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짱님

노 대통령, “북한은 위험의 땅 아닌 기회의 땅”

순수한 남자 2007. 11. 3. 08:39
노 대통령, “북한은 위험의 땅 아닌 기회의 땅”
번호 145429  글쓴이 청와대브리핑   조회 1213  누리 375 (380/5)  등록일 2007-11-2 18:07 대문 16 톡톡


노 대통령, "북한은 위험의 땅 아닌 기회의 땅"
 - 민주평통자문회의 참석…"통일비용은 틀린 얘기"



노 대통령은 1일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에서 열린 제51차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회에서 "북한은 우리 기업들에게 투자의 기회를 열어주는 기회의 땅"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우리에게 지금까지는 위기요인이었다. 우리나라 경제를 평가할 때, 우리나라 주식을 평가할 때, 우리나라에 돈 빌려줄 때, 항상 북한때문에 한반도의 위험때문에 그 위험요소를 고려해서 이자도 비싸고 투자도 꺼리고 그렇게 꺼려왔다"면서 "이제 평화가 확실히 정착되고 남북 간에 핵문제 해결되고 서해 문제 해결되고 제대로 투자가 되면 전 세계가 우리 한반도를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통일비용 통일비용 하는 것은 사실과 다를 뿐더러 우리 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얘기"라면서 "이젠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노 대통령 발언 전문

감사합니다. 제가 여러 사람 앞에 자주 서는 사람이라서 그냥 덤덤할 줄 알았는데 저도 오늘 좀 떨립니다. (일동 웃음, 박수) 아마 여러분께서 하도 엄숙하게 이 자리를 대하고 계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 좀 편안하게 하십시다. 저도 좀 풀겠습니다. (일동 박수)

말씀드리기 전에 먼저 감사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북한이 아주 심한 수해를 당했을 때 여러분들이 모금을 해가지고 도움을 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참 민감한 시기였습니다. 그 이전 다른 시기에 그런 일이 있었으면 제가 국무회의를 즉시 열어서 좀 강력하게 북한의 수재를 돕자고 말을 했을 것입니다. 물론 이번에도 말을 하긴 했습니다만 조심조심 얘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 국민이 함께 대북지원 동참하자는 말을 그렇게 강력하게 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정상회담을 약속해 놓고 있으니까 너무 강력하게 해 놓으면 정상회담 그거 무사하게 성사시키려고 뭐 좀 주자는가 보다, 이런 식의 해석이 나올 것 같아서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많은 국민들이 스스로 알아서 모금하고 또 북쪽에 대해서 많은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이번에 갔더니 김정일 위원장이 이 문제에 대해서 각별히 감사하다는 인사를 제게 했습니다. 정부 차원의 지원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시했고, 국민 여러분께서 이렇게 모금해서 도와주신 데 대해서도 감사인사를 했습니다. 형식적으로 그냥 하는 딱딱한 의례적인 말이 아니고 아주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가운데 ‘역시 다르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역시 남하고는 다르다’ 이런 얘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것으로 봐서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군사분계선 넘는 순간이 나에게 있었다는 것은 행운

두 번째는, 북쪽으로 가는 날이었습니다. 보통은 좋은 날이니까 많은 분들이 나와서 환송해 주면 좋겠지요. 그런데 가서 어떤 성과가 있을지 모르겠고, 올 때 빈손으로 내려오는 초라한 모습을 아울러 상상하면서 가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에, 가는 걸음에 누가누가 나와서 좀 이렇게 분위기 있게 환송 좀 해달라고 부탁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조용히 가자, 조용히 갔다 오자, 가서 일이 잘되는 것이 좋은 거지 환송 잘 받는다고 일이 잘 되냐, 그렇게 참모들하고 얘기를 하고 저도 마음으로 그렇게 자꾸 자세를 낮췄습니다.

근데 막상 출발할 때 광화문에서도 그랬고 휴전선 넘어가기 직전에 통일각 앞쪽에서 우리 평통자문위원들이 많이 나와주셨습니다. 직접 나오신 분들도 있고 리본만 보낸 분들도 있고 해서 많은 리본이 달려 있었습니다. 저는 그 순간 매우 감격스러웠습니다. 우선 외롭지 않아서 좋았고, 두 번째는 그냥 형식으로 나온 것이 아니고 한 분 한 분 마음을 이렇게 정성스럽게 글로 써서 이렇게 달아놓으니깐 전해 오는 느낌이 아주 좀 진했습니다. (일동 박수)

체면도 좀 섰지요. TV 기자들이 다 따라가는데, 아무도 안 나오고 썰렁하게 저 혼자 넘어갔으면 어쩔 뻔했습니까? 하여튼 그런 점에서 고마운 마음으로 넘어갔습니다. 넘어갈 때 기분이 어땠냐 하는 질문을 우리 박준철 협의회장이 주셨습니다만, 하도 머릿속이 복잡해 가지고 넘어간다고 계획 짜고 하는 동안에 이미 다 감동해 버리고, 그 순간에는 머리가 복잡해 가지고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웃음) 이게 전 세계로 방영된다는 사실을 거기 가서 알았거든요. 가는 길에 오늘 넘어가는 장면이 전 세계로 생중계가 될 거라고 그렇게 얘기를 해서 바싹 긴장을 했지요. 과연 이제 넘어가는 그 순간의 역사적 의미보다 더 큰 것은 이게 화면에 어떻게 나올 건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되는 건지가 저한테는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제 갔다 와서 두고두고 그 순간이 제게 그 순간이 있었다는 것이 참 행운이었다,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그 순간을 돌이켜 보고 있습니다. 많은 대통령이 있겠지만 그 순간이 저한테 허락됐다는 것이 저로서는 무척 영광스럽고 감사합니다. (일동 박수)

우리 국민 다 마음대로 넘어갈 수 있었으면…

아마 그 자리에서 그 말을 했던 것 같은데요, 솔직히 이런 맘이 있었습니다. 나만 넘어가면 뭐하노, 우리 국민들이 다 마음대로 넘어갈 수 있어야지, 그렇게 그게 제일 아쉬움이었습니다. (일동 박수)

이제 정치하는 사람은 상징적인 행위를 하기 때문에 제가 걸어갔지만, 앞으로 그 길을 기차 타고 또 자동차 타고 많은 국민들이 넘어가고 또 넘어오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하다가 나중에는 거기 무슨 경계가 있는 것을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게 될 때, 잊어버리고 들락날락 할 때 그때는 법적으로는 통일이 안 됐다 할지라도 우리 국민들 마음에는 얼추 통일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일동 박수)

정상회담을 하고 와서 제가 사진에 많이 나오니까 지지도도 한 10%나 올라갔습니다. (일동 웃음, 박수) 제가 우리 참모들에게 항상 하는 얘기가 지지도에 신경 쓰지 말아라, 지지도에 신경 쓰기 시작하면 이것저것 재느라고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중요한 일일수록 시끄러운데, 시끄러운 일이 지지도가 올라갈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깎입니다. 제가 생각하기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일 치고 시끄럽지 않았던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지도 신경 쓰지 말고 시끄러운 것 신경 쓰지 말고 할 일은 뚜벅뚜벅 해야 된다, 눈치보고 자꾸 미루다 보면 언제 우리가 할일을 할 수 있겠느냐 그렇게 해 왔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막상 그 일 하고 난 뒤에 지지도 올라가면 기분이 좋습니다. (웃음, 일동 박수)

국민 지지 있을 때 하는 일이 잘 돼

기분만 좋은 것이 아니고 사실은 때때로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이젠 지지를 좀 해줘야 됩니다. 이제 저는 100일 남짓이 남았습니다만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거나 간에 어지간하면, 역사를 되돌리는 일이 아니고 국민들 곤경에 빠뜨리는 일이 아니면 좀 마음에 안 들어도 지지를 좀 해줘야 합니다. 일을 해보면 지지도 좀 있을 때는 하는 일이 잘됩니다. 뭘 내놓으면 당에서도 괄시를 별로 안 하고 국회에서도 어지간하면 가로막지 않고 언론도 대강 두드리고 이렇게 해서 결론이 잘 나는데, 지지도 땅에 떨어져 있을 때 제가 어떤 의제를 내놓으면 우선 여당이라고 하는 사람들부터 눈치보고 자꾸만 딴전부립니다. 안 할라 그럽니다. 안 할라 그러고 여당 중에서도 또 하라 그러면 또 누가 앞장서서 말하고 나서서 책임지고 국회에서 그 역할을 해 줄 사람이 없습니다. 이리 저리 빠집니다.

