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피격 조작을 파헤칠 실마리 하나
(사람사는 세상 시애틀 / 나그네 / 2011-01-20)
오랜만에 천안함 피격과 관련해 조작을 풀 실마리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황중선(연평도 포격 시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떡실신을 당하고도 되레 승진 영전한 이충기 신임 3군 사령관의 전임자죠) 전 합참 작전본부장을 포함한 박정화 전 해군 작전사령관, 전 해군 2함대사령관, 전 합참 작전부장(소장 보직) 등등이 줄줄이 국방부의 징계에 대해서 억울하다고 항고를 신청했습니다. 그나마 천안함이 소속된 2함대사령관의 정직 몇 개월을 제외하곤 모두 감봉과 경고 등의 경징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지금 국방부와 각군 참모본부의 인사상 불이익 조처에 대해서 일제히 반발하고 나선 셈입니다.
비록 언론에서는 자그맣게 처리하고 지나갔지만, 이 사실은 천안함 피격이 정권과 군부 상층부에 의해서 철저하게 조작되었음을 간접적으로 입증하는 매우 중요한 단서입니다.
사실 천안함이 정말 북의 어뢰 피격이라면 지금 해당 주요 지휘관에 대한 징계는 징계라고 할 수도 없는 솜방망이 처벌입니다. 그런데도 저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는 사실은 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에서 묘한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증좌입니다.
더구나 연평도 포격이라는 진짜배기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이충기 전 합참 작전본부장의 경우 징계는커녕 대장으로 승진해 야전의 요직 중의 요직이라는 3군사령관을 꿰어찼다는 사실은 황중선 전임 합참 작전본부장의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짝 뛸 일입니다.
아니, 막말로 진짜 바보는 정말로 두들겨 맞고도 대통령과 출신지가 같다는 이유 하나로 별 넷에 3군사령관으로 영전하는데, 자신은 정권의 입맛대로 충실하게 더러운 조작과 은폐에 협조하고도 되레 요직에서 밀려나고 그것도 부족해 징계라니, 아마 속이 부글부글했었을 겁니다. 저들이 하나같이 안면 몰수하고 항고를 요청한 배경에는 뒤가 구린 정권 상층부와 군 지휘부에 대한 노골적인 반발과 위협제스처가 포함되어 있다고 읽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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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3월 26일 침몰한 천안함이 인양되고 있다. 침몰사건과 관련, 징계위원회를 통해 징계처분 받았던 김동식 2함대사령관, 박정화 작전사령관 등의 장성 및 장교 9명이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16일, 항고했다. |
자, 이 시점에서 야권과 언론 그리고 네티즌들은 권력의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작지만 매우 의미심장한 균열을 그냥 예사롭게 봐넘겨야 할 일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큰일은 하늘이 이루신다지만, 거기에는 사람이 하는 일의 정성과 모사가 부족하거나 게을러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거듭 지적하지만, 천안함의 진실은 현 부도덕하고 무능력한 부패독재정권 이명박과 수구 한나라 일당을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울트라 메가톤급’ 핵탄두입니다.
지금 저들이 균열의 증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천안함의 진상을 파헤치는 일에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하고 현재 가장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는 정권 상층부와 군 고위층의 분열양상을 핵분열에 이은 대폭발로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일입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지난번 조작으로 인해 군에서 본의 아니게 뒤꼍으로 밀려나간 황중선 전 합참 작전본부장 이하 세력들을 눈여겨 봐둘 필요가 있습니다. 모사는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야당이건 시민사회세력이건 이점을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특히나 적지 않은 군부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는 민주당은 쓸데없이 누구 아들 입학의혹 같은데 신경 쓰기보다는 황중선 전 합참 작전본부장이나 기타 천안함 사고로 물 먹고 밀려난 장성들에게 따스한 술 한 잔 밥 한 끼를 같이하면서 속내 얘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게 훨씬 더 현실적으로 이득이 된다는 점을 지적해둡니다.
저들에게 여전히 진정한 군인의 길,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 남아 있음을 그리고 그 이후 돌아올 보답이, 분명 지금 믿을 수 없는 이명박 정권의 개로 똥을 핥는 것보다 더 현실적으로 개개인들에게 득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일 정도는 진작에 했어야 하는 일 아니었을까요?
지금 천안함으로 징계를 당한 이들 모두가 사고 발생 전까지는 나름 군에서 승진 가도를 달리면서 사관학교 동기생들 중에는 선두를 달리며 주요 요직을 거쳐온 엘리트 중의 엘리트들입니다.
해군 작전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합참 작전부장 모두 멀지 않을 장래에 대장 혹은 참모총장이나 군사령관을 예고하고 있던 위치들입니다. 이 위치에서 급전직하해 인사 불이익이나 당하는 처지라면 좌절감이나 낭패감은 매우 클 것입니다.
더구나 그들이 자신이 직접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일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바뀌고 입신의 꿈을 버려야 한다면 그들이 겪을 좌절과 분노는 생각 이상을 크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물론 이명박 정권은 이들을 여러 가지 감언이설과 밀약으로 달랬겠지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들에 대해서 이명박 정권이 실질적으로 더러운 굴종과 침묵의 대가로 뭔가 보상을 해주거나 실질적으로 혜택을 줄 수 있는 일들은 예상보다 많지 않음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일단은 세상의 보는 눈과 여론이 너무 많고 또 우호적이지 않으며 더구나 이젠 반환점을 돌아 레임덕 증세가 보이는 말기 정권의 한계를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천안함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너무도 많습니다.
나그네
출처 : http://www.hanseattle.com/main/bbs/board.php?bo_table=freeboard&wr_id=3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