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

노무현, 정동영, 황우석, Crete, 이명박, 유시민 그리고 나!!

순수한 남자 2007. 12. 29. 20:17
노무현, 정동영, 황우석, Crete, 이명박, 유시민 그리고 나!!
번호 193588  글쓴이 초보눈팅   조회 902  누리 426 (458/32)  등록일 2007-12-29 15:32 대문 18 톡톡

크레테님의 글을 보고 갑자기 글을 쓰고 싶어졌다. 오랜만에 파란닉으로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정동영을 실물로 가까이 본 건 노무현대통령이 당선되고 첫 당의장 선거를 위해 대학에 유세를 왔을때다. 그 때 난 생명과학계열 박사과정생이었다. 정동영 그는 여러 후보들과 함께 공식적으로 경쟁관계에 있었지만, 이미 그 분위기는 정동영을 몰아주는 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정권을 획득한 꼬마정당의 개선군처럼 말이다.

그 때 그 유세현장에서 당시 정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번에 선출된 노무현 대통령은 너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위한 공부가 너무 부족하지않았나? 당신이 당의장이 된다면 다음 대통령 후보를 어떻게 공부시킬 플랜에 대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나? 이제 준비된 대통령을 만드는 시기로 가야하지 않겠나?" 그 질문에 대한 정동영의 대답이 걸작이다. "노대통령 공부많이한 사람입니다."

그 대답과 함께 난 정동영을 내 머리속에서 지웠다. 노무현대통령의 학벌을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니었는데. 이 나라 국민들도 나라일 전반의 나름의 철학을 지닌 대통령을 가질 때가 되었는데. 그 후 그는 지난 5년동안 차기 대통령을 위한 무슨 노력을 했었을까?

탄핵의 폭풍속에서 그는 국민들에게 '탄핵주체'에 대한 심판을 외쳤다. 그리고, 그는 '노인비하'의 역풍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번 대선에서 그는 다시 '부도덕한 후보'의 심판을 외쳤다. 그리고, 그는 '그렇다고 너를 뽑을 수는 없잖아'와 함께 다시 늪으로 빠져들었다. 사뭇 궁금하다. 다음 번엔 무엇을 외칠까? 이제는 본인이 정치인으로서 무엇이 결여되어 있는지 깨달았을까? 현재 정동영의 움직임이 그 사람의 정치적 밑천을 말해준다.

참여정부가 시작되고 방폐장의 문제가 터져나왔다. 또 천성산의 문제가 터져나왔다. 지리한 논쟁과 입씨름이 계속되었다. 결국, 본질은 초기 참여정부의 국가에너지, 환경의 철학의 미숙이 신념의 행동을 머뭇거리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난,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다. 조중동의 양아치 글짓거리? 한나라당의 대책없는 배내놓고 드러눕기? 시민단체의 자기이익의 관철을 위한 땡깡?? 정말 그것들 때문이었을까?

MBC의 황우석교수 사건의 폭로 후 처음 한달동안 난 서프에서 황까로 놀림을 받았다. 과학을 배운 자라면 황교수를 교신저자로서 비난받아 마땅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비난이 마땅함을 이야기했기 때문이었을거다. 그리고, 한 달 후부터 지금까지 난 황빠로 세상의 비난을 받고 있다. 왜냐하면 비난에 열중하는 그들의 비상식성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관해서 적어도 '참여'정부는 비겁한 방관자였다. 아마, 과학정책에 대한 철학의 부재때문이었을 것이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정부는 'IT'를 잇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BT'를 선택했다. 선택과 집중이란 명제하에 가장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분야로 '줄기세포'를 뽑았으며 다른 분야의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나노'와 '줄기세포'분야를 밀어주기로 현실정책의 방향을 추진하였다.

근데, 지금 결과는 어떤가? 다음 차세대 동력은 무엇인가? '줄기세포'는 정말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성장동력인가? 다른 여러 분야를 계속 희생시켜서라도 계속 밀어주어야 할 가치가 있는가? 아무도 이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의 기초과학계의 양극화는 경제활동의 양극화보다 훨씬 심하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구호는 그래서 무섭다. 난 정말 알고 싶었다. 우리가 정말 희생을 감수하면서 그 분야에 계속 투자해야할 만큼의 학문적,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말이다. 적어도, 내 관점에서는 '참여'정부의 차세대 성장동력 결정이란 점에서 이 문제는 근본을 관통하는 핵심문제라고 생각했다. 결국, 오늘에 와서 우리는 그 대답을 얻지 못했다, 아니 듣지 못했다, 언론으로부터도, 학계로 부터도, 검찰로 부터도, 그리고 사법부로 부터도. 결국, '모른다'가 다 아닌가? 논의의 결론은 결국, 체세포줄기세포는 안되고 성체줄기분야가지고 다시 시작해야된다. 정도?? 누가 대체 어떤 근거로 '성체줄기세포'는 세게적으로 우리가 우위에 있다고 확신하나. 왜 우리가 다시 다른 많은 분야를 희생시키며  '성체'를 선택하고 집중해야 하는가? 그렇게 하면 성공할 근거는 있는가?

