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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김연아와 노르웨이의 소냐

순수한 남자 2010. 3. 17. 19:44

한국의 김연아와 노르웨이의 소냐
번호 121595  글쓴이 Crete (Crete)  조회 1658  누리 411 (462-51, 19:59:9)  등록일 2010-3-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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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김연아와 노르웨이의 소냐

(서프라이즈 / Crete / 2010-03-17)


80 여년이란 세월의 간격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김연아 선수를 볼 때마다 노르웨이의 전설적인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소냐 헤니가 떠오르고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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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소냐가 여자 피겨스케이팅에 등장하기 전까지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은 우리가 오늘날 아는 짧은 치마 스타일의 복장이 아니었다죠. 그밖에도 소냐는 여자 피겨스케이팅을 동계 올림픽의 꽃으로 만드는데 다양한 공헌을 했다고 합니다. 물론 신기술의 도입과 신종 의상뿐만 아니라 실제로 1927년부터 1936년까지 장장 10년동안 월드참피언을 놓지지 않았고 1928, 1932, 1936년 3연속 동계 올림픽 금메달을 손에 거머쥔... 거의 전무후무한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신화라고 불리어도 손색이 없을 겁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소냐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이런 여자 피겨스케이팅을 통해서가 아니고 나치의 선전 정책을 소개하는 책자를 통해서죠. 그러니까 히틀러가 집권을 하고 불과 몇년만에 당시 만성적인 인플레와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던 독일을 단번에 강력하고 부강한 국가로 만들었다는 체제 선전의 도구로 1936년 동계와 하계 올림픽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궁리를 나치 정권이 하게 된 겁니다.

물론 집권 몇년만에 나치 정권이 이런 일들을 다 감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몇몇 천재적인 인물들이 이 작업들을 도왔는데... 대표적인 양반이 바로 다큐멘터리계의 전설인 레니 리펜쉬탈(Leni Riefenstahl)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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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워낙이 유명한 양반이라 제가 부언 설명을 하기는 뭐합니다. 나치 선전영상물의 대모라고 폄하하기도 좀 그렇고 아무튼 나치시기 기록 영화의 근간을 이룬 양반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하긴 가장 윗대가리야 당연히 히틀러였겠지만 선전성까지 히틀러가 직접 관할한 것은 아니었고 다들 아시는 괴벨스가 또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줬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들이 노리는 것은 당시, 즉 1936년 동계와 하계 올림픽이 모두 독일에서 개최된 시기는 나치독일이 1936년 3월 국제조약이 비무장지대로 설정한 라인란트에 군대를 진주시키는 등 재무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전체주의 체제를 공고히 하며 모든 국내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국민들의 자유를 압박하던 시기였는데도 불구하고, 국제적으로는 마치 평화주의자들인 것처럼 가장할 목적이었던 거죠.

그러자니 독재자의 풍모가 물씬 풍기는 총통 히틀러가 아닌..... 당시 유럽 피겨스케이팅의 꽃중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소냐의 상냥한 인사를 따뜻한 미소로 받는 인자한 총통의 이미지로 치환할 절호의 찬스였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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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치의 지극정성(?) 덕분이었는지 하계 올림픽 기간중 히틀러와 선전상 괴벨스의 인기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고요. 아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이들의 사인을 받으려는 사람들을 보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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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좋게 좋게 결말이 나버린 걸로 역사는 기록되지 않고 있죠. 채 만 4년이 되지도 않아서 히틀러는 자신에게 경의를 표한 소냐의 모국, 노르웨이를 침공해서 바로 점령통치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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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시내에 진공한 독일군 전차

나치가 자신의 모국인 노르웨이를 침공하던 시기 소냐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차세계대전 기간내내 참전국인 미국정부의 요청으로 다양한 전시지원 활동에 참여를 하기는 했지만, 그녀는 끝내 노르웨이 저항운동을 지지한다거나 아니면 나치를 공식적으로 비난하는 발언을 하지는 않습니다. 덕분에 노르웨이계 미국인들을 포함한 다수의 노르웨이인들의 분노를 사게 되죠.

하지만 역시 인간하면 망각의 동물 아니겠습니까? 대전 기간 그렇게 욕을 먹던 소냐도 결국 1953년과 1955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이스쇼단인 '헐리데이 온 아이스 (Holiday on Ice)'의 일원으로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모국으로 귀환할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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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소냐의 인생 역정을 살펴보실 분들은 위키사전을.... (링크)

사실 김연아 선수의 활약상을 미국에서 보면서, 특히나 미국 주류 스포츠 언론인들의 격찬을 들으며 많이 자랑스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면서도 소냐와 나치의 관계를 떠올리며 씁쓸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아마도 아래 사진과 어제 접한 국가기록원장에 청와대 행정관 임명 소식이 아니었다면 이번 포스팅은 준비되지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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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 국가기록원 원장에 자신 휘하의 청와대 행정관을 임명하며 국가의 초석이 될 국가기록문화 파괴에 앞장서면서 겉으로는 재기발랄한 귀염둥이인 척 하는 것이 불편해 보인다 이거죠.

물론 저도 압니다. 결국 한때 역적 취급했던 소냐를 10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열렬히 환영한 속없는 노르웨이인들처럼 이번 MB정부가 국가의 근본이 될 다양한 유무형의 제도와 장치를 파괴하며 우리나라 발전을 몇십년은 뒤로 돌려 놓는다고 해도... 결국 이들을 다시 환대하며 박정희의 무덤에 금칠을 하듯 지금 이 처연한 시기를 또다시 젖과 꿀이 흐르던 번영의 시기로 기억할 수 많은 대한민국인들이 있을 거라는 것도....


(cL) Crete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21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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