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얼 30일 대구광장회원의 봉하마을 자원봉사 후기 |
번호 160919 글쓴이 시민광장 펌 조회 4360 누리 1125 (1130/5) 등록일 2008-9-1 17:13 | 대문 50 추천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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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미 예견하였다. 그 어느 시간보다도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공지가 나가고 29일 첨맘님과 함께한 4시간여의 저녁 시간 그리고 봉하 가는 날. 대구의 지리적 여건상 어쩔 수 없이 또 죽마고우님께 폐를 끼치고 그곳에서 모였다. 대구광장의 운영진이 아무도 참석하지 못해 운영위원 중 내가 유일하게 참석하였다. 뭐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다. 안단테님, 파다닥님, 당당하게님, 인내님, 유화님이 먼저 와 계셨다. 11시 30분에 출발하기로 하였는데 내가 조금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11시 50분쯤 출발을 했다. 대구은행본점 => 월드컵경기장 입구 수성 나들목 => 남 밀양 나들목 => 진영 => 봉하마을 도착시각은 13시 10분경 약 1시간 20분쯤 걸린 것 같다. 이렇게나 가까이에 있었던가? 세 번째 방문이지만 이번에는 아주 가깝게 느껴졌다. (잠깐 짬 내서 다녀올 수 있는 거리이니 자주들 가시기 바랍니다.) 먼저 도착한 부산의 꼬마늑대님 그리고 수도권 회원들과 간단히 수인사도 하고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이다. 자원봉사 등록을 하고 봉하 국밥과 파다닥님이 준비하신 떡과 약식으로 민생고를 해결한 후 봉사활동을 준비했다. 부산광장 회원은 벌써 "연지"에서 1차 자원봉사를 마치고 있었다. 새로운 희귀종 식물을 식재한다고 했다. 봉하 연지가 더욱 아름다워 지지 않겠나 기대를 한다. 우리가 배치된 곳은 산림 가꾸기 현장인 봉화산, 우리 시민광장이 숲 가꾸기 현장에서 처음으로 봉사하는 자원 봉사단이다. 봉화산으로 가는 길에 민주당 경남도당 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역시 한계가 느껴진다. 입구에서 자가용으로 슬금슬금 올라가는 그들 눈이 마주쳤는데 막노동꾼 쳐다보듯이 본다. 이것이 그들의 한계인지 아니면 내 눈에 들보가 들어 있든지 한 것이리라. 봉사를 위한 현장에 도착 무수한 톱과 낫이 보인다. 관우의 청룡도 같이 생긴 긴 톱, 가로수 정비하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손에 들려있던 그 긴 톱이 잠시 후면 내 손에 들릴 것이다. 행여 못 생긴 얼굴 더 타서 아주 못쓰게 될까 봐 모자도 고쳐 쓰고 장갑도 끼고 할 줄도 모르는 일 할 거라고 준비를 한다. 주변 산의 간벌 어떻게 하는 줄도 모르고 그냥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이래서 알아야 면장을 하는 것인가 보다. 청와대 비서관에서 농군으로, 이제 환경운동가가 되신 김정호 비서관의 설명과 새로 오셨다는 신임 작업반장님의 데뷔전의 보고 지시에 따라 투입되었다. 비탈에 촘촘히 늘어선 나무들, 그들의 막 자란 팔다리를 잘라내는 톱의 쓱싹거림, 회원들의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내일을 향한 희망의 땀방울, 이들이 어우러져 내일의 봉화산은 아름다운 우리들의 숲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친환경 숲으로 다시 태어나리라. 몇 개의 썩은 가지를 치고 막 자란 가지를 자르고 벌채를 해야 하는 약 20센티 지름의 나무를 밑둥부터 자르기 시작했다. 슬근슬근 톱질하세… 나의 톱은 왜 이리 진도가 나가지 않는 건지. 주변의 회원들 옆으로는 간벌한 나무들이 쌓여가고 아래로 보이는 유화님은 가냘프고 고운 손으로 거친 나무를 조그만 실개천 너머로 열심히 옮기고 계신다. 허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숨도 차고 이것이 다 운동을 안 한 나의 탓이다. 세상에 쓸모없는 비계덩어리 나무하나를 제대로 베어내지 못해 끙끙거리며 어찌 세상의 의롭지 못함을 조금이라도 긁어 내겠다는 것인지 자책해 본다. 난 한 그루 나무도 다 베지 못했는데 벌써 작업 마무리란다. 대통령님과의 만남의 시간이 다 되어간다. 기대되는 시간 오늘은 어떤 말씀으로 나에게 마음의 양식을 건네주실까? 끝까지 이 한 그루 만은 정리를 해야 그래도 봉사를 하러 와서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 혼신의 힘을 다해 베어 내었다. 묵직한 나무의 쓰러짐 작은 것 하나라도 해 내었다는 기쁨에 비탈을 내려와 땅바닥에 널부러 졌다. 몸이 불편하심에도 불구하고 사진촬영에 애쓰신 안단테님 옆에 앉아 숨을 고르고 있으니 여기저기 흩어졌던 시민광장 가족들이 모여든다.
