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다큐’ 논란 그리고 KBS와 MB의 위험한 상상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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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광화문에 이승만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부류는 다음과 같다. - 자칭 우파의 희망 김문수 (보수일간지 칼럼을 통해 커밍아웃) 그리고 이번에 내부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승만 다큐’를 방영하기로 한 ‘국민의 방송’ KBS가 이 대열에 합류했다. KBS는 내년 8월경에 <초대 대통령 이승만과 제1공화국(가제)>이라는 다큐를 방영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방송에는 MB의 낙하산 사장인 김인규가 강한 집착을 보인 것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7월 PD들과의 오찬에서 ‘이승만은 대단한 사람이니 방송에서 다뤄도 괜찮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만 다큐’에 집착하는 김인규는 오랫동안 기자를 했고 그 뒤로는 이명박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사람이다. 그런 그가 단순히 혹은 역사적 측면에서 ‘이승만 재평가’를 지시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그는 자신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거나 항의했다는 이유로 부하 직원 60명에 대한 징계를 강행한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 아닌가. 내년은 정부수립 60주년도 아니고, 이승만 탄생 100주년도 아니고 그를 특별히 기억해야 할 해가 아닌 것이다. 특별한 Event도 없다. 그런데 갑자기 왜 김문수, 한기총, KBS, 조중동에서 이 난리를 치고 있는가. 단순히 내년은 2012년 총선 전이자 대선 전 해이다. 1년 전부터 준비하려고 이 난리인가. 결정적으로 이승만은 인기가 없는 잊혀진 인물이다. 대한민국 1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상징성과 1호 ‘하야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4.19혁명 때에는 187명의 국민을 사살했고 부상자도 1천 명이 훨씬 넘는다. 아직도 보훈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람도 있다. 그가 인기가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극우세력들이 건국의 아버지라 부르는 그의 장례식은 또 얼마나 초라했던가. 오래전부터 조선일보에서 ‘이승만과 나라 세우기’라는 홍보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음에도 이승만은 국민이 존경하는 대통령 순위에서 늘 하위를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KBS는 왜 이 시점에 이승만 다큐를 방영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는가. 그 방송에 과연 국민적 동의가 있을까.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이미 다 끝이 난 것이다. 왜 최초 및 유일한 노벨상 수상 대통령인 김대중 대통령 다큐멘터리는 없는가?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대통령인 노무현 대통령 다큐멘터리는 없는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특보 9월 13일자 5면 이승만을 추앙하는 사람들은 ‘세종로 이승만 동상 건립’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런데 이미 국내에는 이승만 동상 4개가 있으며 그것으로 족하지 않은가. 그리고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남산과 인하대학교에 세워져 있던 동상이 각각 시민들에 의해 강제로 철거된 것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남산의 동상은 4.19혁명 당시 철거돼 그의 역사적 라이벌 김구 동상으로 대체되었고 인하대학교에 있던 동상 역시 1980년대 민주화 열망 속에서 학생들에 의해 철거되었다. 현재 이승만의 동상은 4개가 건립돼 있다. 국회의사당 안, 배재대학 우남관 앞, 배재중고 교정, 그의 사저였던 이화장에 각각 세워져 있다. 동상을 강하게 주장하는 정치인은 김문수다. 그는 보수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광화문광장에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동상을 세우자’라고 노골적으로 주장했다. 왜 자신이 도지사로 있는 경기도 內에다 건립하자는 주장을 하지 않고 국가적 상징성이 있는 곳에 굳이 건립해야 하는지 그가 주장하는 근거는 단순하다. 그가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도입시켰다는 것이다. 이승만이 드골만큼의 상징성과 업적이 있었던가. 미국의 초대 대통령처럼 건국의 아버지 같은 역할을 했던가. 심하게 말하면 친미주의자였고 미국 입장에서도 민족주의자였던 김구 선생보다 그가 편했기 때문이 그가 간택된 게 아니었던가. 그런 그가 무슨 힘이 있었다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립시켰단 말인가. 몰라서 그렇게 말하는 것인가 알면서 그렇게 우기는 것인가.
이승만은 정동 제일감리교회 장로였다. 그리고 신앙이 독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옥에 있을 때도 전도를 했다고 하니 신앙심은 돈독했던 모양이다. 독립운동을 위해 미국으로 망명했다는 순간에도 하와이에 4만 달러짜리 대형교회를 준공했을 정도다. 당시 4만 달러면 큰 금액인데 과감하게 외국에 교회를 지을 정도의 신앙이었던 것이다. 이승만은 1948년 5월 31일 제헌국회 개원식에서 임시의장으로 나서서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는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류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승만 동상을 광화문에 건립하자고 총대를 메고 나선 ‘한기총’은 그의 대통령 재임 시 업적 때문에 동상을 세우자는 것인가 아니면 ‘기독교 장로’였다는 것 때문에 그의 동상을 건립하자는 것인가. 그리고 본질적으로 우상 숭배를 엄격히 금지하는 기독교에서 이승만 동상을 세워서 그를 기리는 건 우상숭배 아닌가? ‘한기총’은 사형제를 찬성하고 4대강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기독교 단체이다. 이 단체는 연평도 사태 당시에는 ‘무력응징’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뜬금없이 ‘이승만 동상’을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이른 것이다.
정리해 본다. 이승만은 끝이 좋지 않았던 독재자였다. 국민들도 많이 죽였다. 그러나 그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프린스턴대학 학위를 받은 대표적인 ‘친미인사’였다. 그리고 독립운동을 위해 망명했을 때조차도 무슨 돈인지 모르겠지만 4만 달러를 모아 대형 교회를 세웠을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그리고 그는 국민을 향해 총을 쏜 최초의 대통령이기도 하다. 왜 이 시기에 갑자기 이 정부와 KBS 경영층에서는 ‘이승만’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가. 왜 소모적으로 광화문에 동상을 세우자고 주장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가. 이승만 논란은 연평도 훈련 강행 때 야기되었던 논란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연평도 훈련 당시 이를 반대한 세력들에게 한나라당과 조중동에서는 ‘종북세력’ 등 색깔론을 들고 나섰다.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의 동상을 광화문에 세우자는데 반대하는 사람들을 이들은 또 뭐라고 부르면서 색깔론을 제기할 것인가. KBS, 조중동을 비롯한 극우지들은 또 어떻게 보도할 것인가. 독립운동을 하면서까지 교회를 세웠던 장로 대통령의 동상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 기독교인들은 또 얼마나 단합된 모습으로 종교분쟁에 나설 것인가. 국익을 위해서는 이와 같은 논란은 대단히 소모적이고 무책임한 것이나, 정치적으로 죽어가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영향력을 그나마 유지시킬 수 있는, 그래서 다음 총선과 대선 때 일정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근거를 마련하는 논란이기도 하다. 하지만 논란이 거세지면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이승만 하야 때처럼 말이다. 지금 이 논란이 더욱 거세지길 바라면서 은근 즐기고 있을 그 사람도 조심해야 할 것이다. 왜 이승만만 하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국민의 신망을 얻지 못하고, 국익에 반하는 행동을 부추기는 세력들은 궁극적으로 국민들로부터 하야 대상으로 분류될 뿐이다.
부천사람사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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