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박사님

쉽게 풀어본 황우석 '처녀생식' 논란

순수한 남자 2008. 12. 2. 13:23

쉽게 풀어본 황우석 '처녀생식' 논란
번호 183041  글쓴이 노피디 (kbsnkj)  조회 82  누리 77 (92/15)  등록일 2008-12-2 12:01 대문 1 추천

황우석이야기 80   쉽게 풀어본 '처녀생식'논란 

2006년 1월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최종발표를 앞두고 여론의 향배는 ‘1번 세포’로 쏠렸다. 어차피 2번 이후로는 바꿔치기 당했든 아니든 모조리 가짜로 밝혀졌고, 남은 것은 제일 처음 만든 1번 세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론은 황당했다.

“ ‘버릴 난자’로 연습하다 1번 줄기세포 탄생”

“처녀생식으로 만들어진 1번 줄기세포는 연습 과정에서 우연히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본 실험에 쓰기 어려운 미성숙 난자를 그냥 버리기 아까워 미숙련 연구원이 핵치환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 1번 줄기세포라는 것이 조사위의 결론이다.” - 경향신문, 2006

연습생이 우연히 만든 처녀생식 줄기세포라...과연 그럴까?

그런데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연습생’론은 검찰조사 초반부에 이미 180도 뒤집히고 말았다. 검찰이 당시 실험을 주도한 핵이식 연구자(박을순 연구원)과 동료들을 불러 조사해보니 1번 줄기세포는 분명 연습생 이○○씨가 아닌 박을순 연구원의 핵이식작업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당시, 이○○은 동물난자를 사용하여 핵이식 연습을 하는 정도에 불과하였고 그 이전에는 인간난자를 사용하여 핵이식한 경험이 없었으므로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핵이식 작업을 이○○이 처음 시도하여 핵이식에 성공했다고는 보기 어려운 점. 류○○ 및 이○○도 당초 서울대 조사위 조사후 진술을 변경하여 박을순이 핵이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당시 함께 근무했던 박종혁, 구자민 등도 박을순이 핵이식한 것이 NT-1번이 되었다고 공통된 진술을 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NT-1번은 이○○이 아닌 박을순이 핵이식 한 것으로 확인됨.” - 검찰, 2006

남은 쟁점은 1번 줄기세포(NT-1)가 처녀생식이냐 아니냐인데, 이는 언론이나 주변 사람들이 판단할 일이 아니다. 그럴 수도 없다. 이 부분만은 철저히 과학계가 과학적 검증방식을 이용해 결론을 도출하는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처녀생식 논란이 어떠한 편견이나 혹은 정치적 의도를 배제시킨 채 순수한 과학적 검증방식만으로 이뤄졌느냐에 있다.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황우석 팀 1번 줄기세포가 핵이식 과정 중 불완전 탈핵과 난자 옆에 붙어있는 1차 극체(polar body)가 유입되어 처녀생식 줄기세포로 만들어졌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는 크고 작은 논란이 이어졌다. 그 중 하나를 살펴보자. ‘1차 극체 유입설’에 대한 지적이다.

처녀생식(제1극체).JPG

                         ▲ 제2난모세포(성숙난자)의 구조(출처: 서프라이즈 보고서)

위 그림은 성숙된 난자의 구조를 말해준다. 성숙된 난자에서는 반드시 그림 윗 부분 붉은 색으로 표시된 ‘제 1 극체’가 만들어진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제 1 극체’는 크기가 커서 확연하게 구분된다.

더구나 난자는 탄성이 있다. 난자의 외막은 탄성이 있기에 제 1 극체가 제거되고 나면 다시 오므려진다. 너무나 작은 구멍의 흔적만 남는 것이다. 그 크기는 ‘마이크로미터’라고 한다. 마이크로미터(㎛)는 10의 ‘-6’제곱미터, 즉 0.000001미터이다. 그런데 서울대 조사위의 주장에 따르면 이 작은 ‘0.000001’미터짜리 구멍으로 저렇게 커다란 ‘제 1 극체’가 다시 난자 안으로 기어들어왔다는 것이다.

체세포 핵이식 작업을 해오면서 최근에는 처녀생식 연구를 하고 있는 서울대 임정묵 교수는, 그럴 가능성을 ‘물렁한 테니스공을 축구공 바람 넣는 구멍에 밀어넣기’에 설명했다. 극체가 다시 기어들어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제 1 극체를 다시 밀어 넣는다면 이런 식으로 되는 거예요. (축구공 바람넣는 구멍으로 물렁한 테니스공을 밀어넣는 그림을 상상하면 됨). 이건 안 되는 거죠. 밀어 넣을 수 있는 방법은 난자의 구멍 부분을 크게 잘라내 다시 집어넣어야 해요. 그런데 뭐하러 그렇게 해요. 설사 일부러 그렇게 해도 이것은 n2c짜리예요. n2c짜리가 활성화됐을 때 이건 염색체 이상이 생기는 것이거든요.”- 임정묵, 2006

서울대는 또 난자의 핵이 제대로 빠져나오지 않은 채 난자 안에 있다가 전기 자극을 받아 ‘처녀생식’이 되었다는 ‘불완전 탈핵설’을 폈다. 그런데 이 역시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라는 논란이 펼쳐졌다. 다음 그림은 핵이식 작업을 할 때 난자에 있던 핵을 밖으로 빼내는 과정이다. 

