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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령 수로터널의 진실(펌)

순수한 남자 2008. 2. 11. 10:10
조령 수로터널의 진실(펌)
번호 208982  글쓴이 핵폭탄투하   조회 4911  누리 874 (879/5)  등록일 2008-2-8 00:53 대문 65 톡톡


조령 터널과 대운하의 허구성


1. 한반도 대운하 청사진

위 그림은 디시인사이드 운하갤러리에서 퍼온 경부운하 조감도이다.

천국의 모습을 그리라면 아마 이런 그림을 그리겠다 싶을 정도로 환상적이다. 하지만, 2천만 수도권과 1천5백만 영남권의 상수도 취수원인 한강 수계와 낙동강 수계에 연료용 기름을 잔뜩 실은 화물선이 오가는 것에서 유역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요소를 간과한다면 이것은 머잖아 '지옥의 조감도'로 탈바꿈할 것이다.

아래는 한강과 낙동강 연결 구간인 조령 수로 모습 (이 후보 홈페이지 운하홍보 동영상 캡쳐 - [운하 홍보 동영상 보기] 제작 : 한반도 대운하 연구회 한반도 동영상 시즌1) 이다.

위 사진을 보면서 맨 먼저 떠오른 생각은 주위 배경에 비해 터널 크기가 너무 작아 보인다는 것이다.

높이 : 22m, 넓이 : 21.5m인데 저건 콘테이너선을 빼면 글씨 크기나 배경을 보면 일반 2차선 도로 터널보다 작아 보인다. 아마도 22m 높이의 수로터널의 터널을 21Km나 파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워 그 크기를 줄여 보이게 해서 수로터널 파는 작업이 별것이 아니라고 인식시키고 싶었나 보다.

위 사진에서 그 크기가 제대로 표현된 것은 컨테이너선뿐이니 그것을 빼고 소형 낚싯배를 집어넣으면 어떤 모습인지 보자.

어떤가? 위 수로터널은 어느 모로 보나 높이 5m 정도의 낚싯배 하나가 통과하기 안성맞춤인 소규모 터널로밖에 보이지 않잖은가. 결국, 조령 수로 홍보 에니매이션은 그 어마어마한 규모를 축소하려는 의도를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그렇다면, 위 배경에서 22m 높이의 터널을 제대로 만들어 보면 어떤 크기일까?

위 배경에 대비한 22M 높이의 수로와 배의 모습

원래 사진에 나온 수로 두 개를 하나로 합해야 위와 같은 22m 높이의 수로가 겨우 표현된다. 이제 조금 수로의 규모가 드러난 듯하지만 시작한 김에 22m 높이의 터널을 일반 도로의 터널과 비교해 보자.


2. 2차선 도로 터널과 운하 수로터널 단면적 비교

아래 그림은 이 후보 홈페이지에 소개된 조령 수로터널 구조도이다. 

조령산 수로 터널 구조도 (출처:이명박 후보 홈페이지)

아래는 2차선 도로 터널과 조령 수로터널 단면적을 비교한 것이다.

    2차선 도로터널 단면도                  조령 수로터널 단면도

위 도면에서 나타난 수로터널 면적을 보면, 터널 높이 22m× 폭 21.5 = 473㎡이다.

그런데 터널은 정사각형으로 뚫는 게 아니라 위 그림처럼 돔형으로 뚫으므로 돔 바깥의 빗금 친 면적을 빼주어야 한다. 정확한 곡면 계산법이 있겠지만 여기선 손쉽게 전체 칸에서 빗금 친 칸을 빼는 방식으로 계산하기로 한다.

