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예언, '6ㆍ2지방선거 반드시 민주당이 진다'
민주당은 뭉쳐 함께 살 것인가, 흩어져 모두 죽을 것인가?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3-04)
知彼知己(지피지기)면 百戰百勝(백전백승)이다.
정치에 발 좀 담갔다는 인물이 이 말 모르면 돌이다.
百戰百勝(백승)이 아니라 百戰不殆(불태)가 맞는다고들 하지만
그 말이 그 말이다. 이기면 위태로울 일 없지 않은가.
스파이 활동이 중요한 것도 적을 알기 위해서다.
적의 행동과 속셈을 꿰뚫고 있으면서 진다면 이건 돌중의 차돌이다.
싸움은 총만 들고 싸우는 것이 아니다.
머리를 쓰는 별별 전략이 다 있다. 제갈공명이 왜 대단한가.
적을 아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 제갈공명 같은 인물이 있느냐고 물으면 없다가 정답이다.
그런 인물이 있으면 이런 막돼먹은 저질정치는 안 할 것이니까.
그러면 민주당의 뱃속을 어떻게 환하게 들여다본다고 하는가.
그것은 하는 짓들이 지극히 초보운전 수준이기 때문이다.
꿩이란 놈은 매를 보면 덤불 속에 머리만 처박는다.
엉덩이는 다 드러내 놓고 머리만 안 보이면
숨은 줄 아는 꿩의 비극. 바로 죽음이다.
민주당의 행동은 단순유치해서
5분만 머리를 굴리면 빤히 알 수 있다.
그러니 한나라당이 겁을 낸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하다.
겁 낼 이유가 없다. 하나도 없다.
정치를 좀 안다는 인물을 만났다.
한나라당으로 6.2지방선거에 나간다고 한다. 자신만만이다.
뭘 믿고 저러나 했더니 엉뚱하게도 민주당을 믿는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민주당 신뢰? 기가 찰 노릇이다.
한나라당이 지려고 해도 질 수가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일대 일 구조를 만들지 않고 분열이 뻔한데
어떻게 지냐고 했다. 진다면 손가락에 장을 지진다는
자신감도 당당했다.
만약 민주당이 결단을 해서 단일후보를 만들어 낸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 대답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어림없는 소리라는 것이다.
왜? 민주당이 핸들을 잡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 술 더 떠서 민주당을 모르느냐고 한다.
계파싸움, 지역 이기주의, 기득권 고수,
그중에서도 지역 이기주의에 편승한 기득권 고수라는
불치병은 말로만 단일화를 떠들다가 종을 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설명을 들어보자.
민주당과 진보정당과 시민세력이 연합을 하든 연대를 하든
그 중심은 민주당이고 호남이라고 했다.
전과 다르다고 하지만 민주당이라는 명함 한 장만
달랑 들고 다니면 당선은 보장받는다는 호남의 민주당 후보다.
민주당 지도부는 시민공천배심제 방안을 채택한다고 했지만
당내의 기득권자들은 다르다.
당헌을 들먹이며 형식논리에 매몰되어 있다.
입후보 예상자들을 만나보면 저마다 자기 표가 제일 많다고 한다.
공천에서 탈락하면 무소속 출마도 공언한다.
결사적이다. '당선된다' 광신을 어쩌랴.
수도권은 어떤가. 민주당 안에는 호남표가 가장 많다.
이 말은 경선을 하면 기득권 주장파의 선출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자질이 모자라고 흠결이 많을수록
'시민공천 배심제를' 결사반대한다.
배심제 했다가 떨어지면 끝장이다.
죽어라 하고 경선제를 주장이다.
경선제가 확정되면 자질은 쓰레기라도 당내 조직이 탄탄하다는
기득권자들의 공천 가능성은 높아지고 민주화 운동이나
개혁성향 후보들이 공천을 받을 확률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런 상태로 후보를 뽑아 놓으면
어느 국민이 민주당 잘한다고 칭찬하겠는가.
시민단체들의 문제 제기는 지극히 당연하다.
민주당은 호남에서 기득권 추종자들의
후보 싹쓸이가 성공할 것이다.
싹쓸이했다고 좋아할 것인가. 국민들이 박수 칠 것인가.
한나라당의 전횡과 이명박 정권의 반민주적 행태를
호남만으로 저지할 수가 있다고 믿는가.
민주시민단체와 진보세력이 그냥 양보할 것 같은가.
어림없다. 미워서라도 출마할 것이다.
선거란 몇천, 몇백 아니 한 표라도 더 얻으면 당선된다.
그래서 당선은 못 시켜도 낙선은 시킬 수 있다고 한다.
호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한나라당의 승리다.
이 정도면 민주당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이해하겠는가. 이유가 됐는가.
민주당 고위당직자들에게 직접 물었다.
배심원제도로 가는 것이냐? 가는 곳도, 안 가는 곳도 있다고 했다.
운영의 묘라고 했다. 제갈공명의 비책인가.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무지막지한 작태를
국민들이 잘 알고 있고 그래도 수권세력은 민주당뿐이니
찍어 줄 거라고 믿는 모양이다.
