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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사건, 우리가 침묵하지 말고 진정 말해야 할 것들

순수한 남자 2010. 11. 29. 17:55

연평도 사건, 우리가 침묵하지 말고 진정 말해야 할 것들
번호 216650  글쓴이 북새통 선생  조회 2008  누리 433 (433-0, 14:60:0)  등록일 2010-11-29 11:30
대문 24


연평도 사건, 우리가 침묵하지 말고 진정 말해야 할 것들
(블로그 ‘우리의 세상 아름답게’ / 북새통 선생 / 2010-11-28)


청와대의 누가 확전이 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말했는가? 사실 확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이 말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이 달린 중차대한 문제에 있어서 확고한 의지를 피력해야 하는데, 그 기준부터 흔들렸다.

왜 흔들렸는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에 있어서 정치적 눈치를 살폈기 때문이다. 이 일이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자들의 눈치를 살필 일이든가? 국민의 생명도 지지자들 눈치를 살펴 살리고 버릴 수 있는 선택의 문제인가?

아니다. 중심을 잡고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데 불변하지 않아야 한다.

교전 상태라면 대통령은 그 중심을 확고히 해야 한다. 확전을 방지하여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당당하게 그렇게 말하고 유지해야지, 지지자들의 눈총에 뜨끔하여 고작 몇 시간도 안 되어 입장을 180도 바꿀 일이 아니다. 그런데 입장을 180도 뒤바꾸어 요지부동으로 확고히 지켜야 할 본래의 의지를 숨기고 은폐하였고 그때부터 지금의 혼란상은 시작되었다.

▲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저녁 합동참모본부를 방문, 북한의 연평도 포격 관련 현황보고를 받기 위해 지휘통제실로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가장 중심에서 보호받아야 할 우리 국민의 생명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국민 생명이 채 몇 시간도 존중받지 못하고 무시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기 바쁜 대통령과 정부에 의해 그렇게 되어버렸다.

몇 배의 응징? 그것은 이미 시기를 놓쳤다. 그것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선택할 수 있는 것이지 상황이 일단 종료된 후에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 때 취할 수 있는 조치였단 말이다. 즉시 확실한 대응을 함으로써 북한에게 무모한 도발에 대해서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그때 즉시 보여주는 방법이 있었는데 이미 시기를 벗어났다.

물론 이 방법의 실효성이 확실하더라도 국지전을 벗어나 전면전으로 번질 위험을 얼마나 감수할 수 있느냐의 중대한 문제가 있으므로 필수적으로 취했어야 할 조치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더 큰 비극으로 치달았을 수도 있으므로 순간적으로 선뜻 취할만한 조치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므로 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두고 나무랄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이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이 조치를 취하지 않고서 마치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처럼 국민을 기만하려고 하면서 시작되었다. 전쟁 광신론자들인지도 모를 일부 지지자들의 분노에 휩쓸려 대통령이 그 중심 입장을 버리고 일관성을 상실해버린 엉뚱한 태도로 급하게 도망친 데서 작금의 혼란상과 위험성이 비롯되었다.

그래서 더 큰 문제가 불거지고 해결책은 요원해지고 일방적인 진로만 놓여버린 외통수에 걸려버렸다.

대통령이든지 아니면 청와대 내의 정책 조율자들이든지 누가 그렇게 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지만, 하여간 나라의 운명이 달리고 국민의 생명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에 있어서 최고 정책결정자들이 정치적 눈치를 살펴 확전 방지에서 몇 배의 응징으로 급하게 갈아타면서 우리 대한민국을 전쟁의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누가 감히 확전 방지를 말하려고 했느냐에 대한 광풍이 한반도를 휩쓸었다. 이 광풍은 평화담론을 뒷전으로 밀어버리고 누가 전쟁을 불사하지 않고 있느냐에 대한 책임추궁으로 이어졌다. 누가 싸우지 않으려 한단 말인가에 대한 책임추궁이 이 사태의 중심 의제가 되어버렸다. 대통령마저 확전 방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급급하여 급기야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도 져버린 채 국방부 장관까지 사퇴시키는 상황으로 가버렸으므로 누가 확전 방지를 입에 담을 수 있겠는가?

즉 이 엄중한 교전사태 아래 어떤 누구도 감히 전면전으로 치닫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평화적 해결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평화적인 해결책을 말하는 사람은 일거에 매도당하는 상황으로 가버린 것이다.

