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

이젠 좀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순수한 남자 2007. 11. 2. 08:09
이젠 좀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번호 145125  글쓴이 Crete (Crete)  조회 405  누리 211 (216/5)  등록일 2007-11-2 05:35 대문 5 톡톡

이젠 좀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세계경제포럼 국가경쟁력 순위 발표

 

세계경제포럼이란 곳에서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했죠. 다들 아시다시피 11위를 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세계경제포럼이 정하는 순위를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은 아주 좋은 공격 수단으로 삼아 재미를 톡톡히 봤고 정부 쪽에서는 이 순위 발표가 설문 조사 결과에 의한 판단이 6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들어 방어 논리를 세우는데 아주 애를 먹고는 했었죠.

 

그런데 참~~ 격세시감도 이만 저만이 아닌 게, 노통의 임기 말에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의 경제파탄 주장 앞에 덜커덕 세계 11위라는 보고서가 등장을 한 겁니다. 그것도 말이 좋아 11위지 10위인 네덜란드와 총점 5.40으로 점수상에는 차이가 없답니다. 아마 소수점 3째 자리 이하로 내려가면 약간의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저런 점을 고려한다면 10위권 안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더군다나 소위 인구 규모가 1-2천만 이하의 도시국가나 소국들을 제외한다면, 실제로는 미국, 독일, 일본, 영국 다음으로 5위의 국가 경쟁력이라고 해도 그렇게 과언은 아닙니다. 중국이 34, 인도가 48, 러시아가 58, 브라질이 72위 입니다. 대충 감이 오시려는 지요. 물론 이 자료는 국가경쟁력 순위이지 국방력이나 경제력 순위는 아닙니다.

 

다만 지난 몇 년간 국내총생산 규모가 인도와 브라질에 추월 당했다고 노통이 나라 경제 말아먹었다고 노래를 부르시는 분들께 자신의 스탠스에 균형감을 잡으실 자료로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이 자료를 가지고 일희일비하며, 정치적 상대방에게 쓸 좋은 공격거리로만 삼으려 한다면, 이런 자료에서 제대로 된 의미 있는 교훈을 얻지 못하실 겁니다.

 

각설하고 뻔하디 뻔한 이 자료를 모처럼 오늘 시간이 난 김에 직접 세계경제포럼 홈페이지(www.weforum.org)에 가서 자료를 둘러 볼 생각이 났습니다. 홈페이지 정면에 크게 자료가 나와있더군요. pdf 파일 형식의 자료도 있고 인터액티브 모드의 자료로 있고, 한번 쭉 둘러보기 좋게 잘 짜여 있었습니다.

 

 

이것 저것 둘러보다 문뜩 조선일보에선 이 자료를 어떻게 다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따로 빠져나갈 구석이 별로 없어 보이기도 했고그래서 네이버에 세계경제포럼이란 검색어로 검색을 해 보니 가장 위에 정혜전 조선일보 경제부 기자의 속보이는 국가경쟁력 공치사☜ 라는 기사가 54분전에 떴다며 친절하게 나오더군요.

 

링크를 달기는 했지만 따로 기사 자체를 열어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오바이트 쏠리는 구역질 나고 추잡한 내용일 뿐이니까요.

 

 

내용인 즉, 작년에 같은 보고서에서 국가 경쟁력 순위가 5위나 떨어졌을 때는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하던 정부가 올해 대폭 순위가 상승하고 나니, 서로 자기 공이라고 공치사 하는 게 역겹다는 겁니다.

 

실제로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내용을 직접 읽어 보시면 이게 자기 공이라고 공치사하는 내용인가 하는 점에서는 좀 고개가 갸우뚱거려지실 겁니다. 교육인적자원부 보도자료 연합뉴스☜

 

아무튼 정혜전 기자의 기사 내용 중에 압권은 결론입니다.

 

“그때 그때 바뀌는감탄고토(甘呑苦吐: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식 정부 행태가 이젠 지겹다”

 

일단 저 적반하장식 결론에 대한 말씀은 이 글 말미에 다시 한번 말씀을 드리기로 하고, 뭐 다른 신문도 아니고 조선일보인데 (^_^) 그렇게 보일 수도 있으려니 하고 네이버 검색창을 조금 더 밑으로 스크롤하니, 바로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의 발표가 눈에 띄더군요.

 

WEF 국가경쟁력 11위…일희일비할 일 아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 “객관적 분석하고 창조적으로 수용해야”

본문 링크 ☜

 

이거야 원 ~~

 

어디 삼류 지방지 연예부 기자도 아닌 대(?) 조선일보 경제부 기자씩이나 되시는 분이 세계경제포럼의 11위 기사에 대해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고, 객관적 분석과 창조적 수용을 당부한 청와대의 저런 분명한 발표를 두고도 공치사 운운하고 정부의 대응이 전혀 다르다느니하는 기사를 자신의 얼굴 격인 기자수첩에 버젓이 올리고 그걸 또 얼씨구나 하고 자신의 포탈에 냉큼 끌어 올린 네이버를 보니….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 이 말씀입니다….

 

이젠 좀 익숙해 질 때도 됐는데.

 

이젠 저런 쓰레기들의 분탕질에 좀 초연하게 그러려니 할 때도 된 것 같은데인간적인 수양이 부족한 건 아닌지….(-.-;)

 

이제 마지막으로 적반하장도 유분수인 조선일보의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 대한 예전 사설 하나를 뽑아 드리고 전 이만 물러갑니다. 다들 좋은 주말 되세요. 아참아래 사설의 전문을 읽으신다면 지금 조선일보가 저 기자분을 쪼아서 저런 쓰레기 기사라도 쓰게 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심정을 조금은 이해하시게 될 겁니다.

 

2004 10 13일 조선일보 사설

‘끝없이 추락하는 한국의 국가경쟁력’ 전문 링크 ☜

 

‘이런 경제성적표를 받아 놓고 이 정부가 발을 뻗고 잔다면 그건 정부도 아니다. 이 경제문제의 해법을 찾지 못하는 것은 이 정권이 딴 데에 정신이 팔려 있기 때문이다. 과거사 청산, 보안법 폐지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국정최고 책임자에게서 국가경쟁력이라는 말이 나온 적이 없는 게 나라의 실정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한국은 영원한 삼류국가로 추락하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