그리고 또 혹시 시비가 생길 만한 일이면 자꾸 깎자고 하지요. 이것 저것 빼고 그 정책이 다 나름대로 이목구비를 갖추고 있는데 코 하나 떼자, 이빨 하나 뽑자 이렇게 자꾸 하니까 정책이 실효성이 없게 되지요. 그래서 부동산 정책 같은 것이 크게 봐서 8번, 잘게 썰어서 보면 말하자면 열 몇 번을 하게 된 것 아닙니까? 이게 가다가 깎이고 깎이고 해서 효과가 안 나니까 다시 하고 다시 하고 이렇게 되는 것이지요. 마치 자신 없는 의사가 항생제를 놓을 때 처음부터 상당히 함량이 높은 것을 한방에 그냥 500mg 딱 놔야 되는데, 자신이 없으니까 그냥 250mg 주사 놔 보고, 안 낫거든요. 안 나으니까 그다음에 300짜리 하나 놓고 그 다음에 400짜리 이렇게 하는 것 정책이 그렇게 됐어요. 잘 계산해보고, 아, 이것 역사를 뒷바퀴, 뒤로 돌리는 것이다, 이거 하면 우리 국민이 굉장히 큰 곤경에 빠지겠다 이런 경우 아니면 좀 지지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일동 박수)

남북관계처럼 막혀있는 곳은 정상이 만나면 많은 것 풀려

자꾸 본론은 안 들어가고 군소리 자꾸 하는데요, 제가 이제 이것은 아마 대통령 자리 걸고 까딱 잘못하면 쫓겨 나오는 수가 생긴다 하고 했던 정책이 한․미FTA입니다. 했는데 그게 뜻밖에도 조인하기 전까지는 서명하기 전까지는 반대가 더 많더니, 서명하고 나니까 찬성이 훨씬 많아지는 것 있지요. 가끔 가다가 그렇게 횡재를 하는 수가 있습니다. (일동 웃음, 박수) 결국 정치인은 굉장히 하나하나 신중하게 짚어가면서 그렇게 해야 되는 것이지만, 확실하다 이렇게 검증이 끝난 것은 소신 가지고 좀 밀어붙여야 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습니다.

이게 이제 남북정상회담하고 좀 관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뜸 들이는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할 거냐 말 거냐 이게 문제가 됐었죠. 정상회담 하지 말아라 하는 사람도 많이 있었습니다. 할 거냐 말 거냐 이 고민에는 두 가지 고민이 들어있습니다. 북쪽하고 정상회담이라는 것 자체를 해야 되는 거냐 안 해야 되는 거냐 근본적인 질문이 하나 있고, 하나는 하긴 해야겠지만 다음 정부에 넘겨라, 그런 뜻으로 의문이 하나 제기되는 것이죠.

하지 말아라 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습니다. 그 분들한테 우선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 말씀 드리죠. 안 할 수 있느냐, 안 할 수 있느냐 그런 것이죠. 남북간에 어차피 협상을 하고 회담을 하면 정상회담까지 가는 것이 옳습니다. 제가 53회 정상회담을 했다고 조금 전에 화면에 나왔는데요, 우리 장관들 보내면 되지, 대통령이 왜 갑니까? 장관이 가서 풀리는 것이 있고, 대통령이 가야 풀리는 것이 있습니다. 장관이 가서 합의한 것하고 대통령이 가서 약속한 것하고는 그 이행의 속도가 다릅니다. 그러니까 어려운 문제를 풀고 속도를 빨리 가게 하려면 정상이 만나는 것이 필요합니다. 꼭 못 만날 사정이 있으면 모르지만, 만나면 기왕에 서로 협의하려면 정상이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더욱이 남북관계처럼 잘 안 풀리고 막혀있는 곳은 그렇게 해서 정상이 만나면 많은 것이 풀립니다. 이치입니다.

분단 때문에 경제적으로, 국제적으로, 국내적으로 많은 손해

그것은 그렇고 정상회담이든 무슨 회담이든 간에 지금 이 마당에 남북간에 서로 얼굴 맞대고 좋은 얼굴로 웃으면서 계속 교류하고 협력하고, 심하면 퍼주기 그거 할 거냐, 그게 필요하냐 거기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그런데 그 문제에 대해선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언제까지, 언제까지 우리가 총부리를 맞대고 미사일을 마주 겨냥해 놓고 살아야 할 거냐. 그게 우리에게 도움이 됩니까?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한 국경이 우리 한반도 휴전선 아닙니까? 세계 어디 가도 이렇게 중무장해 가지고 서로 대치한 곳이 없습니다.

그랬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막상 싸움은 벌어지지 않았지 않냐,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우리는 이 분단 때문에 가까이 보면 경제적으로도 불안하죠. 국제적으로도 아무래도 신뢰도가 낮지요. 국내적으로 봐도 저 분단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잡혀가고, 없어도 될 간첩이 있고, 감옥 안 가도 될 사람들이 국가보안법으로 감옥 가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해서 죽었지 않습니까? 사형까지 당했지 않습니까? 정말 그 중에서 진짜 죽어야 될 사람 죽은 사람이 몇 명이겠습니까? 만일에 분단선이 없었더라면 죽어야 될 사람이라는 그런 존재 자체가 없는 것이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쟁 이후에 헤어져 가지고 지금도 간절히 부모 형제 친척 얼굴 한번 보고 싶어서 그렇게 목을 매달지 않습니까? 남북간에 상봉한다고 하면, 가족 상봉한다고 하면 신청서 내놓고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죽을 날과 자기 만날 차례가 돌아갈 날을 비교하면서 다 애를 태우고 살고 있지 않습니까? 이미 다 아는 얘기구요. 이 문제 만나지 않고 풀 수 있습니까?

역대 어느 정부도 남북정상회담 마다한 정부는 없어

그리고 그런 것 그렇다 치고 북쪽이 계속 저렇게 가난하게 살면 그것이 우리의 안정과 번영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가난하게 사는 나라는 항상 그 자체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가난하면 국민에게 불평이 많이 쌓이고, 불평이 많이 쌓이면 그것을 무마하기 위해서 대외적으로 강경정책을 펴기 일쑤입니다. 그것은 이미 우리 역사에서 경험있는 일이지 않습니까? 전 세계 역사에서 많은 경우에 국내에 불만 있으면 바깥으로 총구를 돌리죠. 그러니까 북한이 평화롭고 안정되고 그리고 풍요로워져야 됩니다. 넉넉해지지 않으면 한반도는 계속해서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이 문제는 풀어야 됩니다. 그러니까 반드시 풀어야 되는 일입니다. 제가 이렇게 설명하는 것도 구구한 일입니다. 다 알고 있는 얘기지요.

노태우 대통령이 남북 정상간에 만날 수 있었다면 마다했겠습니까? 북방외교를 열심히 했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남북기본합의까지 이렇게 만들어 냈습니다. 북방외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말하자면 소련과 국교를 트기 위해서 대개 30억 달러를 그 당시에 빌려 주었지요. 인과관계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 안 그러면 빌려줄 일이 특별하게 있는 것 아닌데 빌려줬습니다. 30억 달러, 다 소련하고 수교하기 위해서라고 봐야죠. 그렇게 해서라도 우선 소련하고 관계를 풀고 그다음에 남북관계를 풀어나가자는 그런 뜻 아니었겠습니까? 그래서 북쪽에서 만나자고 했으면 만났을 것입니다.

만나지는 못했지만 남북기본합의를 냈고 거기에 후속되는 회담을 아마 80번 정도 했을 것입니다. 1년도 안 되는 시기 동안에 회담을 80번 했습니다. 정말 그때는 남북간에 새로운 일이 벌어지는가 우리 모두 기대했습니다. 그것 보면 6공 정부도 정상회담 마다한 정부 아니다, 이렇게 볼 수 있지요. 그다음에 문민정부 김영삼 대통령, 만나기로 했다가 그만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는 바람에 무산됐지요. 그다음에 이제 김대중 대통령은 만났지요. 어느 정부라도 정상회담 마다한 정부는 없습니다. 그것 보면 만나야 되는 것이 맞지요.

