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

가장 오랫동안 연기되고 미루어져 왔던 일 2

순수한 남자 2009. 12. 25. 15:34

가장 오랫동안 연기되고 미루어져 왔던 일 2
번호 104497  글쓴이 기돈자  조회 137  누리 38 (38-0, 2:4:0)  등록일 2009-12-25 12:28
대문추천 3


가장 오랫동안 연기되고 미루어져 왔던 일 2
(서프라이즈 / 기돈자 / 2009-12-25)


초(超)이성적인 것, 즉 이성(理性)을 뛰어넘는 어떤 것을 이성적인 언어의 기호인 문자, 이성적 사회의 약속인, 상징인 글로 표현하는 것은 이미 그 시도 자체에 한계가 있다. 이성적인 것으로 초이성적인 것을 표현하는 것은 초이성적인 것의 궁극(窮極)에는 이르지 못한다. 이 시도가 지니고 있는 한계를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초이성적인 것에 대하여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너무나 절실한 필요에 의해서다. 초이성적인 것을 이성적인 것으로 표현함에 있어서 제한되는 면이 없지 않으나 또 동시에 우리의 생각과 문화 속에 '초이성적'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는 것을 최소한의 근거로 삼아 힘겨운 시도를 해 보는 것이다. 초이성적인 것의 출현에 희망을 거는 시대에 산다는 것은 너무나 슬프고 비참한 일이다.

[이성(理性) - 개념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을 감각적 능력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시켜 주는 인간의 본질적 특성./ 진위(眞僞), 선악(善惡)을 식별하여 바르게 판단하는 능력./ 사물의 이치(理致)를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마음의 작용. 도리(道理)에 따라 판단하거나 행동하는 능력.]

'반(反)이성적'인 것과 '비(非)이성적'인 것은 둘 다 이성적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같으나 뉘앙스에서 차이가 있다. 전자는 동물적 충동, 즉 감정적 본능을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를 주로 의미하고, 후자는 정신적으로 박약한 상태 또는 탐욕과 사리사욕을 위하여 너무나 영악하고 교활한 행위를 말한다. 반이성적인 것은 어린이 성폭행, 강간, 살인 등의 형태로 주로 나타난다. 비이성적인 것은 외부로부터 오는 잘못된 정보에 기인하기도 하고 또 바른 정보이지만 그 정보를 오해, 곡해하는 내부적 요인으로부터 기인한다. 사이비종교에 대한 맹신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다. 반이성적인 것은 그 자체에 논리성이나 합리성 자체가 결여되어 있으나, 비이성적인 것은 그 자체에 나름대로의 합리성과 논리를 가지고 있다. 반이성적인 것은 부분적이고 개인적인 면이 강하지만, 비이성적인 경우는 조직화, 집단화로 가능한 것이 비이성적인 것 자체에 나름의 논리와 합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이성적이고 비이성적인 행위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탐욕과 사리사욕이다. 이성에 의해 반이성적, 비이성적인 것을 통제 가능할 때에는 표면상 국가나 사회는 평화와 안정을 유지한다. 이성적으로 규정되고 약속된 도덕의 최소한인 법(法)으로 반이성적이고 비이성적인 것들을 제어하고 국가, 사회로부터 격리하여 시스템을 유지해 나간다. 그러나 아무리 성인군자라 해도 인정해야 하는 것은 사람은 이성적이기보다는 반이성적이고 비이성적이기 쉽다는 것이다. 사람이 이성적이기 위해서는 땀과 눈물과 피를 흘리면서 애와 힘을 써야 가능하다. 삼지(三知 - 生知/學知/困知)하면서 끊임없는 노력을 해도 순간적으로 실수하는 것이 사람이다. 사람은 언제나 반이성적이고 비이성적인 것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하여 이성적인 것은 스스로 끊임없이 훈련하고 도야(陶冶)하여 강해지지 않으면 반이성적인 것과 비이성적인 것에 의하여 쉽게 정복당하고 굴복당하고 만다. 동서고금의 모든 인류사 전체를 보면 국가나 왕조의 초기에는 이성적인 것이 매우 강력하게 반이성적이고 비이성적인 것을 통제하다가 차차 세월이 흐르면서 그 통제력이 약하여지고 세력이 비슷해지다가 결국 망조인 말기에는 단 하나의 예외 없이 이성적인 것은 나약하고 무력하기 짝이 없이 반이성적이고 비이성적인 것에 의하여 정복당하고 비참한 처지로 굴러 떨어지고 만다. 더 이상 이성적인 것은 설 곳이 없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똑같이 반이성적이거나 비이성적이 되거나 '척' 하거나 최소한 방관해야 하는 상태인 것이다. 이것의 반복이 역사다.