난 황박사의 기술수준이 정말 궁금했다. 그리고 나나 여러분이 현재 얻은 답은 '배반포'를 만드는데 까지가 그가 구사할 수 있는 기술이었고, 줄기세포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이다. 왜냐하면 김선종이 줄기 세포의 생성 가능성조차 섞어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 검찰의 해석이다. 결국, 차세대 성장동력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정책은 그렇게 이미지에서 이미지로 넘어가고 있다. 왜 투자해야하는지,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를 알지도 못한채 말이다. 한국의 많은 과�자들은 이런 물음에 대해 순결하거나 비겁하다. 황구라냐? 아니냐? 가 그들의 끈임없는 싸움거리이다. 그들은 양심의 불편함을 숨긴다. 도대체 병원의 연구원이 학교에 가서 공동연구를 하고 학위를 받아 내는 시스템이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앞으로 계속 줄기세포로 차세대 동력을 만들려면 '성체'든 '체세포'든 의사와 비의사연구자 간의 협력연구는 필수적인데 우리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훌륭한 '사례 (재료)'를 가졌으면서도, 세계의 과학정책을 선도할 수 있는 '케이스'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쓰레기처럼 버리기도 힘든데 말이다. 학연과 이익단체의 담합에 의한 의도된 결론에 대해 소위 '지식인'이라는 자들이 이렇게 관대해도 되는가? 결론은 '황구라' '버킹검'이면 모든게 편안한가? 그렇게 양심에 관대해도 되나? (아마도 친일청산이 안되는, 피로 정권을 잡은 자에 대해 공원을 지어주는 그런 일들이, 모두 일맥상통한 흐름에 있다면 나만의 착각인가? 그렇다면 할 수 없지).

Crete는 이 부분에 대해 무척 순결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황우석이 속였다'로 귀결되는 그 결론에 만족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덮는다. 내가 브릭의 '소위' 몇몇 젊은 과학자들을 어이없게 생각하는데는 여기에 있다. '그래서 황우석이 잘했다는 것이냐?'로 모든 근본적인 문제를 덮을 수 있는 그들이 어이없다. 지금도, 내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황교수사태에 대해 Crete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처음, 노무현의 철학은 빈곤했다. 정치만큼은 천재였지만 대통령이란 자리에 올라서기엔 너무 많은 분야들에 대해 무지했고, 확신을 가지지 못했었다고 난 생각한다 (그렇다고 역대 대통령들은 무지하지 않았냐며 노대통령과 비교한다면 그건 노무현대통력에 대한 모독아니겠는가?). 5년이 지난 지금, 노무현은 진화했다. 최근 2-3년간의 그의 학습능력은 천재적 수준에 가까웠다. 그의 판단은 빠른 속도로 신속해져 갔으며, 그의 응용능력은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탁월했다. 결국, 2002년 나의 선택은 옳았다. 노무현대통령 이외, 그 누가 구태로부터 그렇게 빨리 학습할 수 있었으며, 자신감있게 익힌바를 구사할 수 있었겠는가? 대통령직은 그를 공부시켰고, 그는 그에 보답하고자 노력했다. 앞으로 우리는 이런 대통령을 또 가질 수 있을까?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소식을 타국땅에서 들었다. 답답했다. 그 많던 대선 후보 군중 누가 되도 이 답답함은 똑같이 찾아왔을 거란 판단때문에 답답했던 가슴이 이내 먹먹함으로 바뀌었다. 이명박이 대통령을 하면서, 노무현대통령만큼 공부할 수 있을까? 그 사람 공부할 생각은 가지고 있을까? 정동영이 지금 그렇듯 이명박은 정동영과 얼마나 다른 사람일까?

노무현 대통령의 4년 중임제 개헌제안이 나에게는 큰 잘못이 없는 한 '익히는데 4년, 써먹는데 4년'정도의 시간은 다음 대통령에게 줘야 한다.는 외침으로 들린다. 경험이 보배라고 경험해보니 그걸 절실히 느끼는 거다. 유시민의 '대한민국 개조론'또한 4년 중임제의 또 다른 외침같이 느껴진다. 그 자리에서 경험해보니, 알겠더라는 것이다. 이제 갈 방향을 알았으니 본격적으로 계속 해보면 답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유시민은 그 책에서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이제 '이명박'정부다. 지금부터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서프든 정치든, 세상돌아가는 이야기든 신경끊고, 기냥 생업에 충실하면 되는걸까? 돈 잘벌고 환율올라 한국 들어갈 때 이익좀 볼 생각하면 되는 걸까? 우리가 할 일이 정말 없는걸까? 혹시, 너무 많은 해야 할 일들이 우리앞에 있지는 않은 걸까? 혹, 진짜로'정치공학이 나라의 권력를 지배하는 근본'이라는 문구가 진실은 아닐까?

참, 생각이 많은, 머리아픈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