결국, 전체 473칸에서 빗금 친 59칸을 빼면 414칸, 즉 414㎡ 가 나온다. (473㎡ - 59㎡ = 414㎡)

같은 방법으로 2차선 도로 터널 면적을 내보면, 도로 너비는 1차선이 2.5m이므로 왕복 2차선은 폭 5m와 갓길 3m를 합하여 총 8m이고, 높이는 5.2M이다. (높이 5.2M는, 도로 설계와 운영에 관한 법규의 대형화물차 통과높이 4.5~4.8m 규정에 의함) 폭(8m) 곱하기 높이(5.2m)는 41.6㎡ 가 나온다.

역시 여기도 돔형 바깥면적, 빗금 친 7.5칸을 빼줘야 하므로 41.6㎡ - 7.5㎡ = 34.1㎡ 이 된다.

※ 간추리면,

   - 2차로 도로터널 제원 : 폭 8m, 높이 5.2m, 단면적 약 34.1㎡
   - 수로터널 제원 : 폭 21.46m, 높이 22.03m, 단면적 약 414㎡
                     길이 25.9km(1,2안 기준, 조령산 통과 터널 2개소 : 21.9km, 4km),

2차선 도로 터널 크기

예) 높이 5.2m 2차선 추곡 터널(통과높이 4.5m) [아래 사진 참조]

위에 계산한 방법에 의해 조령 수로터널과 2차선 도로 터널 비율(1:12)대로 뚫은 터널의 상상도는 그림과 같다.

검은 입을 쩍벌린 무시무시한 터널.... 외눈박이 괴물 퀴클롭스(Cyclops)가 사는 동굴이 이 정도 크기였을까...


저렇게 거대한 터널 두개가 붕괴하기라도 한다면 터널이 뚫린 산은 푹삭 내려 앉고 지진 관측소엔 인공 지진이 관측될지도......

결국, 수로터널 하나는 왕복 2차선 도로 터널 면적의 12배가 넘고, 수로터널은 왕복으로 2개를 뚫게 되므로 수로터널 2개 면적은 2차선 도로의 24배가 넘게 된다. 다시 말하면 25.91km의 수로터널 2개를 뚫을 때 파낼 토사 양으로 따지자면  2차선 도로 터널 24개를 뚫는 것과 같고, 길이로 환산하자면 2차선 도로터널 621.6Km를 파낸 양과 같다는 것이다. 부산~서울 거리가 431.5km이니까 이 공사가 얼마나 엄청난 규모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어마어마한 공사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을 의식해, 수로터널 규모를 실제보다 축소시키려고 애쓰는 발언의 결정판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길이 22km, 직경 19.5m의 수로터널이다. 자동차 도로로 비유하자면 편도 4차선 터널 정도의 규모이고, 외곽순환 고속도로 등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규모의 터널”이며 “이 터널 공사는 구간을 나누어 동시에 여러 구간에서 공사를 진행하므로 4년 이내에 충분히 완공이 가능하다는 것이 엔지니어들의 분석이다. 이는 세계최고의 우리나라 토목기술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 이명박 캠프 한반도 대운하 추진단장 박승환 의원 /  출처 : 뷰엔뉴스 2007.6.4 [원본 보기]

거짓과 기만으로 가득 찬 참으로 황당하고 어이없는 발언이다. 먼저 조령 수로터널 폭은 19.5m가 아니라 약 2m가 더 넓은 21.46m 이다. (위 [조령산 수로터널 구조도] 참조 / 이명박 홈페이지에서 인용) 아마 터널 벽 두께 등을 빼고 순수 내경만 일컫는 모양이지만 수로터널은 내경을 기준으로 하여 치수를 줄이고, 일반터널은 외경을 기준으로 하여 늘림으로써 수로터널 크기가 별 것 아닌 것처럼 인식시키려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다.

혹자는 2m 차이가 대수냐 하겠지만 넓이는 해당 치수의 제곱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2m 차이는 간단히 무시할 수치가 아니다. 그럼 현재 76% 공정률(6월 기준)을 보이고 있는 서울 외곽도로 편도 4차선의 사패산 터널(아래 그림 참조)의 실제 크기를 조령 수로터널과 비교해 보자.

