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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공천 쇼, 그리고

순수한 남자 2008. 3. 14. 12:34
한나라당 공천 쇼, 그리고
번호 62957  글쓴이 일산사람   조회 1341  누리 418 (418/0)  등록일 2008-3-14 09:28 대문 22 추천


어제 한나라당 공천에서 영남 현역 25명 탈락이란 결과를 냈다. 친이명박 12, 친박근혜 10, 중립 3이라고 한다. 44%로 절반에 가까운 물갈이다. 그리고 오늘 언론들은 양쪽 모두 깜짝 놀란 결과로 숫자상으로는 균형을 맞추었다고 한다. 특히 친박의 좌장격인 김무성에 못지않게 친이명박의 거물인 박희태의 탈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겉으로는 그럴듯하다. 그러나 쇼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같은 숫자라고 해도 당내 소수인 친박근혜에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점은 지엽적인 것이다. 핵심은 지금 탈락한 숫자가 아닌 공천의 최종 결과에 있다.

한나라당 공천 쇼의 희생자(?). 친박의 김무성(왼쪽)과 친이 계열의 박희태의 탈락으로 균형을 맞췄다는데 과연 그럴까. 핵심은 지금 탈락한 숫자나 인물이 아니라 공천의 최종 결과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자료사진.

절반을 물갈이해도, 아니 전부를 다 물갈이한다고 해도, 칼자루는 친이명박이 쥐고, 열매는 친이명박이 다 챙기게 된다. 즉. 탈락한 자리에 새롭게 채워질 인사들은 100% 친이명박으로 채워질 것이다. 친이명박으로 탈락한 자리는 당연히 그들의 몫이다. 그렇다면, 친박쪽 빈자리는? 이 역시 친이명박에서 가져갈 것은 분명하다. 설사 무색무취의 인사가 이어받는다고 해도 친이명박계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따라서 친이명박의 독식이다. 이것이 친기업정신 즉, 2등은 없는 1등만 생존하는 승자독식의 원리이고 당연한 결과이다. 적어도 그들의 세계에서는.

박희태의 희생? 글쎄이다. 그는 71세의 고령이다. 거기다 본인 스스로 정치를 그만 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것으로 기억한다. 따라서 전후 정황을 보면 친이명박계는 매우 적절한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따라서, 어떤 상황이 오든 친박근혜는 전멸이다. 박근혜 특유의 발끈하는 모습이 보일 것이나. 그것은 잠깐일 것이고 멸종할 것이다.

오랜만에 기왕에 자판에 손을 댔으니, 한두 마디 더 하겠다.

안상수, 유인촌 등이 나서서 소위 친노라고 낙인찍은 기관장들을 사퇴하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쇼도 할 줄 모른다. 지난 5년 내내 코드 코드 하면서 입에 거품을 물던 자들이 니 코드 빼고 내 코드 꼽자고 한다면 그래도 애교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도 말이다, 적어도 쇼는 할 줄 알아야 하지 않나. 특히 이런저런 역사물에 나왔던 유인촌은 탕평책이란 단어도 모르는 모양이다. 요즘 장안의 화제인 문화방송의 ‘이산’에서는 탕평책이 한참이다. 이번 주 방영에서는 업무를 보이코트하면서 옥좌를 위협하는 사대부 일파에게도 좌의정 자리까지 내주고 있다.

아무리 자리 챙겨주기가 급하다고 해도, 그래도 쇼를 하는 정신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손에 쥐여준 대본만 달달 외었다고 해도 서당개 3년이면 최소한의 풍월은 읊을 줄 알아야 하거늘 측은함에 혀를 찰 뿐이다.

다음은, 보건복지 무슨 장관 자리에 모 인사를 임명했다고 한다. 청문회 결과를 무시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걸작이다. 부동산 투기에 논문표절 등 온갖 비리 의혹은 둘째치고 능력위주의 발탁, 베스트 오브 베스트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청문회 자리에서 업무에 관련된 질문을 하니 모른다 일색이다. 한나라당 의원조차 보기 딱해서인지 그렇게 몰라서 부하직원들에게 영이 서겠느냐고 한탄하는 소리까지 들린다. 소위 모른다 장관이다.

그들에게 능력은 무엇일까? 부동산 축제하는 능력? 위장전입 위장취업 능력? 하긴 그들의 우상인 대통령도 몸소 위장전입 위장취업의 달인이니 더 말할 것이 없다마는 그것을 따지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별 유형의 사람들을 다 만나는데, 소위 출세한 사람 중에 능력에 비해 자리 챙기는데 유별나게 뛰어난 사람이 우리 사회에 특히 많다. 지문이 닳도록 아부를 잘한다든지, 아니면 위장전입 식으로 자신의 능력을 위장 포장하는 능력이 뛰어나 무슨 빈자리만 생기면 동물적인 감각으로 파고들어가서 어느새 차지하고 있다. 물론 자신의 경쟁자들은 무슨 수단을 다 써서 탈락시킨다. 정 안되면 찾아가서 인간적으로 호소하기도 한다. 특히 상대가 도덕적이고 착한 심성을 가졌으면 딱 좋은 먹잇감이다. 더러운 꼴을 한두 번 보이면 끝이다.

그런 사람들이 중책을 맡은 다음은 어찌 될 것인가. 일은 엄청나게 한다. 자신의 능력에 비해 챙긴 자리가 주는 중압감에서 새벽에 나와서 휴일에도 아랫사람들 닦달하면서 온갖 요란을 다 떤다. 그러나 결과는 어떤가. 일은 많이 하는데 전부가 엉망이다.

소위 말해서 차라리 노는 것이 더 나은, 제로도 아닌 마이너스의 결과를 얻는다. 기업주나 최고책임자의 입장에서 보면 최악의 결과이다. 내부의 자원은 다 소모하고 시간은 다 소비하여 돌아온 것은 부도와 파산이다. 물론 최고의 능력가에, 부자 아빠이면서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인 이명박 대통령의 현대건설처럼 수조 원의 혈세로 막으면 되지만 말이다.

끝으로, 이솝 우화 한 토막을 소개해본다.

이솝 우화에 개구리와 황새란 이야기가 있다. 옛날옛적에 신이 세상의 번거로움을 피하고 그야말로 완벽한 세계를 만들고자 아주 평화스러운 곳에 연못을 만들고 개구리들을 살게 했다. 그리고 먹을 것을 비롯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제공했다. 그런데 개구리들이 호소를 해왔다. 다 좋은데 누군가를 지도자로 만들어 달라는 요구였다. 그래서 신은 개구리 한 마리를 지목해서 왕으로 세웠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다. 백성 개구리들이 불만이었다. 시원찮다는 것이다. 민주적으로 너희가 뽑아서 결정하라고 했다.

그래도 불만이다. 결국, 신은 최종의 선택을 한다. 황새 한 마리를 왕으로 보내주었다. 그러자 개구리 연못은 조용해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황새는 배고플 때마다 한 마리씩 잡아먹으니 조용해진 것은 당연했다. 그리하여, 개구리들은 황새님을 위대하신 왕으로 대대로 섬기면서 개구리 국민성공시대를 열었다고 한다.

침묵하는 소위 진보적 지식인들, 다음은 당신들 차례다. 황새 먹이로 말이다.

 

ⓒ 열린우리당 기간당원 일산사람


덧글 : 앞으로 자주는 아니겠지만 가끔 올리는 글 끝에 열린우리당 기간당원임을 밝힐 것입니다. 열린우리당은 없어진 과거, 실패한 정치실험이 아닙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며 내일의 모습입니다. 통합과 개혁 그리고 번영의 꿈, 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