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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이하 친일진상규명위)와 광복6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수장을 겸직하고 있는 강만길 위원장.
광복 60년을 맞아 친일청산이라는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진 강 위원장은 과거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남북 모두의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요즘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광복 60돌을 한달여 앞둔 지난 7월 6일, 친일진상규명위 사무실로 찾아가 강만길
위원장이 생각하는 친일청산의 역사적 의의와 앞으로의 계획을 직접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많은 국민들의
기대속에서 친일진상규명위가 출범했는데요. 현재의 진행상황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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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와 광복6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수장을 겸직하고 있는 강만길 위원장(자료사진)
ⓒ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원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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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일진상규명위가 출범하고 나서야 직원을 모을 수 있는
상황이 돠다보니 구성이 오래 걸리고 있습니다. 전체 위원회 규모를 120명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현재 일반 공무원이 20여명 정도 와있고
전문가들은 지금 모집하고 있는 중입니다. 본격적인 활동은 8월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친일진상규명위가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과 계획은 어떤 것입니까?
“친일진상규명위는 국회에서 통과된 ‘일제강점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특별법’에 의해
출범했고, 과거 친일인사들이 반민족행위를 한 사실을 밝혀내는 것으로 역할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당시 친일 행위자들은 이미 고인이 되어버려서
실정법으로 다스릴 수 있는 건 아니지요.
그러나 역사적으로 그들의 죄상을 밝혀놔서 다음에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이 위원회의 목적입니다. 우리 역사 전체에서 일제 강점 35년 동안 일어났던 반민족적인 행위는 사실 가장 치욕스러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왜,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친일행위를 했는가, 또 그 영향력이 어떻게 미쳤는가 하는 문제는 전혀 연구되지 않았습니다.
역사학계도
독립운동사는 연구했는데 이런 반민족행위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어떻게 해서 이런 치욕적인 일이 일어났는가, 또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왜 무슨 목적으로 이런 일을 했는가 아주 소상하게 밝혀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이 땅에서 이완용,
송병준 같은 무리들이 나오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앞으로 친일진상규명위는 충분한 자료근거를 가지고 반민족행위자가 언제, 어떤 일을 했다는 것을
반드시 밝혀놓을 것입니다. 특히 민간단체에서 준비하고 있는 인명사전보다 더욱 친일행위자체를 학술적으로 규명하는데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일부에서 국민통합을 저해한다는 논리로 친일청산을 반대하기도 합니다만
“그건 이승만 정권 때부터 있던
이야기입니다. 언제나 ‘친일반민족행위 청산하자’고 하면 ‘국민분열, 국론분열, 경제건설 먼저’라는 논리로 지난 60년 동안 막아 왔습니다.
그러나 나라를 팔아먹고 민족을 팔아먹은 큰 죄인들에 대해서 아무런 제재가 없으면 그 이후에 사회정의가 제대로 서지 않습니다.
일제강점기 이후에 저질러진 그 어떤 죄도 민족과 나라를 팔아먹은 죄보다 더 큰 죄는 없습니다.
그런데 그 큰 죄를 다스리지 않고
나머지 죄를 무슨 수로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광복 60년이 되도록 아무런 책임도, 죄도 묻지 않았다는 건 잘못된 것이죠. 비록 늦긴 했지만
이제라도 철저하게 그들의 죄를 물어야 합니다. 만약 반민족적인 일을 한 사람의 죄상을 밝히는 일을 막는다면 그 자체가 바로 반민족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삶과 문화 속에 남아있는 친일잔재 청산 역시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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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만길 위원장은 완전한 과거 청산을 통해 친일반민족 행위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자료사진) ⓒ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원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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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과 문화 속에 왜색문화가 남아 있는 것도 문제지만
제가 보기에 가장 큰 잔재는 일제 강점기시대에 대한 역사적인 이해가 부족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식민지 근대화론이 대표적인데
이건 정말 일제잔재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잔재입니다. 우리가 국권을 남에게 뺏겨버리고 그 밑에서 노예 노릇을 하시다피 했는데 그것은 근대화의
길이었다든지, 혹은 행운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친일잔재가 아직 남아있다는 겁니다.