사패산터널 공사장면 / 사진출처 : 연합뉴스 2007-04-06 오전 9:01:00

사패산 터널은 2003년 12월 착공했으나 상하부 동시굴착 공법을 이용해 공정을 단축시켰으며 너비 18.8m, 높이 10.3m, 길이 4㎞의 쌍굴터널로 편도 4차로 터널로는 국내에서 가장 길다. 당초 2008년 완공예정이었으나 1년 앞당겨 2007년 완공될 예정이다. - 사진출처 : 판도라TV 화면 캡쳐 [원본보기]

아래는 도표는 사패산 4차선 도로터널과 조령 수로터널의 단면적을 비교한 것이다.

 

※ 사패산 4차선 도로 터널과 조령 수로터널 단면적 산출

위 도면에서 나타난 사패산 터널 면적을 보면, 폭 18.8m, 터널 높이 10.3m이므로 폭×높이= 단면적 193.64㎡ 이 나온다.

앞에서 조령 수로터널 면적 낼 때처럼 여기도 돔형 바깥면적, 즉 빗금 친 38칸을 빼줘야 하므로 93.64㎡ - 38㎡ = 약 155.64㎡ 이 된다.

- 사패산 터널 : 폭 18.8m, 높이 10,3m, 길이 4Km, 단면적 약 155.64㎡(약 47평)
- 조령 터널  : 폭 21.46m, 높이 22.03m, 길이 25.9km, 단면적 약 414㎡(약 125평)
               사패산 터널의 약 2.65배

일반적으로 도로 1차선은 2.5m이기 때문에 수로터널의 폭 21.46m에 차로를 만든다면 8차선을 내고도 조금 남는다.

21.46m÷2.5m(1차선 규격) = 8.58(차선)

그런데 사패 터널의 경우 안전을 위해 일반도로보다 차선을 3m로 늘려 잡아서 3m×4차선=약 12m를 만들고, 갓길 약 3m, 양쪽 여유 폭 약1.3m, 양쪽 터널두께 약 60cm를 모두 합해 18.8m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사패 터널 같은 널찍한 4차선 터널을 염두에 두고 조령 수로터널이 일반 4차 선도로 터널 넓이밖에 안 된다고 주장하지만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패산 터널은 조령 수로터널과 폭은 조금 비슷하지만 높이가 절반도 안되기 때문에 전체 크기가 조령터널의 약 1/2.65에 불과하다.

이처럼 두 사물의 크기가 서로 2.6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도 계속해서 그것이 같은 크기라고 우긴다면 그것은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일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조령터널 크기를 비교하려면, 서로 크기가 비슷하지도 않은 4차선 터널을 들먹이지 말고 솔직하게 왕복 8차선 도로 폭과 비슷하다고 얘기하기 바란다. 국민들은 왕복 8차선 도로를 자주 접하고 그 넓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편이 훨씬 이해하기 빠를 것이다. 

이렇게 큰 터널이라 해도... 뭐, 현대의 발달된 토목기술과 국가역량을 총동원한다면 터널 621.6km 거리 분량의 토사나 암반을 능히 파낼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거기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이 제시한 수로터널 공사비 : 2조 3천억)

평지에, 수백km의 고속도로를 뚫는대도 몇 년이 걸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수백 km의 분량의 지하터널을 뚫은 데는 아무래도 이명박 후보 측이 주장하는 4년은 무리고 아마도 수십 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

마침 우리 나라에서 조령 수로터널과 비슷한 규모의 대규모 지하 시설물 공사를 한 곳이 있는데 그 공사 기간을 살펴보면 조령 수로터널 공사기간에 대한 좋은 참조가 될 것이다. 여수 원유비축기지(제2차)의 지하 원유 비축시설 사진 및 공사 개요는 아래와 같다.