처녀생식(탈핵과정).JPG

          ▲난자를 부드럽게 쥐어짜 핵이 빠져나옴.                            ▲ 핵이 난자에서 빠져나온 모습

커다란 핵이 부드럽게 쥐어짜기를 통해 난자를 빠져나오고 빠져나온 핵은 흡입 제거된다. 이 모든 과정은 커다란 모니터 화면으로 여러 사람이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핵이 제대로 빠져나왔는지 여부는 그림처럼 두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당시 황우석 연구팀의 핵이식 연구자들은 핵을 제거한 다음 반드시 이를 5분간 염색해 형광현미경을 통해 탈핵여부를 확인한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PD수첩>제보자인 K씨의 2004년 석사논문에도 ‘탈핵여부’확인 과정은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다. 당연히 ‘탈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서울대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핵치환 전문가들은 조사위에서 언급한 처녀생식의 과정으로 추정한 핵이식 과정 중 불완전 탈핵과 난자 옆에 붙어 있는 1차 극의 유입설에 대해서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박을순 연구원이 제 1 극체와 세포질을 꺼낸 다음 5분간 염색해서 핵이 완전히 제거됐는지를 확인 후에 다음 실험을 진행했을 것이라는 것. 난자 핵이 세포질에 남아 있더라도 활성화되더라도 배반포는 고사하고, 제 1 세포기, 제 2세포기까지 분할될 가능성도 1% 미만이라는 것이다.“-동아일보, 2006

유전학적 결과해석 논란은 한층 더 격렬하게 이뤄졌다.

황우석 팀은 서울대 조사위원회에서 시행하지 않은 부계/모계 유래의 ‘각인물질검사'(imprinting analysis) 결과를 공개했다. 각인검사는 1번 줄기세포의 RNA를 이용해 아빠계열인 부계쪽으로만 발현되는 유전자(SNRPN, ARH1, Mest 등)와 엄만계열인 모계쪽으로만 발현되는 유전자(UBE3A, H19 등)의 발현여부를 파악하는 검사이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 

각인검사(동아).JPG

                         ▲1번줄기세포 각인검사결과(출처: 동아일보)

처녀생식이라는 1번세포에서 아빠쪽 유전자인 SNRPN와 Mest가 발현된 것이다. 이 결과를 두고 국내 최고권위의 처녀생식 전문가인 서울대 의대 서정선 교수는 1번 세포는 체세포 핵이식 줄기세포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했다. 서울대 10여명의 교수들은 1번 세포에 대한 학계의 재검증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공동재검증에 응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DNA 검증결과 해석에 대한 논란을 살펴보자.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48개의 마커 중 40개의 마커에 대해서는 난자공여자와 줄기세포의 DNA가 일치했고 8개의 마커에서는 일치하지 않은 점을 발견했다.

이것은 1번 줄기세포가 ‘처녀생식’이거나 아니면 ‘체세포 핵이식’으로 만들어진 세포인데 그 중 일부의 ‘돌연변이’가 이뤄질 가능성 크게 두 가지 가능성이 있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돌연변이가 아닌 ‘처녀생식’쪽의 손을 들어줬다. 난자공여자의 것과 DNA가 일치하지 않는 8개 마커가 모조리 동형접합(homozygosity)이었다는 것이고, 이는 ‘돌연변이’가 아닌 ‘처녀생식’의 증거라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이 해석 또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것은 당시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언론사에게만 배포했던 ‘DNA 지문분석’ 별첨자료를 보니 1번 세포의 ‘돌연변이’가능성을 보여주는 분석결과가 발견된 것이다. 한 언론에 보도된 그림을 보자.

서조위dna3(노컷_20080207).JPG

그림의 오른쪽 윗부분을 보면 빨간 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있다. ‘D7S820'이라는 부분이 바로 줄기세포 DNA 프로필 분석에 사용된 ’마커‘의 명칭이다. 유전자 감식에 대표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STR(Short Tandem Repeat) 마커라고 하는데 ’D7S820'이란 7번 염색체 820번 진뱅크 등록번호를 이용한 마커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마커로 분석해보니 ‘황교수 보유 NT-1’의 검사결과는 ‘8-11’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8과 11, 이처럼 DNA 프로필은 모두 쌍으로 나오는데 두 개의 대립유전자(‘8-11’) 중 하나는 아빠쪽(부계)에서 온 것이고 하나는 엄마쪽(모계)에서 온 것을 말한다. 그런데 두 개의 대립유전자가 ‘8’과 ‘11’로 서로 달랐다. 이를 서로 다른 모양의 접합, 이형접합(heterozygosity)이라고 한다. 만일 ‘8-8’ 이런 식으로 같은 대립유전가가 나오면 이를 같은 모양의 접합, 동형접합(homozygosity)라고 한다.