반이성적이고 비이성적인 것은 깨어지기 쉽고 부서지기 쉬운 육체를 가진 이성의 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칼과 총으로 협박하는 공포를 조성하고 나아가 죽이기까지 하는 폭력을 앞에 내세우고 뒤로는 약간의 지위와 돈으로 연약하며 무력하고 비겁해진 이성을 회유하고 달래어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꼭두각시로 삼는다. 역사는 아직 더 진행해야 할 것이 남아있기에 개입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초(超)이성적인 것이 나타난다. 반이성적이고 비이성적인 것들에 의해 철저하게 유린당하고 노예의 삶을 사는 비천한 처지에 놓여있는 이성적인 사람들 중 한 사람이 일어난다. 이 한 사람은 철저하게 이성적인 사람이다. 철저한 이성의 지독한 훈련을 통과한 후 초이성적인 것에 나아간 사람이다. 역사는 자신의 뜻과 명분을 이 사람에게 보여주고 힘을 실어준다. 그리하여 혁명은 일어난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일컬어 영웅이라 부른다. 역사의 흐름에 획을 그은 사람들이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이는 것은 반이성적이다. 비이성적이다. 자신의 사리사욕과 탐욕으로 인하여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반이성적이며 비이성적이다. 반면 공의(公義)와 정의(正義)의 요구로 인하여 살인을 한 경우는 초이성적이다.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의 살인과 안중근의 살인은 겉모양은 분명 동일한 살인이다. 유/정/강의 살인은 자신들의 탐욕과 사리사욕으로 인한 반이성적이고 비이성적인 살인이다. 안중근의 이등박문 살인은 형식은 동일하게 살인이나 공의와 정의의 요구로 인한 초이성적인 행위인 것이다. 이렇게 반이성적이고 비이성적인 것과 초이성적인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양은 비슷하고 닮았으나 그 근원과 출발점이 다른 것이다. 남상국은 전자이고 노무현은 후자인 것이다.

세계는 차치하고 2009-2010년의 대한민국을 보자. 어떤가? 정상인가?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것부터 반이성적이며 비이성적이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 자체가 이성의 처절한 항복이다. 굴복이다. 반이성적이며 비이성적인 것들이 온 나라를 전방위에 걸쳐서 초토화 시키고 있다. 이러한 때에 초이성적인 것이 출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인 것이다. 초이성적인 것의 출현은 역사적 필연(必然)이다.

그 출현의 방식과 시기는 초이성적인 것 자신이 스스로 잘 알 것이다. 그 누구보다 더 이 초이성적인 것은 반이성적이고 비이성적인 것들에 대하여 공의와 정의에 근거한 악을 미워하는 극도의 증오심이 불타고 있는 동시에 나약하고 무력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저 패악한 무리들에 대하여 저항하는 이성적인 것, 상식과 원칙을 지키기 위하여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외침을 도저히 견딜 수 없고 외면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미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은 무너졌다. 법도 질서도 원칙도 없다. 반이성적이고 비이성적인 무리들이 장악한 상태의 법과 질서는 무의미하다. 단지 힘의 논리만이 있을 뿐이다. 파워게임이다. 저 패악한 무리들이 이성을 무시하고 약육강식의 논리로 도전해 온 것에 대하여 철저한 그들의 방식대로 응전해 주는 것이다. 반이성적인 것과 비이성적인 것은 이성적인 것을 칼과 총으로 협박하여 굴복시킬 수 있으나 초이성적인 것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보다 못한 것들이다.

김동렬님의 [진짜배기가 필요해]에서 [똑 소리 나는 진짜 글… 그런 글이 있을까?… ] [몸/맘/삶…] 진정으로 진짜배기 글, 똑 소리 나는 글을 쓰고 싶은가? 똑 소리 나는 진짜배기 글은 김동렬님 스스로 주장했듯이 삶이 되는 것이다. 진짜배기 글은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고 삶으로 튀어나와 행동으로 쓰는 것이다. 그것이 역사에 남는 진짜배기 기록이다. 서프에 글을 올리는 이상, 명예의전당, 하이퍼뷰 아니라 초 울트라 하이퍼뷰라 하더라도 그것은 진짜배기가 아니다. 물론 쓰는 이의 이 글도 역시 포함해서. 똑 소리 나는 진짜배기 글은 행동이다.

이 글 제목이 [가장 오랫동안 연기되고 미루어 왔던 일]이다. 읽은 이들은 알겠지만 이 제목은 니이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인용해 온 것이다. [가장 오랫동안 연기되고 미루어 왔던 일]의 구체적인 것은 아직 하나도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이명박의 비참하며 처절한 말로가 분명한 것은 시간문제다.

2009-2010 대한민국에서 초이성적인 것의 출현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이명박과 그 떨거지들을 쓸어 버리기 위해서? 역사는 아무도 모른다. 다 지나가고 나서야 [과연(過然)]하는 것이 역사다. 쓰는 이나 읽는 이나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하고도 정확한 한 가지 사실은 역사가 맹탕, 허탕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진실하며 온전한 공의와 정의를 이루고자, 사필귀정을 이루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역사의 자기증명이 마침내 초이성적인 것의 출현을 이끌어 내고 말 것이다. 육사의 수고가 헛되지 않음을 증명할 것이다.

역사의 마중물 노무현의 비상(飛翔)을 결코 헛되지 않게 할 것이다!

 

(cL) 기돈자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044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