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박사님

황우석 연구원들이 말하는 '황우석 팀' 최종

순수한 남자 2007. 7. 11. 08:50
황우석 연구원들이 말하는 '황우석 팀' 최종
번호 31328  글쓴이 노피디 (kbsnkj)  조회 2717  누리 2098 (2182/84)  등록일 2007-7-10 09:46 대문 33 톡톡

2006년 1월12일 서울 프레스 센터. 프레스 센터 생긴 이래 가장 많은 기자가 왔다고 할 정도의 무수한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마지막 기자회견을 하던 황우석 박사는 끝부분에 이런 말을 남겼다.

 "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희는 미즈메디 병원과 무관하게 저희 연구팀 자체의 노력에 의하여 최근 세계 최초로 인간의 면역유전자가 주입된 무균미니돼지의 체세포 복제를 통한 줄기세포의 배양에 성공하였고 최종단계인 테라토마 확인실험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황우석, 2006.1.12 프레스센터)

무균돼지의 줄기세포 배양. 황 박사는 이 기술이 인간 줄기세포 배양과 동일한 과정이니만큼 자신들의 원천기술 보유력에 대해 제대로 평가해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언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 MBC뉴스데스크(2006.1.12)

  " 새 성과 맞나?" (MBC)

 " 본질 무관한 설익은 연구성과 또 흘리기 지적 " (연합)

 " 또 뒤집기 시도? " (국민)

 " 진정한 원천기술은 황우석의 변명기술 " (프레시안)

 

"논문이 나와봐야 알지" "진짜라고 해도 동물복제 기술일 뿐이야" 이런 혹평을 등뒤로 하며 황우석 연구팀은 조용히 사라졌다. 관악 캠퍼스에서 짐을 꾸려 서울 구로동으로, 다시 경기도 용인으로...황우석 팀에 합류한 연구원들의 석사논문까지 서울대가 다시 검증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사람들은 혀를 찼다. "이젠 연구원들까지 해체되겠구먼" 그리곤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그로부터 1년 후. 

"돼지 줄기세포...심화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07년 2월. 국회 세미나 발표자리에서 김 수 연구원은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들이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연구 성과 중 일부를 공개했다. 무균돼지 줄기세포 연구. 황 박사가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바로 그 연구였다.

 " 저희가 수립한 줄기세포는 오랜 시간 배양후에도 동일한 염색체 수와 벤딩패턴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배아줄기세포의 미분화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일정하게 분화시킨후 이게 여러조직으로 분화가 가능하다는 분화능도 역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저희가 사용한 체세포와 이를 통해 만들어진 줄기세포간의 염색체 10곳의 위치상의 서열을 분석해볼 결과 100% 동일한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 수 연구원, 2007.2.10 국회세미나)

줄기세포의 3가지 조건(스스로 분열증식, 미분화상태유지, 조건이 주어지면 특정세포로 분화)을 만족시키는 돼지 줄기세포를 갖고 한층 더 나아간 연구를 하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연구팀에서 인간에게 유용한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복제동물 연구가 다양한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학술지의 심사를 받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 (동물복제는) 현재 사용중인 값비싼 물질을 대체하여 신약을 만드는데 이용될 수 있을겁니다." "논문이 작성되거나 이미 심사를 받는 것도 있고, 그 중 일부는 1년 이내에 발표되기를 희망하는 것도.."  (김 수 연구원, 2007.6.21. AP통신 인터뷰)

현재 황우석 연구팀은 인간 난자를 이용한 연구를 할 수 없다. 사이언스 논문 취소 이후 연구자격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각도의 동물복제 관련연구는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치망순역지(齒亡脣亦支 :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

"장기이식용 무균돼지는 어쩌면 배아줄기세포보다 더 실용화가 앞설 분야"

 예전부터 황 박사가 강조해온 말이다.

▲ KBS9시뉴스(2006.1.13)

 그는 눈 코 뜰새 없던 예전 그  시절에도 무균돼지 출산 시술만은 반드시 자신이 제 1집도를 해왔다. 신장이나 간 등 장기이식에 대한 기증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형편에서 미니 무균돼지는 장기의 크기가 사람과 비슷해 유력한 장기이식용 동물로 연구되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면역돼지 연구를 수행해왔다. 미국 만 해도 만성 장기질환환자 중 매년 6,000명 이상의 환자가 장기이식을 받아보지도 못한 채 사망하고 있으며 일부 후진국에서는 신장 등의 장기밀매와 범죄행위가 이어지고 있어 국제적,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장기 질환자를 돌보는 비용이 미국에서만 매년 약 100억 달러 이상의 막대한 경제적 지출을 하고 있어, 장기 부족은 세계적으로 심각한 의료복지의 쟁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4년 영국의 데프 형질전환 돼지, 2002년 미국의 알파 갈 형질전환 돼지, 그리고 2003년 미 하버드 대 연구팀의 세계 최초로 돼지 신장을 원숭이에게 이식해 30일~81일간 생존시킨 연구는 모두 이런 맥락에서 진행돼왔다. 

이런 경쟁선상에서 황 박사팀의 돼지 줄기세포 수립이 가지는 핵심의미는 효율성 증진에 있다. 줄기세포를 통하면 면역거부 반응을 극복하기 위한 기초연구를 보다 쉽게 좀더 다양하게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 KBS9시뉴스(2006.1.13)

 김 수 : " 사람에게 장기를 제공할 수 있는 유전자가 들어있는 복제돼지를 만드는데는 한계가 있어요. 효율성이 떨어지는데 줄기세포를 가지고 하면..." 