▲ 2007년말 완공 예정인 SK건설의 여수 석유비축기지(제2차) 탱크 내부 모습

[제2차 비축기지 공사개요] 

폭 : 16m
높이 : 30m(아파트 12층 높이) / 단면적 480㎡
길이 : 5.24km / 지하 60m
용량 : 원유 1,650만 배럴 / 사업비 1,995억 원
기간 : 21년(1997~ 2007년 말 완공예정)
시공사 : SK건설  [자세히 보기] 지하 60m `거대 지하공간`을 가다

※ 참고로 여수 원유비축기지 제1차는 터널은 지하 30-60m의 암반에 폭 18m, 높이 30m, 총연장 9.3km, 총사업비 3천9백11억 원, 공사기간 8년 만인 1999.7.9일 완공됐다.

원유비축기지(제2차) 규모는 조령 터널에 비해 넓이는 5.5m 좁은 반면 높이가 8미터 더 높아 단면적은 조령(약 473㎡)에 비해 약 6㎡ 더 넓은 480㎡이고, 공사 여건도 조령터널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두 공사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겠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운하건설 찬성자론자들이 주장하는 공사 기간이 얼마나 비현실적인가를 밝혀내는 데는 여전히 유용할 것이기 때문에, 위 원유비축기지 공사기간을 참조하여 조령터널의 실제 공사기간을 산정해 보고자 한다.

원유비축기지 1차는 9.3km를 뚫는데 8년, 2차는 5.24km를 뚫은 데 21년이 걸렸다. 공사 진행 속도가 빠른 1차 기지 공사 기간만 보더라도 1km를 뚫는 데 1.16년이나 걸렸다.  이 정도 속도로 조령 터널 편도 25.9km를 뚫는다면 30년이란 기간이 소요된다. 그런데 이 후보 측은 조령터널 공사를 4구간으로 나누어 실시한다고 하니 그 기간은 1/4이 줄어든 7.5년이 될 것이다.

편도 25.9km 공사 기간 30년 ÷ 4(구간) = 7.5년

7.5년이면 이 후보 측이 주장하는 공사기간 4년의 2배에 근접한 경우다. 그러나 막대한 인적 물적 자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공사는 매사에 최악의 조건을 상정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만일 조령 수로터널 구간이 지질 구조상 난 공사가 된다면, 원유비축기지 제2차 공사처럼 5.24km를 뚫는데 21년이 걸리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1km를 뚫는 데 4년이 걸리기 때문에 조령 터널 편도 25.9km를 뚫는데 총 103.6년 이 걸리고, 공구를 4곳으로 나누더라도 편도 당 25.9년이 걸리게 된다.

편도 25.9km 공사 기간 103.6년 ÷ 4(공구) = 25.9년

여기서, 2차 원유비축기지 5.24km 뚫는데 21년째 '뭉그적'거리고 있는 SK 건설은 과연 공구를 4군데로 나누면 공기가 그만큼 단축된다는 것을 몰라서 그러고 있는지 이 후보 측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3. 이번엔 국내에 제일 긴 철도터널과 도로터널의 공사기간과 비교해보자.

먼저 국내에서 가장 긴 터널인 솔안 철도 터널의 경우를 살펴보면 길이 16.24km을 관통하는데만 5년 6개월(2001.7~2006.12)이 걸렸다. (시공사 대우건설 /  공사비 4천837억 원)

※ 참조 http://blog.naver.com/yongjang01?Redirect=Log&logNo=70011624245)


솔안 터널은 터널 일부 구간에 설치된 교행시설 외에는 편도 철로이기 때문에 터널 단면적은 조령터널 단면적의 약 1/20에 불과하고, 길이도 약 1/3이 더 짧지만 16.24km를 뚫는데 5년 6개월이 걸린 것이다. 만일 단면적을 무시하고 솔안 터널과 똑같은 넓이로 조령터널 25.9km를 뚫는다고 해도 8.7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솔안 터널 길이(16.24km)÷공사기간(5.5년)=년간 굴착거리(2.95km) ÷ 수로터널 길이(25.9km)= 굴착기간(8.7년)

솔안터널 지도 / 출처 : 매일경제 2006. 12. 7일자

그리고 국내 도로 터널 중 가장 긴 중앙고속도로 죽령터널(아래 사진 참조)은  높이 10m, 폭 10m로 4.6km를 뚫는 데 10년이 걸렸다.

