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조직된 힘, 우리가 조직의 '핵'이 되자 : 실전편
(서프라이즈 / 가을들녘 / 2010-03-27)
작년 11월에 쓴 <시민의 조직된 힘, 우리가 조직의 '핵'이 되자>의 후속 글입니다.
선거가 이제 7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여기저기서 ‘우리들의 동지/지도자’가 출마선언을 하며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나도 뭔가 돕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진 분들에게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방법을 알려 드리기 위해 씁니다.
먹고 살기 바쁘시죠? 저도 솔직히 먹고살기 바쁩니다. 이것저것 신경 쓸 것들도 있고 사실, 정치 이런 거… 신경 끊고 맘 편안히 배 두들기며 노래나 부르고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게 안됩니다. 왜 안될까? 생각해봤더니… 이게 제 팔자인가 봅니다. 여러분들도 비슷하시지 않습니까?
노짱토론방에 들러서 글도 쓰고 읽고, 댓글도 열심히 달고, 알바놈들 글 마질 부지런히 해주시는 존경하는 서프앙님들… 그런데 뭔가 허전하지 않으십니까?
제가 얼마 전 트위터에 이런 글을 하나 재잘거린 바 있습니다.
“선거국면에서 가장 확실한 반MB 운동은 ‘선거 직접 출마’, 그다음은 출마한 후보 세게 밀어주기(몸빵), 그다음은 키보드워리어, 마지막이 투표참여다.”
사실, 일반 국민들에게 지금 우리 입장에서는 제일 마지막의 투표참여만으로도 감읍할 지경이지만, 우리는 좀 다르지 않습니까? 우리는… 노란 종이비행기들 아닙니까? 우리는 훨훨 날아다녀야 살 맛이 나는 그런 족속들 아닌가요?
이번 선거는 정말 또 한 번 몸빵을 할 만한 맛이 나는 선거가 될 겁니다. 왜냐? 이길 거니까요. 저는 비록 삐걱대고 있지만, 연대열차가 부~앙~ 기적소리를 울리며 조만간 출발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의 명쾌한 답변처럼 ‘대승’할 것을 또한 장담합니다. 이기는 선거에서 이기는 후보의 뒤에 서서 선거 한번 치러보는 것… 이거 굉장한 경험이 될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도대체 어떻게 선거사무소에 발을 들여놓느냐? 아니겠습니까?
뭐… 상투적이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뭐든지 처음이 어려울 뿐이다.”
1. 무조건 선거사무소로 쳐들어가십시오. 비타민 음료 같은 거 사서 가지 마시고요, 그냥 마실 나가는 기분으로 나서서 선거사무소 문을 여십시오.
2. “어떻게 오셨어요?”라는 질문을 받게 되겠지요? 여기에 대한 답변은 아주 간단합니다. “선거 돕고 싶어서요.” 이 한마디면 됩니다. 아마도 선거사무소에서 ‘자원봉사 담당자’가 지정되어 있다면 그분이 곧바로 응대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대부분일 거고… 아마 사무소에 있던 누군가가 자리를 안내하고 커피믹스도 한잔 내 올 겁니다. (아마도, 아니길 바라지만, 분명히… 어쩌면 여러분이 그 선거캠프의 문을 두드린 첫 번째 자원봉사자가 될 겁니다.)
3. 이야기 나누시고 명함 있으시면 명함 하나 놓고 가시고, 명함 없으시면 이름/이메일/전화번호 정도 적어주시면 되겠네요. 혹시 선거캠프 내에서 ‘자원봉사자 관리’가 좀 미흡한 눈치면, 제가 가장 권해 드리는 것은 그 일을 한번 맡겨달라~ 주문을 해보시라는 겁니다. 캠프에서도 별 부담없이 맡길 수 있는 직책이지요. 자봉단원 관리… 뭐 별거 없습니다. 그냥 주소록 관리한다고 생각하시면 되고, 간혹 자봉단원들 한 번씩 소집해서 1/n 갹출로 막걸리 단합대회 하면서 후보에게 화이팅의 기운을 전해주고, 좀 더 시간 여유가 되시면 캠프에서 자봉단원들의 ‘자봉업무관리’ 역할까지 맡아주실 수 있겠지요?
