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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가라. 하와이 !

순수한 남자 2007. 10. 6. 20:45
니가 가라. 하와이 !
번호 119977  글쓴이 내과의사   조회 3933  누리 1329 (1349/20)  등록일 2007-10-6 13:26 대문 18 톡톡


정동영의 벤치마킹

단도직입적 질문.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은 초지일관 공정했을까? 조선일보에서 배운 논리 테크닉으로 아무 생각과 근거 없이 유추해보자면 당연히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지금 정동영이 보여주는 부정선거의 모든 기법들이 총동원되었을 것이다. 단언컨대 정동영은 스타 강사 명박이와 근혜에게서 학습 받은 것이 분명하다. 근대사를 돌이켜보면 대한민국에서 현찰선거, 동원선거, 대리선거를 예술의 수준으로 승화시킨 정당이 다름 아닌 한나라당 아니던가? 아님 말고.

그런데 경선과정의 공정성을 놓고 터져 나오는 파열음은 한나라당보다 대통합민주신당 쪽에서 훨씬 크게 들려온다. 이유는 간단하게 몇 가지 찾아볼 수 있다.

'모래로 쌀알을 만드시며,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드셨다.'던 위대하신 '수령동지'의 전설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살아있는 현실로 재현하기 위해 오늘도 웅장한 화음으로 '이명박 만세!'를 울부짖고 있는 대한민국 언론의 '무시무시하도록 공정한(?)' 의제설정 능력이 그 첫 번째 이유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써먹는 '대사공식'에서 두 번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여자와 남자가 만난다. 싸가지 없는 남자는 초면에 계속 말을 짧게 끊는다. 여자는 황당하다.

"왜 초면에 계속 반말이세요?"

남자의 대답은 간단하다.

"그럼 너도 반말하면 되잖아."

한나라당도 분명 그랬을 것이다.

" 어? 왜 반칙하세요?"
"씨바, 억울하면 너도 반칙하면 되잖아"

지금 불공정 경선 문제로 코너에 몰려있는 정동영이 하고 싶은 대사도 바로 이 말이 아닐까? 모두 다 반칙하면 반칙문제로 시끄러울 이유가 전혀 없다. 한나라당은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대통합민주신당의 파열음이 크게 울리는 두 번째 이유이다. 역시 아님 말고.


니가 가라. 하와이 !

우리당을 해체하고 통합신당행을 결정한 이른바 '유명해(유시민, 한명숙, 이해찬)' 후보들의 결단은 현재 상황으로 보자면 결과론적으로 패착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을 포커도박으로 비유하면 불공정한 게임모델임이 틀림없다. '판돈'의 측면에서 말이다. 정동영, 손학규는 수천만 원대 판돈을 배팅할 수 있는 반면 '유명해' 후보들의 판돈은 셋이 합해보아야 몇백만 원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었다.

우리당만의 독자경선론은 그런 현실인식에서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정동영, 손학규를 잡으면 수천만 원대 판돈을 먹을 수 있다는 계산 역시 전혀 황당무계한 것은 아니었다고 본다. 판돈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만 도박게임에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초짜들이나 하는 거다. '유명해' 후보들은 일단 제대로 붙으면 판돈만 믿고 뻐기는 정동영, 손학규 정도는 가볍게 밟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다. 

이명박은 이미 수억대의 판돈을 굴리고 있다. 도박이라는 게임의 본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오로지 판돈만 많으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밖에 못하는 정동영, 손학규도 이명박의 수억대 판돈이 두려웠을 것이다. 따라서 일단 판돈을 키워 수억대 판돈을 자랑하는 또라이 이명박을 잡자는 반 한나라당 세력 내 이해관계의 합치가 프로젝트 그룹 대통합민주신당의 탄생배경이다.

나는 정동영이 판돈을 많이 굴리는 것을 욕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것은 그가 참여정부기간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 중 하나였으며, 당의장을 역임했고, 몇 차례의 선거를 치른 끝에 얻게 된 당연한 기득권이라고 인정한다. 이른바 친노 후보들이 우리당을 해체하고 정동영의 홈그라운드나 다름없는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를 결정한 것은 정동영의 기득권을 묵시적으로 어느 정도 인정했다는 의미이다.

'싹쓸이 만은 막아주세요.' 2006년 5월, 지방선거의 참패를 예감한 정동영이 뱉어낸 말이다. 나는 정동영의 그 대사에서 참을 수 없는 비굴함의 전형을 읽을 수 있었다. 탄핵 총선국면, 우리당 의석을 최소한 10석 이상 날려버린 이른바 '정동영 노인폄하 발언' 그것은 그의 인격에 내재된 경박함의 분명한 표출이었다. 그래서 정동영이라는 정치인은 나에게는 그저 '웃기는 자장면'에 불과한 존재였다.

그러나 바보 멍청이 등신이라고 해도 '나쁜 놈'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무제한 판돈 배팅으로 상대방을 '다이'시키는 방법은 무식하고 얄밉기는 해도 포커도박판에서 인정되는 게임 수법이다. 그러나 상대방과 나의 패를 '타짜 기술'로 바꿔치는 행동은 도박판에서 발견 즉시 재판과정 생략하고 손목을 날려 버려야 할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 현재 드러난 정동영 캠프 측의 불공정 경선 행위들이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 거다.

제아무리 '웃기는 자장면'이라고 해도, 기득권을 이용한 물량전의 승리라고 해도, 정동영이 애초 합의한 게임의 룰을 준수하여 최종승자가 되었다면, 나는 기분 개같이 더럽더라도  정동영을 지지하는 것이 경선에 참여했던 '유명해 후보'들에 대한 존중이라고 믿었었다. 그러나 정동영은 한나라당에서 벤치마킹한 것이 분명한 타짜 수작질을 동원하여 경선에서의 승리를 가로채려 했다. 비굴하고, 가볍고, 멍청하더라도 최소한 명예를 알고 소중히 여기는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사퇴하는 것이 순리라고 할 것이다.

정동영, 아무리 생각해도 하와이에 가는 것이 몸에 이로울 것이다. 손목을 잘리고도 도박판을 못 벗어나는 추한 모습 보이기 전에.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대략 보니까 정동영 당신처럼 수작질하는 놈이 일등 먹는데 왜 이 바닥만 이리도 피곤하고 야박하게 구는지 억울한 심정이신가? 혼자 죽기 억울하면 그쪽 동네 아이들도 다함께 걸고 넘어져라. 그게 정답이다. 혹시 모르겠다. 그렇게 걸고 넘어지는 일이라도 잘해낸다면 '웃기는 자장면'을 '눈물로 불어터진 자장면'으로 기억해 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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