※ 참조 : 네이버 블로그 http://blog.naver.com/smclubco?Redirect=Log&logNo=110018261001 


죽령터널 단면적은 수로터널의 1/10쯤에 불과하고, 길이도 5.6배 더 짧음에도 4.6km를 뚫는데 무려 10년이 걸린 것이다. 만일 단면적을 무시하고 죽령터널과 똑같은 크기로 수로터널 25.9km를 뚫는다면 장장 56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죽령터널 길이(4.6km)÷기간(10년)=년간 굴착거리(0.46km) ÷ 수로터널 길이(25.9km)=굴착기간(56년)

죽령터널 공사 장면 / 출처 http://cafe.daum.net/land4lion

※ 사진설명 

위 죽령터널 공사 사진 속의 가운데 작은 구멍은, 터널 굴착 단면에 맞는 날을 갖춘 굴착기를  이용해 굴착하는 TBM 공법 (TBM : Tunnel Boring Machine 공법 /아래 그림 참조 / [TBM 공법 자세히 보기] )으로 굴착한 장면이고, 넓은 부분은 기존 암반에 콘크리트를 뿜어 붙이고 암벽 군데군데에 구멍을 뚫고 죔쇠를 박아서 파 들어가는 확대발파공법(NATM공법)으로 확공하는 부분이다. 이 공법의 장점은 사전에 암석의 질을 파악하고, 공사기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조령터널을 판다면 TBM 장비로 암반을 굴착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TBM 장비 모습과 시공 장면을 소개한다. 

(TBM 작동원리 동영상 보기)


암반을 두부 뭉개듯 으깨버리는 TBM 장비를 이용한 쿠알라롬프의 스마트 터널 굴착장면 이 밖에도 동경만 해저 터널 길이 9.5km, 폭 13.9m 공사에 가와사키에서 제작한 굴착단면이 최대14.14m, 길이 500m, 대당 가격 100억인 TBM 장비가 사용되어 6.4km 구간을 2년 만에 굴착하는 개가를 올렸다. 유로터널도 TBM 장비 6대가 동원되어 양쪽에서 터널을 팠다. 만일 조령터널을 판다면 이 장비로 암반을 굴착하게 되겠지만 그러나...... 조령 터널 폭(21.36m)에 걸맞는 초대형 TBM은 아직 이 세상에 나오지도 않았다.

이처럼 죽령터널과 똑같은 크기의 터널을 25.9km 길이로 뚫는다면 56년이 넘게 걸린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이 후보 측의 계획서에는 수로터널 공사를  굴착작업조 8개조(본갱 2, 작업갱 4, 서비스터널 2) 혹은 30개조(본갱 2, 작업갱 8, 서비스터널 20)로 나눠 공사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경부운하 550km 구간을 50공구로 나눠 공기를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죽령터널 시공사도 공기를 단축하려고 별별 방법을 다 동원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하고서도 결국 10년이 걸렸던 것이리라. 공기단축은 결코 운하 지지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 나라 토목회사, 공기 단축하는데 목숨이라도 내놓을 사람들로 가득 찼다.

여기서 여담 한마디.

