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의 정의론 감상 후기 2 - 한국의 정치이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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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의 정의론 감상 후기
당시 노무현 대선예비주자는 1.5(맨 왼쪽)로 나와 좀 의아했던 분들이 많았을 것이다.(아래 그림 참조) 0~10으로 성향을 매기는데 0에 가까울수록 진보 혹은 좌파이다. 그런데 김근태(3.7)보다도 훨씬 진보로 나온 것이다.
문제 있다. A항목 90, B항목 10을 합산한 것과 A항목 10, B항목 90을 합산한 결과는 완전히 같다. 그렇다고 그 두 사람이 같은 이념, 성향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당연히 안 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합산하지 말고 모든 주제별로 다 따로 계량화해서 10개 주제면 10차원으로 성향을 판단해야 하나? 그건 좀 무리다. 우리가 이런 분석을 하는 이유는 최대한의 일반화를 통해 사람들의 판단을 돕고자 함이다. 자, 그럼 어떻게 일반화를 해야 하나? 이 고민은 우리가 처음 하는 게 아니다. 이미 서구에서는 진작에 그런 고민이 있었고 1970년도에 미국의 놀란(Nolan)이 훌륭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기존의 좌우 개념만으로는 여러 종류의 정치그룹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걸 깨닫고 아래와 같은 2차원 분석틀을 내놓았다.(이후 다양한 변형들이 쏟아져나왔으며 97년에는 영국에서 블런델-고스초크 모델이 나와 광범위하게 사용됨. 다 유사하므로 놀란 차트만 설명함) 아래 그림을 보자.
위 그림에서 가로축은 경제적인 자유도(반대 방향은 정부의 개입 정도)를 나타내며 세로축은 개인적인(사회, 문화적인) 자유도를 나타낸다. 모든 분야에서의 일관된 자유를 추구하는 자유지상주의자(Libertarian)는 당연히 1사분면(오른쪽 상단)에 위치한다. 반대쪽에는 모든 분야에서의 개인 자유를 최소화하는 전체주의(Totalitarian) 혹은 권위주의가 있다. 전체주의까지는 안 가더라도 3사분면(왼쪽 하단)에 위치하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많다. 가능하면 정부가 사람들의 잘못(?)에 일일이 개입해야 한다는 부류다. 장발과 미니스커트 단속이 대표적인 예다. 요새는 인터넷 검열로 진화했지만 말이다. 이번엔 Right-wing을 보자. 4사분면(오른쪽 하단)에 위치하며 인터넷 검열 등엔 찬성하지만 대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은 지지하는 부류다. 좀 모순같지만 이런 분들이 대표적인 보수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만 그런 줄 알았더니 서구에서도 그러는 모양이다. Left-wing은 2사분면(왼쪽 상단)에 위치하며 경제 이외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경제는 정부가 많이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금부터는 2사분면(위 그림에서 Left-wing부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고자 한다. 이 2사분면에 속하는 주요 정치철학은 사회-자유주의(Social-liberalism)와 사회-민주주의(사민주의 Social-democracy)가 있다. 주로 미국쪽에서는 liberal을 그쪽에 위치시키는데(아래 왼쪽 그림) libertarian(자유지상주의자)와 차별화되는 liberal이므로 사회-자유주의자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유럽은 사민주의의 전통이 강하다보니 사민주의자를 같은 위치에 놓곤 한다.(위에서 예로 든 영국의 블런델-고스초크 모델도 Left-wing 위치에 사민주의를 배치함. 아래 오른쪽 그림)
혹자는 (사회)자유주의자와 사민주의자를 구분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도표를 사용하기도 한다. 사민주의자(Social Democrat)를 Liberal과 Socialist(위 기준으로 전체주의자 혹은 statist와 같음)의 중간으로 보는 식이다.
모든 연구와 조사에는 정량화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과거 직관에만 의존했던 방법보다는 진일보한 방법이다. 하지만 정량화를 했다고 다 가치있을까? 오래 전 일부 공리주의자들은 모든 쾌락과 고통을 단일통화로 환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리주의자 손다이크는 이를 위해 "멀쩡한 이빨 하나를 뽑는 대가", "새끼발가락 하나를 절단하는 대가" 등으로 얼마를 받으면 좋겠는지 조사를 하는 코미디를 연출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아무리 많은 돈을 주어도 하지 않겠다고 답변함으로써 그의 정량화가 가치없다는 것을 웅변해주었다. 특히 사회 분야의 모든 정량화 혹은 모델링에는 생략과 단순화가 반드시 들어간다. 그러므로 정량화를 할 때 그것이 현실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지 충분히 검토하지 않으면 위의 중앙일보의 사례와 같이 모든 항목을 함께 기계적으로 합산하여 중요한 정치그룹의 차이를 없애는 우를 범할 수 있다.(그래도 최초의 정량화 시도를 한 중앙일보의 기자들께는 감사의 박수를 드리고 싶다. 내 글도 그 기자분들이 없었다면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와 같은 Nolan 차트류를 우리 정치에 적용한 것이 내가 처음은 아니다. 2007년도에 여의도통신이란 곳에서 이미 소개를 했으며(☞ 관련링크), P&C리포트란 곳에서도 한국인의 이념지형을 2차원으로 상당히 충실히 분석해놓았다.(☞ 관련링크)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란다.(아래 그림은 한국민의 이념 분포, 2사분면과 3사분면에 몰려있음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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