기자 : 줄기세포로 무균돼지를 희생하지 않고도 유전자 조작 등 각종 이식실험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장기 이식연구의 관건은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할 때 일어나는 복잡한 면역거부반응(초급성, 급성, 세포성, 만성)을 극복하는 문제. 이는 그만큼 다양한 유전자 조작과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실험을 할 때마다 쓰여지는 미니 무균돼지를 체세포 복제기술로 얻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다. 또 그렇게 해서 태어난 돼지를 무균상태로 관리하는 건 더욱 값비싸고 힘든 과정인데, 이런 문제점을 세포 차원의 연구가 가능한 무균돼지의 줄기세포 배양을 통해 해결한다는 것이다.

"돼지의 줄기세포주가 확립됐다면 세계 최초의 일로 상당한 연구성과이며 이종장기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 (엠젠바이오 허기남 이사. 2006.1.12 경향신문 인터뷰)

"바이오장기가 임상에 적용된다는 가정 하에 현재 장기이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를 고려한다면 시장규모는 40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 (한국생명과학연구원 한용만. 바이오 장기 산업의 현황과 전망)

연구의 의미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당시 일부 언론은 '무균돼지는 면역거부반응을 극복해야하니만큼 아직은 지켜볼 일'이란 반응을 보였다. 면역거부 반응을 극복해야하니만큼 황 박사팀의 '무균돼지 줄기세포'가 더 큰 가치를 지닐 수 밖에 없었는데도 말이다.

 와신상담(臥薪嘗膽 : 섶에서 자며 쓰디쓴 곰쓸개를 핥다)

돼지 줄기세포 연구성과가 공개될 때 언론의 평가는 단호했다. 그건 동물 복제의 성과일 뿐, 인간 줄기세포 논란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줄기세포 논란의 본질과는 무관한 설익은 연구성과" (연합)

"인간 배아 줄기포가 아니기는 하지만 사실이라면 상당한 업적인데 하지만 설익은 연구성과로 본질을 흐리려 게 아니냐 하는 지적이 즉각 나왔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사람의 복제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으로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KBS 9시뉴스)

그러나 이러한 평가야말로 '줄기세포 논란의 본질'과 무관하다는 생각이다. 황우석 팀이 줄기세포 배양기술을 갖췄다는 것은, 노성일 이사장의 미즈메디 병원이 체세포 핵이식 기술을 갖췄다는 것과 마찬가지 의미. 줄기세포 수립의 전과정을 원스톱으로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의 백그라운드(발생학)을 뛰어넘는 배양기술의 확보를 타분야 연구원 빼오기로서가 아니라 자체적인 노력에 의해 갖췄다는 것이다.

지난 5월15일 11차 공판에는 검찰측 증인으로 출석한 줄기세포 배양전문가들이 황 박사팀이 수립한 인간 배반포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한 뒤 입을 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배반포의 형성이다." "배반포 상태가 좋다는데 동의한다" (검찰측 증인 A병원 A박사)

"5번, 7번, 1번, 12번 등은 1등급으로 추정된다. 1등급 8개 중에서 (줄기세포) 3개는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모든 상황을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배반포의 상태만을 봤을 때 줄기세포를 수립할 수 있는 수준" (검찰측 증인 B병원 B박사)

미즈메디 배양팀과의 공동연구에서 미즈메디 팀의 배양연구는 '섞어심기(바꿔치기)'로 밝혀진 반면, 황우석 팀의 배반포 형성은 검찰측이 채택한 증인조차도 '3개의 줄기세포를 수립할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진실은 어디까지나 '아는 사람만 아는' 진실일 뿐. 아직도 정책형성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한국의 지식인 사회와 시민사회단체는 도무지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이런 정황에서 연구팀이 할 수 있는 것이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혹시라도 인간난자를 연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성공시킬만큼, 이제는 그 누구의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줄기세포까지 배양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가기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해왔다는 의미가 아닐까? 

 " 저희 연구팀은 현재 인간의 난자를 가지고 이러한 연구를 수행할 수가 없기 때문에 돼지에서 줄기세포를 확립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노하우나 경험을 가지고 훗날 저희가 이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때 유용하게 사용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김 수 연구원, 2007.2. 국회세미나)

 

줄기세포 수립, 그 과학적 검증을 향해 한발한발 나아가는 연구팀의 행보.필자에게는 그 옛날, 섶에서 누워자며 쓰디쓴 쓸개를 핥아먹으며 패착의 원인을 찾고 피나는 준비를 하던 '와신상담'의 병사들의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 글을 마치며

  보잘것 없는 글에 관심을 보여주신 서프 네티즌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이 글질을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올해 말로 치닫고 있는 대선정국이란 큰 판에서 혹시 황우석이란 변수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무리수처럼 판을 깰 수 있지 않을까..걱정하시는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진실에는 눈이 없다'는 송지나 작가의 말을 인용합니다. 황우석이란 키워드는 단지 개인의 키워드가 아니라 이 나라 모든 지도자들이 고민해야할 과학기술과 실천윤리, 그리고 언론과 시민사회의 성숙을 함유한 가치있는 논쟁거리라고 생각하며, 영향력이 큰 만큼 반드시 '확증된 사실'에 근거한 생산적인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논쟁을 위한 논쟁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논의를 하는 장이 바로 이 서프라는 공간이라고 보기에 저는 더더욱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글질을 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