꾸준히 북쪽과 미국과의 관계 중재해왔다

다음으로 미루면 어떠냐? 저는 지난 5년 동안 한 번도 김정일 위원장과 만날 일은 없지만 사실상 간접대화를 해 온 것 아니겠습니까? 핵 문제가 맨 먼저 불거졌을 때 미국에서 소위 무력공격을 해야 된다는 논의들이 막 나오고 그랬습니다. 그때 제가 무력공격은 안 된다, 핵문제는 중요한 문제이지만 그것은 반드시 대화로 풀어야 된다,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된다 이런 등등의 이야기를 했지요. 그때부터 꾸준히 북쪽과 미국과의 관계를 중재해 왔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 북한에 대해서 해야 될 지원을 꾸준히 했었지요. 실제로 남북간에 오고간 사람의 숫자도 10배 이상 늘었고요, 그다음에 물자도 많이 오고 가고, 또 지원도 많이 하고, 그 사이에 6자회담 북핵문제를 놓고 6자회담을 하면서 서로 많은 협의를 하고 또 협력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간접대화가 축적되어 있었던 것이죠. 그 사이에 그래도 좀 말이 통하겠구나 해서 그래서 정상회담을 제의해 온 것입니다.

2005년 9월 정동영 장관 방북 때 첫 번째 정상회담에 관한 합의

맨 첫 번째 정상회담에 관한 합의가 2005년 9월 달에 정동영 장관이 북한을 방문해서 특사로 갔을 때 김정일 위원장이 만나서 적당한 기회에 정상회담을 하자 했습니다. 그랬는데 그때에는 BDA 문제 때문에 깨졌습니다. 9.19선언이 이행이 무산되면서 깨져버렸죠. 그리고 이제 이번에 6자회담이 다시 진전되면서, 말하자면 2.13합의로써 9.19 선언이 되살아남으로써 정상회담이 이루어진 것이죠.

이만큼 그러니까 서로 간접대화를 해왔던 사람끼리 뭔가 정리를 좀 해놓고 넘겨줘야지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대로 넘겨주는 것이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가. 우리가 준비해 온 것이 있습니다. 이번에 합의된 내용이 준비해 왔던 것인데, 이 준비 해왔던 것을 지금 우선 기본 틀이라도 잡아놓고 다음 정부에 넘겨주면 다음 정부가 일하기가 훨씬 쉽지 않겠습니까? 다음 정부가 새롭게 정상회담을 추진하려고 하면은 그 사이에 또 많은 사전대화가 필요한 것이죠. 간접대화가 많이 있어야 됩니다. 한참 있고 어느 정도 신뢰가 쌓이고 만나면 우리가 어떤 얘기를 하게 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 대강 짐작이라도 있어야 만나질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아마 1년 정도는 늦어 질 것입니다.

개성공단 입주 경쟁률 2.3 대 1… 해외보다 유리하다 판단

1년이라는 것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개성공단에 가 있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그 1년이 속이 타는 것입니다. 우리가 개성공단 1단계를 북핵문제만 없었으면 한꺼번에 1단계를 다 해버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북핵문제가 걸려있고, 우리가 개성공단에 어떤 물자를 보낼 때도 중요한 전략물자에 속하는 것은 미국하고 협의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있고, 이런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어서 한꺼번에 왕창 밀고 갈 수가 없었습니다. 언제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너무 많은 물자와 사람을 거기에 보내놓고 뒷감당은 어찌할까 또는 북핵문제에 있어서 협상력에 있어서도 우리가 발을 너무 깊이 빠트려 놓으면 협상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이런 너무 많은 망설임 때문에 사실은 개성공단에 1단계 본격적인 입주가 한 1년 정도 지체됐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지금 시범사업 하러 26개 업체가 들어가서 남북 노동자가 2만 명 정도가 지금 같이 일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까지는 1만 8000명이었습니다. 제가 북한 다녀올 때만 해도 1만 8000천명이었는데 이제 2만 명 정도 됐습니다. 지금 그 뒤에 입주신청하고 있는 게 250개 기업이고 그게 다 됐을 때 숫자가 아마 10만 명 정도 되게 될 것입니다.

지체하면 지체하는 그만큼 안 좋은 것이죠. 우리 중소기업들 빨리 하라고 재촉이 성화가 빗발칩니다. 왜냐하면 우리 중소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보다는 북쪽 가는 것이 개성공단 가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죠. 이번에 개성공단 1차분 입주하는 데 경쟁률이 2.3 대 1이었습니다. 심사 봐가지고 들어가는 것이죠? 그래서 시간을 굳이 지체할 것 없이 다녀오기로 했던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어느 정부도 정상회담은 마다하지 않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은 어느 정부도 거역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녀오는 것이 좋다 싶어 다녀왔습니다.

92년 남북기본합의 지금보다 훨씬 더 진보적인 것

이런 점도 하나 있었습니다. 다음 정부에 미루면 시간이 늦어진다는 것 말고도 좀 불안이 있기는 있었습니다. 어느 정부라도 어느 대통령이라도 남북정상회담을 마다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부가 하느냐에 따라서 남북정상회담이 순조롭게 굴러가는 경우도 있고 이런 저런 사고가 나서 안 가는 수도 있습니다. 잘못 가는 수도 있습니다.

92년도에 6공 정부에서 했던 남북기본합의 그에 기초한 여러 가지 후속회담들은 굉장히 진보적인 것입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 진보적인 것입니다. 지금 여러 분야에서 얼마나 더 합의를 해도 그때 합의만큼 가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급적이면 남북간에 대화를 할 때 92년 남북간 기본합의에 기초해서 이렇게 얘기를 하면, 북쪽은 좀 잘 안 받아줄려고 합니다. 그만큼 많이 나가 있는 것이죠. 잘 가고 있었습니다.

핵문제 불거지고 팀스피리트 훈련 재개하면서 관계 틀어져

그런데 그때 핵문제가 그때도 불거졌습니다. 91년도부터 핵문제가 불거져서 비핵화 합의가 이루어지고요. 정확한 날짜는 제가 지금 메모를 못 해왔는데 비핵화 합의가 이루어지고 기본합의가 진행되고 이렇게 가다가 다시 핵문제가 불거지고 나니까 우리 남쪽에서 팀스피리트 훈련 재개를 선언해버립니다. 그런데 그게 정부 내에서 잘 조율된 상태에서 한 것이냐, 아니면 정부의 일부 말하자면 기관에서 결정을 해버린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만, 그러나 어떻든 잘 조율되지는 않았다는 것이죠. 그래서 팀스피리트 훈련을 재개하는 결정을 하면서 남북관계가 본격적으로 틀어져버립니다.

그렇게 틀어져버렸고 그 뒤에 남북간에 회담 하라고 보내놨더니 가서 회담은 안 하고 계속 시비를 붙고 싸움을 계속해 가지고, 안 그래도 항상 남북간에 만나면 북쪽이 공세적입니다. 대체로 봐서 우리 한국 사람들은 시장경제를 하니까 경제를 항상 우선에 두고 실용적입니다. 중국 사람들을 공산주의자라고 만나지도 못하게 하다가 어느 날 문 열어 놓으니까 아무도 중국을 빨갱이라고 안 만나는 사람 없고, 가서 장사 잘하고 어느 순식간에 중국 사람들과 친구가 돼 가지고 지금 장사한다고 정신이 없지 않습니까?

