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와 복제연구는 엄청난 잠재력 있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뮤라드 박사
“많은 저항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기세포와 복제연구는 대단히 중요한 분야입니다. 다만 지극히 초기단계에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나타날 수 있고 여러 가지 비난에 봉착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줄기세포 복제는 생명공학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줄기세포와 복제연구가 가시적인 성과를 이룩하려면 15~20년이 걸리겠지만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엄청납니다. 이 두 연구가 인류에 주는 이점은 일반 생명공학의 의약품이나 치료약이 주는 성질과는 좀 다른 성격입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이틀간 연세대가 주최한 ‘연세노벨포럼’에 참석한 페리드 뮤라드(Ferrid Murad)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는 “줄기세포연구와 복제연구가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차세대의 중요한 부분인 만큼 슬기로운 지혜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뮤라드 박사는 이번 ‘연세노벨포럼’에 참석한 5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 가운데 루이스 이그나르(Louis Ignarro) 박사와 함께 1998년 공동으로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뮤라드 박사는 텍사스 대학의 의과대학에서 생물학과 약학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 인내성을 갖고 연구를 계속해야” 한편 뮤라드 박사는 “줄기세포와 복제연구는 조직대체용 세포생성, 유전자치료 벡터효과, 약물전달체계 기여 등 의학적 응용 외에도 생물공종, 농작물과 가축 등 식량난 해결에도 잠재력이 대단히 큰 분야”라고 설명하면서 “과학의 연구기회가 어떤 방법으로든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언급하면서 “한국은 줄기세포 연구나 생명과학 연구결과가 하루 아침에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 측면이 많았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이 두 연구는 인내심과 긴 시간을 요하고 연구개발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가시적인 성과만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충고다. 그는 “그리고 생명과학은 아무리 훌륭한 발견을 했다고 해도 그것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분야”라며 “복제양 돌리가 복제의 가능성을 열어준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그 연구가 인류에게 어떠한 식으로 실질적인 혜택을 줄 것인지는 더 숙고하고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명과학과 윤리문제에 대해 그는 “과학의 세계는 너무 모르는 것이 많고, 어떻게 보면 과학자만 아는 세계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모든 과학자가 아니라 담당 과학자만이 아는 세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논란이 많을 수 있다. 이럴 때는 혼자서만 결정하려고 하지 말고 좀더 논의와 토론을 통해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생명과학의 경우 대부분의 논란이 유전자 치료에서 나오는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너무 앞서다가 환자에게 치명적 손해를 입혔고 그래서 혹독한 비난을 받기도 했다”고 지적하면서 “기본적인 시스템을 지키고, 충분한 임상을 거친 후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뮤라드 박사는 강조했다. 그는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은 오래 가지 못한다”며 “유능한 교사에게 혜택을 주어 학생들에게 흥미를 유발시키는 교사를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학생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항상 좋은 답변자가 돼준다면 학생들은 자동적으로 이공계로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아침에 성과를 얻으려 하지 말라”
한편 뮤라드 박사는 자수 성가형의 과학자로 유명하다. 밤잠을 자지 않고 겹치기로 일을 하며 학위과정을 마쳤고, 또 특이한 직장경험도 했다. 알바니아 이민 2세로 인디애나주 휘팅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의 식당에서 설거지나 식사주문, 카운터 일을 봤다. 손님들의 주문액수를 암산하여 계산서와 맞춰보는 게임으로 지루함을 달래기도 했다.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부모는 교육을 항상 강조했고 자식들도 부모처럼 중노동을 하지 않으려면 상당수준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악착같이 공부했다. 중학교 2학년 수업시간에 장래 희망 세 가지로 의사, 교사, 약사를 써냈는데 결과적으로 그는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이루었다.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과정을 마친 뒤, 웨스턴 리저브 대학의 의학박사-이학박사 복수 학위프로그램에 지원, 2개 학위를 취득했다. 세포 간 신호전달체계를 연구하면서도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임상의학 과정을 모두 밟았다. 다섯 자녀를 둔 그는 가족 부양을 위해 주 2회 산부인과 분만실에서 밤새면서 일을 하기도 했지만 일을 마치면 실험실로 직행했다. 어려운 문제를 풀고, 새로운 원리를 알아내는 데 희열을 느꼈고 무조건 노력했다. 어려움 속에서 자수 성가한 학자 직업도 다양하다. 미 국립보건원(NIH) 심장연구소 임상연구원을 시작으로 33세 때 버지니아 주립대 조교수로 스카우트됐다. 스탠퍼드 대학 시절까지 18년간 대학교수로 일했다. 애보트(Abbot)사 부회장 겸 연구소장으로 기업 경험을 한 후에는 직접 생명공학 회사를 창립하기도 했다. 1997년, 텍사스 휴스턴 대학에 개설된 생물•약리학•생화학 통합 기초과학부와 의과대 임상약리학부의 겸임부장으로 대학에 돌아왔다. 세포들 사이의 의사소통방법을 연구하던 중 산화질소의 신호전달 역할을 밝혀 1998년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니트로글리세린은 100년 넘게 협심증 치료제로 쓰였으나 작용기전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뮤라드 박사는 니트로글리세린의 혈관 이완효과가 이로부터 유리된 산화질소의 효소 활성화 작용 때문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이는 공동수상자인 퍼고트 박사와 이그나로 박사의 연구성과와 합쳐져 비아그라 개발의 이론적 근거가 됐다. 산화질소의 역할은 고혈압, 선천성 심장병, 동맥경화증 등 심혈관계 질병에 국한되지 않는다. 뮤라드 박사는 세포이식, 위장운동, 줄기세포 증식 및 분화, 유전자 조절, 상처치료, 암 등 다양한 활용분야를 예상하며 현재도 응용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연구논문이 7만7천여 건, 관련 업체가 30여 개에 이를 만큼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다. /김형근 편집위원 hgkim54@hanmail.net | ||||
2006.09.20 ⓒScience Times |
출처 : Again 황우석
글쓴이 : 올빼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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