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왜 극우보수 세력에게 냉정해야 하는가 |
| |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11-28)
적이 만만하면 겁 없이 때린다. 저 정도면 겁 낼 것 없다고 할 상대라면 이긴 것이나 다름이 없다. 연평 전쟁. 전쟁이라고 부르자. 전쟁이다. 이 전쟁에서 우리는 당했다. 북한의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몰라도 진 것이나 다름없다. 북한의 기습 포격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기습을 당했으니 어찌하느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럼 어떻게 우리는 당했을까. 우리 형편부터 살펴보자. 감정 섞지 말고 냉정하게 보자. 주력공격무기인 K-9 자주포 2문이 고장 났다. 레이더도 탈이 나서 적의 포 사격 원점을 알 수가 없다. 전시작전권이라는 한계 때문에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제한적이다. 또 다른 상황을 살펴보자. 23일 우리 군은 북한의 연평도 공격 직전 4시간 동안 서해 서북도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무려 3657발의 포격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K-9 자주포를 비롯한 11종의 무기로 사격을 했다고 한다. 시간당 평균 900여 발의 엄청난 포탄을 쏘아댔던 것이다. 북한은 이런 포 사격을 어떻게 해석했을까. 이판사판 고양이가 쥐에게 덤벼든 경우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과 우리의 군사전력은 어떤가. 군사기밀이니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한국이 6위요 북한이 11위란다. 인터넷 검색이다. K-9 자주포는 세계 3위권의 대단한 무기라지만 위기상황에 고장 나면 있으나 마나다. 빛 좋은 개살구다. K-2흑표전차도 세계 5위권으로 미국도 극찬한 전차라고 한다. 인구나 경제력이나 북한과 한국은 비교가 안 된다. 어른과 어린애다. 그런데도 연평도에서 깨진 것이 정말 창피하다. 대통령의 ‘확전 방지’ 소식에 이게 무슨 소리냐고 펄펄 뛴 우리 극우보수들의 기분은 이해하지만 기분만으로 해결될 문제인가. 기분으로 전쟁하는가.
극우보수의 애국심은 무엇인가. 민통선에서 풍선전단 뿌리고 기력 없는 노인들 모아다 야당 당사 앞에서 구호 외치는 것이 애국은 아니다. 이건 구호만의 애국이다. 국회에서 확전 방지를 강조한 대통령을 규탄하면 애국인가. 감동이 없다. 진정이 안 보이기 때문이다. 어깨에 번쩍이는 별을 달았던 의원들이 수두룩하면서도 현실의 전시작전권 하나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큰소리가 애국인가. 결국 말뿐인 그들의 애국은 개탄할 필요조차 없는 한심한 일이다. 한마디로 정리하자. 한국의 극우보수는 자신의 이익에 따라 왔다갔다하는 시계추 보수다. 기분파 보수다. 보수의 결집을 두려워하는 것이 정치인들이다. 대통령도 확전 방지를 규탄하는 극우보수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재빨리 말을 바꿨다. 말을 바꾼 순서나 시간은 국민 모두가 알 것이다. 조갑제나 김용갑 식의 주장대로 몇천 배로 응징을 한다면 실제 응징은 할 수나 있으며 응징의 효과는 무엇인가. 전시작전권에 꽁꽁 묶여 꼼짝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그러는가 아니면 무식하다는 자랑인가. 흔히들 돈 몇 푼 가지고 있으면 보수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강남의 아파트 한 채만 가지고 있으면 보수라고 자처한다. 하기야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다. 보수라는 한나라당이 강남에서 모조리 당선되는 현실이니까. 그러나 극우보수의 확전 반대 규탄은 문제가 다르나. 확전 반대를 규탄해서 얻을 것은 무엇인가. 의례 규탄을 해야 되니까 규탄하는 것인가. 그들이 진실로 규탄해야 할 대상은 북한이 감히 넘겨보지 못할 정도의 확실한 안보태세를 갖추지 못한 정부와 군이다. 전투기가 추락하고 쾌속 고속정의 갈지(之)자 항진과 탱크포가 폭발하고 군화창이 뜯어져 나가고 헬기부품이 없어 돌려가며 틀어막는 군의 현실을 규탄해야 한다. 몽둥이라도 제대로 있어야 도둑을 잡을 게 아닌가.