남북정상회담 누구나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말하자면 경제 지향적이고 실용지향적이라고 한다면 북쪽은 상당히 이념지향적입니다. 특히 보통의 이념지향적이 아니고 주체사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자존심 관계에는 세계 최고라고 말하면 아마 맞을 것입니다. 그것이 옳은 것이든 안 옳은 것이든 간에 그래서 항상 만나면 근본 문제를 가지고 항상 먼저 시비를 거는데, 적당하게 부드럽게 응수하고 그거는 정면대응하지 말고 그만 옆으로 가서 실용 회의고 실무적인 문제들만 풀어나가면 될 텐데 그것 놓고 아마 입씨름을 했던 모양입니다. 옥신각신 하다가 결국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불바다론이 나와 버렸죠. 불바다 발언이 나와 가지고 한때 우리 남북 간에 모두 난리가 났었죠. 그래서 누구나 잘할 수 있다, 누구라도 정상회담을 바라고 누구라도 남북협상을 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러나 누구나 잘할 수 있다, 이건 조금 아닌 것 같아요. (일동 박수)

93년도에 1차 북미간에 핵문제가 합의가 이루어졌다가 이게 이행이 안 되고 94년에 와서 이제 제네바 합의가 이루어지는데, 그때 북미간에 합의하는 데 우리 한국정부가 자꾸 비틉니다. 북미간에 핵문제에 관한 합의를 하지 말라고. 그래서 포괄적 해결이라고 얘기를 해놓으니까 그 포괄적 이것을 반대한다가 한국 정부가 얘기를 해 버렸단 말이죠. 해 놓고 놔서 클린턴 대통령 만나가지고 자, 이제 한국이 미국하고 관계에서 그렇게 큰소리칠 형편은 아닌데, 포괄적 해결은 못 한다고 정면으로 클린턴 대통령을 면박을 줄 수도 없고 그러니까 ‘광범위하고 철저한 해결’이라고 이름을 바꾸어가지고… 저는 지금도 모릅니다. 포괄적 해결은 안 되고 광범위하고 철저한 해결은 왜 되는 것인지. 하여튼 그렇게 해 가지고 합의했습니다.

합의해 놓고 돌아오면서, 내가 클린턴 대통령을 설득을 해가지고 포괄적 해결을 광범위하고 철저한 해결로 완전히 바꾸었다고, 한국이 완전히 주도적으로 가서 협상하고 정상회담하고 왔다고, 그렇게 모양내고 그랬지 않습니까? 기억 안 나십니까?

그렇게 했는데, 말하자면 북쪽과 미국이 협상하는데 반대를 하니까 그 협상테이블에 당연히 끼지를 못하죠. 당연히 참여를 못하게 되고, 직접은커녕 간접으로도 참여를 할 수 없게 된 것이죠. 직접 참여가 안 되더라도 미국하고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협상이 제대로 이루어지게 해야 되는데, 거기에 한번 참석도 못하고 그래서 북미간에 핵 협상이 타결되는 마당에 남북간에 해결되어야 될 문제는 하나도 항목으로 집어넣지 못하고 합의해가지고 오니까, 경수로 합의해가지고 오니까 경수로 비용은 우리가 70% 부담하기로 했지 않습니까? 그것 부담 안 할 수 없는 것이거든요. 우리가 제일 답답한 나라니까 70% 부담하는 거는 당연한데, 그래도 가서 도장 찍는 데 가서 말 한마디라도 거들고 우리가 할 얘기라도 끼우고 해야 될 것 아니겠습니까?

동북아시아의 안보체제는 남북관계만큼이나 중요

9.19선언에서는 우선 남북간에 비핵화 선언이 확인되어 있습니다. 남북한 비핵화 선언을 철저하게 이행한다는 합의가 있고, 그 다음에 핵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는 합의가 있습니다, 9.19선언에. 그뿐만이 아니고 동북아시아 다자안보 협력체제를 만들기 위해 다자간 안보 대화를 연다 그래서 동북아 안보 포럼을 창설할 것으로 그 합의서에 넣어놓고 있습니다. 동북아시아의 안보포럼, 다자안보 협력체제라는 것은 우리 한국이 주장하는 것이지 다른 어느 나라도 주장한 일이 없습니다. 지금도 참석할까 말까 할까 말까 하는데 그것 안 하겠다고 하면 그 반대할 명분이 없어가지고 결국 6자회담에 그걸 넣게 된 것이죠. 나중에 가서 말씀드리겠습니만, 우리 한반도로서는 동북아시아의 안보체제라는 것이 그야말로 남북관계만큼이나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 9.19 선언에 그것 다 넣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느 정부라도 남북협상은 해야 하는 일이고 또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좀 잘할 수 있는 정부도 있고, 가다가 이것 저것 빼먹고 빠뜨리고 사고내고 그래서 제대로 못 할 정부도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조금 교만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제 임기 중에 꼭 가서 해야 되겠다고 생각한 데에는 이 판단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일동 박수)

남북관계에서 제일 큰 퍼주기는 경수로 지원 합의

퍼주기 퍼주기 하는데, 아마 남북관계에서 제일 큰 퍼주기는 경수로 지원 합의입니다. 그동안에 우리가 들인 돈이 1조 2000억 원 들었습니다. 한 방에 화끈하게 퍼주었죠. 근데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퍼주기의 문제가 아니라 할일은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막힌 관계를 서로 뚫어나가려면 그런 과정이 필요한 것이죠.

독일 경우를 보면, 정확한 액수는 뭐 여러분이 더 잘 아실 것입니다. 하여튼 우리가 지원하고 있는 금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지원했습니다. 장기간 동안에 지원하고 도로도 닦아주고 그렇게 하면서 교류를 해왔습니다. 그 뒤에 흡수통일이 되고 난 뒤에는 매년 GDP의 5% 이상을 동독지역으로 지원했다는 그런 통계도 나와 있습니다.

그건 뭐 특수한 경우이고요. 갈라서 있을 때도 많은 지원을 하는 것이 도리입니다. 또 그렇게 해야 화해가 되는 것이죠. 지금 우리가 협력기금 내년도 예산이 1조 3000억 원 편성되어 있습니다. 금년도 예산은 1조에 못 미칩니다. 약 7천 억원인가 이랬었는데 우리 GDP가 800조 아닙니까? 800조인데 여기 1%이면 8조입니다. 0.1%이면 8000억이죠. 그런데 1조 3000억 편성했으니까 0.2%가 안 되는 것이죠. 0.2%가 안 됩니다.

EU, 이웃나라 돕는 데 GDP 0.5% 사용… 남북협력기금은 0.2%

유럽에서 EU국가 간에 돈을 내가지고, 전체 GDP의 약 1% 정도의 분담금을 냅니다. 내 가지고 그 중에 절반을 0.5%를 후진지역에 어려운 지역에 지원하는 비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스페인 갔더니 스페인이 300억 달러를 그 전해에 지원받았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스페인같이 잘사는 나라가 EU의 지원을 받는 것이죠. 이것은 국가별 지원이 아니고 지역별 지원이거든요. 어떻든 EU가 이웃나라를 돕는 데 0.5%를 쓰고 있다는 겁니다. 그 지역 내에서 물론 후진국을 돕는 돈은 또 따로입니다. 후진국을 돕는 돈은 지금 세계적으로 0.7% 하자 하는데 그건 지금 지키는 나라가 몇 나라 안 됩니다만, 몇 나라는 0.7%를 넘기고 있고 우리 한국은 외국을 도와주는 데 아직 0.1%를 못쓰고 있죠. 우리가 돕는 것은 그것 두고, EU국가 상호간에 GDP 0.5%를 추렴해서 지원하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 남북간에 이것을 통해서 평화를 확보하자는 것이고 이것을 통해서 우리에게도 경제의 기회를 한 번 더 열자는 것인데 지금 아직 내년도 예산이 0.2%에 못 미친다, 그래도 퍼주기라도 말할 수 있습니까?

