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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서 예상하는 제2의 무바라크는 누구인가

순수한 남자 2011. 2. 13. 12:48

외신에서 예상하는 제2의 무바라크는 누구인가
번호 232981  글쓴이 부천사람사는세상 (ymchi)  조회 5630  누리 1136 (1151-15, 65:144:2)  등록일 2011-2-1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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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서 걱정하는 제2의 무바라크는 누구인가
(서프라이즈 / 부천사람사는세상 / 2011-02-12)


무바라크가 결국 하야했다. 이집트의 명예로운 시민혁명은 열매를 맺었다. 이 혁명의 국제적 파장은 만만찮아 보인다. 이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왜 이집트 국민들은 거리로 나섰던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30년 장기 독재자인 무바라크에 대한 염증과 민주에 대한 갈망도 있었겠지만 외신이 분석하는 혁명의 원인으로는 ‘물가와 실업난’에 집중된다. 13년 전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정권을 몰락시켰던 원인도 실업난과 IMF 금융위기였음을 고려한다면 혁명은 정치행위로 끝나나 그 시작은 경제위기인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1월 25일 이집트의 야당과 시민단체는 ‘혁명과 자유, 빈곤, 부패 그리고 실업에 맞선 혁명의 날’이라는 구호로 시위를 제안하며 무바라크 퇴진을 요구했다. 야당의 요구는 시민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고 결국 ‘실업에 맞선’ 시위는 무바라크에 맞서는 혁명으로 성격이 전환된다. 이때부터 이집트는 세계 모든 나라의 외신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30년 장기 독재를 막지 못한 무능한 야당이었지만 ‘물가와 실업’이라는 민생을 전면에 부각시키며 퇴진을 요구한 전략은 대단히 적절했던 것이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 30년 동안 야당과 국민을 호구로 생각했던 무바라크를 퇴진시키기 위해서 위대한 이집트 민중 수백 명이 아니 그 이상이 총에 맞아 사망했고, 그의 열 배 이상의 국민들은 부상을 입어야 했다. 무바라크가 수하르토처럼 독재를 안정적으로 마감하고 ‘별일 없었다’는 듯이 명예롭게 권력만 이양하고 편안하게 살지 아니면 이승만처럼 도주와 망명을 할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이 역시 위대한 이집트 국민들이 결정할 몫일 것이다.

“우리가 해냈다” 시민들 환호 민주화를 요구했던 이집트 시위대가 11일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소식을 접하고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국기를 흔들면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집트의 혁명구호와 이명박에 대한 구호

‘혁명과 자유, 빈곤, 부패 그리고 실업에 맞선 혁명’이라는 이집트의 대정부 투쟁구호는 주어만 생략하고 본다면 이명박 정권에 대한 것이라고 해도 전혀 낯설지 않다. 우선 이 정권 들어와서 ‘자유’가 심대하게 위협받고 있다. ‘명박산성’으로 상징되는 경찰력으로 국민들의 집회와 시위를 탄압하고 있다. 무바라크가 했던 방식과 동일하다. 그러다가 더 크게 일어난 시위를 막지 못해 군을 투입했고 결국 이 군이 ‘중립’을 지키면서 그는 물러나야 했다. 이를 미리 예측해서 이명박은 군의 참모총장 등 최고위직에 영남인맥을 심어놓았던가.

자유의 억압도 심각하지만 빈곤과 실업은 절박한 상황에 달했다. 이명박은 근로자들의 임금은 못 올리게 해놓고 물가는 올려 버렸다. 결국 국민들은 열심히 더 열심히 일했지만 금융권의 대출과 사채를 빌려야 하는 구조적인 모순에 던져지게 됐다. 쉽게 변하지 않는 소비패턴으로 인해 물가가 오르면 이는 곧 가계부채로 이어지게 된다. 여기에 전월세난은 어떻게 대처하려고 ‘모르쇠’로 일관하는지 이명박 정권의 침착성을 보노라면 놀라울 정도다.

