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천안함 침몰의 진실, 이제 미국이 입을 열 때다.

순수한 남자 2010. 5. 5. 19:21

천안함 침몰의 진실, 이제 미국이 입을 열 때다.
번호 141734  글쓴이 이기명 (kmlee36)  조회 1077  누리 333 (338-5, 14:45:0)  등록일 2010-5-5 17:19
대문 22


천안함 침몰의 진실, 이제 미국이 입을 열 때다
우리 국민은 이미 포기했다. 미국도 진실을 모르는가.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5-05)


서글프다.
국민으로서 정부의 말을 믿지 못하는 심정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하랴. 보통 불행이 아니다. 국민도 불행이고 국가도 불행이다.

왜 못 믿는가. 누구 탓인가.
그 정점에 누가 있는가. 바로 대통령이 있다.

무슨 거짓말을 했는지 지적해 보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들이 웃을 테니까 말이다. 말도 못할 불행이다.

생떼 같은 우리 귀한 자식들이 천안함에서 수중고혼이 된 지 어언 두 달에 접어든다. 국민들의 오열 속에 장례식도 치렀다. 부모들은 자식들을 가슴에 묻었다. 이제 끝났는가. 끝이 났다고 국민은 믿는가.

긴말이 필요한가.
상식이 웃고 있다. 21세기 현대 과학이 웃고 있다.

멀쩡한 군함이 항해 중에 두 동강이 났다. 군함 속에 우리 자식들은 살아남기도 했고 숨지기도 했다. 싱싱한 젊은 애들이다.
또 눈물이 난다.

왜 두 동강이 났는가. 왜 죽었는가. 모른다. 모른다고 한다.
조사 중이라고 한다. 언제 원인을 발표할지 정해진 날짜도 없다.
국민이 믿어야 하는가. 국민이 바보인가. 바보처럼 살아야 하는가.

‘비접촉폭발’이라고 열심히 설명한다. 버블제트라는 낯선 단어와도 익숙해졌다. 북으로 날아가는 새 떼를 향해 함포를 쐈다는 희한한 개그도 들었다. 부끄러워서 입도 뻥끗 못 할 소리다.

합동조사단이라는 곳에서 열심히 조사를 하는 모양인데 신뢰가 안 간다. 순수 민간인이 너무 적다. 군사기밀이면 만사형통이다. 절단부위에 그물망을 치고 법석이다.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면 알 수 있는가.

알루미늄 조각을 발견했다고 한다. 성분이 국내생산이 아니라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아니 간단해진다. 대답이 있지 않은가.

국민들은 이미 정부가 발표할 내용을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의 공격이다. 한국은 북한의 가공할 첨단무기가 세계 최강 미군이 군사훈련을 하는 삼엄한 감시망을 뚫고 한국의 군함을 두 동강을 낸 가공할 공격력을 인정해야 되는 현실을 맞이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는 경우, 우리 국민은 어찌해야 되는가.
정부를 믿고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가.

이명박 대통령이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주재했다. 건군 이래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처음이란다.

▲ 이명박 대통령과 김태영 국방부장관, 이상의 함참의장 등 전군 주요지휘관들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회의실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천안함은 단순한 사고로 침몰하지 않았다”

사태가 터지자마자 남북관계를 포함해서 중대한 국제문제임을 직감했다고도 했다. 북한을 지목하는 강한 메시지다.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원인을 이처럼 거의 단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이미 결론이 났다는 강한 암시다. 한 술 더 떠서 국방장관은 방송에 나와 응징을 말한다. 응징이라고 했다. 때린다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심각해진다. 적의 기습공격이라면 북한군의 공격이다. 전쟁도발을 한 것이다. 한 판 붙자고 선수를 친 것이다.

방어는 공격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일단 공격을 받고 난 다음에는 받는 쪽에서도 공격을 해야 한다. 공격하지 않으려면 왜 군이 있는가.

전쟁이다. 죽이고 죽는 전쟁이다.

명동과 강남에는 인파가 넘친다. 인천 국제공항에는 오늘도 여객기가 뜨고 내리고 한국에는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수도 없이 몰려온다.