EU의 이웃나라의 절반도 안 되면서 퍼준다고 얘기하는 것이야말로 한마디로 말해서 남북간에 협력 하지 말자는 얘기죠. 판 깨버리고 말자 이런 얘기입니다. 근데 그 퍼주기를 하는 데에 대해서 여론조사를 해보면 국민들이 참 동의를 많이 합니다. 이건 우리 정부도 좀 더 홍보를 열심히 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언론이 좀 더 홍보를 많이 해 줘야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거꾸로 하고 있는 언론도 많이 있지요. 우리 자문위원 여러분들께서 이 점들을 국민 여러분들한테 좀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일동 박수)

돈 드는 것은 전부 기업적 투자방식

제가 갈 때 부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평통자문위원 여러분들도 저에게 제안서를 보내주셨습니다. 남북회담을 지지하는 분들이 제 손에 쥐어주신 제안서는 대개 할 수 있는 거는 다 했습니다. 총리회담 약속되어 있기 때문에 총리회담에서 할 만한 일은 뒤로 미루어 두고 중요한 일은 대개 다 했습니다. 했는데, 정상회담을 반대하는 사람이 부탁한 것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 부탁은요, 첫째, 퍼주지 마라. (일동 웃음) 거기에 대해서 저는 별로 퍼 준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시죠? (일동 박수) 만일에 퍼줬다고 생각하면 지금 시끄럽지 않겠습니까? 지금 퍼줬다고 별로 시끄럽게 안 하는 것 보니까 퍼준 것은 없는 것 같고요. 그러니까 아마 밀약을 했을 것이다, 뒷거래가 있을 것이다 그러는데, 임기가 얼마 안 남은 대통령하고 김정일 위원장이 무슨 뒷거래하겠습니까? (일동 웃음) 외상이라는 것은… (일동 박수) 우리나라는요, 언론도 겁이 나고 검찰도 겁이 나서 뒷거래는 못 합니다. 그래서 뒷거래 없습니다.

그다음에 하는 것은 다음 정부에 부담 줄 일 절대로 하지 말라 했습니다. 그래서 그러겠다고 (일동 웃음) 약속하고 갔습니다. 갔는데 지금 뭐 다음 정부에 부담 될 일이 뭐 있는 것 같습니까? 하기 싫은 사람한테 남북 간에 예를 들면 개성공단 2단계, 하기 싫은 사람한테는 그것도 부담이겠죠. 해주공단 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것도 부담이겠죠. 그러나 그것이 해야 되는 일이라고 한다면 부담지운 것은 없고 일 덜어준 것만이 있지 않습니까? 어쨌든 간에 다음 정부가 해야 될 일을 많이 해결해 주고 온 것이죠. 대개 우리가 한 것 중에서 돈 드는 것은 전부 기업적 투자방식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개성공단도 지금 그렇게 되어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철도, 도로는 정부 재정지출… 물자교류 위해 반드시 필요

그러나 정부가 직접 지원해야 되는 것이 있습니다. 뭐냐 하면 개성공단 할 때도 거기 철로를 잇는 데 우리 정부가 철로를 이었지요? 정부 예산으로 했습니다. 도로 닦는 것도 정부 예산으로 했지요. 우리 기업이 개성공단에 가서 사업을 하니까 당연히 해야 되는 것이죠. 지금 신의주까지 철로를 잇고 평양까지 도로를 보수하는 것이 있는데, 평양까지 도로를 보수하는 것은 기업적 방식으로 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적 방식이 아니고 정부가 정부 재정지출로 하더라도 지금 남북간의 물자 교류가 서해바다로 해서 저 남포까지 이렇게 빙빙 둘러 다니면 며칠씩 걸립니다. 그런데 도로가 확 트이면 물류가 훨씬 더 빨라지고 비용도 줄어들고 시간도 줄어들게 되어 있거든요. 약 4분의 1 정도로 줄어 들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 경제를 위해서도 그 도로는 닦는 것이 수지가 맞는 것 아니겠습니까? (일동 박수) 철도는 경제적 타산을 맞추어서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제가 아주 활성화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당장 수지를 맞추기가 어렵겠지요. 중국하고 3국간에 운송계약이 맺어지면서 운송에 관한 사업에 협력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철도가 되는 것이 순리인데, 그때는 정부가 지원을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국내에서도 철도에 대해서 정부가 많은 지원을 하고 있고요. 어떻든 장기적으로 봐서 투자가치가 충분히 있으니까 그것은 우리가 투자하고 아마 두고 두고 또 수익을 회수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별로 퍼 준 것도 없고 부담 지운 것도 없고 제가 보기엔 아주 효율적으로 된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북한 땅도 우리 영토… NLL 헌법과 관련 없어

그다음에 한 가지는, 가서 헌법 건드리지 말고 와라, NLL 문제 얘기지요. NLL 그거 건드리지 말고 와라, NLL 문제는 북쪽에서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북쪽의 말을 안 들어 주면 다른 일이 안 되게 되어 있죠? 그렇지 않습니까?

북쪽이 우리한테 요구한 게 뭐가 있습니까? 북쪽이 우리한테 요구한 것은요 ‘성지 참배 하는 것 제한하지 마라. 성역에 대한 참배를 제한하지 말아라.’ 이게 구체적 요구이고요. 그다음에 ‘남북 간에 협력을 가로막고 있는 제도적 제약을, 법적 제약을 풀어라’ 국가보안법 풀라는 것이죠. 국가보안법, 저야 풀고 싶죠. 그러나 제 맘대로 되는 일이 아니죠. 국회가 안 된다고 했으니까 제 임기 동안에는 못 푸는 것이죠. 들어줄 게 한 개도 없습니다.

그다음에 NLL 문제, 우리 숨통 막혀 죽겠다, 그리고 그 NLL, 우리(북측)하고 합의해서 그은 것 아니잖냐, 북쪽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NLL 그을 때 우리하고 합의한 일 없고, 그다음에 영토선을, 남북 간에 영토를 따질 일은 아니지마는 국제적으로 공인되어 있는, 통용되고 있는 영토선 획정, 영해선 획정, 획정의 방법에 따라 계산하면 안 맞지 않냐, 그 두 가지 주장이거든요?

여러분, 합의 안 한 건 사실이거든요. 그리고 영해선 획정 방법에 안 맞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저는 법률가니까 많이 좀 궁하게 생겼죠? 그것 들고 나오면 참 많이 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법적으로 합시다.’ 하고 내 맘대로 자 대고 죽 긋고 내려오면, 제가 내려오기 전에 우리나라가 발칵 뒤집어질 것 아닙니까? 내려오지도 못합니다. (일동 웃음) 아마 판문점 어디에서 ‘좌파 친북 대통령 노무현은 돌아오지 말라, 북한에서 살아라.’ 이렇게 플래카드 붙지 않겠습니까? (일동 웃음) 그러니까 NLL도 못 들어주지, 그러니까 헌법 건드리지 말라, NLL 건드리지 말아라 이거거든요.

근데 NLL 건드리지 말라는 말은, 말은 정확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이든 못 할 수 있는 일이든 간에 말은 정확한 얘기입니다. 저로서는 대단히 갑갑한 일이죠. 그러나 말은 정확한 얘기인데, 헌법 건드리지 말아라, 헌법에 위배하는 합의 하지 말아라, 그건 아니거든요. 설사 NLL에 관해서 어떤 변경 합의를 한다 할지라도, 이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왜냐 하면 대한민국 헌법에는 북한 땅도 다 우리 영토로 되어있으니까요. 돼 있으니까 NLL이 위로 올라가든 아래로 내려오든 그건 우리 영토하곤 아무 관계가 없는 거니까 헌법하곤 관계가 없는 것이죠? (일동 박수) 어떻든 NLL 안 건드리고 왔습니다. (일동 박수) (웃는 이들 있음)

북쪽이 달라는 것 하나 안주고 우리 적어간 것만 한 보따리

그러니까 북쪽이 달라고 하는 것은 하나도 주지도 않고 우리가 적어 간 것만 4시간 동안 막 빨리 받아 적었는데, 시간이 모자라서 마저 다 적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 시간 안에 하여튼 구겨 넣을 수 있는 것은 다 넣어 가지고 한 보따리… 전 그렇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지금까지 많은 정상회담을 하지마는 사전에 의제에 관해서 합의하고, 또 결론에 대해서 합의가 이루어져 있는 경우, 말하자면 사전에 조율해서 실무적으로 합의가 다 이루어져 있지 않은 경우에, 하루만에 하루짜리 회담에서 이 많은 가짓수를 다 합의 봐 버린 그런 아마 정상회담의 사례는 세계 역사상 없을 것입니다. (일동 박수)

이게 외국하고 사이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인데, 그래도 아무리 미우니 고우니 하고 으르렁거리고 싸우고 해도, 이게 통역 안 하죠, (웃는 이들 있음) 그냥 뭐 주거니 받거니 하니까 그냥 말 잘 통하는 거지 뭐. (일동 웃음) (일동 박수)

“말이 좀 통합니다.” 해 놓고 나서도 ‘아차’ 싶었다고요. 김정일하고 말 잘 통하면 뭐 ‘북한 가서 살아라’ 또 이렇게 나올 것 같아서 (일동 웃음) 가슴이 조마조마한데, 그래도 뭐 별로 큰 시비가 없이 다행히 넘어갔습니다. 그러니 말이 잘 통할 수밖에 없죠. 문화가 똑같고, 생각하는 게 똑같고, 말이 똑같으니까, 쳐다보고 안 통할 이유가 없지요.

