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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영어로 미국사람 웃길줄 아나?

순수한 남자 2008. 1. 25. 21:40
니 영어로 미국사람 웃길줄 아나?
번호 204764  글쓴이 초끄네끼 (nicedawn)  조회 2533  누리 1322 (1322/0)  등록일 2008-1-25 16:31 대문 81 톡톡


기러기 아빠 어쩌고 하면서 설치는 아줌마. 니 영어로 미국사람 웃길 줄 아나? 나? 잘한다.

내가 아줌마 니와 한 번도 대화 안 해보고 어찌 이리 판단 잘하는 줄 아나? 나는 니처럼 인생을 출세 위주로 살지 않고, 인생을 인생 자체로 살아왔기 때문에 사람이 말하는 꼬라지 보고 그 사람 빽그라운드 단박 파악하는 능력 좀 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하게는, 사람이 말이다. 한국사람이 한국말로 한국사람을 감동시키거나 (긍정적으로) 웃기지 못하면 그 사람은 영어로도 절대로 감동 내지 웃음없다. 나는 아닌 예를 못 봤다. 사람이 언뜻 보면 단어로 대화하는 것 같지? 천만에! 사람은 마음과 마음으로 대화하는 거다. (심지어 글로도 그런 것이 나타난다. 정치학인지 뭔지 여하튼 우째 땄는지 모르겠다만 니 학위 취득 과정도 니 행동에서 보면 뻔히 나온다.)

내가 지금 일부러 내 고향 사투리 좀 섞어서 쓴다. 왜냐? 니 같은 사람은 내 같은 사람의 내면을 보지 않고 겉으로만 보거든. 니가 일부러 첨부터 나 무시하라고 사투리 좀 섞어서 쓴 거다. 참고해라.

나? 프랑스에서 좀 살아봤다. 1년6개월이면 남의 나라 살이 치고 짧지 않은 세월이다. 나? 불어 못한다. 니가 졸졸 따라다니는 당선범 영어실력과 내 불어실력이 얼추 비슷할 거다. 이쯤 되면 이곳 오리지날 서프앙들은 내 불어실력 알아차렸을 것이다. 니는 지금 내가 뭔 말하는지 모를 테고. 여하튼 끝까지 들어봐.

나 불어 못하지만 그 나라에서 1년 넘게 살면서 사람들과의 대화를 많이 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사람탈을 쓴 짐승들을 만난 게 아니고 이 지구 위에서 사는 사람과 어울린 것이다. 불어 못하지만 식당 가서 내가 좋아하는 살짝 구운 소고기 이런 거 시켜 먹는다. 불어 못하는데 어떻게 하냐고? 사람이 단어로만 대화하는 거 아니라고 내가 분명 얘기했다.

니가 좋아하는 영어로 해주지. 바디랭귀지라는 게 있고 그보다 앞서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소울랭귀지도 있다. 나는 소고기 살짝 굽는 묘사를 내 손바닥을 이용해서 했고 친절한 웨이터는 내 말 다 알아들었다.

가끔 보면, 니들처럼 싸가지라고는 전혀 없는 종업원도 있다. 답은 간단하다. 주문 안 하고 일어서면 된다. 내가 그 식당에 내 돈 쓰러 간 거지, 내가 그 식당에 종업원 비위 맞추러 간 거 아니다.

나? 16개국 이상을 다녀 봤다. (공교롭게 남반구는 없네.) 내 돈 아니지만, 일 때문에 꽤나 좋은 호텔에도 묵어보고 그랬다. 거기서 니들 같은 한국사람 많이 봤다. 그 돈이 어데서 났는지는 몰라도 여하튼 지가 지 카드로 돈 쓰러 왔으면 대접받으며 다녀야 될 거 아냐. 그런데 니들 같은 부류는 한결같더라. 손님인 니들이 왜 백인 종업원 눈치를 보냐?

