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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한나라당, 의리 팽개치고 재집권 꿈꾸나?

순수한 남자 2011. 1. 11. 10:32

비겁한 한나라당, 의리 팽개치고 재집권 꿈꾸나?
번호 226852  글쓴이 양정철  조회 451  누리 103 (103-0, 4:15:0)  등록일 2011-1-1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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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한나라당, 의리 팽개치고 재집권 꿈꾸나?
(양정철닷컴 / 양정철 / 2011-01-11)


▲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사진출처 : 뉴시스)

한나라당이 10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이라며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한나라당이, 대통령이 임명한 고위공직 후보자에 대해 청문회를 해보지도 않고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아주 비겁한 행태입니다. 대통령 인기가 떨어지고 여론이 안 좋아지면 당 혼자 살겠다고 대통령을 버리는 일은 한국정치의 오래되고 나쁜 병폐입니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여당입니다. 대통령 임기 5년 내내 국정운영에 공동책임이 있습니다. 밉든 곱든 공동운명체인 대통령을 그렇게 벼랑으로 모는 게 아닙니다.

지금껏 3년 동안 뭘 하다가 이리 표변을 한답니까. 이런 인사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고소영’ ‘강부자’로 시작해 지난 3년 내내 반복된 일입니다. 그래서 낙마한 고위공직 후보자는 셀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도 한나라당은 개각명단이 발표되자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인사가 적재적소에 배치됐다” “자타가 공인하는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라고 낯 뜨거운 논평으로 환영했습니다. 청문위원은 아예 방탄인물로 가득 채웠습니다. 청문위원이 아니라 청취위원을 박았습니다. 한나라당 청문위원 전체 7명 중 5명이 정 후보자와 같은 검찰 출신이거나 대학교·고교 동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론이 악화되고 다음 총선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 같으니 대통령이 내놓은 카드를 공개적으로 망신 주며 패대기친 것입니다.

핑계도 궁색합니다. ‘대통령이 수족처럼 부리던 차관급 수석비서관 출신을 독립성과 중립성을 핵으로 하는 감사원장 후보에 임명한 데 대한 거부감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걸 몰랐습니까? 그 중요한 사실을 열하루 뒤에야 깨달을 만큼 바보입니까?

당은 대통령이나 청와대의 거수기가 아닙니다. 무조건 따라가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니, 그래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3년 내내, 아니 지난 연말 날치기 때까지, 심지어는 개각 발표 직후까지 청와대 시키는 대로 로봇처럼 움직이다가 갑자기 돌변하는 것은 비겁합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가만 보니 요동치는 민심이 심상치 않으니 두렵고 다음 총선에서 자기들 자리가 걱정되는 것입니다.

별로 새로울 것 없는 역사의 반복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그랬고, 김대중 대통령 시절 민주당이 그랬습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한나라당에선 ‘YS허수아비’를 불태우는 일도 있었습니다. 다, 자기 살겠다고 대통령 버리고 차별화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실패했습니다. 민심이 그걸 모르지 않습니다.

한나라당이 대통령 잘 되기를 바란다면, 그리고 국정운영에 최소한의 책임감이라도 있다면, 지금 택한 방식은 틀렸습니다. 대통령과 청와대를 물밑 설득해 스스로 사퇴하도록 만들면 될 일이고 안 되면 후유증이 있더라도 청문회를 거쳐 인준을 거부한 후 진지하게 수습책을 같이 찾는 게 도리입니다.

쇼하듯 ‘맞짱’ 뜨면서 “정부 인사나 정책이 잘못된 것에 대해 바로잡고 고치고 바꾸고 해야 역사와 국민 앞에 당당한 한나라당이 된다.”고 이제 와서 허풍 치는 것은 아주 비겁한 짓입니다. 날치기 다 해 놓고 ‘이제 그런 짓 안 하겠다’고 기자회견 열어 쇼하는 일보다 더 나쁜 일입니다.

▲ <동아일보> 1월 11일 3면

이런 일이 반복되면 레임덕은 걷잡을 수 없습니다. 당-정-청 간 사사건건 파열음을 빚게 됩니다. 국정장악력은 확 떨어져 버립니다. 단임 대통령제의 비극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대통령의 레임덕은 4년 차부터 시작됩니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 인기가 더 떨어지면 탈당을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대통령이 거기에 불응하면 대통령을 당에서 쫓아버리는 일이 시작될 것입니다. 늘 그랬습니다.

제가 걱정할 일이 아닌데도 한나라당을 질책하는 이유는, 청와대에서 이런 정치 고질을 너무도 아프게 겪어봤기 때문입니다. 비극의 악순환입니다.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나 인간적 의리도 없이 정치를 하면서 재집권을 꿈꿔선 안 됩니다. 정치는 국민에게 꿈을 주는 행위여야 하는데, 이런 행태는 좌절과 배신감을 갖게 합니다. 손학규, 정동영 두 지도자와 당시 당 지도부가 참여정부 말에 노 대통령을 어찌 대했고, 그 오점을 오늘까지 얼마나 아프게 안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껏 ‘호의호식’ 누릴 것 다 누리고, 금배지 달고, 양지에서 온갖 덕 보고 나서, 신의도 없이 혼자 살겠다고 등지는 것은 ‘먹튀’입니다. 국민에게 선택을 받아 집권여당이 됐으면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함께 운명공동체로 책임질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 원칙도 저버리는 정당이 재집권을 꿈꾸는 것은 가소로운 일입니다.

 

양정철

 

 

청와대 전 비서관이 본 ‘감찰팀장의 사직’
(양정철닷컴 / 양정철 / 2011-01-11)


함바집 비리에 이명박 정권의 고위 공직자들이 벌벌 떨고 있습니다.

