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문과 전기고문. 그리고 철제의자에 앉혀 온몸을 묶은 뒤 머리를 뒤로 젖히고 콧쿠멍에 고춧가루를 집어넣고 얼굴에 수건을 덮은 다음 10리터 짜리 흰 주전자로 물을 부으면 온 몸이 타들어 가는 것 같고 머리가 깨져 버릴 것 같다. 고통으로 기절하면 다시 깨워 몸이 젖은 것을 이용하여 발가락, 손가락에 전원을 연결하여 전기고문을 가했다.” - 김양기선생 1986년 4월 구속. 일본관련사건 불법구금 43일
“벽에 붙은 세면기에 성기를 올려놓게 하고 신발짝으로 세 번 내리쳤다. 까무러치면 찬물을 끼얹었다. 발가벗겨진 채 철창에 손목을 묶고 라이터불로 온 몸을 지져 고통을 줬다. 체모를 태워 수치심을 극대화 했다. 손바닥과 발바닥을 몽둥이로 엄청나게 맞아 움직이기 힘들었다. 송치되기 일주일 전부터는 멍자국을 없애려고 안티프라민 마사지와 온수 목욕을 하도록 했다. 지금도 하체에 고통을 느낀다.” - 박동운선생 1981년 5월구속. 월북자 가족사건 불법구금 63일.
“작은 송곳으로 허벅지를 계속 찔러 피가 온몸을 적셨다. 상처를 치료한다면서 어떤 약을 먹였는데 그 약만 먹으면 잠에 취해 정신을 가누지 못했다. 얇게 썬 쇠고기를 상처부위에 동여매면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잠 안 재우는 고문이 가장 무섭다. 2-3주씩 안재우고 두들겨 패면 완전히 정신분열증에 걸려 자신도 모르게 헛소리를 하는데 정신을 차린뒤 하지도 않은 일을 고문에 못이겨 시인한 사실을 알아차리고 계속 울었다....” - 석달윤선생 1980년 10월구속 행불 가족사건 불법구금 47일
“66일동안 햇빛도 없는 지하에서 생활 했다. 6일 동안 한 잠도 안 재워 몽롱한 상태에서 식구를 다 죽인다는 협박을 당했다. 팀스피리트 작전내용, 군사기밀, 근로자 보수문제 등은 그들이 3일 동안 외우라고 했다. 외우지 못하자 보고 쓰라고 했다. '너 혼자 3년만 살아주면 된다. 우리 좀 살려달라‘는 말까지 했다...." - 차풍길선생 1982년 10월 구속 일본 관련 사건 불법구금 66일.
인혁당 판결이 난지 20시간만에 다른 동료 7명과 함께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간 여정남선생은 사형집행이 있던 1975년 4월 9일 새벽 자신의 억울한 운명도 모르고 0.75평 짜리 감방에서 웅크리고 잠을 자고 있었다.
그리고 박정희가 잡아간 사람들...
유신체제 아래 자행된 인권탄압의 실상은 장기간에 걸쳐 극히 광범위하게 이루어졌기에 개별 사례를 분석하기에는 지면이 허락하지 않는다.
국가보안법.반공법 261명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 72명 / 공무집행방해및폭행 38명 / 국가보위법.노동법 46명 게엄포고령 53명 / 내란죄 8명 방화죄 9명 / 경범죄처벌법 1,184명 / 긴급조치 1호 48명 / 긴급조치 4호 142명 / 긴급조치 9호 580명 / 소요죄 108명 / 기타.미상 15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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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달린 케이스박스 속의 TV, 곽성냥, 호롱불, 할배의 곰방대, 딱지, 통기타, 미니스커트, 귀뚜라미, 음악다방, 비틀즈, 만화방, 별들의 고향, 김일의 레슬링, 권투, 유랑극단과 약장수, 여로, 뺀또 그리고 긴급조치 .......
어느 틈엔가 삽을 둘러메고 새벽같이 논일을 다녀오신 아부지가 비질로 단장해 놓은 집 앞 길은 낮이면 아이들의 놀이터로 변하곤 했다.
싸릿대로 둘러쳐진 울타리 담장의 낡은 나무문은 경첩까지 삭아서 삐걱 소리를 내었지만 그 문을 들어서면 모든 것이 모자라던 시절이었음에도 언제나 어매는 넉넉한 마음으로 우리를 품어주곤 했었다.
흙으로 지어진 집이래야 안방, 마루, 건넌방 그리고 마당보다 허리 높이만큼이나 낮은 천정엔 그을음이 가득한 부엌. 겨울이면 쇠죽솥에 데워진 물을 퍼서 찬바람을 맞으며 고양이 세수를 후딱 하곤 했으나 우리들의 손은 언제나 트곤 했다.
식사와 휴식, 손님 접대, 가족간의 대화, 동네 사랑방의 역할까지도 모두 다 감내한 안방이었으며 옹기종기 모여 모자란 이불을 서로 당겨가며 잠을 청했고 내 공부방을 갖는다는 것은 먼 나라 꿈 이야기였다.