반대로, 왜 아프리카나 중동, 동남아 출신 외모로 보이는 종업원들에게는 그렇게나 쌀쌀 맞고 싸가지 없게 구냐? 나? 안 그런다. 여러 번 반복하지만 나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출신국가나 피부색으로 만나는 거 밥맛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제목으로 돌아가자. 나? 영어 디게 잘한다. 아마 니들이 지금 설레발 치는 그 조직에서 나보다 영어 잘하는 사람은 외국에서 델꼬 왔다는 글마 말고는 거의 없을 것이다. 니들 현재 조직에 유학파도 아마 있을 텐데, 글마들 영어 실력 안 들어도 뻔하다. 뉴욕 어느 고급 식당에서 포도주를 시킬 줄은 알아도, 지 전공이 필요한 진짜 업무 자리에 내 놓으면 꿀 먹은 벙어리 될 놈들이 전부다. 콱 찔리지 않냐?

나? 영어로 포도주 잘 몬 시킨다. 왜? 포도주를 알아야 뭘 시킬 거 아냐. 프랑스 살지 않았냐고? 그래, 프랑스 살면서 포도주 좀 마셔봤다. 하지만, 그건 포도주를 아는 프랑스 친구들이 소개해주는 걸 마신 거지, 내가 포도주를 아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내가 그 나라 소주에 해당하는 포도주를 잘 알 필요도 의무도 없다.

니가 좋아하는 영어 표현으로 해주지. 프로페셔날한 일을 할 때 중요한 것은 내가 수행할 일에 대한 프로페셔낼러티지 그 외는 곁가지다. 슈드 해브와 나이스 투 해브를 제발 좀 구분할 줄 알아라. 니는 슈드 해브와 나이스 투 해브의 차이나 아나? (내가 지금 개 귀에 경 읽는 건 아닌지….)

나? 유학한 적 없다. 그런데 며칠 전에 일로 만난 어떤 미국인 아저씨가 그러더라. 미국서 공부한 적 있냐고. 당근 그런 사실 없다. 내 자랑? 맞다. 나 영어 디게 잘하는 편이다.

근데, 내 영어 발음이 어떤 줄 아나? 절대로 미국 발음 아니다. 니는 미국에도 지방마다 억양이 다 다르다는 거 아나? 미국에는 표준말 개념이 없다는 거 아나? 참고로 알려 주마. 프랑스에는 표준말 개념이 있다. 사전적으로 표준말 정의가 있는지는 몰라도 일상에서는 파리 지역 말을 최고로 치더라. 웃기는 놈들이라 비웃었다. 우리나라에는 표준말이라는 단어가 버젓이 사전에도 있지? 그것도 웃기는 거다. 표준단어라면 몰라도 표준말이라니.

여하튼 내 영어 억양은 미국 어느 지방에도 속하지 않는다. 나는 한국 사람이니까, 아마 나의 영어에는 어느 정도 한국의 경상도적 억양이 있을 것이다. 영국사람이 영국식 억양을 쓰듯이 말이다. 영국만 해도 런던 영어 다르고 스코틀랜드 다르다는 사실도 내가 친절히 갈키주마. 니는 그런 영어 구분 못하제? 나는 그런 것도 할 줄 안다. 그렇다고 내가 영어 교양인이냐? 아니다. 나는 단지, 영어를 하나의 대화 도구로만 생각할 뿐이다.

가끔,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 출신지역도 때려 맞춰보고, 성을 보고는 조상이 어디 사람인지도 추측해보곤 한다. 그럼 그 사람들 놀랜다. 신기해한다. 그리고 이게 비즈니스 토크에 있어 자연스런 흐름의 물꼬도 된다. 다시 말하마. 내가 방금 말한 능력은 슈드 해브가 아니라 나이스 투 해브다. 슈드 해브는 다름 아닌 내 전공에 관한 실력이고 나이스 투 해브는 나 자신 많은 독서(한국책)를 통해 얻은 플러스 알파적 요소일 뿐이다.

나? 80년대 초/중반에 걸쳐 중/고를 다녔다. 회화? 그것보다는 문법과 단어 위주로 배웠다. 그 시절 또래 다 그렇다. 나중에 대학원 준비하면서 그 유명한 Voca 22,000 많이 디비 팠다. 회화 공부? 서해안에 기름 흘려서 유명해진 그 그룹 어느 계열사에 들어갔을 때 한 달 남짓 미국 처자에게 토탈해서 6시간 남짓 배운 게 내 '공식 회화 수업'의 전부다.