이유야 어떻든 대통령이 깜짝 놀라고 국방장관 김태영이 날아갈 정도라면 극우보수의 위력이 대단한 것으로 일단 봐야 할 것이다. 과연 그런가. 조중동을 비롯해 절대적으로 정부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언론매체가 보수를 대변하고 마치 보수의 의견이 국민 모두의 여론인 듯 왜곡하고 있다. 이러니 소위 야당이라는 정치인들도 보수의 눈치 보기에 정신이 없다. 야당이 이른바 보수의 눈치를 보든 말든 그거야 자신들 맘대로지만 과연 보수가 그 정도로 힘이 있는가. 보수가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도 아니다. 나이 먹고 돈 푼 좀 가지고 있다는 국민들을 흔히 보수라고 한다. 그 대표들이 강남 주민들이다. 또한 부자당인 한나라당이 스스로 보수라고 자처하고 보수층에 지지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강남에서 압승을 했다고 분석한다. 그럼 나머지 한나라당이 패한 곳은 진보인가. 정권의 향배를 가르는 선거에서 정당들은 보수와 진보를 무척 조심한다. 그럴 것 없다. 국민 대다수는 진보와 보수와 상관없이 정권을 선택한다. 자타가 보수라는 이회창이 3수를 했어도 대선에서 빵빵 떨어졌다. 김대중 노무현이 보수인가. 보수들이 까무러칠 일이다. 국민은 정치를 잘할 것이라고 믿는 지도자를 선택한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다. 그래서 선거는 잘해야 한다. 극우보수들은 지금 보수가 정권을 장악하고 보수의 통념이 사회를 지배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보수의 목소리가 진동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보수는 믿는 구석이 있다. 이번 연평 전쟁에서도 돈 있는 보수들은 여권을 만지작거리면서 회심의 미소를 띠었을 것이다. 보지 않아도 안다. 재산도피 정도는 이미 완료해 놨을 것이라고 믿는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기나 하는가. 법을 어기고 해외로 도주해 귀국하지 않는 자들도 모두 극우 보수주의자로 국민들은 인식한다. 그들의 천백 배 응징이 얼마나 공허한 소리인지 다들 알고 있다. 왜냐하면 사실 그들은 군대를 모른다. 전쟁도 모른다. 그런 자들이 애국을 아는가. 군 면제자들이 전사한 해병 영전에 조화를 바치는 꼴불견을 국민은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
우리처럼 남과 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한반도의 평화가 최우선이다. 더구나 골육상쟁의 피 매친 한을 가진 우리로서야 전쟁은 바로 파멸을 의미한다. 이제 한국은 동족상잔의 비극에서 일어나 세계를 놀라게 한 경제발전을 이룩했고 비록 지금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긴 해도 2년 후에는 정권이 바뀐다. 희망이 있다.
이번 연평 전쟁으로 우리의 군비 현상을 온 국민이 알았다. 몇십 년 된 군 장비가 연평도 최일선에서 조국안위를 책임지고 있는 한심한 현실이었다. 전사한 해병에게 할 말이 없다. 국방예산은 어디에 다 쓰는가. 한나라당이 감세를 반대한다. 부자를 더 부자를 만들어 주겠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는가. 그러지 말고 특별국방비를 내면 어떤가. 부자들의 재산을 보호해 주는 것이 국방 아닌가. 군의 장비현대화, 첨단화는 북한이 절대로 경거망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열쇠다. 천 배로 응징한다고 아무리 떠들어도 소용없다. 뭘 가지고 응징하겠다는 것인가. 부정으로 국방비 축내는 인간들은 별이고 나발이고 가리지 말고 극형에 처해야 한다. 대통령은 극우보수집단의 철없는 떼쓰기를 받아 줄 필요가 없다. 실력도 없으면서 천 배로 응징한다는 말에 국민들이 얼마나 웃는가. 전시작전권 연장을 구걸해 놓고 이제 그 때문에 대포 한 방 마음대로 쏘지 못하는 수모를 당하는 판이다. 지금 극우보수가 떠드는 천 배 응징이 과연 되먹은 소리인가. 이런 소리에는 대통령이 귀를 닫아야 한다. 안 들어도 욕 안 먹는다. 진짜 들어야 할 소리는 안 듣고 듣지 말아야 할 소리를 듣는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얼마나 큰지 아직도 모르는가.