자리를 정비하고 나니 산 아랫녘에서 자전거의 페달을 힘차게 밟아 오시는 대통령님 벌써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난 왜 저 양반만 보면 눈가에 이슬이 맺히려 하는지 그분이 감동적인 분인지 내가 풍부한 감정의 소유자인지 알지 못하겠다. 후자가 맞을 것이다. 내가 감정이 풍부한 맛깔스런 사람이라 강력하게 억지를 써본다. 빵빠래와 함께 자리하신 대통령님 바쁜 일정으로 인하여 바로 말씀으로 이어지신다. 역시 첫 번째 말씀은 숲 가꾸기 우리 시민광장 가족의 첫 걸음으로 시작된 숲 가꾸기가 아름다운 숲으로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사는 숲으로 자리 매김 되기를 강하게 바라신다. 우리가 서 있는 그곳 봉화산 중턱 계곡이 대통령님께서 숨겨놓은 보물이라고 하시며 오늘에서야 공개하신다고 하신다. 이어지는 말씀은 첨맘님에 대한 칭찬과 사랑, 말씀 말씀마다 그 뒤끝에 묻어나는 대통령님과 장관님과의 무한신뢰 풍부한 사랑, 그것이 더욱 넓어져 우리와도 공유되는 그 동지애는 지지자와 정치인, 퇴임한 대통령과 지지하는 국민과의 대화가 아닌 가족으로 동지로서 묻어 나오는 한없는 가족사랑으로 느껴짐은 나만의 생각일까? 보다 넓은 외연과 유연함으로 진보의 가치가 이성적 판단으로 서로를 아끼는 우리의 동지애를 너머 감성적 감정으로 혈연, 지연, 학연 그리고 여러 가지 인연으로 묶여있는 조금은 다른 집단과도 너그러움과 여유로 공유하면서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가자는 말씀에서 소수의 소수가 느끼는 안타까움이 절절히 묻어나오며 역사적인 진보의 필연성을 역설하시면서는 대통령님께서 가지신 철학적인 진보의 당위성과 국민통합의 열망이 대단히 굳건하며 미래에 대한 승리의 확신이 있으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짧지 않은 시간을 이야기하시면서도 더 많은 말씀을 전해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보여주시고 장관님을 부탁하시며 우리는 하나라는 매시지를 강하게 남겨주시는 당신의 당당함에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며 눈가에 고이는 한 떨기 이슬을 남들에게 들킬세라 조용히 훔쳐내었다.
사진 촬영으로 이어지는 집단 군무는 통합에서 분화로 분화에서 다시 통합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생활관과도 아주 닮아 있었다. 작게는 4, 5명 많게는 20여 명에 이르는 집단으로 분화해서 촬영을 하고 개인만을 위하는 이기심을 최대한 자제하고 이타적 마음으로 서로를 위하는 모습이 마지막 단체 사진으로 이어져 통함의 대미를 만들 때 우리들의 절제된 의지를 제대로 모으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대통령님과의 만남을 마칠 수밖에 없는 시간이 되었다. 우리와 헤어진 뒤에도 산을 내려가시며 계속 뒤돌아 손을 흔들어 주시는 따뜻한 마음의 우리 대통령,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지만 그가 있어 행복했던 지난 시간과 그가 있어 행복할 앞으로의 희망찬 미래를 생각하며 아쉬움을 고이 접어 갈무리하였다. 뒤이어 펼쳐진 막걸리 마당, 시원한 막걸리와 두부김치는 땀 흘린 노동의 뒤끝과 가슴 벅찬 만남의 뒤 안을 채워주기에 한치의 부족함도 없는 맛과 운치였다. 대통령 사저 뒷산에서 펼쳐진 첨맘님과 시민광장 동지들의 막걸리 한마당은 그렇게 무르익어 오늘의 자원봉사를 마무리 짓게 되었다. 여러모로 많은 준비를 하고 알찬 봉사가 되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해주신 부산광장 회원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이제 하산 시간이다. 그런데 하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 등산을 한다. 우리가 위치한 계곡중턱의 아랫녘에서 민주당 도당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그만 볼썽사나운 일이라도 발생할까 하여 봉화산 사자바위 봉화대까지의 등산을 한 후 돌아서 하산하기로 하였다.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는 조금 다른 사람들일 뿐인데 이리 피해 가야 하는지 안타까움과 서운함이 교차하며 애증을 느끼게 한다. 어제 오늘 첨맘님과 대통령님께서 계속해 말씀하시는 포용과 이해라는 구절에 방점을 찍어보며 생각의 날개를 넓히는 산행을 시작했다. 오늘의 등산을 위해 당당하게님과 인내님을 비롯한 건장한 남성동지들이 개척해놓은 등산로를 걸으며 고마움을 느꼈다. 산길을 걸으며 타지역의 회원님과 대화도 하고 현안과 관련된 문제도 조금 이야기하고 하며 사자바위 위에 올라섰다. 한눈에 보이는 봉하마을 앞 김해의 전경 앞쪽 왼쪽 오른쪽 멀리는 산업 발달에 의한 공장이 보이고 화포천을 중심으로 봉하마을 쪽으로 펼쳐진 25만 평의 벌판은 이제 갓 익어가는 벼들로 푸르름을 황금 물결로 양보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이제 빈집이 되어버린 들판 주변의 노란색 오리들의 쉼터, 그 앞으로 보이는 깨끗하고 예쁘게 단장한 연지. 