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표가 진짜다. 투표 날 화끈하게 보여주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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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5-31) 글 쓰는 중에 들어온 비참한 소식이다. 민주당의 강원도지사 후보인 이광재의 아버님이 중상을 당했다. 67세 노인이 고관절을 다쳐서 수술을 해야 된단다. 이광재는 하룻밤을 병원에서 새우고 아버지의 지엄한 분부로 다시 유세장으로 향했다는 소식이다. 정치가 뭔지. 이광재는 이계진과 원주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다. 자식을 잘못 두어서 그런 봉변을 당하셨나. 폭행을 가한 사람은 “이광재가 강원도에 한 일이 뭐가 있느냐”면서 소주병을 꺼내 들고 덤비다가 안 되자 밀어 넘어트렸다고 한다. 고등학교 16년 후배인 이광재의 부친이 폭행당해 중상을 입고 입원해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계진의 심정은 어땠을까. 명성을 날린 명사회자이자 한때 KBS 노조의 지도자이기도 했던 이계진의 말이 듣고 싶다. 이광재가 눈물을 흘렸다. “이계진 후보가 원주고 후배이고 열여섯 살이나 아래인 저더러 나쁜 후보라고 네거티브 선거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자유당 시절의 정치폭력이 생각난다. 정말 한심한 사람들이다. 이제 다른 얘기를 하자. 6.2 지방선거가 끝나면 칼바람이 불 것이라고 예고했다. 누가 예고를 하는가.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말한다. 얼마 전에 퇴직한 전직 고위공직자가 말한다. 친구가 말한다. 해사출신의 고위 예비역 장교다. 아니 이들보다도 더 확실한 예언자들이 말한다. 누구인가. 국민들이다. 싫든 좋든 목이 날아갈 사람은 우선 국방장관이란다. 합참의장 해군총장 함대사령관이 옷을 벗는다. 당연하다고 한다. 이런 국방담당자들 필요 없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 믿고 국민이 어떻게 다리 뻗고 살겠느냐고 성토한다. 이해한다. 옳은 말이다. 그들이 내 자식이라도 용서 못 한다. 이런 국방이 어디 있느냐. 눈 멀쩡하게 뜨고 46명의 우리 자식들이 목숨을 잃었다. 합조단 발표대로라면 이건 완전히 바지저고리라고밖에 할 수 없다. 일일이 지적할 수조차도 없이 등신이다. 발등에 불부터 끄자는 짧은 생각이었겠지만 좀 그럴 듯하게 말할 수는 없는가. 그리고는 한다는 소리가 믿지 않고 딴소리 한다고 유언비어란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다. 겁나서 어디 살 수 있나. 선거가 중요하니 투표 얘기 좀 하자. 무엇이 진짜 여론인지 얘기 좀 하자. 거품이 무엇이며 무엇이 알맹인지 얘기하자. 택시를 타고 슬쩍 한 번 물어보라. 살기가 얼마나 좋아졌느냐고 한 번 물어보라. 하차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기사님들의 불만이 목젖까지 차 있다. 정말 이런 여론 처음 봤다. 50%의 지지율이 뭐냐고 물었더니 웃는다. 자기들 택시기사들 시중 여론을 가장 잘 안단다. 늙은이 젊은이 할 것 없이 모두들 등을 돌렸다고 한다. 천안함 사건을 물어보니 국민을 바보천치로 아느냐고 되묻는다. 철석같이 믿는 미군이 그렇게 허술하게 구멍이 뚫려서야 어떻게 미국과 동맹을 맺고 그걸 믿고 사느냐고 화를 낸다. 할 말이 없다. 도대체 그따위로 어뢰를 맞아 46명의 우리 자식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책임지는 놈 하나도 없으니 이게 무슨 군대냐고 탄식이다. 자기는 일본놈들 미워하지만 일본군 같으면 배 가르는 지휘관 여럿 생겼을 것이라고 했다. 하긴 ‘콰이강의 다리’에서 일본군 수용소장이 자결하는 비장한 장면을 보고 저게 진짜 군인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방송뉴스를 한 번 보라. 눈 좀 제대로 뜨고 화면을 보라. 엉터리 방송이지만 어느 정당의 대표가 군중들과 악수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시민이 그냥 소 닭 보듯이 하면서 손을 내민다. 표정이 없다. 저럴 수가 없다. 그런가 하면 어느 후보가 악수를 청하면 활짝 웃으며 열정적으로 손을 잡고 흔든다. 손에 멍이 들었다고 한다. 이거 거짓말 아니다. 이거 어느 당과 어느 당 얘기하는지 국민들은 다 알 것이다. 유시민의 유세장을 보고 아아 저게 민심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한명숙의 지하철 유세를 보고 민심의 소재를 ‘학실하게’ 알 수 있었다. 저게 바로 숨어 있는 진짜 민심이라고 생각했다. 옛날 노무현이 부산 동구에서 출마했을 때 할머니가 박카스 한 병 따 가지고 와서 ‘무혀나 이거 무그라’ 했다. 시장 아주머니가 금가락지 쑥 빼서 선거비용 하라고 했다. 허삼수 꺾었다. 이게 진짜 민심이다.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탄식한다. 이번에는 아니다. 자원봉사 하는 젊은이들 모두 공짜로 일한다. 돈 안 받는다. 그들은 말한다. ‘이제 진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으며 자신들이 민주주의를 지켜야 된다.’고 입을 모은다. 희망이 보인다. 광화문 광장에 여자고등학생은 입을 꼭 다문 채 피켓을 들고 긴 긴 시간을 서 있다. 얼마나 다리가 아플까. 저 가냘픈 다리가 민주주의를 지킨다. 