민주당의 대포폰 민간인 사찰 국정조사 특검이 쏙 들어갔다. 극우보수의 아우성에 기가 질린 모양이다. 그럴 줄 알았다. 겁 많은 노루다. 김정일이든 김정은이든 이 대통령이든 전쟁은 회복할 수 없는 공멸을 가져 온다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그 인식 사이를 평화가 비집고 들어가 자리 잡아야 한다. 그 몫을 해야 할 사람이 바로 대통령이다. “우리는 전쟁이냐 평화냐 기로에 서 있다. 대화밖에 길이 없다.” “대화는 물러서는 것도 굴복하는 것도 아니며, 파국을 해결하는 방법은 대화뿐이다.” “말로는 통하지 않을 것 같은 절망감도, 그럴 바엔 정면으로 맞서 호되게 쳐버리는 것이 낫다는 생각도 들지만 더 이상의 충돌과 대결은 모두에게 불행이며, 전쟁은 어느 누구의 미래도 남겨두지 않는다.” “응징은 보복을 낳고 단절은 냉전을 불러온다.” “한국전쟁 이후 60년의 고통을 되풀이할 수 없다.” “전쟁과 폭력의 불구덩이 속에서도 대화밖에 길이 없다.” “한반도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미래를 위해 대화의 길로 가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한 말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말인가. 대통령을 비롯해서 여야의 모든 지도자들이 함께 심각히 고민해야 될 말이다. 극우보수의 대답도 좀 들어보자. 지금 세계가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에서 전쟁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그렇게 자랑하던 G-20이 언제 열렸나 싶게 이제는 세계 최고의 ‘화약고’로 이름을 날린다. 자랑인가. 미국의 ‘라스무센’의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68%가 “가까운 시일 내 한국에서 전쟁이 터질 것”이라고 전망했단다. 미국 주가는 다시 급락했단다. 일본은 한국여행 자제령을 내렸다. 언론은 실시간으로 한국사태를 보도한다. 필리핀은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한국에 있는 필리핀 노동자 5만 명의 대피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오늘(28)부터 한미 군사훈련이 서해에서 시작된다. 움직이는 공군기지인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도 출동했다. 더 이상 말 하지 말자.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두고 봐야 안다. 행위의 선악은 결과가 결정을 한다지만 이것이 한반도 긴장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는 국민이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왜냐면 역시 이 나라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보수도 진보도 아니고 국민이기 때문이다. 왜 이 지경이 됐는지도 생각해 보자. 결과가 어떤 것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오늘의 현실이다. 비극적 종말임을 알면서도 달려가는 것은 인간의 할 짓이 아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10년을 되돌아 봐야 한다. 실력도 없으면서 전쟁이 마치 정의라도 되는 듯 입만 살아있는 극우보수들을 이제 국민들이 각성시켜야 할 것이다. 저들은 어디든지 마음대로 날아가서 편하게 명대로 다 살 수 있겠지만 우리 국민들은 이 딸을 떠나서는 살 곳이 없다. 그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제 대통령이 나서야 할 때다. 가죽점퍼 입고 지하벙커로 갈 것이 아니라 바로 국민 앞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할 일이 있다.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야 할 수 없지만 주변에 군 면제자들은 후퇴시켜야 한다. 그들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얼마나 걸림돌이 되는 줄 모른다면 심각한 문제다. 국민감정이 허락을 하지 않는다. 아무리 유능하다 하다 해도 그들의 중용보다는 국민의 감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냐면 국민이 주인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단합과 신뢰와 지지가 필요한 시기에 자신의 안위가 먼저인 보수들과 거리를 두는 것은 현명한 일이다. 어느 국민에게 물어봐도 대답은 같을 것이다.
2010년 11월 28일
|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명숙을 법정에 세운 문명의 야만. (0) | 2010.12.07 |
---|---|
선생님이 남긴 숙제 끝내고 하늘나라서 학예회 할게요 (0) | 2010.12.06 |
-한국기자들. 단순 월급쟁이라면 비참해 지겠지. (0) | 2010.11.18 |
사람과 짐승이 구별되지 않는 미친 세상. (0) | 2010.11.15 |
현 정권에 충성하는 국가인권위, 국민의 기구로 다시 서야 (0) | 2010.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