한국은 세계 상위권의 경제부국이다. 미래의 국가번영을 창출할 4대강 사업이 힘차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일이 터졌다.

전쟁을 해야 되는 것이다. 하기 싫어도 해야 된다. 우리 함정이 적으로부터 기습공격을 받아 우리 자식들이 죽었는데 어찌 가만히 있는단 말인가.

가만히 있다면 이것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안위와 국토를 보존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의 사명을 져버리는 것이다.

전쟁은 비극이다. 전부 아니면 전무다.
우리는 비록 전함이 원인도 모르고 두 동강이 나고 수많은 인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막강한 군을 보유한 군사강국이다.

북한은 비록 먹고 살기는 힘들지만 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전쟁이 터지고 이겨야 하는 데 써야 할 무기와 쓰지 말아야 할 무기를 골라가며 쓰겠는가. 내일은 삼수갑산을 가도 우선 이기고 봐야 한다.

더구나 이명박 대통령은 누구보다 지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다.
그는 군의 최고 통수권자다. 누구도 그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다.
더구나 전시에야 더 말해 무엇 하랴.

우리의 방어력은 어떤가. 물론 믿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천안함 사건에서도 보듯이 허점이 있다. 기습공격을 당해 군함이 두 동강 났다.

북한의 장사정포가 서울을 겨냥해 포탄을 날린다. 서울 복판에 떨어진다. 우리는 평양을 박살 낸다.

서울은 아파트의 도시다. 전철이 올스톱이다. 교통이 마비된다.
공장이 선다. 생산이 중단된다. 상상하기도 무섭다.
서울도 평양도 끝이다. 다시 6.25의 폐허로 돌아간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된다.

서울시장 선거를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파출부를 하면서 자식들 과외 시킨 거 말짱 헛수고다. 왜 야자 수업을 했는가.

어떻게 할 것인가. 팔자 좋은 사람들은 항상 지니고 있는 미국 비자로 비행기 타면 된다. 미국이야 북한이 어디라고 감히 공격을 하겠나.

국민은… 우리 국민은 라면이나 사재기해 놓자. 할 수 있는 것이 그것 밖에 뭐가 있겠는가.

여기까지 쓰다 보니 정신이 이상해진다. 이게 절망이라는 것이다.
그 순간 무릎을 쳤다. 한 줄기 희망의 빛이 쏟아져 내린다.

미국이다. 미국이 가진 ‘전시작전권’이다.
미군이 가지고 있는 전시 작전권. 전쟁이 벌어져도 우리는 적을 향해 공격을 할 수가 없다. 미군이 ‘OK’ 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도리가 없다.

주권국가의 자존심을 훼손하던 ‘전시작전권’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니. 이래서 비극과 희극은 종이 한 장 차이인가. 주권국가의 국민으로 자존심 팍팍 상하지만 도리가 없다.

이제 정말 진지하게 묻는다. 미국이 대답해 줘야 한다.
천안함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가. 미군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가.
미군 잠수함과의 충돌설은 무엇인가.

고 한주호 준위는 왜 천안함 침몰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 갔던가.
전례가 없는 미국 대사와 미군 사령관의 백령도 방문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미국의 한반도 감시망은 그렇게 허술한가.

치사하지만 한국 국민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까불어 봤자 부처님 손바닥 위에 손오공이라는 것을 국민은 안다. 부처님이 미국 아닌가.

다시 묻자.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무엇인가.

이제 미국이 진실을 말해야 한다. 그래야 진실한 우방이다.
세계 평화의 수호자다. 안 그런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때는 전쟁의 공포만은 면한 채 살았다.
이제 왜 전쟁의 공포를 느끼며 살아야 하는가.

오늘이 어린이날이다. 우리 애들이 전쟁에서 죄 없이 죽는 것은 정말 끔찍하다.

▲ 4월 30일 서울 세종로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천안함 관련 미국 측 정보공개 촉구 제단체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의 천안함 침몰사건 관련 자료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 뉴시스

 

2010년 5월 5일
이  기  명(전 노무현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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