평화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가장 최선의 해결책을 말하는 것을 모두가 기피하는 지경에 떨어지고 오로지 국민 생명이 더 위태로운 상황으로 치닫는 데 누구 하나 제동을 걸 수 없는 극히 위험천만한 사태로 일방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내부에서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설마 이런 광풍이 휩쓸고 있어도 전쟁이야 벌어지겠어? 내가 여기서 손 높이 들어 평화를 위한 해결책을 외치어 한순간의 어려움에 떨어지고 매도당하기보다는 침묵하고 있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판단은 안일하다.

남한과 북한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외쳐야 하는데도 일부 극우들의 광분한 불장난에 대통령마저 피해 도망가다가 망신을 당하고 낭패를 본 상황에서 국민 누가 평화를 이야기하고 상생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심지어 국민이 생명을 잃을 위험한 상황이 불길처럼 번질 수 있는 교전사태의 통제와 관리를 이야기해야 하는 대통령마저 국민의 생명은 뒷전이고 일부 지지자들의 눈치 맞추는 데 몰두하여 이 사태의 본질적 해결은 더욱 요원해지고 오히려 악화일로로 치닫게 되었는 데 말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대한민국 내부에서는 전쟁의 위험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 충분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설마 전쟁이야 벌어지겠어 라며 확신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것은 진짜 오판일 수도 있다.

미국 국민의 70%는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에서 전쟁이 터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독일은 한국에서 실제로 전쟁이 벌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보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필리핀은 유사시에 자국민의 노동자들을 일본으로 대피시킬 계획 아래 일본 측과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한국으로의 노동자들 추가 파견을 막고 있다. 일본도 전쟁의 위험성을 감지하기 분주하며, 중국의 외교관도 한반도의 돌아가는 상황에 대응하느라 바쁘다.

외부의 시각이 객관적일 수 있다. 우리는 이번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 지경이며 이를 관리하고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중대한 순간에 직면해 있는데, 엉뚱한 논란에 휩쓸려 정작 추구해야 할 방향과 정반대로의 일방적인 질주로만 내달리고 있는 외통수에 걸린 상황을 모든 국민이 아무 생각 없이, 아니면 철없이 재미삼아, 관전하고 있을 뿐이다.

▲ 연평도 포격과 한미연합훈련으로 한반도에 전쟁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8일 밤 서울 종로2가 보신각 앞에서 열린 ‘전쟁반대 평화기원을 위한 시국기도회’에서 대학생들이 ‘우리에겐 전쟁이 아닌 평화가 필요합니다’가 적힌 촛불 모형을 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대통령마저 국가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그 의지를 확고히 하기보다는 몇몇 수구들의 광신적 행태에 휩쓸려 나가떨어진 상황에서 이제 남은 것은 정말로 현명한 국민들이 중심을 잡는 것이다.

북한의 어리석은 도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은 무엇인가? 왜 북한은 이러한 도발을 계속하는가?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거나 잃게 되는 상황,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로 매번 반복되는 상황이며 또한 반복될 때마다 악화되고 있다. 우리가 언제까지 얼마나 이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을까? 이 위험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상황이다.

북한의 포탄 개수에 맞춰 그보다 더 많은 몇 배의 포탄을 쏘아 붓지 못했다는 숫자 놀이에 매몰되어 이 사태가 더 악화되는 줄도 모르고 이 사태가 어디로 치닫는지도 살피지 않은 채 우리의 생명을 판돈으로 걸겠다는 말인가? 이러한 흐름에 매도당할 것이 두려워 침묵하면 우리의 생명은 그대로 유지되는데 아무 탈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지금은 미래를 위해, 내일을 위해, 평화와 상생을 위해, 더욱이 우리의 생명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심각하게 논의하며 대한민국의 영역 안에서 비극적인 일이 더 이상 확대되지도 않도록, 또다시 국민의 생명을 잃는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우리의 확고한 태도를 확립하며 관철해야 할 시기이다.

몇 배의 포탄을 더 쏘아 붓지 않은 원인을 제공한 자가 누군지 추궁하면서 잘못된 정책을 이제는 더 잘못된 물리적 충돌의 방향으로 질주하도록 채찍질하는 것을 가만히 침묵하며 지켜볼 상황이 아니란 말이다.

 

북새통 선생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16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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