‘함바집 운영업자 유 모 씨로부터 수천만 원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배 모 감찰팀장이 10일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청와대는 ‘배 모 감찰팀장이 유 모 씨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했습니다. “감찰팀장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돈을 줬다’는 유 모 씨가 지난 2009년 초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진정을 해와, 두 차례 만난 사실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배 모 감찰팀장이) 돈을 받은 적이 없고, 청와대가 해결할 일이 아니라고 해서 돌려보낸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고 합니다.

즉 ‘돈 받은 일은 없지만 청와대 직원으로 이런 의혹을 받는 것이 적절치 않아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것입니다.

청와대 감찰팀장은 민정수석실 산하 사정비서관실 소속의 선임행정관입니다. 통상 3급직입니다. 과거 정부에선 대개 검사 출신이 맡았던 직책입니다.

감찰팀장은 청와대 내부 직원들 비위를 찾아내거나 문제의 소지를 예방하고 이를 위한 암행감찰을 맡는 업무특성 때문에 평소 청와대 동료들도 만나지 않고 잘 어울리지도 않는 법입니다. 청와대에 오래 있었던 사람이 아니면 감찰팀장이 누구인지, 뭐 하는 사람인지, 심지어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조차도 모르는 자리입니다.

청와대 내부 감찰을 맡고 있는 만큼 누구보다 강직하고 강단 있는 사람이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보직입니다. 특히 처신과 행동거지가 진중하고 무거워야 합니다.

당사자 주장을 믿더라도 본인이 외부 민원인을 만난 것 자체가 상당한 문제입니다.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을 만나는 일은 시민사회나 민원 관련 비서관실 업무이지 청와대 내부 감찰을 맡는 감찰팀장이 나설 일은 결코 아닙니다. 자신에게 연락이 왔더라도 유관분야 비서관실로 이첩했어야 합니다. 스스로 나서서 만난 일이 이미 잘못된 처신입니다.

또 보도에 따르면 당사자는 이 사건 전에도, 지인들과 함께 발전관련 설비의 상표 등록을 출원하고, 취객과 몸싸움을 벌여 쌍방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는 등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청와대 내 암행어사’가 암행감찰 대신 주막집에서 백성들과 주먹질을 했다면 그 자체로 망신살 뻗친 일인데, 그때부터 예고된 불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문제의 인물은 감찰팀장을 맡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경찰청 소속으로 서울시에 파견됐으며 지난 2006년 6월 이 대통령이 시장 임기를 마치고 대선 행보에 나서자 경위를 끝으로 경찰을 그만두고 대선 기간 내내 경호를 담당했다고 합니다.

경호를 맡았던 인물이면 다른 업무를 맡겼어야 합니다. 청와대 감찰팀장은 대통령, 청와대 주요 간부, 대선을 같이 치른 참모들과 아무 친분이 없어야 본연의 감찰업무를 공평무사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은 5년 내내 당신과 일면식도 없고 청와대 주요 참모들과도 전혀 인연이 없는 강직한 검사 출신들에게만 ‘사정비서관-감찰팀장’을 맡겨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내부비위를 감시하게 했습니다.

청와대는 ‘지은 죄가 없는데 단지 의혹을 샀다’는 이유만으로 직책을 그만두게 하는 일은 없습니다. 더구나 지금까지 이명박 청와대에선 수많은 인사들이 크고 작은 사고를 쳤습니다. 직속상관을 비방하는 보고서를 몰래 대통령에게 직보해 자기 상관을 날리려 했던 비서관도 있었고 청와대 경내에서 백주대낮에 다른 수석실 상급자에게 패악질을 한 실세 비서관도 있었습니다. 누구도 처벌받지 않고 오히려 승진했습니다.

문제의 인물도 과거 취객과 몸싸움을 벌여 쌍방폭행 혐의로 불구속됐지만 아무 징계도 받지 않았다는 것 아닙니까.

청와대가 의혹만 가지고 어떤 공무원을 사퇴시킬 경우 공직사회나 외부에 미치는 파장이 커 웬만하면 그리하지 않습니다. 사실 관계가 분명히 확인되거나, 본인의 자백이 있거나, 의심을 살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어 그냥 두기 어려운 경우에만 일반직은 부처복귀, 별정직의 경우 자진사퇴를 시킵니다.

그것은 청와대 현직으로 있으면서 수사를 받게 하는 것이 청와대에 부담인 면도 있고 수사기관이 청와대 현직을 수사하는 데 대한 위축감을 덜어준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이번 건은 둘 다 아니고 청와대로 튀는 게이트 불똥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로 보입니다.

어느 블로거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청와대가 이렇게 알아서 처신한 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온갖 비리가 드러나도 능력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황당한 궤변을 늘어놓으며, 온갖 비리 덩어리들을 주요 보직에 앉혀온 청와대 아니냐. 그런 청와대 직원이 죄는 없는데 의혹만으로도 자격이 없다고 판단해, 사퇴했다? 일반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죄가 없다면, 어떻게든 누명을 벗고, 자신의 일에 더욱 충실해야 하는 게 보통 아닌가 말이다.”

일리 있는 시각입니다. 이번 일은 통상의 경우는 결코 아닙니다. 저의 청와대 경험으론 그렇습니다. 부적절한 인사(人事)로 인한 ‘예고된 재앙’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제2, 제3의 비리사건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가 그리 심각하게 보는 것은, 청와대 감찰팀장이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내부 감시시스템, 일탈 견제, 도덕성 유지, 비리 예방의 최후 보루와도 같은 보직입니다. 그런 공무원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의 불미스런 일로 물러났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그 동안 ‘청와대 내부 감시’ ‘일탈 견제’ ‘도덕성 유지’ ‘비리 예방’을 못해 왔다는 의미일 테니까요.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26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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