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빠가 된 사연 |
번호 337565 글쓴이 버스기사 (m23137466) 조회 339 누리 332 (332/0) 등록일 2007-6-23 18:42 | 대문 2 톡톡 0 |
저는 2002년 대선 때 민노당 권영길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저의 정치적 성향은 집안 대대로 야당 편이라 알게 모르게 집권 여당보다 야당 쪽에 기울었습니다. 노모의 영향이 컸죠. 저의 어머님께선 제가 판단하기에 여자 김두환이랄까요? 그런 편입니다. 보수적이면서도 불의를 보면 못참는 그런 성격이시죠. 저의 여동생이 초등학교 교사인데 오래 전 한 학부모가 저희 집에 찾아 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학부모가 인사차 왔다면서 쌀 한가마를 가지고 왔던 모양입니다. 저의 어머닌 그 자리에서, "몸만 와도 될 것을 왜 이런 걸 가져왔냐. 내 딸을 바보 선생으로 만들거냐."면서 당장 가져가라면서 호통을 치실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여든이 넘으셨지만, 지금보다 좀 젊었던 60대 땐 버스를 타고 가시다 당신보다 늙으신 분이 타면 자리를 양보할 정도로 주위 젊은이들을 당황하게 만드시곤 했답니다. 이제는 버스를 잘 오르내리지 못할 정도로 몸이 쇠약해 지셨지만, 마음만은 아직도 청춘의 기백을 지니신 그런 저의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선거철이 되면 항상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여당보다 야당을 찍어라. 대통령 쪽은 야당보다 힘이 쎄다. 야당이 너무 약하면 독재가 된다. 박정희를 봐라. 박정희같은 독재를 막으려면 야당에 힘을 줘야한다." 2002년 어머님은 결국 이회창 야당후보에게 표를 줬습니다. 저는 이회창보다 권영길을 택했습니다. 티비 토론을 보면서 저의 마음을 움직인 사람은 권영길후보였습니다. 선거 결과는 현재의 노무현 대통령이 되셨고, 저는 그 결과를 승복했습니다. 경쟁에서의 결과 승복은 민주주의에 대한 예의라고 평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지하지 않았지만 노무현 당선자는 이후 대한민국의 16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송. 만. 기' 저를 노빠로 만든 당사자입니다. 지금도 그를 생각하면 속이 부글부글 끓습니다. 백주 대낮에 한 국가의 영부인을 모욕하는 장면을 보고 참을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아무 잘못도 없는 영부인을 인격적으로 모독할 수 있는지 도무지 상식적으로 받아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지않아도 부당한 비민주적 방법으로 탄핵을 일삼은 무리들의 사주를 받은 일개 노래쟁이가 아무 힘도 못쓰는 대통령을 가둬놓고 그것도 모자라 영부인까지 비하하며 대학을 안나왔니, 역대 대통령의 부인들이 이대를 나왔니, 국모로서 자격이 있니없니 하는 청맹과니의 발악을 보면서 저는 그대로 앉아있기가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이후 저는 '대선자객'으로 유명했던 'Live is'를 알게되었고 그곳의 의병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할 수 있던 것은 고작 게시판에서 Reply를 겨우 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차츰차츰 '인간 노무현'을 다시 보게되는 계기가 되었고, 단지 지역주의의 편향만으로도 나의 고향 부산의 명문학교 '부산상고'를 졸업한 그를 왜 찍어주지 않았던가 하면서 후회도 했습니다. 매일 울분을 참아가며 'Live is' 의병들의 활동에 박수치며 저의 부끄럼을 달랠 뿐이었습니다. 할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플래쉬로 만든 작품을 보고 감동 받은 후 저도 그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컴맹이었던 저는 혼자 어렵게 시간을 투자해가며 공부를 했습니다. 회사에서 퇴근하자마자 묻고물어서 여러 날 끝에 어둠의 경로로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배웠습니다. 만들면서 얼마나 울었던지, 그리고 이것이 대통령 내외분께 얼마나 힘이되어 줄지 몰랐습니다.
이후 서프라이즈와 노사모도 알게되었고 특히 서프에서 저보다 더 의롭고 올바른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음을 알고 저절로 노빠가 되어버렸습니다. 4.15 총선땐 이곳 시골에서 열린우리당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드물게도 강길부 열린 우리당 후보가 이곳 한나라당 텃밭에 유일하게나마 씨를 뿌리게 된 것이 얼마나 기분 좋았는지 아실 겁니다. '너흰 아니야'는 우리 아이들의 애창곡이 되었고, 헌법 제 1조는 저의 집 가훈이 되었습니다.
탄핵이 무효화되고 총선 이후 다수당이 된 열린우리당에게도 개혁 부진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만 결국은 엊그제같은 민주주의가 죽는 그런 날을 맞이하게 되니 실로 통곡할 일입니다. 그러나 우린 갑니다. 우린 이깁니다. 호랑이 눈으로 소처럼 우직히 걸음걸음 수구의 무리를 깨치기위해 또 걸어가야 합니다.
진심으로 합시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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