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인

[스크랩] 당신이 남기신것은

순수한 남자 2010. 2. 17. 16:07

전화 벨이 울려 받으니까 울먹이는 목소리로

"소식 들으셨어요? 노짱님께서......."

회의중에 직원이 들어와서 전해주는 말을 듣고는

멍한 상태였는데, 아닐거야,오보일거야 뭔가 잘못 들은걸거야

속보가 티브에서 나온다

나를 아는 사람들로부터 전화가 온다

평소 골수 노빠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오체투지를 하고 있는 라디오인 식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당장 내려오라고 다급하게 말했다

오전 일정을 마치고 내려오겠다고 한다

점심을 먹으며 소주 한병을 나눠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니 사무실에서 애써 태연한척 하던 감정이

폭발한다

하염없이 떨어지는 눈물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너무 큰 화두를 남기시고

가시면 어떡하라고 그렇게 가시는지

이땅에서 할일이 너무 많은데 당신은 우리들의

보석으로 가슴 깊게 박혀있어 우리에 큰 자산이셨는데

 

서울에서 출발한 차를 타고 봉하로 가는길

눈가 맻힌 이슬 방울,무너져버린 가슴을 메꾸려

소주잔을 돌린다

눈물을 질겅질겅 흘리며 오늘은 울지 않을거라고

소리치며 노래를 불렀다

 

사람도 명에도 이름도 남기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울면서 목놓아 불렀다

 

금강휴게소에서 앞서간 사람들과 합류를 해서

같이 출발했다

 

봉하 가는길이 왜 이리도 멀까?

노무현 대통령님을 뵈로 가던 작년 4월 10월은

즐겁고 좋아서 짧기만 했는데

도로가에 노란꽃이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당신이 가시날이라서 이렇게 노란 꽃이 많이

핀걸까?

눈물이 또 흐른다

 

봉하가 가까워진다

소리내며 흐느끼는 정글리쉬님

또 노랠 부른다

닭똥같은 눈물이 맻힌 솔봉이님,고시,순수,

앞만 응시하고 속으로 삭이며 운전 하는 막군

 

봉하가 보인다

사람들의 행렬

쏱아지는 눈물

 

믿기지 않는다

두눈으로 봉하를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다

화면으로 보이는 노무현 대통령

길게 늘어선 조문객

노사모 사무실에 차려진 빈소

엎드려 통곡하는 순수를 보고 일어나라고

다독이며 데리고 나오니 땅바닥 엎드려

소리치며 운다

실컷 울게 내버려 뒀어야 했는데

말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당신은 늘 우리에게   수줍은듯

웃으시며  감동을 주셨습니다

당신은 떠나갔지만 당신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아니

아직은 당신을 보내 드릴수 없습니다

당신은 우리에 영원한 대통령이십니다

 

 

 

 

출처 : 농사꾼 이야기
글쓴이 : 농사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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