친일반민족행위에 대한 역사적인
판단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잔재가 남아있는 거죠. 또한 이런 잔재는 우리 역사의 주체적인 발전을 막는 큰 문제입니다”
이런
식민 잔재들을 청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역사의식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민족의 역사를 스스로
운영하지 못하고 남에게 운영권을 빼앗기는 일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민족사의 발전을 얼마나 저해하는 일인가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우리 민족의 주체적인 역량으로 우리 역사를 운영해 나가야 된다는 인식을 확고히 세워야 합니다. 또한
남북을 같은 민족으로 인식하는 문제도 중요합니다. 남북 모두가 민족의 새로운 역사를 발전시키는 주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교육이 잘 되어야겠죠.
국사교육의 시간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역사교육을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합니다. 옛날처럼 밤낮 사람
이름이나 외우고 연대나 외우는 역사교육이라면 효과가 없습니다. 역사의식을 바꾸는 역사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많은 나라들이
식민청산을 위해 노력했는데요. 몇가지 사례를 들려주십시오
“다른 나라에서는 참 가혹하게 했습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나치독일 치하에서 불과 5년 밖에 있지 않았지만 드골이 들어오면서 참으로 철저하게 청산했어요. 사람을 죽이는 게 능사가 아닌데 많이 죽이기도
했죠.
중국도 만주국에 종사했던 사람들에 대한 처단이 아주 가혹했습니다. 북쪽도 물론 해방 직후에 청산을 다 했어요. 실정법적인
청산, 인적인 청산 다 했습니다. 남쪽만 안되어 있는 겁니다.
이승만 박사가 정권을 잡은 후에 하부구조가 몽땅 다 일제시대
행정관료, 경찰관료, 교육 관료들이었으니까요. 앞으로 남북의 교류가 보다 활성화되려면 대등한 관계가 되어야 하는데 북쪽은 이미 친일문제를 청산한
반면, 우리는 청산이 안됐다고 하면 부족한 부분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점에서도 친일청산이 빨리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독도문제를 비롯해 교과서 왜곡 등 일본의 우경화가 여전히 심각합니다
“누구를 막론하고 문명국의
국민이라면 자기들의 2세를 평화주의자로 길러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문명국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일본이 자신들의 2세들을
평화주의자로 양성하려면 과거에 그들이 우리나 중국, 동남아시아를 침략했던 사실을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정확히 가르쳐야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일본은 지금 그것을 가르치지 않고 오히려 숨기려고 하고 있어요. 이는 결국 지금의 일본 기성체제가 젊은이들을 평화주의자로
양성하고자 하는 의욕이 없다는 겁니다. 이것은 앞으로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 대단히 위험한 문제입니다.
세계는 어떻게든
평화주의를 지향하려고 애쓰고 있는데 유독 일본만이 자기 국민들을 평화주의자로 양성하려는 의욕을 갖기는 커녕 책임도 다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 세계의 지탄을 받아야 합니다.
아무리 일본이 경제력이 있고 제도적인 민주주의를 갖추었다 하더라도 평화주의자를 양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고 책임을 외면한다면 문명국이라 보기 어렵거든요. 때문에 우리가 일본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복 60년을 맞는 올해, 우리가 다시금 새겨봐야 할 의미는 무엇인지요?
“그동안 남쪽은 경제도,
민주주의도 발전했지만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60년 동안 거의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상대방을 동족으로 생각하지 않는 그런 상황이었지요.
그러나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로 남북관계가 완전히 대결에서 화해·협력의 상태로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60주년이
돌아왔습니다. 서양사람들에게는 10주년, 100주년이 중요하지만 우리는 역시 회갑의 의미인 60주년이 상당히 중요하지요.
광복
60주년을 계기로 해서 우리 역사가 지난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서는 분수령을 이루었고 남북관계가 대결에서 화해협력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올해의 특별한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광복60주년기업사업추진위원회에서 준비하고 있는 이번 8·15 행사의 계획이
궁급합니다
"우선 제일 중요한 문제는 광복60주년이 역사적, 사회적인 분위기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껏 8·15는 정부 중심의 행사에 그치고 일반 국민들에게는 그저 하루 공휴일 정도에 지나지 않았지만 올해는 국민적인 축제로
만들어 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8·15를 전후한 전야제와 당일 행사에 상당히 많이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8·15에 북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려오기로 한만큼 이 행사를 남북이 공동으로 성대하게 치러내야 합니다. 그러자면 국민 모두의 지혜와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겠지요. 지난 6·15때 평양시민들이 우리 남쪽 사람들을 마음을 다해 환영해 주었던 것처럼 8·15때에는 우리가 북에서 내려올
동포들을 따뜻이 맞이했으면 합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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