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노무현!… 다시 부는 뜨거운 열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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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인터넷상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어록과 동영상 열풍이 다시 뜨겁습니다. 특히 ‘민주평통 연설’과 퇴임 후 ‘군 선임병과의 만남’, 기름유출 사건에 대한 ‘돌발영상’ 등 3개의 영상은 각 포탈 게시판과 카페, 트위터 등을 통해 널리 회자되고 있습니다. <사람사는 세상> 홈페이지에 올라온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관련 영상도 하루 만에 2만여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06년 12월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로 유명한 민주평통 연설에서 노 대통령은 “군대 작전 통제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어 놓은 군 수뇌부는 직무유기 아니냐”며, 자주국방을 위해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퇴임 이후 봉하마을에서 군대 선임병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는 또 다른 영상에는 “대통령 중에 사병 출신이 노무현 대통령뿐이라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았다”는 의견도 달렸습니다. 2007년 12월 삼성중공업의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건 현장을 방문한 대통령님의 ‘돌발영상’도 다시 주목을 받았습니다. 노 대통령은 당시 상황을 보고받으며 해양경찰청장이 나쁜 날씨로 복구가 어렵다고 하자 “그런 게 어딨냐”고 지적한 뒤, “날씨가 나쁜 경우에도 장담을 해줘야 국민들이 안심을 한다. 그런 각오로 막아야 한다”고 말해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트위터에서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투표가 올라왔습니다. 한 트위터리언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투표에 노무현 대통령이 57%, 김대중 대통령이 30%로 두 전직 대통령이 무려 87%의 높은 득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열풍에는 한 가지 우려도 있습니다. 인터넷상에 도는 ‘밀덕후(밀리터리 매니아) 노무현’이란 키워드가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는 국방개혁을 통해 전력증강성을 이루고자 했던 대통령님의 업적을 나열한 것입니다. 그런데 일부는 사실과 다른 내용도 있고, 보기에 따라서는 호전적인 지도자로 비춰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가져가라고 애걸했던 전작권 회수를 2009년에서 2012년으로 늦춤”이란 내용은 완전히 잘못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노 대통령의 ‘평화’에 대한 의지는 강고하고 분명합니다. 외교와 국방의 모든 중심은 ‘평화’였습니다. 참여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국방개혁 2020’의 핵심은 육군의 기동화 및 해·공군력 강화, 첨단정보화 등을 통한 전력증강과 강군 육성입니다. 대통령님은 이와 함께 전작권을 회수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를 스스로의 힘으로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확고히 밝혔습니다.
2005년 3월 8일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도 이러한 흐름 속에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님은 자주국방의 중요성을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강조했습니다. “100년 전에도 우리는 평화를 추구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었던 우리의 평화주의는 그야말로 무의미했습니다. 우리 땅에서 일본과 청나라, 그리고 러시아가 전쟁을 벌이는 동안에도 우리는 그저 지켜봐야만 했고 마침내 나라마저 강탈당하고 말았습니다.” 같은 해 7월 12일 해병대훈련소에서 하신 연설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 연설은 다음 아고라 추천베스트 1위에 올랐습니다. 이 연설에서 대통령님은 “나는 국군통수권자로서 여러분들에게 전쟁에 출정하라고 명령하지 않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고 있다”며, “그러나 대한민국 국군이 없으면 대통령이 아무리 외교를 잘하고 정치를 잘해도 평화를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이순신 장군도 난중일기에 ‘내가 하는 모든 준비가 무효가 되길 바란다’라고 적었다” 등의 뜨거운 반응과 함께 “항공잠바 포스가 굉장하다” 같은 댓글을 달았습니다.
노 대통령의 철학과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어 중의 하나가 ‘균형’입니다. 국토발전도 균형, 외교도 균형, 대 언론관계도 균형. 만약 우리 사회에서 검찰과 언론이 제 역할을 하면서 약자로 몰렸다면 대통령은 단연 그들을 위해 싸웠을 겁니다. 그만큼 균형을 중시 여겼습니다. ‘국방개혁 2020’도 육군 중심인 국군을 해·공군력 강화를 통해 균형을 맞추고 전체 전력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외교에서 ‘동북아균형자론’은 이리저리 얽힌 주변 열강 사이에서 우리의 안보를 실현하고, 나아가 동북아 전체를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국방개혁 2020’은 그 열강들의 틈바구니에서 당당하게 평화를 수호하는 적극적 수단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렇게 ‘균형 외교’ ‘강한 국방력’으로 열강과 당당히 어깨를 겨룰 때, ‘평화를 제대로 지킬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열강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미 핵 항공모함의 서해 상 한·미 연합훈련으로 중국과의 갈등까지 깊어지고 있습니다. “100년 전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었던 우리의 평화주의는 그야말로 무의미했다”는 대통령님 말씀이 절절하게 다시 다가오는 때입니다.
2010년 12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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