세계에서 운하가 가장 발달한 독일의 '강의 수질'을 담당하는 '만프레드 크라우스'씨와 문답 한 토막

문 : "건설기간 4년, 가능한가?" (역시 같은 경부운하 토론회에서 이런 주장이 나왔다고 말하자)
답 : "171㎞ 규모 RMD 운하가 32년 걸렸다. 불가능한 일이다. 경부운하는 530여㎞(필자 주: 550km의 오기)라고 하지 않았나. 게다가 독일처럼 평지도 아니고 국토의 70%가 산지인 나라에서 그게 가능할까." (출처 : http://kin.naver.com/db/detail.php? id=6&dir_id=604&eid=qYby7ZoDitEvZbvEHBL2rXwFJTnzBEkv&qb=wba3ySDFzbPO)


이런 대화를 백번 들려줘 봐야 운하 건설 찬성론자들 귀에는 들리지 않을 것이다. 171㎞인 독일 RMD 운하가 건설하는 데 32년이 걸렸다고 하면 상식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RMD 운하의 3배가 넘는  경부운하는 당연히 96년이 걸리겠다는 생각을 하겠지만 운하건설 찬성론자들은 당초 정해놓은 4년이라는 공사기간에 맞추기 위해 96÷4=25 이런 식으로 역산 계산하여 공구를 25개로 나누면 4년이면 건설 가능하다고 우길 것이다.

그들은 만일 누군가가 '유럽까지 터널을 뚫는데 1만 년 걸리니까 실행 불가능한 사업이다.'라고 말하면 역시 그들은 눈 하나 꿈쩍 않고 10,000÷4= 2,500 이런 식으로 역산하여 공구를 2,500개로 나누면 4년 안에 유럽까지 터널을 뚫을 수 있다며, 당장 그것을 증명해 보이겠노라고 팔 걷어붙이고 나설 사람들이다. (왜, 아예 공구를 12만으로 나눠보시지. 그러면  단 한 달이면 유럽까지 지하 터널을 뚫을 수 있을 텐데…….)

어느 나라든지 대규모 공사는 공구를 나눠서 하는 게 기본이고 독일도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최대한 공구를 나눠서 공기를 줄인 결과가 32년일 텐데 거두절미 하고 모든 공사기간을 무조건 자신들이 설정한 목표 기한 안에 무조건 잘라서 끼워 넣어 버리는 무모함은 마치 자신의 침대 크기에 사람을 맞춰 길면 잘라 죽이고, 짧으면 잡아 늘여 죽였다는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강도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를 연상시킨다. 

자신이 행인들을 죽인 바로 그 방법으로 테세우스에게 잡혀 뒈지는 프로크루스테스. '프'선생의 충실한 수제자들이 상기해야할 교훈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수로터널 공사기간은 원유비축시설 터널 굴착의 경우에 비춰보면 최소 20년에서 최대 80년 이 예상되고, 독일 RMD 운하의 경우에 비춰보면 경부운하 공사기간은 무려 96년이 예상되며,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공법(?)을 총동원하여 시공했을 것이 뻔한 죽령터널에 비춰보아도 56년이 넘게 걸릴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아무리 짧게 잡더라도 경부운하 건설기간은 최소 20년에서 최대 96년은 족히 걸릴 대역사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일 것이다.

아래 표를 보면 조령 수로터널의 규모와 공사기간이 기존 터널과 비교된다.


이렇게 공사기간이 늘어나게 되면 공사비는 천문학적인 규모로 늘어난다. 경부고속철도가 91년 5조 8천4백억 원의 공사비를 예상했으나 천성산 터널공사 반대 등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그 3배가 넘는 18조 400억 원으로 증가한 데서 보듯 이 후보 측이 주장하는 공사비 17조는 32조 혹은 64조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뻔한 일이다. 

그러나 시간과 비용이 얼마나 들더라도 우리나라 발전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면 시도해볼 만하다.  그런데 경부 운하에 그 정도의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는 사업이냐는 근본적인 의문에 대한 객관적인 해답을 운하건설 찬성론자들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4. 다음은 경부 운하의 운행시간이, 서해~남해 연안항로 운행시간보다 더 길다는 사실을 살펴보고, 시간과 비용 절감을 내세운 운하 건설의 대전제의 근거가 얼마나 황당한 것인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경부운하 건설 제안자들이 운하건설 타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발표한 내용들이 전무 허위 혹은 사기에 가깝다는 사실을 가장 통쾌하게 폭로한 글은  민노당 심상정 의원의 글이 최고일 것이다. 심상정 의원의 글을 링크하였으니 운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필독하기 바란다.  