그럼에도, 나는 수준 높은 영어를 구사한다. 뭐가 수준 높냐고? 나는 무슨 뉴요커 스타일의 영어니 뭐니 그런 표현 절대로 구사 안 한다. 그런 것에 관심도 없다. 그런 영어는 싸구려 영어다. 그거 알기나 하나?

수준 높은 영어가 뭔 줄 아나? 문법에 맞춰서 또박또박 말하는 영어. 지극히 상식적인 이것이 전부다. 상식적인 것이 위대한 것이다. 기본을 좀 알아라.

니들 같은 부류는 니가 떠듬떠듬 말하는 영어를 미국사람이나 영국사람이 못 알아들으면, 특히 그 상대가 파란 눈의 백인이면 정말 죄송스러워하지?

나? 가끔 내가 하는 표현을 상대가 못 알아듣는다. 당연하다. 니가 함 생각해봐라. 니는 한국사람끼리 말할 때 100% 다 알아듣나? 마찬가지다. 특히나 나는 영어에 관한 한 거기서 나고 자란 것이 아니라 외국인이다. 당연 뭔가 서툰 부분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말이다. 나는 내 표현을 니들이 떠받드는 소위 원어민들이 못 알아들을 때면 내 얼굴에서 '답답하다'는 표정이 먼저 튀어 나간다. 뭐가 답답하냐고? 생각해봐라. 나는 지들과 대화하기 위해 30년 가까운 세월을 영어 공부해오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원어민이라는 사람들이 내 말을 못 알아 들으면 그게 얼마나 답답한 노릇이냐. (내 나이는 대충 눈치 챘지?)

나 영어 공부 요새도 한다. 나는 스피킹보다 히어링이 상대적으로 딸린다. 그래서 출퇴근하면서 영어 소설 같은 거 자주 듣는다. 할 수 없다. 내가 상대에게 한국말 가르치는 것보다 내가 영어 좀 더 공부하는 것이 더 낫다. 서글프지만 이게 현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말이다. 나는 영어 공부에 올인하지는 않는다. 영어는 도구일 뿐이다.

니는 어떤 일을 할 때 도구 사용법 자체에 목숨 거는 멍청한 타입일지 몰라도,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의 목적과 본질을 먼저 생각하지 도구 사용법은 그다음 순서로 익힌다. 망치라는 것은 못을 치라고 있는 도구지, 떠받들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이 오묘한 말의 뉘앙스를 알겠나?

너무 길었나? 내 자랑으로 끝내자. 나? 영어로 사람 잘 웃긴다. 왜냐? 상식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상식? 그것은 한국어로 익힌 상식이다. 나? 한국말로 한국사람 잘 웃긴다. 왜냐? 나는 사람을 사랑할 줄 알기 때문에 나의 대화 상대가 웃는 것이 나를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하는 한국식의 유머를 그대로 영어로 옮길 뿐이다. 뉴욕 발음으로? 천만에, 나만의 발음으로. 그렇다고 내 맘대로? 절대로 아니다.

사람을 웃길 줄만 아느냐? 아니다. 텍사스주에 보면 보수성향 백인들 많다. 부쉬에 대한 묻지마 지지자들 많다. 니는 그 사람들하고 마주 앉아 부쉬 대외 정책의 잘못된 점에 대한 토론 할 수 있나? 나? 토론할 수 있다. 인류보편적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관점에서 부쉬적 또는 미국 현대사적 대외정책의 위험성에 대해 침 튀기며 역설할 수 있다. 영어로 말이다.

월드컵을 월컵이 아니라 월드컵이라 말해도 미국사람들, 영국사람들 다 알아듣는다. 발음을 쪽팔려 하면 애초에 대화는 불가능하다. 발음은 슈드 해브가 아니라 나이스 투 해브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망치를 망치답게 써왔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망치 정말 잘 쓰는 사람이다.'라는 찬사를 내/외국인들로부터 받는 것이지, 망치를 잘 섬기고 숭배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한 줄로 요약하자. 망치를 숭배하지 말고 그냥 망치로 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