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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신분석

순수한 남자 2008. 1. 14. 23:15
이명박 정신분석
번호 199506  글쓴이 두 아들 아빠 (kkh6934)  조회 3569  누리 1075 (1085/10)  등록일 2008-1-12 15:07 대문 42 톡톡


예측불허의 인격

『 집단 구성원들이 지도자의 행동과 판단을 예측하지 못하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스탠리빙은 '마키아벨리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저서에서 '직원들이 당신을 대할 때마다 끊임없이 당신 기준을 읽어내도록 만들어 그들이 늘 식욕이 없는 상태로 살게 만들라. 그러면 그들은 하는 모든 일을 중요하게 여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혜신 박사 글 인용)

이건희 회장은 자기 본의와 상관없이 임직원들이 예측하기 힘든 행동 패턴을 자주 보여 측근 임원들로 하여금 늘 긴장하게 하는 데 있어서 귀신같은 재능을 보인다 한다. 이명박도 같은 성향을 보이고 있다. 선대위 사무실의 소파를 갑자기 치우고, 출근시간을 불현듯 앞당기고, 인수위 책상을 나무에서 철제로 바꾸고…. 그런데 이런 류 사람은 의심이 많아서 남을 믿고 인정하기 어려워 함께 일을 하지 못하는데 이번에 나란히 특검대상이 된 것을 보니 그들의 인연은 보통이 아닌 것 같다.


이중인격과 결핍을 채우려는 욕망

왕자들 틈에서 왕회장에게 인정을 받으려면 개처럼 눈치 보고 일을 죽도록 열심히 했을 것이다. 이런 언행을 오랫동안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분노가 쌓이고 이중인격이 형성될 수 있다.

마부 시절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추운 겨울날 아침 성주의 게다짝을 자신의 양 겨드랑이에 끼고 있다가 주인이 나오면 신겨주어 감동을 주었다. 그런 그가 전 일본을 통일하자 세력을 정리하고 자신의 허접함을 감추며 자기 안에 내재한 굴욕의 분노를 풀기 위해서 대군을 일으켜서 조선을 침략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굴욕을 참아서 성공을 했고 그런 그를 일본의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지만 결국 그는 역사 속에서 자신의 내적인 분노를 참혹한 전쟁으로 전가시킨 살인자였을 뿐이다.

이명박에게 보이는 또 다른 성향은 결핍을 채우려는 끊임없는 욕망이다. 인수위를 구성하고 그가 만난 최초의 집단은 대기업의 총수들이었고 얼마 전에는 상공회의소를 방문했다. 결핍이 심하면 심할수록 그 관계에 더욱 집착하기 때문이다. 마치 갈증을 채우려고 바닷물을 퍼마시고 있는 형국이다. '이명박은 배고프다!'는 자신을 잘 대변하는 말이다.


이명박의 거짓말과 참말

『거짓말과 참말은 권력관계에 의해 구조화된 인식론적 관점의 문제인데 거짓말을 하는 심리적인 근본코드는 '나르시즘'이라고 한다. 한국사회가 각종 증명서류를 요구하는 까닭은 "모든 사람이 거짓말을 한다."고 전제하는 탓이다.』 이명박이 분명한 사실에 대한 거짓말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나르시즘'을 넘어 벼랑 끝에 선 아귀의 부르짖음이다.


과대망상증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자신의 실력보다 더 큰 권력을 잡으면 성공에 이은 독선은 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부대운하는 수도 이전 반대 때문에 대선용으로 공약했지만 이를 아직도 주장하는 것은, 거짓말을 하고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믿어 버리는 경우거나, 과대망상증의 중증이라고 할 수 있다. 정신과적으로 망상 환자는 심리 내적 변화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타인에게는 뚝심이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처럼 외부의 물리적 개입에 의해서만 치유될 수 있다.


