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들도 밥은 먹고 사느냐고 묻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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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5-11) KBS 기자는 뭘 먹고 살까. 밥을 먹고 사는가. 혹시 꼴뚜기나 주꾸미만 먹고 사는 것은 아닌가. 밥을 먹고 살면 사람 노릇을 해야지. 이런 맹랑한 생각을 하는 것은 기자들이 뼈다귀가 없는 것 같아서다. 줏대도 없고 남의 눈치나 슬슬 보면서 사는 인간을 무골충이라고 한다. 무뇌아라고도 한다. 한마디로 사람 취급을 못 받는다는 말이다. 또 독설을 퍼붓는다고 욕할 것이다. 그렇다. 독설도 아니고 그냥 욕이라고 생각하면 맘 편할 것이다. 글을 좀 점잖게 써야지 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 언제 죽을지 모르는 늙은이가 입만 열고 글만 썼다 하면 독기가 풀풀 나니 창피하지도 않으냐고 할 것이다. 실제로 수위 좀 낮추라는 권고도 들었다. 딱 잘라 거절했다. 신변을 걱정해 주는 후배도 있다. 고맙다. 그러나 걱정 붙들어 매라. 이미 다 산 인생이라고 생각하며 산다. 죽기 전에 이루고 싶은 염원이 있다. 뭐냐고 묻는다면 다 알면서 뭘 묻느냐고 되묻겠다. 그때까지만 살 수 있다면 ‘우리 하느님. 고맙습니다.’ 절을 하겠다. 글 좀 고상하게 쓰면 안 되느냐고 한다. 날 보고 노빠, 쫘빨, 심지어 빨갱이라고 하는데 영 잘못 짚었다. 내가 바로 반공드라마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5분 드라마 ‘김삿갓 북한 방랑기’를 10여 년에 걸쳐서 쓴 사람이다. 피켓 들고 머리 띠 두르고 ‘좌빨척결’ 타령하는 할아버지들도 (나도 74세 할배다.) 내 앞에서는 말조심해라. 날 좌빨로 몰면 그 말 뱉은 입에 대해서 책임 안 진다. 왜 난 독설인가. 왜 욕설인가. 잘 알아들으라고 그런다. 사람들이 너무 글을 어렵게 써서 못 알아먹는 것 같아서다. 욕이란 원초적 감성이다. 알아먹기 쉽고 듣기 쉽다. 영어 배울 때 ‘까땜’부터 배운다지 않는가. 8.15 해방되고 양키가 서울에 들어왔는데 며칠 되지도 않은 놈이 어찌나 우리 쌍욕을 잘하는지 뒤로 넘어졌다. 무슨 욕인지는 구체적으로 안 밝힌다. 교양 있는 대학교수님들 신문사 논설위원들 너무 글이 어렵고 말도 고상하고 혹시 그분들 자기가 쓴 글과 한 말을 이해나 하시는지. 알아먹자고 쓰는 글이고 들어서 알자는 말이다. 쉽게 글 쓰고 쉽게 말하자. 유식한 것은 이미 다 알고 있지 않은가. 4월 28일 동아일보 사설에 ‘서프라이즈’ 신상철 대표가 빨갱이 종북세력이라고 허위사실로 중상 모략한 논설위원이란 자. 글 좀 더 쉽게 썼다면 욕 좀 더 먹었을 텐데 아마 욕 먹을까 봐 어렵게 쓴 모양이다.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니 나중에 두고 볼 일이다. 내가 아는 녀석이 아니었으면 한다. 이제 KBS 기자들 얘기 좀 하자. 이게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물론 엄경철 기자와 함께 언론민주화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은 제외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눈 똥그랗게 뜨고 리포트 하는 기자란 무골충들과 뭐 해설위원이라 하던가 하는 인간들을 말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입이 지금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지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그저 위에서 시키는 일이니 우리는 그저 잡아 잡수 하면서 따라만 하는 것이라고 할지 모르나 그것이 바로 무골충 무뇌아라는 것이다. 1990년 KBS 민주화 투쟁 때 참으로 볼만 했다. 감동이었지. 그땐 간부라는 기자들도 괜찮았다. 노조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때 9시 뉴스에서 앵커를 하던 박성범은 노조원들이 뒤에 버티고 있는 바람에 간이 콩알만 해 가지고 조마조마 뉴스 진행을 했다. 그 덕인지는 몰라도 나중에 국회의원 한자리했고 지금 국회부의장 한 명도 KBS 앵커 출신이다. 