4. 수시로 찾아가십시오. 수시로 찾아가서 캠프 사람들하고 같이 식사도 하시고, 회의할 때 옆에서 그냥 앉아서 회의에 참여도 하시고, 그러다가 보면 사무실 내 허드렛일(우표 붙이기 따위)도 꽤 하셔야 할 겁니다. 스킨쉽은 그렇게 쌓아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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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설명: 금요일(3월26일) 도봉구청장 예비후보 이백만 참여정부 전 청와대 홍부수석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 손님들께 돌린 다과를 이렇게 예쁘게 준비한 분들이 누구일까요? 자봉단원들입니다. 저를 또 한 번 감동시킨 ‘노란 사람들’의 작품이지요. |
5. 후보에게 사실 가장 필요한 것은 ‘돈’입니다. 그다음은? 말해 뭐합니까? ‘사람’이지요. 돈이 있으면 돈으로 후보 선거비용 지원해주는 게 최고인데, 우리 돈 별로 없잖아요? 그러니까 ‘사람’으로 후보를 지원해줘야 합니다. 참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냥 선거사무소에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것… 그것만으로도 후보는 힘이 납니다. 하루종일 띠 두르고 명함 수천 장 뿌리고 선거사무소에 밤늦게 들어오는 후보에게 하루하루 늘어가는 자봉단원들이야 말로 세상에 둘도 없는 박카스입니다.
6. 선거일까지 67일. 공식선거운동 기간까지는 50여 일 남았나요? 할 일이 왜 없겠습니까? 서프/아고라/트위터/동문회/부녀회 등등 하면서 자봉단원들 모집 좀 해주시고,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선거캠프 담당자와 상의도 하시고…. 그렇게 해주셔야죠. 선거 임박해지면, 운전기사부터 해서 전화홍보 도와줄 사람들에, 선거사무소 지켜줘야 하는 사람들에, 간혹 선관위에 서류 때문에 오가 줘야 할 사람들에… 정말 일손이 부족해 지게 마련입니다. 여성 서프앙분들… 남성 후보의 와이프 되시는 분들 도와주셔야 하지 않겠어요? 정말 일손 부족할 때마다, ‘어디선가 나타나서 해결해 주시는 자봉단원’들이야말로 캠프에는 꼭 필요한 존재가 됩니다.
7. 지금 당장 선거캠프 한번 가보십시오. 죄다 일손이 달려서 힘들어합니다. 제가 보니 어떤 우리 쪽 후보는 홈페이지 관리에 트위터까지 죄다 직접 하는 것 같던데…. 그건 아니거든요? 누군가가 맡아서 성실하게만 해준다면 그런 건 후보가 직접 할 일들이 아닙니다. 후보는 시장 돌아다녀야지, 후보가 온라인에서 서성거리면 표 안 나오지요. 그렇다고 온라인을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런 건 우리 같은 키보드워리어가 할 일입니다. 사실, 지방선거는 원래 구도와 대세 싸움이라 이런 게 엄청 중요한 건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손을 놓아서도 안 되는 일이 있거든요.
8. 뭔가 전문적인 기술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아마 선거캠프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을 겁니다. 사무소 인테리어/홈페이지 구축/유세차 꾸미기/홍보물 제작.… 등등등… 이거 외주 맡기면 돈 몇 백만 원씩 깨져야 하는 것들이거든요? 실비로 해주시면 아마 후보들이 껴안아 주실 거고, 그냥 노력봉사해주실 수 있으면 ‘공신록’에 올려주실 겁니다.
9. 잘 하는 게 하나도 없는데… 내가 무슨 도움이 될까? 이런 걱정은 아예 하지를 마십시오. 정말입니다. 선거캠프에서는 매일같이 일손이 모자랍니다. 맘 편히 잡수시고 그냥 가십시오. “선거 돕고 싶어서 왔습니다.”라고 시작한 그 한마디에서 어쩌면 여러분의 하루하루가 훨씬 더 재밌어 질 수도 있습니다.
10. 그러나 일단, 큰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선거캠프에서는 자원봉사자를 반기지만, ‘믿고 일을 맡길 사람’이란 확신이 서기 전까지는 뭔가 그럴싸해 보이는 일을 덥석 맡기지는 않습니다. 이왕 자원봉사 하는 것, 이왕이면 그럴싸한 일을 해야 하지 않겠어요? 제가 그래서 선거 67일 남겨둔 지금 이 글을 씁니다. 선거 15일 남겨두고 찾아가면 서로 ‘믿을만한 사람’인지 확인하다가 금세 투표일 되어버립니다. 지금 당장 찾아가셔야 합니다.
11. 마지막으로, ‘광역’보다 ‘기초’로 가셔야 합니다. 광역단체장은 가보셔야 큰 환영 못 받습니다. ‘기초단체장’ 캠프가 곧 광역의회/기초의회의 캠프이기도 하므로 기초단체장 후보의 선거사무소로 직행하셔야 합니다.
해/주/실/꺼/죠?
총단결하면, 반드시 선거 이깁니다. 이왕 선거운동 열차에 올라탈 팔자라면, 좀 일찍 올라타서 확실하게 한번 밀어주자고요…네?
(cL) 가을들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