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난입 개신교도’들에서 느껴지는 파시즘의 냄새
(서프라이즈 / 권종상 / 2010-10-27)
대구 동화사, 서울 봉은사 등에 개신교를 믿는 사람들이 난입, 여기서 농성하고 소란을 피웠다는 소식을 듣고 관련 동영상을 봤습니다. 기가 막혔고, 분노가 치밀었고, 답답하고, 한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정도가 되면 종교가 아니라 ‘광신’입니다. 내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까지야 어떻게 이해하겠지만, 그것을 다른 종교의 예배 장소에 가서, 그것도 ‘무단 난입’해서 ‘물리적으로 설파’한다면, 그건 아무리 잘 이해해 주려 해도 광신도의 미친 짓이라고 밖엔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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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사 땅밟기’동영상 캡쳐 |
하긴, 과거에 단군상의 목까지 잘라내는 등, 도저히 상식인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종의 ‘테러’를 자행해 왔던 일부 한국 개신교인들의 만행의 역사를 볼 때, 이번 일 역시 그런 광기와도 같은 잘못된 믿음이 현실에서 행동으로 구체화되면 어떤 폭력적인 일들이 일어나는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고 상식이 있는 기독인들이라면 함께 공분하고 짚고 넘어가야 할 일들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이 땅에 하느님이 예수님을 보내 구현하고자 했던 평화와 박애의 정신과도 명백하게 위배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부 개신교도들은 맹목적이고 배타적인 신앙으로 사회에서 인정해야 할 다른 종교, 그리고 그들의 생각과 다른 것들을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그것은 관용을 이야기하는 종교인으로서 가져야 할 자세와는 당연히 거리가 멉니다. 문제는 그것을 생각으로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라고 스스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겁니다.
종교적 열정이라면 절대 그들 못지않을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 선교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그들의 종교적 열정을 건드리다가 결국 충돌을 발생시키는 행위 같은 것들은 선교 이전에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지 않겠다는 오만과 독선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폭력의 형태로 충돌을 가져오게 됩니다. 또 이런 독선적인 믿음은 자신이 자기고집대로 잘못된 믿음에 이끌려 하는 일들조차도 ‘신의 사역으로 믿고서 밀어붙이게 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문을 잉태할 소지가 충분합니다.
수도 서울을 봉헌했다는 한 장로님이, 아마 이렇게 반생명적인 4대강 유역 사업에 올인을 고집하는 것도 아마 ‘일부 개신교인들이 갖는 배타성’이란 게 조금은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1930년대에 노벨상 수상 작가인 싱클레어 루이스는 이미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에 파시즘이 발호한다면, 그것은 십자가에 성조기를 칭칭 감고 있을 것이다.”
그는 이미 그때에도 교회가 잘못될 경우, 그리고 정치권이 교회를 이용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명확히 알고 있었던 듯합니다. 또 그는 1935년 집필, 발매한 ‘(파시즘은) 여기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소설을 통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각성과 정치 참여만이 사회의 파쇼화를 막을 것이라고 강변한 바 있습니다. 아무튼, 그가 남긴 말이 오늘날 적절한 예언으로서 거의 섬뜩하게 가슴으로 느껴지는 것은 ‘부시 정권’이라는 ‘십자가 정권’이 보여준 행태에, 아마 요즘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것도 사회 지도층부터 일반 신자들까지 광폭한 수준으로 보여주고 있는 ‘종교적 행태’ 때문인 듯합니다.
시애틀에서…
권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