어쩜 그리도 뻔뻔하신가. 왜 이리도 순진하신가.
6ㆍ25 전쟁 통에 거지가 참 많았다.
거지도 최소한 밥 받아먹을 깡통은 들고 밥을 빌어먹는다.
지금 민주당은 표를 주워담을 그릇이라도 준비했는가.
그릇이 무엇인가. 연합이다. 연대다. 단일후보다.
그거 못하면 깡통 없이 밥 빌어먹겠다는 심보와 다를 것 없다.
이걸 한나라당이 안다.
정당하지는 않지만 맞는 말이다. 나라도 겁내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과 기타 야당이 서로 치고받고 하다가
함께 죽는 꼴이나 느긋하게 구경하면 된다.
죽기 살기 싸움판도 볼만한 구경거리가 될 것이다.
묻는다. 민주당은 오기도 없는가.
좋다. 한나라당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리도 보란 듯 연합을 하든 연대를 하든
후보를 단일화시켜 너희들을 작살 낼 것이다.
이렇게 결심과 행동을 할 수는 없는가.
그래서 국민들로 하여금 역시 민주당은 다르다는
감탄을 하게 만들고 국민에게 희망을 준다면
어느 하늘에서 벼락 치는가.
호남 주민들이 이렇게 한번 소리쳐 볼 수는 없는가.
호남 정치인들의 등짝에서 땀 흘리게 할 수는 없는가.
‘호남은 지역이기주의라고 매도했지.
봐라. 이래도 지역이기주의냐.
우리에겐 민주주의를 회복하려는 눈물 나는 열망이 있다.
왜 광주를 민주주의의 성지라고 하는 줄 아느냐.
바로 이런 모습 때문이다. 우리 걱정은 조금도 하지 마라.
당신들이나 좀 잘하고 민주당 간부들은 정신 좀 차려라.’
시민단체들이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이 정치연합 성사에 대해 진정성 있게
접근하고 있느냐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입으로는 연대를 말하고 실제로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는
민주당을 보고 들러리는 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광주의 선거구 가르기는 대구의 한나라당과 뭐가 다른가.
똑같다는 것을 증명한 결정적인 사례이며
민주당이 변화할 생각이 없다고 의심받는 증거다.
한나라당은 집권당이다.
착한 집권당도 아니다. 집권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은 아무래도 좋다는 사람들이다.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4대강을 보라. 세종시를 보라.
언론장악 방법을 보라. KBS를 보라. MBC를 보라.
YTN을 보라.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이명박식 발상이다.
만약에 한나라당이 6ㆍ2지방선거에서 참패한다는 결론을 내리면
그냥 가만히 앉아서 당하겠는가. 어림없다.
그들은 집권당이고 모든 권력기관을 장악하고 있다.
민주당과 당의 기득권 수혜자들은 다시 태어나는 심정으로 고민해라.
지역감정의 수혜자라는 멍에처럼 지고 있는 오명을
이번 6ㆍ2지방선거에서 깨끗하게 털어버려라.
시민공천 배심원제를 반대하는 세력과 인물이 누구인지는 다 안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지만 가장 확실한 이유는 기득권 고수다.
가증스럽게도 당헌을 들먹이지만 실은 개인적 이해득실이다.
그들의 이름을 적시하지 않는 것은 반성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협상은 주고받으면서 이루어진다. 손해만 나는 협상을 누가 하겠는가.
인심은 곳간에서 난다고 한다.
지금 민주당의 곳간이 그래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나누어 줘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다 잃는다.
재산이야 없다가도 있지만 민주주의는 한 번 잃으면
피를 흘려도 찾기 힘들다.
경험이 있지 않은가. 4ㆍ19로 찾은 민주주의는 어떻게 잃었는가.
5ㆍ18로 찾은 민주주의를 민주당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민주당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나라당이 땅을 치고
후회할 선물을 줘야 한다. 선택권은 민주당이 쥐고 있다.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국민의 지지라는 큰 보상이 있다.
아파도 양보를 해야 한다.
민주당이 ‘시민공천 배심원제’를 채택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가뭄에 단비 같은 선물이다. 이제 철이 드는 것 같다.
왜 자꾸 호남을 들먹이느냐고 화를 내지만 호남의 변화 없이
수도권 민심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다.
호남이 이 나라 정치를 바꾸는 열쇠를 쥐고 있다.
"당헌상 경선 원칙이 명시돼 있는데
광주에서 예외적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은 명분이 없다"
"시민공천 배심원제 전면 도입은 당원의 권위를 무시하는 것"
박주선 최고위원의 말이다.
강운태 정동영 의원도 부정적이라고 한다.
과연 당원의 권위를 무시하는 것인지 국민이 지켜볼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종식을 기원하는 국민들은
누가 반민주세력의 동조자인지 냉정히 지켜볼 것이다.
한나라당의 예언이 맞을 것인가.
눈 크게 뜨고 지켜보자.
2010년 3월 4일
이기명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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