특히 전월세난은 정권의 안위 차원에서도 가장 시급한 이슈일 것이다. 서울 혹은 수도권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나름 생각하고 있던 3, 40대 계층들이 어느 순간 금융권의 대출계를 기웃거리게 만들고 있는 문제인 것이다. 그들은 갑작스레 자신에게 처한 막대한 대출 필요성에 대해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고 싶어 한다. 이는 최근 주변에서 너무나 자주 들리는 얘기이기도 하다. 주변의 성난 민심을 보노라면 누군가 성냥만 그으면 제2의 무바라크가 외신에 등장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2월 금융통화위원회는 치솟는 물가는 외면한 채 금리동결이라는 ‘충격 처방’을 내렸다. 기존 금통위에 행사한 이명박 정권의 ‘동결 압박’을 생각해 본다면 이번에도 정부 차원에서 무언의 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 그러나 가계 대출 및 주택가격 안정화를 위해서 저금리를 용인하는 현재의 상황은 이미 통제불능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금통위의 금리동결에 가장 강력한 경고를 보낸 이는 ‘블룸버그’의 애널리스트 윌리엄 페색이었다. 그는 칼럼에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이 인플레 위협에 직면해 있음을 지적한 뒤, 30년 독재를 한 무바라크가 위기에 봉착한 가장 큰 이유가 물가에 있다면서 물가폭등을 막지 못할 경우 아시아에서도 이집트와 유사한 민중봉기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즉 인플레를 막지 못한다면 이는 곧 정권의 위기로 연계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이런 우려는 페색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개의 경우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인하하거나 동결하면 이는 주식시장의 호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금리를 동결한 이날 한국 증시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져 상승세로 출발했던 코스피 주가는 폭락세를 보이면서 1977.19로 거래를 마감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대목은 윌리엄 페색이 2009년 4월에는 세계 경제 회복의 첨병 역할을 한국이 하고 있다면서 대대적인 칭찬을 했던 바로 그 인물이라는 점이다. 당시 페색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에 대해 논하면서 “한국은 세계경제 회복의 희망”이라며 “세계 경제회복의 봄은 한국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한국처럼 세계 경제에 민감한 나라가 어디 있는가. 한국 경제가 조금씩 나아진다는 얘기는 잔뜩 찌푸린 세계 경제에 비친 한 줄기 서광이라 할 만하다.”고 평했었다.

▲ 금리 동결하는 한은 총재 11일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손학규는 이집트 야당에게 배우고 와야

이집트 야당은 무력했다. 무바라크의 장기 집권에 맥을 못 췄다. 그러나 이번에는 결국 정국을 주도했고 그를 퇴진시켰다.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은 야당의 도리를 다한 것이다. 물론 국민들의 분노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긴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이집트의 야당은 국민들이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분노를 표출할 자리를 마련해줬다는 데 있다.

이제 답답하지만 우리로 눈을 돌려 보자. 이명박 정권처럼 무능하고 부패하고 오만한 정권이 또 있는가. 재밌는 사실은 압도적인 의석수를 가지고서도 장관 임명을 위해 야당의 눈치나 보는 힘 없는 정권이기도 한 대목이다. 박근혜와 박지원 등에는 저자세로 일관하면서 만만한 국민들은 우습게 생각하는 참 특이한 정권을 본 적이 있던가. 상황이 이러한대도 야당은 무얼 하고 있는가. 국민들의 가슴들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고, 삶 자체가 피폐해지고 있는데 왜,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이들의 목소리는 왜 야당을 통해서 전파되지 못하고 있는가.

구제역, 전세난, 물가, 실업난, 가계부채 등 그 무엇 하나 안정된 게 없는 상황이고 이런 상황은 윌리엄 페색 같은 외국인조차도 대단히 우려하고 있다. 심각한 상황에서 여의도 정치를 혐오한다는 이명박은 ‘개헌’을 얘기하고 다닌다.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은 올해 안으로 끝내라고 큰소리치고 있으나, 정작 그는 우리나라의 소, 돼지를 다 죽이고 있으면서도 구제역에는 큰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 농민은 국민 아닌가.

무바라크도 어어 하다가 한방에 훅 갔다.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민생은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는데 이명박은 이를 방치하는 상황이다. CEO 마인드의 그에게 저 밑의 부하직원인 국민이 두려운 존재가 아닐 것이다. 지금 세계는 이집트를 주시하면서 제2의 무바라크는 누구일지 궁금해하고 있다. 금리인상을 외면하고, 구제역 확산도 외면하고, 전월세난도 외면하는 신흥국의 한 사람은 대신 ‘개헌’에 관심 있고, 4대강에 관심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 사람은 외국 애널리스트로부터 ‘정권 위험’ 우려를 들어야 하는 사람과 동일인이기도 하다.

어어 하다 한방에 훅 간다. 100만 민란도 속도를 내고 있어 곧 10만 민란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민란의 회원가입 증가율을 이명박에 대한 분노율로 해석해서 보고 있다. 꽃 피는 봄이 올 무렵에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부천사람사는세상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32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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