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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 왈, '암초 충돌의 가능성은 있는가 ?'

순수한 남자 2010. 10. 20. 10:02

탱자 왈, '암초 충돌의 가능성은 있는가 ?'
번호 208320  글쓴이 독고탁 (dokkotak)  조회 2445  누리 629 (629-0, 30:84:0)  등록일 2010-10-19 14:10
대문 38 [천안함] 


지진파 분석, ‘암초 충돌의 가능성은 있는가?’
사고가 한 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부터 오는 오류


(서프라이즈 / 신상철 / 2010-10-19)


탱… 탱자님께서 시사인 기사(‘공중음파 원자료, 학계에 공개해야’)를 인용하여 지진파에 관한 질문을 주셨습니다. 사실 지진파와 공중음파 등과 관련하여 깊은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여 깊게 고찰할 기회가 없었는데, 탱자님의 질문을 계기로 ‘혹시 답변할 건덕지가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들여다보니 상식 수준에서 답변 정도는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탱자 왈, “암초 충돌의 가능성은 있는가?”

TNT 규모 산출에는 조심스러워하던 전문가들은 하지만 “암초 충돌의 가능성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지진연구소 김소구 소장은 “암초일 가능성은 0.01%도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인공지진, 자연지진, 암초 충돌 지진은 파형 자체가 다르다. 암초에 충돌했다면 셰어 모션이 나오면서 파형의 움직임이 표시 난다”라고 말했다.

극지연구소 박민규 책임연구원은 “남극에서 빙산이 암초에 부딪혀 조각날 때, 수중에서 음파는 잡혔지만, 육지에 가까이 있는 세종연구소에서는 전혀 음파가 잡히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람선이 빙산에 충돌해 바닥이 긁히고 침몰하는 경우 등의 파형을 살펴보면, 지금 공개된 파형과 스펙트럼이 다르다. 긁히는 것은 너무나 독특하기 때문에 표시가 난다”라고 말했다.

나정열 한양대 명예교수도 “암초에 부딪혀서는 이런 에너지를 만들 수 없다”라고 말했다. 연세대 홍태경 교수 연구팀은 천안함이 전속력으로 항해하다가 암초에 부딪혔다는 가정 아래 발생되는 에너지의 최대치를 구해봤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계산 결과 암초 충돌 에너지 최대치가 ‘규모 -0.5’ 정도로 나왔다. 이것은 규모 1.5에 비해 10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크기다. 상식적인 오차범위를 벗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2. 탱자 왈, “공중음파는 버블제트의 증거인가?”

지자연은 민주당 노영민 의원실에 보낸 자료에서 “관측 신호로부터 폭발 원인을 직접 알 수는 없으나, 만약 내부 폭발이라면 1.1초 사이에 2번 폭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 그러나 공중음파 신호 양상으로 볼 때 외부 폭발일 가능성이 높음”이라고 답변했다. 같은 자료에서 “기뢰 또는 어뢰가 천안호 하부에서 폭발한 경우, 수면 아래 10m 지점에서 폭발한 것으로 가정하고 공중음파 신호로부터 레일리-윌리(Rayleigh-Willis) 공식을 이용하여 계산한 폭발력은 약 260kg의 TNT 폭발에 상응”한다고 했다.

   
ⓒ자료:지질자원연구원
3월26일 밤 9시21분58초께 관측된 공중음파. 천안함 침몰과 관련이 있다. 관측소에서 남서쪽 219° 방향이다.

이 부분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소 논란이 있다. 공중음파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 음파의 성격은 더 연구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진연구소 김소구 소장은 “레일리 윌리 공식이라는 것 자체가 버블 펄스(물속에서 폭발이 있었을 때 가스가 수축 팽창을 반복하면서 나오는 파장)가 있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계산하는 것”이라며 “관측된 공중음파의 정체가 과연 버블 펄스인지는 단정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버블 펄스라기보다는 ‘소닉 붐’(음속폭음)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만약 버블 펄스가 아니면 TNT 260kg이라는 계산도 의미가 없어진다.

 
ⓒ자료:지질자원연구원(부분 편집)
위 4개 파형은 지진파, 아래 11개 파형은 음파다. 음파 모양은 2개의 봉우리로 보이지만 버블제트 파형인지는 논란거리다.


출처 : 시사인, '공중음파 원 자료, 학계에 공개해야'


사고가 한 번이라 판단한 것으로부터 오는 오류

해당 기사에서 ‘암초 충돌의 가능성은 있는가?’라는 질문을 구체적으로 풀어서 쓰면 ‘21시21분58초에 발생한 사건이 암초 충돌인가?’로 풀어쓸 수 있습니다. 즉, 사고는 단 한 번 21:21:58에 발생한 사고인데, 그 사고가 암초 충돌인가를 묻는 것이고, 그에 대해 지진파와 공중음파를 근거로 따져본 것입니다.

그것은 설정부터 잘못입니다.

저는 분명히 사고가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며, 제1지점에서의 제1사고, 제2지점에서의 제2사고로 나누어 접근해야 한다고 누누이 주장하였습니다.  

  • 제1사고 : 좌초(모래톱) : 21시 16분 이전 발생 : 선저하부 손상 및 침수 유발
  • 제2사고 : 충돌(미상함) : 21시 21분 58초 발생 : 선체크랙 발생 및 절단 침몰

따라서 기사내용과 같이 21시 21분 58초에 발생한, 두 번째 사고는 분명히 ‘좌초’도 ‘암초 충돌’도 아닙니다. 저는 ‘충돌’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 주장과 비견해 보려면 21시 21분 58초에 발생한 지진파와 공중음파가 ‘폭발’에 의한 것인지 ‘충돌’에 의한 것인지를 따져보는 것이 옳습니다.