발아래 바짝 다가선 대통령님 사저와 많은 사람이 땀 흘린 장군차 언덕은 6개월 만에 변화된 봉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에 이곳에 설 때는 더욱 좋아진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사람 사는 세상의 모습이 되어 있을 것이다. 김정호 비서관님의 마을 자랑, 그리고 관광 가이드가 다 되어 버린 그의 모습이 너무나도 정감이 어린다. 이번에 수확되는 일명 오리 쌀이 백미로 약 3만 5천 킬로그램 정도 수확을 예상하신단다. 1킬로그램씩만 사도 3만 5천 명 밖에 살 수 없는 귀한 쌀. 지금까지 봉하를 다녀가신 분이 약 60만 명, 치열한 경쟁이 있을 것이다. 얼마 안 있어 "사람사는 세상"에 공지를 하신다니 기대하시라.
이어지는 첨맘님의 정상 연설 내 기억이 맹한 것인지 정취에 취한 것인지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기억이 나질 않는다. 헌법공부 하자, 10조 행복추구권을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 마지막에 제안하신 "행복추구" 함성으로 인해 모든 것이 행복 속으로 녹아들었나 보다. 그렇게 "행복추구" 함성을 봉화산에 남겨두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봉하마을에서의 일정은 하산과 더불어 마무리되었다.
진영읍에서 진행된 뒷풀이, 생각에 비하여 아주 많은 분들이 참석을 하셨다. 뒷풀이 장소로 들어가는데 커다랗게 걸린 대통령님과 업소사장님이 찍으신 사진이 걸려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함께한 사람이 좋아서 그런지 아주 맛있게 먹고 마시고 한 것 같다. 그곳에서 이어진 장관님의 말씀, "어쩔 수 없는 환경이지만 이겨내기 위해 열심히 하되 전략적으로 하자 그리고 화합하자."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이어지는 좌석별 환호, 술도 많이 못 하시는 분이 기분이 많이 좋으신가 보다 연거푸 원샷으로 자리를 도신다. 은근히 걱정스럽다. 우리야 좋지만 몸에 무리 가는 것은 안 하시면 좋겠다. 그리고 또 사진을 찍으시고 그렇게 그렇게 봉하의 저녁을 지나 모두들 감동과 기쁨을 한 아름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난 29일 30일 이틀 동안 아주 오래 그리고 아주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런 기쁨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주신 첨맘님께 감사 드린다. 또 이런 좋은 자리를 만들어 주신 부산광장 회원님이 정말 고맙다. 먼 곳에서 없는 시간 쪼개서 오신 수도권 그리고 대전, 전북 회원님들을 만나서 정말 좋았다.
아주 보람되고 기쁜 시간을 보냈지만 어딘지 모를 허전함과 안타까움이 폐부에서 배어 나옴은 무엇일까? "시민주권" 이를 완수 하지 못하고 있는 아픔이 아닐까? 결코, 많이 남지 않은 시간 길게 보고 간다 하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시간이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은 마음 아픔일 것이다.
두 분을 뵈면서 맹자에 한 글귀가 떠오른다. "종신지우" - 한평생 안고 가야 할 군자의 걱정거리. 두 분만이 안고 가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가 안고 가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길일 것이다. 다시 한번 글귀를 새겨보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되짚어보는 너무나도 훌륭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그와 관련된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君子所以異於人者以其存心也 君子 以仁存心以禮存心 仁者 愛人有禮者 敬人 愛人者 人恒愛之 敬人者 人恒敬之 君子 有終身之憂無一朝之患也 군자가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은 마음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자는 인을 마음에 간직하고 예를 마음에 간직한다. 인자한 사람은 남을 사랑하고 예를 차리는 사람은 남을 공경한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남들도 항상 그를 사랑하며 남을 공경하는 사람은 남들도 항상 그를 공경한다. 군자는 일생 동안 지니는(수양이 부족하다는) 근심은 있어도 하루아침에 겪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 山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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