이렇게 앵커 좀 했다 하면 그들이 최고의 출세라고 여기는 국회의원 배지를 다니 후배 기자들은 ‘맞다 저게 바로 출세의 지름길이다’ 하고 앵커 하려고 눈에 쌍심지를 켜고 덤비는 것이다. 앵무새는 당연하고 죽으라면 죽는시늉도 한다. 지금 KBS출신 기자들의 국회 입성은 얼마나 될까. ‘시사IN’의 고재열 기자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대단하다. 국회수첩을 뒤져보니 기자 물 좀 먹은 국회의원 참 많더라. 몇 사람 죽어도 누가 죽었는지 모를 정도다. 기자 출신 국회의원들 뭘 하는지 아는 사람은 좀 가르쳐 줬으면 좋겠다. 그냥 거수기인가. 기자는 개라고 한다. 사회비리를 물고 늘어지는 개다. 진돗개라 할까. 한 번 물면 놓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기자들이 사랑을 받는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인지 KBS의 개들은 밖에 나가 영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다.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 재판 때 보니까 사람들이 KBS 기자들을 몰아내려고 한다. 카메라 못 돌리게 한다. 완전히 상갓집 개꼴이다. 옛날 6월 항쟁 때 KBS 기자들이 시민들에게 매 맞는 광경을 봤다. 참혹했다. 그런 일 또 당할 것 같다. 어떤 친구는 한겨레 경향 기자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취재를 하다가 들통이 나서 개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사람 꼴이 아니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게 다 주인 잘못 만난 업보고 줏대 없이 산 자업자득이라 생각하고 말리지도 않았다. 주인 잘못 만난 개 팔자지. 요즘 KBS가 또 빛나는 전통을 또다시 과시한다. KBS가 못 된 짓거리를 한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한명숙 측에서 KBS가 오세훈 편든다고 펄펄 뛴다. 왜 그러나 하고 알아봤더니 이유가 있다. 말이 되는 이유가 있다. 우선 토론회 시작부터 오세훈·김문수 후보한테 무려 5차례에 걸쳐 3분30초의 시간을 주는데 다른 후보들에게는 1분30초만 배정한다. 이런 몰상식한 무뢰한이 어디 있는가. KBS는 “현역 단체장에 대한 시정평가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댔지만, 이걸 말이라고 하는가. 참 별 희한한 토론 다 본다. 한명숙 후보를 들러리로 세우고 오세훈은 노래자랑 판 벌여 주는가. 뻔뻔도 유분수다. 선거방송 담당한 애들 아는 애들이다. 꼴을 보고 이름을 밝혀야지.
토론에서도 세종시, 일자리 창출방안, 도시경쟁력 강화 등 세 가지로 한정하기로 했단다. 지금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4대 강’이나, ‘무상급식’ 같은 문제는 아예 뺐다. 당나귀 귀 떼고 뭐 떼면 뭘 먹나. 오세훈이 먹고 싶은 것만 주고 한명숙은 노래자랑 구경만 하라는 격이다. 이게 KBS의 공정성인가. 이게 토론인가. 신뢰받는 방송 KBS라고? 개가 웃는다. 이런 개 같은 짓거리로 선거방송 파탄시키고 자기들 맘대로 됐다고 축배를 들었을지 모르지만 아서라. 그건 축배가 아니라 독배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후회해도 그때는 이미 늦다. 꼴에 해명이라는 것을 했는데 토론 의제 선정은 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토론방송위원회에서 결정했기 때문에 공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별 빌어먹을 공정성도 다 있다. 전문가의 낯짝 좀 보고 싶다. ‘전문가’ 팔고 ‘위원회’ 팔아 밀어붙이는 것은 익숙해진 MB 상표다. KBS가 MB 상표를 잘도 써먹는다. 상표 사용료는 낼 필요 없어 좋겠다. KBS가 겁이 없다. 원래 분별없는 인간들은 겁이 없다. 맑은 하늘에 벼락 치면 어쩌려고 그러나. 사장님 대단하시다. 군부 독재시절 수행기자 하면서 취재했다는 리포트는 참 많은 국민들을 토하게 만들었다. 역시 제 버릇은 개 못 주는 모양이다. 