[클릭] 경부운하? 대국민 사기극! (심상정)

심 의원이 경부운하 건설 불가 근거로 제시한 모두 7항목인데 그중 어느 한 항목의 결격 사유만으로도 경부 운하는 건설되어서는 안 될 정도로 각 항목마다 운하 건설에 치명적인 결격 사유를 제기하고 있다.

심 의원이 거론한 불가 사유 중 하나는 경부 운하 통과시간이 연안 해운 항해 시간보다 훨씬 길어서 경부 운하 건설이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부연 설명하자면 경부운하의 모델인 독일 마인도나우 운하(길이 171km)는 갑문 1개 통과에 20분, 16개 갑문 통과에 5.3시간, 전체 18.5 시간이 걸리므로, 길이가 3배(550km)인 경부운하는 55.5시간이 걸린다. 이것은 논스톱으로 운항했을 때 이론상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로는 마인 도나우 운하는 대기 시간을 포함해 총 30시간이 소요되므로 경부 운하도 그 3배인 90시간, 즉 3.75일로 늘려 잡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경부 운하는 마인 도나우 운하보다 지리적 여건이 훨씬 나쁘다. 경사와 굴곡도 심하고 갑문도 3개가 더 많은 19개(이 후보 홈피 참조)나 된다.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 측은 문경방향에서 조령산을 통과하는 제2안의 경우 25시간 20분, 함창 방향에서 철도터널로 조령산을 통과하는 제3안의 경우에는 겨우 22시간 40분 밖에 안 걸린다고 강변하고 있다.  운행 조건이 나쁜 경부 운하가 마인 도나우 운하보다 운행 속도가 무려 4배 이상 더 빠르다는 황당한 주장에 그저 어안이 벙벙해질 따름이다.

경부운하 종단도 / 출처 : 이명박 후보 홈페이지
경부운하는 위 그림처럼 내륙 산악지형을 통과하기 위한 19개의 갑문으로 이뤄졌다

550km를 22시간 40분에 운행한다면 시속 24.27km라는 말인데 이 속도는 연안 해운 평균 운항속도 26.9km에 거의 근접한 속도이다.  경부운하의 시속 24.27km는 수에즈 운하가 168km를 15시간 동안 시속 11.2km로 운항하는데 비해 2배 이상 빠른 속도다. 갑문이 전혀 없고 수로가 거의 직선이어서 운항조건이 최적인 수에즈 운하보다, 갑문이 19개나 되고 구불구불한 산간하천을 지나야 할 경부운하가 2배 더 빠르다는 것은 그야말로 언어도단이다.

그러나 이명박 캠프의 입장은 단호하다.

이명박 캠프에서 한반도 대운하 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박승환 의원은 4일, "171km 독일의 마인도나우(RMD)에 해당하는 한반도 대운하 구간은 40km밖에 안 된다. 이 40km 구간에서는 독일의 경우와 같이 13km/h로 운항한다. 단, 독일에서도 라인강 하류에서는 30km/h로 운항하고 있다"며 "따라서 경부운하의 나머지 500km 구간은 자연하천으로 30km/h 속도로 운항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19개 갑문 통과시간은 20분으로 산정하고, 경부구간 540km 중 7% 구간(40km)에서는 13km/h로, 93% 구간(500km)은 30km/h로 운항하면 설계속도로는 서울~부산 간 약 24시간이 나온다. 실제 환적 및 대기 시간을 고려해도 30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 출처 : 뷰엔뉴스 2007.6.4 [원본 보기]

라인강 하류를 들먹이는데 라인강 하류는 말만 강이지 바다나 다름없는 곳이다. 따라서 연안항해와 똑같은 속도로 운항이 가능한 곳이다. 이런 조건을 경부운하 거의 전 구간인 93%(500km)에 그대로 적용하다니 참으로 배포 한번 큰 사람이다. 이런 상상을 초월하는 엉뚱한 운항속도는 아래 첨부한 이명박 홈페이지에 선박 속도 표에도 버젓이 명기되어 있다.