감동이다. 투표를 하자는 호소다. 이래도 투표를 안 할 건가. 서울시 교육감 곽노현 후보의 선거공보지가 대량으로 배달 안 됐다. 물론 선관위는 실수라고 했다. 실수겠지. 그러나 자유당과 박정희 전두환 독재 때의 생각이 나서 가슴이 떨린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이 이제 수십 년이 지나서 오늘 다시 떨리는 것이다. 공정택이 생각난다. 지금 많이 후회를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교훈이다. 앞으로는 다시 공정택 같은 교육감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짐승이다. 독재자의 말로를 한 번 생각해 보라. 당대에서 끝나는 비극이 아니다. 자손만대에 이르는 수치다. 손석희 교수의 ‘시선집중’에 정두언이 나왔다. 한나라당의 ‘스마트 전략위원장’이라고 한다. 그의 스마트한 말을 들어보자. 그는 어뢰에 쓰인 매직 1번을 안 믿으면 시대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저희들이 전략적으로도 절대 천안함 사태를 선거에 이용하면 우리가 손해 본다는 것을 강조했고 그 기조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렇게 말씀드리는 거죠.” 그는 TOD 화면을 공개하지 않고 찔끔찔끔 공개한 것도 작은 실수라고 했다. 이게 작은 실수인가. 큰 실수는 어떤 것인가. 참으로 대단한 스마트전략위원장이다. 민주당의 최문순 의원이 밝힌 바에 의하면 ‘매직 1번’ 글씨를 보고 미국 조사관들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아마 조사관들이 미국에 돌아가면 ‘북한제 파란색 매직’을 수입하겠다고 할 것이다. 그 엄청난 폭발에도 지워지지 않고 소금물 속에서도 끄떡없다. 이런 일련의 석연치 못한 행동이 국민들의 불신을 가져오고 특히 바르게 살려는 젊은이들을 화나게 한다. 한나라당은 정권 심판론에 무척이나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한 번 생각해 보라. 왜 국민들이 심판론에 동조하고 있는지. 왜 전쟁의 위기를 부추긴 한나라당의 전쟁 불사론에 대해서 국민이 평화를 원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하는가. 그게 심판론의 실상이다. 청와대가 또 마사지를 했다. 언론은 이동관이 했다고 한다. 그는 일본이 이번과 같은 방식으로 공격을 당했다면 ‘한국처럼 냉정하고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덧붙여서 자위권 발동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까지 친절히 소개했다.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청와대는 일본에 사과를 했다. 왜 사과를 하는가. 마사지를 했기 때문이다. 어째 이 모양인가. 전쟁이냐 평화냐 하는 물음에 국민은 평화를 선택했다. 국민은 평화를 선택한다. 이제 이틀이다. 이틀 후면 숨어 있는 민심이 요동을 치며 뛰쳐나올 것이다. 젊은이들의 정의감이 태풍이 되어 위장한 여론을 날려 버릴 것이다. 광화문 광장을 메우는 청년들은 소수다. 유시민의 모란시장을 메우는 청년들은 소수다. 그러나 원래 불씨는 큰 것이 아니다. 어마어마한 불길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다시 한겨레에 칼럼을 쓰신 김선주 선생님께 용서를 빈다. 허락 없이 또 칼럼의 일부를 인용했다. (다음에 꼭 꾸중하십시오. 달게 받겠습니다.) “나치에 적극적으로 저항운동을 했던 프랑스 국민은 5%였다. 일제 때 독립운동에 투신한 사람도 5%에 불과했다. 30년 전에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사람도 5%였다. 마음은 있어도 자신을 희생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런 용기가 필요하지 않다. 투표를 하면 된다. 투표가 정치다. 젊은 사람이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늙은 사람이 세상을 바꾼 적은 없고 전쟁이 일어나도 늙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인터넷에 유신시대라고 치면 알 수 있다. 그 당시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그때 언론이 어떻게 권력과 맞장구를 쳤는지, 30년 전의 일상이 얼마나 참혹했는지 알 수 있다. 젊은이들 정치하세요. 투표하세요. 김연아가 왜 자랑스럽습니까. 월드컵이 왜 신납니까. 국가가 있고 태극기를 들고 목청껏 “대~한민국!” 할 수 있는 민주국가에 살고 있기 때문이지요. 유관순은 열여덟 살, 윤동주는 스물여덟 살, 윤봉길은 스물네 살, 안중근은 서른한 살, 이한열은 스물한 살, 김주열은 열일곱 살, 박종철은 스물세 살에 죽었어요. 이 이름들을 모르면… 찾아보세요. 그리고 기억하세요.” 아아 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가. 서프앙님들에게 죄송하다. 오늘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기자회견장에 갔다. 자원봉사자들이 너무 고생을 한다. 곽노현 후보를 위로했다. 눈시울을 붉힌다. 우리 서프라이즈를 사랑하는 동지들이 도와 드릴 방범은 없을까. 신상철 대표와 의논했다. 정말 도와드렸으면 좋겠다.
2010년 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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