그런데 아래 그림을 살펴보자. 아랫 그림은 서울대가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은 별첨자료에 나온 ’D7S820'마커의 검사결과이다. 여기에는 황교수 보유 NT-1의 대립유전자가 이형접합(‘8-11’)이 아닌 동형접합(‘8-8’)으로 나온다. 똑같은 세포에 대해 똑같은 마커에 대해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알고 보니 당시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3개의 DNA 조사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는데, 이 중 서울대 법의학교실만 ‘8-11’이라는 결과가 나왔을 뿐, 휴먼패스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모두 ‘8-8’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똑같은 세포를 똑같은 마커로 분석했는데 검증기관별로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만일 처녀생식 세포라면 일관된 데이터가 나와야하는데, 돌연변이가 이뤄졌기 때문에 이처럼 조사기관별로 다른 데이터가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그러나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어쩐 일인지 이런 결과를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때문에 ‘처녀생식’으로 몰아가기에 유리한 데이터만 공개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황우석 팀은 끊임없이 1번 줄기세포에 대한 ‘공동재검증’을 요구해왔다. 다양한 검증기법을 사용할 것은 물론, 줄기세포를 수립한 뒤 오랜 기간 배양하다보면 변이가 생길 수 있는 만큼 1번 세포를 수립하자마자 ‘냉동동결’시킨 초기 계대 1번 세포를 시료로 이용하자는 제안도 했다. 그러나 초기 계대 1번 세포를 냉동보관하고 있는 서울대 의대 문신용 교수는 어쩐 일인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시료를 넘겨주지 않았다.

2007년, 하버드 의대가 1번 세포에 대한 검증결과를 내놓았다. 쥐의 처녀생식 세포와 비교해보니 처녀생식 패턴을 보였다는 결과였다. 이로써 모든 논란은 종결된 것일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버드 의대의 검증논문이 발표된 후, 황우석 박사는 그동안의 공동재검증 제안을 굽히지 않으며 다소 긴 법정진술을 했다. 분량이 꽤 되지만 가급적 손을 대지 않고 소개한다.

“섀튼 박사가 2005년도 논문으로 연구비를 신청하여 미국 국립보건원(NIH)로부터 1620만 달러를 지원받았었고 작년에 주지사로부터 350만 달러를 추가 지원받았습니다. 그 펀드의 최종 결정을 위한 미팅에서 당시 제가 그 연구에 참여하겠다고 보장을 해주었고 그로 인해 연구비를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하버드 논문의 공동저자들의 상당수가 바로 이 (섀튼 주도의) NIH 연구비의 수혜자들입니다.

이번 (하버드) 논문이 발표되기 전인 2006년 10월 경 일본의 고베 릭켄 연구소의 니시카와 신이치 박사와 로렌스 스투더 박사, 로저 피터슨 박사가 NT-1을 서울대 보고서를 근거로 처녀생식이라는 전제하에 논문을 쓰려고 한다는 긴급 전문을 받았습니다. 즉 처녀생식으로 결론을 내리기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자는 제의가 있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당시 로렌스 스투더 박사와 신이치 박사는 공동연구자의 리더인 황 박사의 참여없이, 더구나 황 박사가 지금 법적으로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논문을 쓰면 오해 받을 수도 잇다고 하여 저자가 될 것을 거절해서 대신 말콤 무어 박사가 저자로 참여하였습니다. 로렌스 스투어 박사가 작년 말 한국을 방문하여 워커힐에서 저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고 이왕 이렇게 된 것이니 국제 검증 컨소시움을 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저는 (하버드 논문 교신저자) 죠지 큐 델리박사가 섀튼 박사와 연구비를 나누어 쓰고있기 때문에 로저 피더슨과 조지 큐 델리를 공동연구자에서 빼고 국제적 컨소시움을 하겠다고 답했고, 대신 제가 추천하는 한 명의 국내 전문가와 한 명의 외국 전문가가 참여하여 공동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문신용 교수가 보관하고 있는 초기계대 NT-1은 그쪽에서 받아내고, 저는 난자 제공자 노○○의 혈액을 시료로 받기로 했고 난자 기증자에게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었습니다. (중략) 이 사안은 매우 중대한 내용입니다.

노○○은 혈액제공을 허락하였으나 문신용 교수가 (NT-1 시료 인수를) 거절하는 바람에 결국 컨소시움이 무산되어 버렸습니다. 논문이 하나 발표되면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처럼 여기는데 이러한 배경이 있음을 감안해서 판단해야 하는 것입니다. 검찰에서도 이런 과정을 알고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 황우석, 2007

1번 세포는 세계 최초의 인간 처녀생식 줄기세포인가 아니면 최초의 체세포 핵이식 줄기세포인가?

하버드 의대의 판단이 옳을 수도 있지만 황우석 팀의 판단이 옳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과학을 과학으로 검증하는 ‘과학적 접근방식’이 아닐까?

* 배우는 자세로 글을 썼습니다. 사소한 부분이라도 의견주시면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1&uid=183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