위 도표에 제시된 운하운항 속도는 한마디로 경이로움 그 자체다. 이 도표에 제시된 속도가 얼마나 황당한지, 우리가 이미 운항시간을 알고 있는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에 비교해 보기로 하자. 경부운하가 왜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의 운행의 속도를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인지 두 운하의 구조를 살펴보면 자연히 깨닫게 될 것이다.

[수에즈 운하]

수에즈 운하는 육지의 가장 높은 곳도 해발고도는 15m에 불과하였고, 노선(路線)도 단조로워 북쪽은 대부분이 거의 완벽한 직선이고 전 구간 통틀어도 곡선구간은 겨우 서너 군데에 불과하고 그것도 굴곡이 완만하여, 강이나 하천을 이용한 운하에서와 같은 구불구불한 굴곡 구간은 찾아볼 수 없다. [아래 위성사진 참조] 더구나 운하의 약 1/5은 천연호수로 이뤄져 그야말로 전 세계 운하 중 최적의 운항 조건을 갖춘 운하라고 할 수 있다.

▲ 일직선으로 쭉 뻗은 수에즈 운하 - 갑문도 없고 산이나 수로터널도 없고 다리도 거의 없다.

▲ 구불구불, 삐쭉빼쭉 경부운하 - 가로막는 갑문이 19개, 수로터널이 25km, 올라야할 리프트가 102m 이다. 그런데도 속도는 수에즈 운하보다 2배 빠르다니 기적이 따로 없다.

수에즈 운하는 길이 162.5km, 폭 200m, 깊이 15m이며 통과 시간은 15시간이다. (네이버 백과사전 [자세히 보기]) 경부운하 길이는 수에즈 운하 길이의 3.27배니까 15시간에 3.27배를 곱해주면 48.7시간(2일)이 나온다.

최적 운항 조건을 갖춘 수에즈 운하 속도로 경부운하 550km를 운항해도 48.7시간이라는 계산이 나오는데 이 후보 측은 경부운하를 그 절반 도 안 되는 22시간 40분(3안 기준)에 통과할 수 있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러면 이 후보 측의 선박 속도 표에 나온 속도로 수에즈 운하를 운항한다면 과연 몇 시간이 걸리는지 계산해보자.

수에즈 운하 전체 162.5km의 약 1/4구간인 40.6km는 호수 구간이므로 위 선박 속도 표에서 제시한 최고 속력 구간인 자연하천 수로 직선부의 속도인 32.8km/h로 운항하는 것으로 계산하여 1시간 14분으로 잡고, 나머지 3/4구간인 121.9km의 직선 수로 구간을 속도 표의 인공수로 절성토부의 속도인 17km/h를 적용하면 7시간 11분이 걸려서 총 8시간 25분이 걸린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에즈 운하의 실제 운항 시간은 그 두 배에 가까운 15시간임에 비춰보면 이 후보 측이 경부운하 통과시간을 산정하는 기준인 선박 속도 표가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위 도표에 제시된 Schijf식이 어떤 공식이든 간에 그 공식은 실제 운하 선박속도와 2배 가까운 오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뻔히 드러나는데도 그 오차를 보정하지 않고 공식 그대로 산출하여 경부운하 운항 소요시간을 절반 가까이 줄여 국민들에게 발표한 저의는 무엇일까? 경부운하 운항시간이 연안 해운보다 느리다는 것이 판명나면 경부운하 건설 명분 그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 아닐까?


원문 - http://cafe.naver.com/goldstocktree.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2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