이왕지사 지진파와 공중음파에 대해 관심을 가진 김에 제1사고와 제2사고와의 연관성을 유추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제1사고 : 백령도 서남 해역 저수심 지역 모래톱에 좌초 - 약한 충격음 발생

해군 스스로 최초로 작성한 ‘최초 상황관련 일지’에 의하면 21:15 최초상황 발생을 보고합니다. 이 최초 상황은 함장이 함대에, 함대가 사령부에 모두 ‘좌초’로 보고되었으며 함대는 해경에 ‘좌초 통보 및 구조요청’을 합니다.

좌초 구조요청을 받은 해경은 그들의 첫 상황보고서에 ‘해군함정(772,천안함) 좌초 발생보고’라 적시하였고 그에 따라 해경 501함을 현장으로 급파하였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최초 해군이 사고발생 시간과 관련하여 하루가 다르게 번복을 거듭하자 보다못한 해경 김병일 경비과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21:15 좌초하였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브리핑하고 보도자료까지 배포한 바 있습니다.

21시16분, 백령도 방공 33진지에서는 ‘폭음’을 청취합니다. 이 폭음은 정황상 천안함이 모래톱에 좌초할 때 발생한 충격음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적막강산이었을 백령도의 밤시간에 천안함의 최초사고가 존재하고 폭음이 청취 되었다면 그 둘이 관련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기 때문입니다.

제1사고의 존재에 대해서는 천안함 함미 함수가 분리되는 사고이전에 해저지반과 접촉한 사고가 있었다는 러시아 조사결과뿐만 아니라, 합참이 최초사고 시간인 21:15분에 ‘ㄴ’을 그려넣어 21:45로 조작을 했다는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이르기까지 여러 경로로 입증되며, 그러한 내용이 보도된 바 있습니다.

2. 제2사고 : 인근 47m 수심 해역 - 미상함과 충돌 - 충돌음 및 선체절단파열음 발생

9시21분58초, 천안함은 거대한 충돌음이 발생한 후 선체가 절단되고 백령도 지질자원연구소(지자연)에서는 지진파와 공중음파가 잡힙니다. 천안함에서 두 번의 굉음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서도 알려진 바 있습니다.

그런데 지자연에서 제공한 위의 파형 자료를 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보다 상세하고 전문적인 견해는 그 분야 전문가에 의뢰를 해야 하겠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접근해 보겠습니다.)

천안함 사고에는 거대한 소리 즉 굉음이 두 번 발생하였습니다. 그런데 지진파의 경우 첫 번째 파는 진폭이 크나 시간은 짧은 반면, 두 번째 파는 진폭은 작으나 시간이 길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즉, 첫 충격량은 크고 두 번째 충격량은 적다는 걸 의미합니다.

한편, 음파를 보면 첫 음파는 약하고 짧으나 두 번째 음파는 첫 음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고 길게 나타납니다. 즉, 첫 번째 음파보다 두 번째 음파가 더 크고, 더 오래 지속되었다는 뜻입니다.

이 지진파 분석을 근거로 그것이 ‘폭발’에 합당한지, ‘충격’에 합당한지 따져보겠습니다.

(1) 폭발이라면 :

260kg TNT가 폭발하는 순간의 충격량이 가장 크므로 지진파, 음파 모두에 있어 첫 파형이 크게 잡혀야 할 것입니다. 천안함 사고에서 중어뢰 폭발보다 더 큰 충격량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첫 폭발 후, 두 번째는 버블제트라 치더라도 그것은 거대한 버블의 생성일 뿐이고 배를 들었다 놓아 부러뜨리는 역할은 하겠지만 지진파로 잡힐 수 있는 충격량이 260kg TNT에 견줄 수는 없을 것입니다.   

(2) 충돌이라면 :

첫 굉음은 충돌 시 발생하는 소리일 것이며, 두 번째 굉음은 철판이 찢어지는 소리였을 것입니다. 충돌 시 발생하는 ‘쿵’하는 소리는 충격량은 큰 반면 소리는 둔탁하였을 것이고, 철판이 찢어지는 ‘쨍’하는 소리는 충격량은 적지만 소리는 날카로운 고음의 소리였을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천안함이 보여주는 파형은 ‘폭발’이 아닌 ‘충돌’의 파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을 것입니다.

1파와 2파에 있어 지진파와 음파의 양이 서로 상반되게 나타나는 현상, 이것을 달리 예를 들어 본다면, ‘훅’ 한 방 날리는 것과 ‘귀싸대기’ 때리는 것의 차이라고 할까요. ‘훅’은 소리는 적지만 충격량이 큰 반면, ‘귀싸대기’는 소리는 요란하지만 충격량은 상대적으로 적은, 그런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천안함에서 발생한 두 번의 굉음이 지진파와 음파에 있어서 서로 상반되게 나오는 메커니즘이라 추론합니다.

 

신상철


덧글 : 지진파에 대한 식견의 모자람으로 인하여 추론으로 그치려 합니다. 이러한 문제제기를 통하여 지진파에 대해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 주신 ‘탱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문제에 관하여 보다 전문적인 분석이 가능하신 분들의 조언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08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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