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도는 조력발전을 원하지 않는다
![]() ![]() 2010/04/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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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환경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장봉도를 가게 되었다. 장봉도 해안의 모래가 유실되는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장봉도는 섬이 길고 봉우리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전설에 의하면 어부가 인어를 잡았다가 풀어주자 그 뒤로 고기가 많이 잡히기 시작했다고 한다. 배를 타기 위해 선착장에 도착해 예전엔 섬이었던 삼목도가 삼목선착장이라는 이름만 남아 신·시·모도와 장봉도로 향하는 여행객들에게 섬을 인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30여분 배를 탄 뒤 장봉도에 도착해 썰물에 의해 드러난 갯벌을 밟아 볼 수 있었다. 휴일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섬을 찾은 여행객들이 호미를 들고 크고 작은 조개를 캐고 아이들은 불가사리를 만지며 즐겁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편에서는 큰 창이 있는 모자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열심히 바위에 붙어 있는 굴을 캐고 꾸부리고 앉아 바지락을 캐는 어민들을 볼 수 있었다. 인천국제공항 건설을 위해 영종도와 용유도를 매립하고 나서 장봉도에서 잡히는 어패류가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김 양식으로 유명했지만 이젠 그것마저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했다.
공항을 건설하면서 예전부터 한강수계의 석모수로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바다와 합류하면서 만들어진 장봉도의 우수했던 퇴적환경이 조류의 흐름에 의해 변하게 된 것이다. 그 피해를 고스란히 어민들이 보고 있는 것이다. 공항건설로 보상은 받았으나 그 액수란 것이 평생 바다에 기대어 살던 어민들에게는 매우 적은 것이었고, 국책사업이라는 말에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고 생각해 동의한 것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
장봉도 갯벌은 한강하구에 위치한 전형적인 하구 갯벌이다. 여타 다른 갯벌보다 해안선이 자연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대형저서생물의 경우 213종, 1 제곱미터 당 819개체가 있는 곳으로, 생물종이 풍부해 인천의 주요 어장 중 하나인 만도리어장이 형성되었다. 또한 장봉도의 무인도서인 동만도와 서만도는 멸종위기종이며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백로,검은머리물떼새,저어새등의 번식지이며 옹진군 내 특정도서 중 조류서식지로서의 가치가 가장 큰 곳이기도 하다.
이렇게 우수한 경관적·지형적·지질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2003년 12월 장봉도 일원 68.4㎢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2009년에는 국토해양부에서는 세계적인 습지협약인 람사르습지로 등록하기 위해 섬을 방문해 지역주민들을 만나 기초조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토해양부의 또 다른 부서에서는 에너지 수급 안정화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수력원자력, GS건설과 강화 남단에서 장봉도~ 영종도~강화본도로 이어지는 길이 20킬로미터의 방조제, 발전용량 1440메가와트, 총사업비 3조가 넘는 규모의 인천만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면 방조제 건설을 위해 대규모의 토석이 필요해 강화도 일대의 산을 파헤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 양은 최소한 8,000 세제곱미터로 이것은 계양산의 면적만큼을 통째로 없애야 하는 양이다. 또한 토석을 바다에 쏟아붓게 되면 해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고 바다를 막게 되어 조간대 상부는 육상화, 하부는 호수로 되어 갯벌면적이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갯벌에 살고 있는 저서생물이 급감하게 되고 결국 다양한 멸종위기종들의 생존은 장담할 수 없게 된다. 그 밖에도 대규모 건설로 인한 해양오염유발과 해양지형변화 등으로 장봉도는 지금과 같은 모습이 사라지고 거대한 콘크리트 장막에 가려진 대형호수가 될 것이다.
이는 곧 어민들은 더 이상 장봉도를 비롯한 강화 일대에서 어로행위를 할 수 없고 결국 바다를 떠날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공항건설에 이어 이제는 조력발전소 건설까지, 어민들이 개발압력에서 벗어나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날은 언제 찾아올 것인가.
- 글 : 인천녹색연합 안근호 활동가
- 출처 : 인천in http://www.incheonin.com
[출처] 장봉도는 조력발전을 원하지 않는다|작성자 하늘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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