개의 신분에서 주인으로 상승했다고 개 노릇 할 때 배운 짓거리 고대로 따라 하는 모양인데 MB가 천 년 백 년 영원무궁토록 대통령 할 줄 착각하는 모양이지만 꿈 깨야지. 길어봤자. 2년 몇 개월 남았다. 이번 6.2 선거를 통해 KBS가 얼마나 왜곡 과장의 광태를 부릴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천안함, 4대강 보도도 뻔하다. 북풍은 신발끈 매고 기다린다. KBS 보도는 반대로만 해석하면 거의 맞는다. 진지하게 말 좀 하자. 90년 언론민주화 투쟁 때 KBS는 선봉이었다. 기자들은 목이 메었다. 북을 치고 꽹과리를 치는 소리는 KBS 중앙홀 민주광장을 가득 메운 KBS 구성원들의 피를 끓게 했다.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기자도 있다. 구속됐다. 방송작가로 그들을 격려하기 위해 앞에 섰지만, 기가 막혀 말을 못 했다. 그런 KBS였고 그 결과로 방송민주화가 이루어졌다. 정연주 사장이 취임한 이후 KBS는 신뢰도 1위의 방송이었다. 국민의 대우도 달랐다. 조중동 기자들하고는 격이 달랐다. 어디를 가던 비까번쩍했다. ‘나 KBS 기자요’ 하면 잡는 손이 뜨거웠다. 그렇던 KBS 기자였다. 지금은 어떤가. 악수 거절하는 사람은 없던가. 며칠 전 잘 아는 KBS 기자와 밥 먹었다. 밥 먹는 내내 별로 말이 없었다. 그저 죄송하다고만 했다. 속으로 울었을 것이다. 아마 그 친구 분명히 그날 활명수 많이 먹었을 것이다. 불쌍하지만 역시 자업자득이라 생각했다. KBS 뉴스 안 본다. 어쩌다 잘못 돌려 KBS가 나오면 벌레 붙은 것처럼 얼른 다른 채널도 돌린다. YTN도 가관이다. 청와대 출입한다는 친구는 당당한 체구로 리포트를 하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성을 가지고 충남을 방문한다’고 한다. 진정성이라. 이거 완전히 또라이다. 벌레다. 리포트 하는 얼굴을 보는데 전혀 빨개지지 않았다. 철판이다. KBS 채널 재껴 놓는 바람에 ‘동물의 왕국’도 안 본다. 더러운 인간보다 몇 배 나은 동물들 참 사랑하는데 KBS 덕분에 그렇게 됐다. 10일 오후 명동성당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생명·평화 미사'가 열렸다. 신부님과 수녀님 신도들은 4대강 사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3월 8일 1,100여 명의 사제가 참여한 1차 선언 이후 5배에 가까운 5,005인이 함께 했다. 이들의 염원은 강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파괴는 바로 인간파괴라는 진리를 하느님께 기구하기 위해서 모인 것이다. 이들 사제와 수도자들은 “투표를 통해 사회적 부정행위이자, 기만적 술책으로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해 분명히 심판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KBS는 이걸 제대로 보도했을까. 본능이라는 것이 있다. 판단 본능도 있다고 믿는다. 위기가 닥치면 피하든지 방어를 한다. 옳고 그른지도 본능적으로 안다. 특히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더욱 그렇다. 어떤가. 명동성당 집회에 KBS 기자들 갔었나. KBS 로고가 선명한 카메라 대고 찍었나. 멋진 화면 만들어서 데스크에 올리니 칭찬하던가. 매 맞을까 봐 겁이 나서 숨어서 찍었나. 그럴 때 할 말이 있다. 겁나서 취재 못 하겠으니 데스크 너희들이 하라면 된다. 이것은 분명히 비극이다. 무골충, 무뇌아, 간도 쓸개도 없다는 온갖 모욕 다 당하면서 기자질 해야 하는 KBS 기자들. 그들의 아픔을 안다. 내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어린 후배를 더 이상 못 보겠다. 아픔을 알기에 이해는 안다. 그러나 동의는 못한다. 기자들에게는 사명이 있다. 세상이 더러우면 깨끗이 해야 할 세정제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를 위해 방송민주화 투쟁이 있었고 선배들이 희생했다. 선배들의 얼굴을 생각해라. 정연주 시대를 생각해라. 기자들이 뭉쳐야 산다. 뭉쳐야 사람답게 산다.
2010년 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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