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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선거 패배, 예견된 일이었다.

순수한 남자 2010. 7. 29. 10:41

민주당의 선거 패배, 예견된 일이었다.
번호 187845  글쓴이 두루객 (eternal)  조회 1597  누리 339 (344-5, 10:47:1)  등록일 2010-7-2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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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선거 패배, 예견된 일이었다
(서프라이즈 / 두루객 / 2010-07-29)


▲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28일 밤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정된 한나라당 후보 사진에 당선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오마이뉴스

재보궐 선거는 천상 여야의 모든 투표자 수가 줄어들게 마련인데, 더구나 휴가철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웬일로 투표율이 높은가 했다.

6.2 지방선거 패배에 위기감을 느낀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재보궐 선거에서 결집하였다. 집권 한나라당을 찍은 유권자 수는 지방선거와 비교해 맞먹을 정도로 그대로인데 민주당을 찍은 유권자가 줄어든 결과다. 위기감에 따른 결집에 누구도 당할 자가 없다.

한나라당 표는 그대로인데 민주당 표는 줄어든 결과이니 여기에 현 정권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코미디 같은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민주당은 투표 동기를 부여하는 데 실패했다. 집권 여당을 찍기에 부끄럽게 할 정도의 정치적 검증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천안함 사건이 그 좋은 예다. 집권 한나라당의 각종 악재와 지방선거 승리가 민주당의 안이한 태도를 불러왔을까? 각종 호재에도 불구 민주당은 패배했다.

지방선거 승리 이후 보여준 민주당의 안이함과 오만은 답답했다. 집권 세력의 실세가 출마한 선거임에도 민주당이 내세운 후보는 뜬금없이 ‘장상’ 전 총리 후보였다. 나름대로의 장점을 못 본 편견인지 모르겠지만 겉으로 기억되고 보이는 것은 ‘위장전입’ 전력이었고 참신함이 없는 인사다. 민주개혁 진보 진영을 위한 족적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었으니 경선 과정을 통해서 후보를 결정하여야 했다. 태생 과정이 상향식 선출을 배제해왔던 민주당의 태생적 한계다.

야권 연대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민주당의 태도는 더욱더 황당했다. 선거 막판에 가서야 단일화가 결정될 만큼 민주당은 계산기만 두드렸다. 단일화 결정 방식도 불공정했다. 야권의 큰 형으로서 정당하지 못한 모습에 어떤 유권자가 예뻐해 줄 것인가?

민주노동당 후보에 대한 광주 지역 의원들의 부적절한 비난 성명과 더불어 장상 후보를 내세운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낳게 했다. 이강수 고창군수의 성희롱 발언에 대한 미지근한 태도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이니 조직 선거로 갈 수밖에 없어 패배한다. 인터넷상의 논객들조차 글을 쓰는 기분이 나지 않을 만큼 민주당은 동기 부여에 실패했다.

지방선거 며칠도 지나지 않아 주장하는 정권 심판론 구호도 적절치 못했다. 정권 심판론은 물론 당연히 필요한 주장이다. 그러나 선거 패배에도 정권은 오만했다는 구체적 공세가 되어야 했고 4대강 사업 검증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 되어야 했다.

▲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8일 밤 영등포 당사에서 7.28재보선 개표결과를 지켜본 뒤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뜨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번 선거는 참패라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실패다. 민주당의 실패는 지방선거 끝난 후 보여준 태도에서 이미 예견된 일이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진보진영 언론도 반성해야 할 일이다.

어떤 일이 있었는가. 47 % 득표의 2위를 하고도 엉뚱하게 유시민에게 패배 책임을 묻는 텃새적 주장이 선보였다. 전통적 지지층의 비토적 한계라는 억지 주장으로 질시하는 행태였다. 한명숙 후보와 진보 교육감을 두고 편 가르기 하려는 한겨레 칼럼도 있었다. ‘놈현’ 표현 논란의 한겨레 보도로 야권은 지리멸렬했다. 모두 이긴 것인 양 서로 물고 뜯으며 긴장을 늦춘 사이 민주당의 안이한 마인드가 피어올랐다.

야권연대의 뜻부터 잘못된 것이다. 야권연대라 함은 서울에서는 민주당 후보, 인천은 진보신당, 전남에서는 민주노동당, 경기도에 국민참여당… 이런 식의 구색이 되어야 할 텐데  민주당의 욕심 때문에 민주당만을 위한 야권연대였지 유권자들에게는 순수한 뜻의 야권 연대 의미로 다가오지 않았다.

호남 지역에서라도 진보정당에게 양보하는 배려가 있었으면 모를까, 8곳 모두를 차지할 만큼 민주당이 어떤 절대적인 선명성이 있는지 알 길이 없다.

2007년 민주당 이름으로 돌아올 때까지의 대통합론은 그들만의 통합이었다. 특정 세력을 경계하는 주도권 논리에 불과했다. 민주노동당을 향해 색깔론도 모자라 한나라당 2중대라고 비난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통합이라 말할 수 없다. 이런 행태에서 보듯 보다 큰 틀의 야권 대통합이 불가능하다면 서로서로 양보하는 야권 연대로 야권의 파이를 키워야 하지 않는가.

그러나 작금의 민주당은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우려되는 것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부터 선거 실패에 따른 엉뚱한 해석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일각의 삐뚤어진 지식인들은 벌써부터 선거실패의 원인을 4대강 사업 반대의 자치장들과 진보 교육감들의 행동에 책임을 묻는 행태까지 선보이고 있다.

야권은 이럴 때 일수록 수구 보수 지식인들의 궤변에 휘둘리지 말고 더욱 굳건하게 소신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선거 패배 원인은 민주당의 안이하고도 안일한 태도인 것이지 정권에 대한 견제 태도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고정 지지층들에게 조차 고개를 돌리게 하는 지난날의 악순환이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

이번 선거로 정권의 착각이 더욱더 고착화될까 걱정이다. 민주당의 안이함과 무능력에 기인한 승리로 인식하지 않고 마치 4대강 사업이 국민으로부터 승인된 것인 양 사고하는 독선과 오만이 예상된다.


PS. 어찌했든 민주당은 누군가가 선거패배에 책임을 져야 한다. 아무런 조치 없이 넘어가면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다. 정세균 대표에 대한 책임론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 내 그 대안이 누구인지 살펴보면 난망하다.

 

두루객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87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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