아!... 검붉은 꽃잎에 짙은 녹색의 꽃대를한 꽃들 앞에서 모두들 숨을 죽이고 사진을 찍는다.
꽃무릇이 내 눈앞에 펼쳐진다.
꽃무릇은 1개의 몸통 줄기에서 6개의 꽃대로 나뉘고 6개의 꽃잎들이 차례대로 조금씩 시간의 차이를 가지고 핀다.
아마도 꽃무릇은 키 큰 나무들 아래 그늘과 계곡 물가 습지 진 곳에서 많이 자생하는 듯 하다.
그늘과 꽃잎에 비치는 햇살과 꽃잎이 조화를 이뤄 환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불갑산 향일암 산행 코스를 동백골에서 연실봉 그리고 구수재를 지나 다른 동백골로 내려와 불갑사를 구경하는 코스로 결정했다.
약 3시간 코스인데 꽃구경하느라 4시간 걸렸다.
절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저수지가 나오고 그 옆 산자락이 온통 검붉은 꽃무릇이다.
여행객은 그 아름다움에 탄성도 지르지 못하고 순간 마비가 오는 느낌을 갖는다.
갈 수 없는 저수지 건너편에도 붉은 꽃이 여행객에게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수면에 다시 옅은 빨간색의 꽃이 반사해 보인다.
동백골에서 연실봉으로 향하는 계곡으로 산행은 계속된다.
상사화축제가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탓인지 많은 산악회에서 산행을 하는 듯싶다.
바위 계단을 올라가지만 힘들지는 않다.
주변에 있는 고운 상사화를 보고 가는데 피곤할리가 없다.
꽃무릇 3개가 엉킨 채 한꺼번에 꽃을 피웠다.
감탄에 또 감탄할 수 밖에...
빈 손으로 오르는 짝이 30분 산행 후 힘들어 한다.
꽃이 예쁜지 마눌이 더 예쁜지?...
그래도 죽을 때 같이 죽겠노라고 한 나의 마음은 아직은 변하지 않았는데...
아마 꽃무릇은 번식력이 대단히 강한 모양이다.
바위 틈에서도, 이름 모를 풀잎 사이에서도 우후 죽순처럼 피어 올라 온다.
연실봉에서 하산하여 구수재쪽으로 향했다.
30여분 능선을 타고 하산하니 구수재에 위치한 이정표가 나온다.
아래 사진 위치가 함평 용천사와 영광 불갑사 길로 나뉘어지는 삼거리다.
이 구수재에서 동백골로 내려 가는 계곡 길이 상사화가 군락을 지어 피어있는 곳이다.
계곡 길로 15여분을 하산하니 다시 꽃무릇이 온통 천지에 깔려 있다.
바쁠 것 없으니 쉬어가기로 했다.
언제 어떻게 또다시 이 꽃무릇의 장관을 볼 수 있으련지...
왠지 밀짚모자에 노란 손수건을 올려 놓고서 상사화를 보고 싶다.
등산 안내도대로 붉게 표시된 부위가 꽃무릇 군락지이다.
불갑사입구-절 우측산행 길-저수지부위-동백골-연실봉-구수재-동백골-불갑사 (3시간 코스)
정말 죽기 전에 불갑사 상사화 원없이 잘 보았다.
산행이 끝나고 점심으로 주차장 근처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을 주문했다.
반찬이 23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