넓지 않은 마당은 그래도 커 보였고 마당 중앙을 차지한 화단에는 채송화와 맨드라미가 심어졌으며 담장 밑에는 봉선화와 해바라기가 호박 넝쿨과 함께 자라고 있었다.
밤이면 무서워서 통시에 가지 못하고 마당 한구석에 만들어진 거름에다 일을 보았고 거름이 익는 냄새는 묘하게도 구수하기도 했다.
어매와 아부지는 등이 휘도록 가난의 멍에를 짊어 졌었고 머리가 굵은 대학생 형들은 암울했던 시대를 한탄한 그때였으나 우리들은 뭉게구름을 만드는 소독차 뒤를 따라 골목길을 뛰어 다녔고 장날이면 애들은 가라고 외치는 약장수의 틈바구니에 끼어들어 그 눈가림 쇼에 현혹되곤 했었다.
머리엔 기계충, 입가에는 마른버짐이 피어 코를 찔찔거리며 흘리고 다닌 친구는 묘하게도 딱지치기 하나만은 귀신이었다. 중간에 심을 넣고 아무리 딱딱하게 만들어도 녀석의 딱지 한 방이면 내 딱지는 안타깝게도 배를 뒤집곤 했다. 녀석의 주머니는 언제나 딱지로 가득 했고 그런 날이면 어매가 해주는 맛있는 밥도 뒷전이었고 씩씩거리는 마음이 앞서곤 했다. 컴퓨터 게임에 열광하는 요즘 아이들을 보며 그 시절 딱지와 구슬이 새삼 정겹게도 다가온다.
10전이요, 85전이요... 주판은 우리들에게는 계산보다는 친구의 뒤통수를 밀어붙이는 놀잇감이었고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 둘이서 만나요 부라보콘. 살짜쿵 데이트 해태 부라보콘의 CM송은 대단 했으나 우리들에게는 고물과 바꿔 먹는 아이스케키가 최고였으며 엿장수 가위 소리는 집안을 마루 밑까지 샅샅이 뒤지게 만들었다.
반공을 뛰어넘어 멸공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가 교련복이라 불린 고등학생들의 군복 가슴에 붙었고 ‘때려잡자 김일성 쳐부수자 공산당’이라는 표어는 일상용어로 자리 잡았으며 통행금지 속에 우리 옆에 암약하는 간첩을 잡아야 한다는 표어는 그칠 줄 모르고 이어졌다.
가난의 굴레 속에서도 공부를 시킨다며 재산1호 암소를 팔아 대학에 보낸 형아는 어느 날 간첩이 되었다. 수많은 간첩사건 중에서도 국가변란기도를 공산주의자들의 사주와 연관시키기 위해 조작한 인혁당 재건위원회사건....더욱 야만스러운 것은 대법원의 기각 결정 하루만에 8명의 관련자를 사형시켜버린 일이다.
암울한 시대 속에 우리들은 ‘잡아내자 간첩’을 부르짖고 다녔고 간첩을 찾아내는 요령을 학교에서 정식으로 배우기도 하였다. 그 시절의 간첩이 요즘 다시 나타났다.
국민소득이 3,000불만 넘어서면 기본적으로 쿠데타는 일어나지 못한다.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쿠데타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경제력이 기본적으로 벌어지게 되면 간첩은 현실적으로 그들만의 체제유지에 이용될 뿐이다. 수많은 동독의 간첩들이 서독의 요소요소에 박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은 동독의 개방을 불러왔고 서독의 자유를 동독에 전파시키는 역할을 하였으며 최종적으로 통일을 이루는 한 축이 되었을 뿐이다.
정작 국민들은 북한에 드나들며 수많은 경제 행위들을 하고 있는데 시대를 따라오지 못하는 수구들만이 자기들의 기득권에 안주하려 옛 추억 속의 간첩을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논리에 따른다면 만경대를 찾은 박끄네도 간첩이요. 금강산관광을 위해 북쪽을 접촉한 현대도 간첩이다. 시대를 따라오지 못하는 그들만의 착각인 것이다.
북한과의 접촉은 어떤 경우에라도 유지하여 나가야 한다. 그것이 북한 주민들을 변화시키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빤스까지 홀랑 벗어 미친소 가져오듯이 미국에 퍼주기 전에 굶주리는 북한 주민이 먼저이다. 그것이 통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도시가 자라는 과정에서 옛것에 새것이 스며들고 장강의 앞 물결은 뒷 물결에 밀려나는 법이다. 그들이 비상식적인 행동이 이어질수록 장강의 물결은 더욱 빨리 흐르게 될 뿐이다.
그래도 사라져가는 추억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기도 하다. 어렵고 힘든 시절이었지만 천지도 모르는 우리들에게는 최고의 나날들이었고 어찌 보면 답답한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우리들의 추억은 언제나 아름답게만 다가온다.
그 추억의 편린 속에 사라져간 친구들의 얼굴이 하나 둘 스쳐 지나간다.
그 중에서 박 정권이 취한 가장 야만적인 조치는 민청학련의 ‘국가변란기도'를 공산주의자들의 사주와 연관시키기 위해 조작한 인혁당 재건위원회 사건의 관련자 8명을 대법원의 기각 결정 하루 만에 사형시켜 버린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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