물론 조금 전에 얘기했듯이 안 통하는 게 있습니다. ‘너 왜 자주 안 하냐’고, ‘한국 왜 자주 안 하냐’고 막 따지고, 뭐 옛날까지… 조금 전에 했던 세 가지 이런 것 하고 하는데 어렵지요. 어떻든 그렇게 하고 왔습니다.

김계관 부상 “우리는 핵 안 가집니다. 김일성 장군의 유훈입니다”

또 하나 당부한 것이 ‘핵문제는 꼭 해결하고 와라’ 이것도 당부였습니다. 당부였는데, 사실 여러분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핵문제는 지금 6자회담 코스에서 잘 가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 한국이 참여하고 있지 않습니까? 되고 있는 것을 놓고 마치 도둑놈 취조하듯이 제가 가자마자 ‘여보쇼! 핵 어쩔거요?’ (일동 웃음) 또 그렇게 따지면 그건 싸우러 가는 거지, 그것은 협상하러 가는 것이 아니죠.

근데 가서 어떻든 한나라당이 핵 얘기 꼭 하고 오라니까 가서 안 할 수 있습니까? 그냥 왔다가는 또 무슨 매를 맞을지 모르는데…. 그런데 다행히 김정일 위원장이 딱 준비해 놓고 기다립디다. 핵문제 얘기 뭐… 제가 모두 얘기에서 담아 가지고 아주 간결하게 얘기를 했는데, 다른 얘기에 대해선 별다른 얘기 없어도 핵문제 얘긴 딱 김계관 부상을 밖에 대기시켜 놓았다가 “같이 보고받아 보겠느냐?” 저도 들어보니 아직까지 그 보고 직접 못 받았으니까 들어 보자고 그렇게 해서 오라고 얘기를 했는데, 김계관 부상이 우리 보도에 본 대로 사실대로 얘기했고요, 여러분들한테 따로 전해드릴만한 얘기는 이 두 가지 얘기를 했습니다.

하나는 “두 분 정상회담 잘 하시라고 우리가 많이 양보를 했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정상회담과 6자회담이 상호 시너지효과를 가질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말해 왔는데, 김계관 부상이 그 자리에서 그 말로 체면을 좀 살려준 것이죠. 정상회담 덕분에 6자회담이 좀 잘됐다 이런 체면을 살려준 것이죠.

그걸 그렇게 대답했고, 하나는 “우리는 핵 안 가집니다. 김일성 장군의 유훈입니다.” 그걸 확인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그 자리에서 같은 말을 반복하지는 않았습니다마는 옆에서 그렇게 듣고 가만히 있었으면 그 얘기가 그 얘기죠? “김정일 위원장께서 김계관 부상이 하신 말씀을 한 번 더 반복해 주시죠” 그렇게 하려니까 좀 그렇습디다. (일동 웃음) 근데 듣고 고개 끄덕이고 있으면 그게 확인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렇게 됐습니다.

한반도 비핵화 선언 9.19, 2.13 속에 다 들어 있다

이제 합의서에 우리 쪽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다시 확인하자’ 이러니까, 북쪽에서는 9.19선언에 다 들어있는 건데 9.19만 말하면 되지 뭐… 실무자 간에서 약간의 힘겨루기를 한 것이죠. 제가 그걸 받아주라고 했습니다. 굳이 그것 갖고 옥신각신 싸우지 말고, 9.19, 2.13 있으면 다 가는 건데 뭐 그걸 가지고 옥신각신 하느냐 그래서 ‘북핵 폐기의 맹세’ (웃는 이들 있음) 이런 걸 제가 따로 안 받아왔다고 꾸중을 들었습니다마는 이 합의문 안에 다 들어있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보면 들어 있고, 시비하고 싶은 마음으로 들여다보면 안 들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럴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건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일 큰 성과는 서해평화협력지대의 설치

제일 큰 성과가 뭐냐고 물으셨죠? 근데 제일 큰 성과는 서해평화협력지대의 설치입니다. 그곳에서 계속 분쟁이 일어납니다. 왜냐 하면 합의 안 된 선이니까. 그렇다고 해서 덜컹 ‘NLL을 다시 그읍시다’ 하고 지금 할 수 있는 우리 형편이 아닙니다. 다시 긋는다고 우리나라에 뭐 큰일이 나고 당장 안보가 위태로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국민들이 북쪽에 대한 정서가 아직 양보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정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통일정책, 평화번영정책은 국민과 함께 한다고 약속을 했는데, 저 혼자만 가서 덜렁 합의를 해버리면 되겠습니까?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합의 못 하는 것이죠.

근데 이것은 또 그냥 어떻게 할 수가 없죠. 그냥 두면 어떤 문제가 생기냐 하면, 언제 또 거기서 한판 붙어서 우리 군인들이 또 교전해 가지고 북쪽이 죽거나 남쪽이 죽거나 또 그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죠. 그렇게 장담할 수 없습니다. NLL 문제에 대해서 제가 “그것이 무슨 영토선이냐?”라고 얘기를 했더니 ‘목숨 걸고 지킨 우리의 영토선인데, 방위선인데, 또는 영토선인데’ 그렇게 얘기를 합니다. 목숨 걸고 지켰지요. 그 말 일리가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목숨을 잃었으니까, 목숨 걸고 지킨 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보면 그 선 때문에 아까운 목숨을 잃은 것 아닙니까? 그 선이 합의가 되어있는 선이라면 목숨을 잃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어떻든 거기에는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야 됩니다. 다시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질서를 형성해야 하는데, 국민들한테 ‘여기에 다시 충돌이 없는 어떤 조치가 필요하겠지요?’ 하면 박수 칠 것이고, ‘NLL은 절대로 물리면 안 되겠지요?’ 이러면 또 박수를 칠 것이고, 그렇지요? 국민들이 두 군데 다 박수를 치니까 우리는 아무 것도 못하는 것이죠. 절대로 손대면 안 되니까 못하는 거지요. 그거 여러분 풀 재주 있습니까?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풀겠습니까? 평통자문위원이시니까 자문을 해 주시죠. (일동 웃음)

군사적인 문제 묻어놓고, 경제적인 문제로 새로운 질서 만들어

거기 충돌은 다시 없도록 해야 되겠고, 충돌은 없도록 해야 되겠고, NLL은 절대로 건드리면 안 되고, 이 두 가지의 조건을 충족하는 어떤 해법이 뭐지요? 자문을 해 주셔야지요. (일부 참석자 “통일”) 그렇습니다. 통일은 나중에 해 버리면 되는 일이고, 나중에 하면 되는 일이고, 당장 어디서 시작할 거냐.

그래서 그 위에다가 우리가 군사적인 문제는 좀 묻어놓고, 경제적인 문제를 가지고 새로운 질서를 한번 형성하자 해서, 그쪽이 너무 움직이는 데 어려움이 있고 자꾸 그것 가지고 감정싸움 하지 말고, 해주 개발하고 개성공단, 인천 이렇게 엮어서 3각의, 말하자면 세계경제를 향한 3각의 남북협력특별지대를 만들어서 여기에 세계의 기업도 유치하고, 우리 경제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어떤 근거지를 한번 만들자 말이지요. 그 낙동강(*한강을 잘못 말씀함) 하구에 모래가 15톤이나 쌓여있는데, 그것도 좀 팔고 또 모래도 파서 28억 달러어치라고 하니까요 엄청난 돈이죠. 그렇게 하고, 그다음에 고기 잡는 것도 지금 중국배가 와서 다 잡아갑니다. 그것도 좀 공동으로 구역 만들어서 어족자원도 좀 보호하고, 그렇게 상의를 해 보자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거든요.