자기 확신

노무현 대통령도 이 점에서 공격을 받았으나 잘 살펴보면 전혀 다른 부류일 뿐 아니라 오히려 승화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확신으로 인하여 그 누구도 피해를 본 적이 없었고 독자적인 외교와 시장 경제의 자율화, 부동산 투기방지는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실패의 경험을 내면화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을 '성공만 해온 사람'으로 인식하며 그에 걸맞는 자기 확신을 갖는다. BBK의 부인은 실패를 안정하고 싶지 않은 심리도 강하게 깔려있는데, 지금쯤 이명박은 정말 자기는 그 일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확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엄청나게 억울한 일인데 그의 표정 어디에서도 억울함은 보이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일수록 남을 믿지 못하고 아주 작은 사안까지 일일이 챙기는 바람에 일이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임상적으로 보면 지나치게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사람이나 사고 장애가 있는 사람의 말을 들을 때 이런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명박의 경우는 좀 색다르다. 기한을 정해 놓고 일을 시작하는 건설쟁이는 일의 완급을 잘 조절하는 능력이 길러져서 일이 지연되지는 않지만 정해진 기한을 두고 일을 몰아붙여서 부실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감정과 성취감

살다 보면 자기감정이 곧 현실인 경우가 적지 않다. 자기 현실을 인식하는 데 객관적 사실보다는 자신의 주관적 판단이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말인데 이명박은 이 증세가 심할 수밖에 없었다.

대기업의 임원들과 CEO는 조직력과 금권이 받쳐주었기에 일을 할 수 있는 것이지 사실 개인의 역량은 보잘 것 없다. 이들이 퇴직하면 한없이 무기력해지고, 찌그러지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점에서 문국현도 이명박과 다를 점이 없다. 그런데 그들은 아직도 정신없이 쳇바퀴를 돌고 있는 다람쥐들이다.

개인적으로는 동의하지 않지만, 정신 의학에서 '인간은 지적인 깨달음이 아니라 정서적인 깨달음에 의해 변화하는 존재'라고 규정한다. 정서의 주관성이 객관적 지식을 압도하며 '자기감정이 현실'이라는 명제는 인간이 가진 본능적 한계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상식적인 잣대와 비상식적인 잣대를 드러내는데 앞으로 우리는 이명박의 상식과 비상식을 끝임 없이 가려내야 하는 수고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

성취감이 개인적 뿌듯함과 강렬한 희열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심리적 행복감과는 조금 다르다. 인간이 궁극적으로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는 핵심 키는 개인적, 내적 행복감을 느끼며 살 수 있는가이다. 이명박처럼 객관적 성취의 세계에만 익숙하게 살아온 경우는 '마찬가지 아니겠는가!'라고 생각하지만, 단순한 것을 아는 것이 그에게는 제일 어려워 보인다.


소결

보통도 아니고 특별검사 앞에 피의자 신분이 된 대통령 당선자 이명박은 우리 사회의 다수가 추구하고 만들어 왔던 총화의 결과물이다. 그 자체를 부인하면 안 된다. 벌어진 현실은 인정해야 한다. 반대로 이명박도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전 국민 앞에 피의자 신분임을 망각하지 않도록 요구해야 마땅하다.

우리는 이명박과 한나라당을 무조건 욕을 해대는 일은 조중동이 참여정부 5년 내내 하던 짓과 구별될 수 없다. 국정운영과 정책에 대하여 냉정한 평가를 해야 한다. 하지만, 국가정책이라는 것은 속성상 무를 베듯이 단칼에 규정짓기 어렵다. 결국, 시행착오를 거쳐야 드러나기 마련인데 그만큼 손해 보는 것을 걱정할 뿐이다.

이명박 당선자의 국정기조는 교육은 '엘리트주의'와 경제는 '대기업위주'로 갈 것이 뻔하며 문화 사업은 '곁들이기 식'이 될 것이다. 대북정책은 강경하게 나가지 않을 것으로 믿지만 식물대통령을 벗어나려면 서슬 퍼런 공안정국도 충분히 시도할 수 있다. 그렇게 한다면 스스로 정치적 생명을 단축시키는 일이다. 어떤 경우 던 김영삼 정부 이전으로 돌아가면 처참한 최후를 각오해야 한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서민을 생각한다고? 이 점만은 확실히 접어야 한다.

이명박은 자신의 성공 오만에 푹 빠져서 가난한 사람은 게을러서 그렇다고 확신하는 사람이고, 한나라당은 워낙에 서민과는 거리가 먼 집단이기 때문이다.

역사가 어떻게 전개되던 개인은 역사 앞에서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역사의 진행은 어느 한 개인이나 집단이 이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어느 집단이 역사의 전면에 나서는 일은 역사가 잠시 그들을 도구로 삼았을 뿐이라는 생각이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을 우리의 역사 진행에서 어떤 흐름으로 이끌고 가려는지 성찰을 해야 하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