이렇게 해서 그 지대에서 경제적으로 협력하는 데 필요한 만큼, 조금 전에 영상에도 나오고 했듯이 그렇게 경제에서 서로 필요하니까 거기에는 배도 좀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고 그런 새로운 질서를 우리가 구축하면, NLL 건드리지 않고도 거기에 총질하지 않는 질서를 만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일동 박수) 참, 참 머리 잘 썼지요? (일동 웃음) (일동 박수)

새로운 질서 형성하는데 민감한 여러 문제 있을 것

이제 앞으로 문제는 그 안에서 우리가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 가는 데 또 민감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합의를 얼마만큼 잘했느냐 그것이 중요한데, 아무래도 상당히 많은 진통이 있을 것입니다. 참 그렇다고 제가 뭐 임기 중에 한 번 더 갈 수도 없고 (웃는 이들 있음) 확실히 이런 건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을 때와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떤 문제가 풀리는 속도는 현저하게 다릅니다. 그건 김정일 위원장은 결단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또 성격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참 그 문제 그림까지 딱 넣고 딱 합의 도장을 찍어버려야 하는데, 그 그림을 그리는데 조금 더 북쪽으로 밀어붙이자,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오자, 옥신각신… 실질적으로는 거의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문제를 놓고 치수 가지고 괜히 어릴 때 땅 따먹기 할 때 괜히 아무 이해관계도 없이 땅에 줄 그어놓고 니 땅 내 땅 하고 막 싸우고 그러지요. 책상에 우리 어릴 때 둘이 앉는 책상이지요, 책상 가운데 줄을 칼로 딱 그어 놓고 칼 들고 넘어오기만 해봐라 하고… (웃는 이들 있음) 꼭 그것 비슷한 싸움을 지금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림 대강 그려도 괜찮습니다, 사실은. 그러나 대강 그릴 수 없습니다. 그게 지금 우리의 비극입니다. 대강 그려도 아무 문제없는데 어느 쪽도 대강 그릴 수 없는 그 심리적 상태, 이것이 우리의 비극이지요. 이것을 넘어서야 합니다.

대개 나머지는 이행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대개 이행을 하면 되고요, 적어도 지금 우리가 이것을 이행해 가는 과정을 퍼주기라고 한다면 남북관계는 포기해야 됩니다. 하지 말지 뭘…, 그렇습니다.

옛날에 중앙일보 ‘GDP 1%’ 제안

옛날에 중앙일보가 ‘GDP 1%’ 제안했는데, 민간투자 1%면 8조인데요, 민간투자를 얼마나 해야… 정부는 1조 3,000억 해 놨고, 1%를 줄 방법이 없습니다. 북쪽이 준비가 안 되니까, 우리가 지원을 하는 것도 북쪽이 받을 준비가 돼야 지원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농업이든 보건의료든 뭐든 다 그렇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돈이 모자라서 못 주는 것이 아니고, 준비가 안 돼서 못 주는 것이다….

조금 전에 제가 말씀드린 GDP 0.2%도 아직 우리는 지금 편성 안 해놓고 있다는 것이지요. 대개 우리 조세를 지방세까지 199조 징수하고 있는데, 우리 세금의 1%이면 2조입니다, 연간 2조씩 5년만 해버리면 100억 달러입니다. 우리 한국이 굉장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우리가 이걸 아무 준비도 못 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퍼준다 퍼준다 이런 얘기 안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 다음에 통일비용 얘기가 있습니다. 불룸버그 통신의 어떤 칼럼을 보니까 ‘한국은 막대한 통일비용을 물어야 될 것이다. 그게 한국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한국 경제 실컷 칭찬해 놓고 끝에 가서 한 줄 달아놓는 바람에 그냥 분위기 확 깨버리는 것이지요. 한국 경제가 잘 간다고 칭찬 한참 해놓고는 찬물 끼얹어버리는 것이지요.

또 어느 신용평가 회사가 한국은 통일비용 때문에 신용등급을 더 올려줄 수가 없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통일비용이 몇 백조라고 뭐 천문학적인 숫자를 내놓는 사람이 있습니다. 몇 백 조가 된다는 둥 몇 천 조가 된다는 둥 그런 얘기를 하는데, 저는 그 통일비용은 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다, 틀린 얘기다, 그렇게 여러분께 꼭 다짐하고 싶습니다.

통일비용은 흡수통일 했기 때문에 생긴 것

통일비용이라는 말이 독일 통일하고 난 뒤에 들어가는 비용을 보고 우리가 통일비용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독일은 사실은 엄청난 비용을 물었습니다. 흡수통일을 했기 때문이지요. 흡수통일을 하면서도 화폐통합을 해버렸습니다. 화폐통합을 그것도 1대1로 화폐통합을 해 버리니까 동독에 있는 모든 기업이 전부 다 도산해 버렸습니다. 인건비가 올라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는 것이지요. 전부 도산해 버리니까 동독에 있는 모든 노동자들이 전부 실업자가 돼 버렸어요. 실업자가 됐으니까 실업수당을 줘야 될 것 아닙니까? 서독에 있는 실업수당, 실업보험 급여 기금을 가지고 실업수당을 주었지요. 그게 연간 GDP의 5% 수준까지 갔다는 것 아닙니까? 못 견디지요. 독일경제이니까 견딘 것이죠. 그게 통일비용입니다.

이른바 그것이 통일비용인데, 그러니까 우리도 통일비용 드는가 보다…. 그것은 흡수통일을 전제하는 것 아닙니까? 흡수통일을 원하는 사람도 있고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가서 보니까 북한이 붕괴할 가능성은 없는 것 같습디다. 여러분도 그렇게 알고 계시지요? 흡수통일을 바라는 사람에게는 그것을 불행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흡수통일을 안 바라는 사람은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되겠지요. 그럼 불행이든 다행이든 간에 붕괴할 가능성은 없다 이거지요. 그럼 흡수통일 안 되는 것이지요. 굳이 흡수통일 하려고 한다면 평화통일은 안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 우리는 평화통일하기로, 이것은 전 세계에 약속한 것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독일식 통일비용은 들고 싶어도 들 데가 없는 것 아닙니까?

독일식 통일비용은 법적으로 돈을 안 주면 안 되게 강제되는 것입니다. 제도화돼 있기 때문에. 끌어안아 버렸고 실업자가 돼버렸으니까 법적으로 실업수당을 줘야 하는 것이니까 그렇게 안 할 수가 없지요. 그런데 지금 우리는 흡수통합이 되지 않는 한 그와 같은 소나기식 통일비용은 들어가지 않는다 라는 것이고, 지금 한국의 통일비용은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이 돈, 돈, 이 돈이 통일비용입니다. 지금 지원하고 있는 돈, 인프라 건설하기 위해서 앞으로 투자할 돈, 농업 협력을 위해서 지원할 돈, 보건의료 거기 지원해 주는 돈, 그게 통일비용이고요.

비용은 쓰고 본전 못 찾는 것, 남북경협은 투자

그런데 ‘비용’이라는 것은 쓰고 본전은 못 찾는 것이 비용이지 않습니까? 개성공단에 투자하는 것은 전부 본전이 아니고 본전 이상, 몇 배 지금 찾으려고 투자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앞으로 해주공단에 투자할 때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철도에 투자할 때도 마찬가지이고 조선단지에 투자할 때도 마찬가지이고, 또 새로운 합의가 이루어져서 할 때도 전부 우리 기업들이 투자를 할 거란 말이지요. 지금도 우리나라 전력회사도 전력 만들어가지고 우리 국민들한테 팔아먹고 돈 받지 않습니까? 북한의 전력문제도 해결해야 되겠지만, 그것은 역시 좀 싸게 팔아야 되는 문제, 좀 외상으로 해야 되는 문제는 있을지언정 전부 우리나라에서 하는 장사 방식으로 똑같이 하는 것이란 말이지요.

지금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진출을 하라고 정부에서 여러 가지 지원책을 마련하고 독촉하고 있습니다. 제발하고 좀 나가라…,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투자를 좀 해줘야 우리도 더 가서 해외소득이 좀 들어오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달러가 좀 나가줘야 이게 원화가, 달러 가치가 유지될 텐데 이 원화가 계속 절상되는 바람에 수출전선에 비상이 오지 않습니까? 그래서 해외투자 막 시켜 버리고… 우리나라 공기업들, 도로공사, 국내에서 도로 닦아 가지고 장사 잘 해먹었는데 앞으로 도로 닦을 데가 어디 있습니까? 도로도 닦을 만큼 닦고 나면 더 닦을 데가 없고, 항만도 건설하고 할 만큼 하고 나면 더 할 데가 없고, 주택공사도 지금 열심히 집을 지어야 됩니다마는 그것도 지을 만큼 짓고 나면 없고, 토지공사도 공단 개발하고 공단 개발해서 개발할 만큼 하고 나면 못하는 거지요. 서울시내 들어와서 멀쩡한 땅 다시 개발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우리 공기업들도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북쪽에서 공단 닦으라는 것 아닙니까? 그렇죠? 도로 닦으라는 것이고, 철도 놓으라는 것이니까. 아직은 뭐 마음대로 놓으라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일이 벌어지게 생겼지 않습니까? 잘만 가면 우리 공기업들 지금 살판났지 않습니까? 그렇지요? 중국으로 가던 기업들 중국 가서 말도 안 통하는 데서, 그 생산성도 낮은 데서 고생하지 말고, 북한에 투자하면 지금 중국보다 생산성이 높거든요, 이미 그건 검증되어 나왔으니까. 생산성 높고, 말 잘 통하고, 가깝고, 살판난 것 아닙니까? (일동 박수)

북한은 우리 기업에 투자의 기회 주는 기회의 땅

통일비용 통일비용 하는 것이 사실과 다를 뿐더러 그건 우리한테 유리한 얘기가 아닙니다. 유리하다면 사실과 달라도 조금씩 좀 부풀려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얘기를 이젠 우리는 해서는 안 됩니다.

북한이 우리에게 지금까지 위기요인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를 평가할 때, 우리나라 주식을 평가할 때, 우리나라에 돈 빌려줄 때, 항상 북한 때문에 한반도의 위험 때문에 그 위험요소를 고려해서 이자도 비싸고 투자도 꺼리고 그렇게 꺼려왔던 것이거든요. 이제 평화가 확실히 정착되고 남북 간에 서해문제도 해결되고, 핵문제 해결되고 서해문제 해결 되고 제대로 투자가 되면, ‘여기에 뭐 있다!’ 하고 그때부터 전 세계가 우리 한반도를 주목하지 않겠습니까?

당장 북한이 우리 기업들에게 투자의 기회를 열어주는 기회의 땅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 경제가 우리 한반도 경제를 주목하게 되게 되기 때문에 우리 한국 경제의 신뢰도가 훨씬 높아지는 또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북한을 이제는 위험의 땅이 아니라 기회의 땅으로 그렇게 이해하고, 이런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고 남북관계를 해나가자…. 뭐 퍼주기 뭐 뭐 좌파, 친북, 친북 좌파 이런 자꾸 발목 잡는 얘기만 하지 말고, 뭔가 미래를 낙관적으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이렇게 밀고 나갈 때라야 북쪽도 의심을 거두고 우리에게 문을 열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열어가야 합니다. (일동 박수)

한반도의 분단은 동북아시아의 분단에서부터 비롯된 것

시간이 많이 돼 버렸습니다. (일동 웃음) 동북아시아가 말이지요. 동북아시아가, 동북아시아 다자안보 체제가 왜 중요하냐…. 아까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씀 드렸는데, 제가 시간을 너무 많이 써 버렸기 때문에 이제 말씀을 안 드려야겠습니다. (웃는 이들 있음)

다만 분명한 것은요, 한반도의 분단은 동북아시아의 분단에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동북아시아의 정세가 분단구조로 가 있으면 한반도는 통일하기 어렵습니다. 통일이 됐다가도 갈라질 우려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 힘이 강력할 때에는 어떤 외부정세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다시 분열되지 않지만, 이미 분열돼 있는 상황에서는 동북아시아가 평화 협력의 질서가 형성되지 않으면 한반도의 통일은 더욱 더 더뎌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반도 통일은 한반도만 가지고 노래할 것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문제를 함께 풀어가야만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제가 취임사 할 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라는 그런 비전을 국민 여러분께 말씀을 드렸던 것입니다. 동북아문제를 내버려 놓고는 한반도 통일 얘기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6자회담 통해 동북아시아 다자안보 협력체제 만들어 나가자

우리는 ‘전화위복’이라는 말을 실천하기 위해서, 북핵문제가 우리에게 불행이지 않습니까? 이 계기에 6자회담을 통해서 동북아시아 다자안보 협력체제를 만들어 나가자, 그렇게 쭉 밀고나가 버리면 한반도 통일은 훨씬 더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기 때문에, 북핵문제 때문에 까먹은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 그것이 전화위복 아니겠습니까? (박수치는 이 있음) 박수 한 번 치십시오. (일동 박수)

대강 보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때는 이 말 하고 저때는 저 말 하고 대강 뭐 말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개성공단 그거 문 닫으라고 저한테 그렇게 아우성치더니 지금은 또 개성공단 투자해야 된다고 또 얘기하고 개성공단 가 가지고 사진 찍고 내려오고 그러더라고요. (일동 웃음) 부끄럽지도 않은가 모르겠어요. 이렇게 하면 안 되고, 누구든지 국가의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전략적 비전을 내놔야 됩니다. 딱 감추어두고, 몰라서 모르든지 아니면 딱 감추어 두고, 그때그때 필요할 때 그 저기… 화투치기 할 때 보면 속임수 쓰는 것 있죠, 카드 하나 쑥 꺼내고… (웃는 이들 있음)

전체적인 전략적 비전 가지고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전체적인 비전을 가지고 전략적 비전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말하고 그 비전을 공유하면서 국민들하고 함께 나갈 때라야 그 일이 성사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들한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전략적 비전을 통째로 제시해라 이거예요.

제가 취임사에서, 후보 시절부터 동북아시대를 그렇게 소리높이 외친 이유는 그런 것입니다. ‘북방경제’를 얘기한 것은 아무래도 우리가 평화 하고 통일해야 되지만 ‘돈도 좀 된다’ 하면 국민들이 좀 관심이 더 높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 한반도 평화정책이, 평화통일 정책이 돈도 되는 정책이라는 것을 전제로 해서 북방경제의 비전, 동북아경제의 비전, 이런 것들을 내걸고 해 왔습니다.

그렇게 또박또박 해왔고요, 정상회담 시기에 관해서도 빨리 안 한다고 저를 다그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항상 대답은 ‘안 됩니다. 나야 하고 싶지만 상대방이 손을 내밀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손을 내밀 때가 있습니다. 북핵문제가 해결의 가닥을 잡았을 때 그때 우리가 내민 손을 상대방이 잡아줄 것입니다.’….

북방경제의 비전, 동북아경제의 비전

2005년 9월 달이 바로 9.19 선언 있었던 그때이지요? 9.19선언을 결심하고 앞두고 정상회담 하자고 이렇게 제안했다가 9.19선언이 이루어졌는데 BDA 바람에 판이 깨져버려서 정상회담도 깨진 것입니다. 정상회담이라는 것도 이치가 있는 것이거든요. 이번에는 될 때라 싶어서 우리가 제안을 했고, 또 북쪽이 여기에 응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동안에 왜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안 할까 하고 자꾸 다그치신 분들도 많은데, 일이라는 것은 그것이 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야 되는 것이지, 하고 싶다고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도 이 원칙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넓게 보고 상황을 조성해 나가야 된다…. 정상회담을 하려고 하면 정상회담 하자고 그저 졸라서 되는 것이 아니라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해 나가야 된다…. 앞으로 우리도 외교가 이렇게 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제 자랑 이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일동 박수) 감사합니다. 제가 앞으로 남은 기간이 짧지만 그 기간 동안 우리 정부를, 정부가 힘을 모아서 잘 가다듬어서 하여튼 갈 수 있는 데까지 갖다놓겠습니다. 그 다음에 되돌아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일동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